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HD에 대한 오해와 편견이 많은 가운데 이러한 오해를 풀기 위해 학회가 나선다.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는 오는 4월 5일을 제 1회 ADHD의 날로 제정, 선포하고 환자·부모·일반인 대상으로 다양한 교육과 참여 프로그램들을 진행한다. 정 이사장은 특히 ADHD는 ‘뇌신경 질환’임을 강조하며, 치료를 통해 건강한 어른으로 자랄 수 있도록 부모와 주변에서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4월 5일 ADHD의 날…‘자라나는 새싹을 건강한 나무로’

“4월 5일은 식목일입니다. ADHD의 날을 식목일로 정한 것은, 자라나는 새싹들인 아이들을 어떻게 키우느냐에 따라 건강한 나무가 되고 꽃을 피우는 상태가 될 수 있다는 의미가 담겨있습니다.”

즉, 건강하게 자라는 데 방해하는 요소들을 조정해서 아이들이 바르게 클 수 있도록 도와주자는 의미에서 식목일을 택했다는 것.

학회는 지난 3월 15일 기자간담회를 시작으로 4월 5일을 제 1회 ADHD의 날을 전후해 다양한 캠페인을 펼친다. 전국의 회원들이 ADHD을 주제로 5월 동안 전국 각지에서 강의를 진행할 예정이며, 4월 8일을 ‘파워블로거의 날’로 정해 SBS의 ‘우리아이가 달라졌어요’ 프로에 출연 중인 오은영 원장과 파워블러거들이 모여 ADHD에 대해 공개적인 질의응답 시간을 가질 계획이다.

한편 이번 캠페인 일환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ADHD에 대한 편견과 오해가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만 6-18세 미만의 아동 청소년 중 ADHD 환자의 비율은 약 6.5% 정도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지만, 2014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53,424명만이 치료를 받은 것으로 나타나 치료율은 우리나라 소아청소년 잠정 환자 수 대비 약 10% 전후에 머무르는 것으로 확인된 것.

이와 함께 최초 ADHD 진단을 받은 나이는 평균 8.5세이며, 이 중 82.6%가 약물처방과 복용을 통한 치료를 받았으며 치료 유지기간은 평균 12개월 가량이었다.

하지만 약물 처방을 받은 환자 중 54%는 1회 이상 약물 치료를 중단한 경험을 갖고 있었으며, 이 중 절반 가량의 환자는 결국 다시 병원을 방문해 약물 치료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치료 중단 후 다시 병원으로 돌아오는데 소요되는 기간은 평균 7개월인 것으로 나타나 환자들의 지속적, 적극적인 치료와 관리에 대한 인식 등에도 변화가 시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 이사장은 “ADHD는 성인이 되면서 좋아지기는 경우도 있지만 약 50%까지는 성인이 돼서도 계속 증상을 보인다”며 “그대로 성인이 되면 분노조절 장애 등의 문제로 이어질 수 있고, 무엇보다 그 과정에서 가족과 환아 모두 행복한 삶을 살 수 없기 때문에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ADHD 증상, 집단에서 더 심해…훈육 환경 중요

그렇다면 어떤 경우 ADHD로 진단할 수 있을까.

정 이사장에 따르면 아이들은 기본적으로 활동적이어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활동성이 통상적인 평균에서 벗어나는 경우에는 의심을 해 봐야 한다. 예를 들면 흔히 학기 초가 되면 적응을 어려워하고 부산한 아이들이 있지만 두 달만 지나면 정돈이 된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도 초반의 양상들이 크게 바뀌지 않고 계속적으로 어려움을 겪으면 통상적인 상태가 아니라는 것.

또 한 가지는 활동적이라도 상황에 따라 감정과 행동의 조절이 안 되는 경우이다. 예를 들면 체육시간에 활동적이었다고 해도 실내 수업 시간엔 진정이 되어야 하는데 다른 수업시간에도 지속되는 식의 경우이다.

정 이사장은 “이 두 가지가 ADHD 증상의 큰 축”이라며 “이러한 면이 또래에 비해 얼마나 많은가, 때와 장소 맞춰 감정이 조절이 얼마나 될 수 있느냐에 따라 진단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학교나 부모는 ADHD 아이들을 어떻게 대해야 할까.

정 이사장에 따르면 이러한 아이들의 특징은 1대1에서는 문제행동이 적지만, 집단에서는 자극을 더 많이 받으므로 더 많은 문제를 보인다는 것. 따라서 집에서는 문제없는 경우에도 학교에서는 문제가 될 가능성이 높으므로 집단 내에서 훈육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한다.

정 이사장은 “집단 내에서 자꾸 야단을 쳐도 계속 문제를 보이는 경우 반항이라고 생각해서 더 야단치는 경우도 많은데, 이는 병리학적으로 자꾸 잊어버림으로 인해 생기는 현상”이라며 “그런 환경에서 자꾸 야단만 치면 아이들이 위축되고 분노감이 생기는 악순환이 되므로, 되도록 조용하고 1대1인 상황에서 타이르는 것이 좋다”고 지적했다.

 

ADHD는 성격 문제 아닌 ‘뇌신경 질병’ 인식 중요

“현재 ADHD는 약물치료와 행동치료, 부모교육 및 상담이 근거 있는 1차 치료입니다. 이 중 약물치료의 경우 대부분의 ADHD 환자에게 안전하고 효과적임에도 불구하고 중독성, 부작용 등에 대한 잘못된 편견과 오해로 지속적인 치료가 이뤄지고 못하는 것이 현실이니다.”

ADHD는 단순히 성격 문제로 치부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잘못된 인식이라고 지적하는 정 이사장. 이미 많은 연구들에서 뇌 신경전달물질이 작동을 못하거나 적게 분비돼서 생기는 문제라는 것이 입증이 돼 있다는 것.

“현재 약물들은 크게 3가지 종류가 있는데 이들은 뇌에서 활성화 되지 못한 신경전단물질들이 활성화 되도록 돕는 것”이라며 “이러한 신경전달물질은 자체적으로 해결이 안 되므로 약을 통해 계속 활성화 시켜줘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약을 끊으면 증상이 다시 안 좋아 질 수밖에 없으므로 약을 계속 먹어야 하는 것은 맞다”며 “이는 중독 때문이 아니라 자체적으로 신경전달물질을 활성화 할 수 없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신경전달물질을 늘려줘야 하기 때문”이라며 “오히려 ADHD 약물 치료를 지속적으로 받은 경우 청소년기의 흡연, 음주 등의 중독, 남용 위험이 85%이상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난 연구 결과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학회는 아동청소년 발달, 자녀양육, 학교폭력, 청소년자살, 세월호 참사 등 소아청소년의 정신건강과 관련된 사회문제들에 적극 참여해왔다. 최근에는 세월호 사건 이후 재난과 트라우마 위원회가 신설되어 사전 준비를 통해 재난 현장에서 아동들과 가족, 학교 등 환경에 대한 효과적인 개입을 위해 노력 할 방침이다.

소아청소년들의 정신건강이 지속적으로 위협받고 있는 사회적 현실 속에서 앞으로 아이들의 정신건강을 책임질 학회의 역할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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