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업기술시험원 의료헬스본부 김대영 본부장
한국산업기술시험원 의료헬스본부 김대영 본부장

의료기기산업은 미래 신성장 동력 산업으로 기대되고 있는 분야이지만 넘어야 할 산도 아직 많다. 국내 인허가를 넘어 국제 기준의 인허가 수준으로 시스템이 갖춰져야 할 때이지만 대부분 중소기업이나 영세기업들이라 그렇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식약처 지정 의료기기 시험검사기관인 한국산업기술시험원 의료헬스본부 김대영 본부장을 만나 국내 의료기기 업체들의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방안과 신성장 동력으로서의 발전 방안을 들어봤다.

 

“업체들 기술지원 및 병원과의 코웍 프로그램 필요”

국내 의료기기 업체들이 허가에 가장 어려움을 겪는 부분은 무엇일까.

김 본부장에 따르면 시험평가 축면에서는 국제규격 2판과 3판이 동일하지만, 관련 기술문서 검토 등에서 차이가 있으므로 국내 업체들이 이에 대한 대비를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또 국내외 인허가에서 강제 적용되고 있는 신규 국제규격인 IEC 60601-1, 3판과 관련해 위험관리, 소프트웨어밸리데이션, 사용적합성, 알람 등에 대한 상세 기술자료 작성에도 애로를 격고 있다는 것. 따라서 초기 1-2개 제품에 대해 국제규격에서 요구하는 바에 따라 설계에서 생산까지의 자사 시스템을 점검하고, 다시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특히 국내 의료기기 업체들의 어려움 해소를 위해 두 가지가 필요하다고 강조하는 김 본부장.

“국제 인허가 룰 수준에 맞추려면 업체에 RA 전담 인력들이 최소한 한 명 이상은 있어야 하는데, 현재 대다수 업체들이 인력 여력이 없다. 그렇다보니 인허가가 어려워서 아예 신규 제품 생산 자체를 안 하는 것”이라며 “이들에게 한 두 번의 교육이나 일회성 자금 지원이 아닌 업체를 시스템을 갖출 수 있도록 직접 컨설팅을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본부에서는 앞으로 이러한 업체 컨설팅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올해부터 본부 연구센터에 3판에서 요구하는 소프트웨어 밸리데이션 전문가들을 배치 시켜놓고 컨설팅을 강화하려고 준비하고 있다”며 “60명 단위로 기업 교육, 실습을 진행하는 한편, 10여 개 기업들을 모아 한 달에 한 번 정도 에로사항 해소 프로그램을 신설해 인허가 애로사항에 대한 자문을 진행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김 본부장이 다음으로 지적하는 중요한 문제는 국내 제품 기술력의 신뢰성이다.

국내 업체의 의료기기들은 선진국 제품들과 비교하면 제품 유지의 신뢰성이 떨어진다는 것. “병원의 얘기를 들어보면 처음에는 해외 제품들과 품질이 같아도 6개월이 지나면 성능이 떨어지는 게 보인다고 한다”며 “제품의 최소한의 품질저하가 없어야 신뢰성이 올라가 경쟁력이 생기는데, 이를 위해선 병원들과의 코웍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실제 외국 기업들은 전문 사이트를 통해 병원과 계속 피드백을 진행하고 있으며, 10개의 문제가 들어왔을 때 3개만 해결해도 70%가 해결된다는 것. 그러나 우리나라는 제품에 문제가 생기면 분석을 하기보다 제품을 바꿔주고 문제 제품은 버리는 식이라 제품의 업그레이드가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현재 국내 시스템으로는 병원에서 의료기기 임상을 실시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현실. 이에 “산업부가 이를 해결하기 위해 5개 업체를 병원에 연결해 임상을 진행하도록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이러한 시스템은 국내 의료기기 산업 발전을 위해 지속적으로 진행돼야 할 필수적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식약처 지정 의료기기 시험기관…의료기기 전품목 시험

“KTL 의료헬스본부는 식약처 지정 의료기기 전품목 시험검사기관으로, 전자의료기기, 의료용품, 치과재료 전 품목의 시험검사 등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현재 진행하고 있는 중소 의료기기 업체들을 위한 수출 및 해외 인증 지원 사업을 더욱 강화해 가려고 합니다.”

KTL 의료헬스본부는 식약처 의료기기 시험 검사 기관으로 산업통상자원부 산하기관이다. 또한 의료기기 기술문서 심사를 비롯해, 의료기기 종합서비스 및 다양한 국책연구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의료헬스본부는 4개 센터로 구성되어 있다. ▲ 의료기기연구센터는 의료기기 해외인증 기술지원 및 해외인증 지원 등 추진 ▲ 의료기기심사센터는 의료기기 기술문서 심사(식약처 2등급) 및 유럽인증 기술지원 ▲ 의료기기평가센터는 식약처 인허가시험(전자 의료기기분야), 유럽인증(CE) 및 미국인허가(FDA)등 해외인증(전자의료기기) 시험평가 등 시행 ▲ 의료용품평가센터는 식약처 인허가 시험평가(의료용품 및 치과재료 성능시험 등), 식약처 인허가 시험평가(의료용품 관련 생물학적안전성시험 등)을 수행하고 있다.

 

의료기기 업체 국제 인증 및 수출도 지원

본부는 의료기기 업체들의 글로벌 진출 및 국제 인증을 위한 지원 사업도 활발히 펼치고 있다.

그 중 ‘첨단의료기기 생산 수출단지지원사업’은 원주의료기기테크노밸리와 협력해 국제적 의료기기 생산과 수출거점을 구축하는 사업이다. 이에 대해 김대영 본부장은 “국내기업의 해외시장 진출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해외시장 정보 및 해외인증(인허가) 체계를 분석하고 지원하는 것이 성공의 첫 단계”라며 “유럽 등 선진국 인증획득을 위해서는 해외인증평가기술개발과 관련 기술을 국내기업이 활용할 수 있도록 플랫폼 마련 및 지원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스마트 헬스케어 지원센터 구축 사업’은 국내 중소 중견기업의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한 국제 인증에 대한 종합지원체계를 구축하고, 인증획득을 지원해 주는 사업이다. 스마트 헬스기기 관련 국내 중소 및 중견기업들의 원활한 제품 개발을 지원하고 필요한 표준 규격들을 제공하며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기 시험 평가 지원을 위한 사업이다.

김 본부장은 “이 두 사업은 국내 뿐 아니라 각국의 법률을 따라가기 힘들어하는 중소기업이나 영세 기업들에게 기술지원을 통해 레벨을 올려주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의료기기 연구 국책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주요 진행사업으로는 최소침습형 능동 조절식 의료기기 평가기술 개발연구, 연속측정형 생리기능 자동감시시스템 평가기술 개발 연구 등을 수행하고 있다.

한편, 시험원은 최근 중국 산동성 의료기기 품질검사센터와 업무협력 체결에 이어, 광저우와도 업무협약을 앞두고 있다. 김 본부장은 “8월 중 광저우에서 MOU를 맺고 연말쯤에는 공고를 통해 3~5개 업체의 중국인허가를 지원하려고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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