같은 혈소판 제제를 일본은 동양인에 맞는 저용량 제제가 있지만, 우리나라는 도입이 안 돼 줄여먹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우리나라도 안전성과 복약 편리성을 위해 동양인에 맞는 저용량 제제의 도입이 필요하다는 전문가의 주장이 나왔다. 

혈액의 혈전과 지혈에 관한 치료를 연구하는 한국혈전지혈학회 방수미 총무이사는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이 같은 필요성을 강조했다.

혈전지혈학회 방수미 총무이사
혈전지혈학회 방수미 총무이사

 

일본은 자국민 임상 통해 저용량 보급

“같은 수입 제제인데도 일본은 저용량이 추가돼서 사용되고 있고, 우리는 줄여먹고 있습니다. 이유는 아이러니하게도 제제가 일본보다 우리나라에 먼저 들어왔기 때문이죠.”

현재 만성면역성혈소판 감소증 치료제는 국내에 현재 두 가지가 출시되어 있다. 하나는 노바티스의 ‘레볼레이드’(성분명 엘트롬보팍)이고, 하나는 주사제인 한국쿄와하코기린의 ‘로미플레이트주’이다.

방수미 이사에 따르면 동양인인 우리나라 환자들에게는 레볼레이드 저용량이 필요하지만 출시되어 있지 않다. 이유는 일본은 약이 들어오기 전에 자국민 대상 임상시험을 반드시 실시해야 해서, 이를 통해 서양과 대비해 약동학적으로 자국민에게는 용량이 얼마가 적당한지 계산해서 자국민에 맞는 용량을 제약사에 요청해 시판하지만, 우리는 그런 과정이 없기 때문. 특히 “이는 일본이 자신들이 개발한 약들도 있기 때문에 자국 공급이 가능하므로 자신감에서 요구하는 것”이라며 “우리는 그런 베이스로 개발하는 항혈전제, 항 혈액제제 등의 약들이 없다보니 미국 FDA에서 허가만 나면 허가난 용량대로 바로 들여올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이는 우리나라 식약처가 미국 데이터나 공신력 있는 저널, 환자 수가 많은 임상시험만을 선호, 인정하는 데 이유가 있다. 그렇다보니 일본의 자국 저널에 실리는 임상시험 결과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  

이에 학회에서도 노바티스 측에 저용량을 만들어줄 것을 요청은 하고 있지만, 회사 관심사는 FDA 승인이므로 추가적인 비용이 드는 저용량 출시에는 큰 관심을 갖지 않고 있다는 것. “일본도 자국민 임상이 엄격하므로 식약처도 일본 자체 데이터라고 해서 불신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현재 환자들에게 25mg을 하루 걸러 먹도록 하고 있는데, 환자 입장에서는 불안하고 불편할 수밖에 없다. 정부와 회사 측이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 일본처럼 12.5mg을 보급해 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혈전과 지혈은 동전의 양면 같은 질환’

한편 한국혈전지혈학회는 1991년 창립된 학회로 혈전과 지혈에 대해 치료, 연구하는 다학제 학회다.

방 이사는 “혈전과 지혈은 증상으로는 극단의 부분이지만, 실제로는 동전의 양면 같은 메커니즘을 갖고 있다”며 “혈액 응고 시스템이 잘 돌아가지 않으면 지혈이 안 되고, 반대로 너무 과도하면 핏덩어리인 혈전을 만드는 원리”라고 설명했다.

특히 학회는 특정 타겟 과가 아닌 혈액종양내과를 비롯해 순환기 내과, 호흡기내과, 혈관외과, 소아청소년과, 진단검사의학과 등 여러 과에 걸쳐 있는 다학제 학회이다보니 회원 수는 200여명 정도로 규모가 작다. 그러나 일본만 해도 규모가 커서 한번 학술대회를 하면 2천여 명이 참석할 정도로 활성화 되어 있다고.

그럼에도 학회는 혈전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올해도 세계혈전의 날인 10월 13일을 전후해서 혈전예방을 위한 건강강좌 및 의사들 교육을 위한 간담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또 18년 만에 아태 혈전지혈학회를 유치해 2020년 전라도 광주에서 개최를 앞두고 성공적인 학술대회를 위해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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