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과분야에서 세계적 이슈인 각막이식 라이브 서저리가 한국에서 세계 최초로 진행됐다.

지난 12월 9일부터 11일  쉐라톤워커힐호텔에서 열린 제5차 아시아각막학회 학술대회에서는 세계적 첨단 기술인 각막이식 중에서도 부분내피층 각막이식 수술을 학회장으로 생중계 했다.

주천기 조직위원장(서울성모병원 안센터)는 이번 학술대회를 계기로 각막이식 기술을 국내 안과의사들에게 전파하는 한편, 매년 워크숍을 통해 술기를 알려나간다는 방침이다. 

세계 대가 4명 각막이식 라이브 서저리 진행…‘세계최초’

“백내장 수술 등의 라이브 서저리는 많이 진행되어 왔으나, 각막이식은 이번 학술대회에 세계 최초로 시행하는 것입니다. 세계적 대가들이 4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매우 성공적으로 수술을 진행해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

제5차 아시아각막학회 학술대회 기간인 지난 12월 11일 서울성모병원에서 세계적 전문가인 프랑스의 무레인 교수, 인도의 포글라 교수 등 4명의 교수들이 각각 각막이식 수술을 진행 했다. 이 수술장면은 학술대회가 열리고 있는 쉐라톤 그랜드 워커힐 호텔 강연장으로 생중계 됐다.

주천기 조직위원장은 “백내장은 수술 시간이 일정해 라이브 서저리가 많이 진행돼 왔지만 각막이식은 변수가 많은 수술이라 많아 주위에 우려가 많았다”며 “그러나 진행 결과 기대 이상으로 반응이 좋아서 이번 첫 시도를 계기로 앞으로 2년 뒤에 있을 아시아각막학회 중국 개최를 비롯해 계속 진행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이번 각막이식은 기존 전층각막이식이 아닌 세계적으로 최첨단 수술인 부분내피층이식을 상부, 하부 각막 이식 코스로 진행해 더욱 의미가 있었다고. 주 위원장은 “이 두 방법을 세계 최초로 시연하면서 국내의 많은 안과 의사들에게 큰 학습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에 한국에서 열린 제 5차 아시아각막학회학술대회(The 5th Asia Cornea Society Biennial Scientific Meeting)는 52개 세션에 490여 개 연제가 발표되었으며, 24개국 120여 명의 초청 연자를 비롯해 총 1300여 명이 참석해 대성황을 이뤘다.

또한 제5차 아시아 각막굴절교정학 콘택트렌즈학회와 한국외안부학회 주관의 Film Festival 이 병행 개최되어 폭넓은 안과학 분야 학술의 장으로 펼쳐졌다.

아시아각막학술대회는 2년마다 열리는 국제학술대회로 2018년에는 중국 칭따오에서 열릴 예정이다.

기증 적고 수가 낮아 국내 각막이식 발전 저하

시력교정수술은 발전의 꽃이 거의 다 핀 분야라면, 각막이식 수술은 아직 많이 발전해야 할 분야라는 주 위원장.

그 중에서도 이번 학술대회에서 라이브 서저리를 진행한 ‘부분내피이식’은 최근 5년에 매우 발달한 분야이다. “예전에는 각막 전체를 이식하는 전층이식이 주로 이뤄졌지만, 최근에는 필요한 부분만 층을 나눠 이식하는 부분이식이 큰 주목을 받으며 각막이식의 패러다임을 변화시키고 있다”며 “무엇보다 부분이식의 경우 거부율이 한 자리 숫자로 적고, 시력도 수술후 0.5~1.0까지 기대할 수 있는 점이 장점”이라고 소개했다.

유전적 이유나 질병, 손상으로 인한 각막이상증, 원추 각막 등의 각막 질환은 실명을 유발하기도 한다. 각막이식은 이러한 환자들에게 시력을 찾아 줄 수 있는 유일한 수술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안과학 분야에서 매우 앞서 있음에도 각막이식은 발전이 늦은 상태라고. 그 이유는 유교적 인식으로 기증문화가 활성화 되지 못해 각막이식 기증 건수가 매우 적기 때문.  

미국의 경우 각막이식이 년간 4만~4만 5천건이 이뤄지고 있다. 인구대비로 따지면 우리나라도 1년에 6~7천 건 정도는 수술이 이뤄져야 한다.

“국내 백내장 수술은 1년에 40만 례 정도가 이뤄지지만 각막이식수술은 1년에 1천 건 정도만 이뤄지고 있다”며 “그 1천 건도 50%가 수입 각막이며, 국내 각막 기증을 받으려면 6개월 이상은 기다려야 하는 실정”이라고. 

또 한 가지 국내에서 수술을 저하시키는 원인은 낮은 수가 문제도 있다. 수술을 위해서는 마취과, 임상병리과 등이 협조해야 하므로 개인병원에서는 수가가 맞지 않아 거의 시행하지 못하는 현실이다. 

이러한 문제가 있다고 손을 놓고 있거나 세계에 뒤쳐질 수는 없는 노릇. 이에 주 위원장은 개인적으로 서울성모병원 안센터에서 1년에 한 번씩 각막 워크숍을 진행하고 있으며 올해로 3회째 마쳤다. 

그는 “무엇보다 기증문화가 활성화 돼야겠지만, 수술 건수가 적어도 최신 각막이식 술기를 익히면 추후 큰 도움이 될 것같이 앞으로도 원하는 의사들에게 문을 열고 계속 워크숍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안과장비 99% 수입의존 현실, 산학 함께 발전해야”

“산업이 발전해야 의사들도 아이디어를 주고받으며 학술발전의 상승작용을 합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인구가 적고 안과 분야도 의학계에서 적은 부분이다 보니 개발이 잘 이루어지지 않아 안과장비 99%를 수입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정부 지원을 통해 산학이 함께 발전할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합니다.”

현재 국내 안과 학술분야는 매우 발전을 거듭해 기존처럼 외국으로 수술 받으러 나가는 일은 찾아보기 힘들다. 그러나 그만큼 하드웨어는 따라오지 못하고 있다.

“진단은 미국이, 장비는 독일이나 일본, 프랑스에서 앞서 있어서 부러울 정도”라는 주 위원장.

이에 성모병원 안센터는 정부 과제 수주를 통해 의료기기 개발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지경부 과제로 백내장 레이저 기기(iCALUS)를 개발한 데 이어, 현재는 부분 각막이식을 위해 각막을 분리하는 기기를 산자부 과제로 진행하고 있다. 특히 이러한 기기는 세계적으로도 개발이 안 돼 있는 상태로, 과제가 끝나는 2017년 경 상용화 될 전망이다.  

앞으로 장기기증문화가 활성화 될 것을 대비해 꾸준히 첨단 학술을 익히고 전파하는 동시에 관련 장비 개발에도 적극 나서고 있는 주 위원장의 노력이 앞으로 많은 실명환자들에게 빛을 선사해 주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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