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지대 을지병원 신경과 김병건 교수(대한두통학회장)

편두통 환자의 상당수는 빈번한 발작에도 불구하고 병원을 내원하지 않는다. 이들은 심한 두통이 발생하면 일반의약품을 복용하기도 하지만 약에 대한 거부감이 있는 경우는 잠을 자거나 자신만의 대증요법을 하거나 심지어는 그대로 참는다. 다행이 두통의 빈도가 매우 드물거나 강도가 약한 경우는 큰 문제가 없지만 두통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그때마다 하던 일을 그만둘 정도로 심한 장애가 유발된다면 개인적으로는 삶의 질이 저하되고 사회경제적으로는 비용이 증가하는 것이므로 좀 더 적극적으로 대처해야만 한다. 아직까지 급성기 편두통 치료로 우선적으로 권고될 수 있는 비약물치료는 알려지지 않으므로 편두통이 발생했다면 적절한 약물을 선택하여 빨리 복용토록 하는 것이 최선이다. 그러므로 편두통의 급성기 치료는 약물치료가 주를 이루며 발작이 시작된 후 가능한 빨리 통증을 감소시켜 장애를 경감시키는 것이 가장 중요한 목표이다.

 

편두통 치료 원칙 및 전략

편두통 환자의 치료계획 수립 단계에서 급성기 치료만을 할 것인지 예방치료와 병행할 것인지, 어떠한 약물을 선택할 것인지를 결정하게 된다. 치료를 시작하기 전에 반드시 염두에 두어야 할 편두통 치료의 기본 원칙은 다음과 같다.

 

▲ 정확한 진단

편두통은 환자가 호소하는 증상에 의해 진단되는 질환이므로 자세한 병력 청취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간혹 약물치료를 하면서 추적관찰을 하다 보면 처음에 내린 진단이 바뀌는 경우도 있다. 편두통 약물에 효과가 없는 경우 외래에 내원할 때 마다 정확한 진단인지 확인해야 이차두통을 감별하고 편두통 특이약물 남용을 예방할 수 있다. 편두통이 오래되면 긴장형두통의 증상과 겹쳐 진단이 애매한 경우가 많은데 이 경우 편두통 특이약물에 대한 반응이 진단에 중요하다. 하지만, 간혹 뇌졸중이나 거미막밑출혈에 의한 이차두통도 편두통 특이약물에 의해 일시적으로 호전된다는 점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 환자 교육

의사는 물론 편두통 환자와 보호자가 편두통은 일회성 통증이 아니라 만성적으로 진행하는 질환임을 이해해야만 긴밀한 협조 하에 장기적인 적절한 치료 계획을 수립할 수 있다. 많은 환자가 편두통 발작을 단순히 ‘신경을 많이 써서 생기는 병’, ‘마음의 병’, ‘스트레스를 받아서 생긴 병’으로 오해하고 있기 때문에 근거도 없는 민간요법에 의존하거나 병원에 내원하지도 않고 고통을 그대로 감수하고 있다. 그러므로 편두통의 병태생리학적 기전을 이해하기 쉽게 잘 설명해 주고 편두통이 중추신경계 변화에 의해 나타나는 질환임을 이해시켜야 한다. 편두통의 어떤 단계에서 어떤 증상이 나타나게 되는지 미리 잘 알려주면 환자 스스로 편두통 발작이 시작되는 시점을 알고 두통 발작에 잘 대처할 수 있으며 약물도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예로, 전구증상으로 보이는 하품이나 특정 음식을 많이 먹게 되는 증상, 기분 변화 등은 시상하부 dopamine의 변화 때문이며, 발작 중 동반되는 구역/구토는 하부 뇌간의 활성화 때문이고, 통증 자체는 삼차신경과 연관된 통증 섬유의 활성화 때문임을 환자에게 설명해 준다. 특히, 예민한 환자인 경우 심한 두통이 발생할 때마다 뇌졸중이나 뇌종양 등에 의한 두통이 아닌지 과도하게 공포감을 느끼고 자주 검사를 하게 되는데 의사가 병에 대해 잘 설명해 주면 불안감도 해소되며 환자-의사의 관계가 좋아지고 치료에도 좀 더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편두통이라는 질환에 대해 환자가 잘 이해했다면 다음으로는 치료 목표와 장기적인 치료계획에 대해 설명해 준다. 일단 치료는 급성기치료와 예방치료로 나누며 다음에 설명할 장애 정도에 따라 어떤 환자는 급성기 치료만 하고 어떤 환자들은 예방치료와 급성기치료를 병행해야 한다. 대개는 심한 통증이 한 달에 한번 이하이거나 중등도 통증이 일주일에 2회 이하인 경우는 의사와 환자의 합의에 의해 우선 급성기 치료만 할 수 있다. 그러나, 편두통의 빈도와 강도는 계속 변하므로 환자로 하여금 두통일기를 쓰도록 하여 변화를 관찰하도록 하고 심해지면 치료계획을 수정할 수 있다. 환자에게 치료의 목표가 무엇인지, 어떤 치료로 시작할 것인지, 어떤 약물을 우선적으로 사용할 것인지, 약물의 부작용은 무엇인지, 외래는 얼마나 자주 와야 하는지 등을 설명해 준다.

중요한 것은 환자의 기대수준이나 선호도가 실제 임상치료의 목표와 일치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이다. 일부 환자는 완전하고 영원한 두통의 소실을 원하지만 편두통은 평생 조절하고 관리하는 질병임을 우선 인식시켜야 한다. 단지 병원에 내원한 이유가 생명에 위중한 질병에 의한 것인지를 확인하고자 오는 환자의 경우는 장애가 심하지 않는 한 의사가 지나치게 적극적으로 약물치료를 권하면 환자와의 관계에 악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 또한, 두통일기 작성법을 교육하고 두통의 유발인자, 빈도, 강도, 약물 복용 횟수, 부작용 등에 대해 자신이 잘 알고 있도록 하고, 유발인자가 있다면 피하도록 교육해야 한다. 환자의 85%에서 한 두 가지 이상의 유발인자가 있으며 특정 음식, 생리, 음주, 스트레스, 피로, 날씨변화 등이 가장 흔한 유발인자이다.

 

▲ 장애 정도의 평가

편두통의 장애 정도를 평가하는 것은 치료전략과 약물 선택에 있어 매우 중요한 기준이 된다. 실제로 엄살이 심한 환자는 강도가 심하다고 호소하여도 실제 생활에서는 전혀 문제가 없기도 하며 매우 드문 빈도의 편두통이라도 한번 발생시 생활을 전혀 할 수 없는 환자도 있으므로 장애 정도의 평가는 치료 계획 수립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 대략적으로는 통증이 심하고 장애 정도도 심각한 경우는 triptan과 예방약물치료 병행이 필요하며, 빈도는 드물지만 장애 정도가 심한 경우는 triptan의 급성기 치료만 하고, 강도가 약하고 빈도도 드물어 장애 정도가 낮은 경우는 생활습관교정과 NSAID, 복합진통제 등을 사용할 수 있다.

편두통의 장애 정도를 측정하는 검사법으로10MIDAS (Migraine Disability Assessment, 편두통장애평가), HIT-6 (Headache Impact Test. 편두통영향조사), MSQoL (Migraine Specific Quality of Life, 편두통특이삶의질) 등이 있으며 한국어로 번역되어 타당도를 검증 받았다. MIDAS와 HIT-6는 두통 때문에 직장이나 가사활동을 수행하지 못한 시간으로 장애 정도를 평가하며, MSQoL은 삶의 질에 끼치는 영향으로 평가한다. 이 중 MIDAS를 가장 많이 이용하고 있으나 지난 3개월을 모두 기억하는 환자가 적어 실제 이용에 다소 어려움이 있다. MIDAS 점수에 의해 중등도-심도의 장애를 보이는 경우는 처음부터 편두통 특이약물을 사용할 수 있다. 편두통에 의한 장애 정도의 평가는 약물치료 후 치료의 성공과 실패를 판단하는데도 중요하므로 수개월 이상 치료 후에 비교하기도 한다.

 

▲ 동반이환질환 고려

단순히 동시에 존재하는 것 보다는 높은 빈도로 편두통 환자에서 동반되는 질환들이 있다. 동반이환질환들을 고려해서 동시에 효과가 있는 약물을 선택하거나 약물 금기증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예로, 급성기 치료의 경우 구역/구토가 심한 환자는 경구 복용 약물이 아닌 약물을 선택하거나 항구토제를 보조제로 적절히 사용하는 것이 좋다.

 

▲ 급성기 약물치료 전략

일반적으로 경도-중등도의 편두통 환자는 NSIAD나 복합진통제를 일차약물로 사용하고 보다 더 심한 환자이거나 NSAID/복합진통제에 반응이 떨어지는 환자는 편두통 특이 약물로 치료한다. 가능하면 적합한 진통제를 빨리 복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이 모든 약물에 실패하는 경우는 구제약물을 사용한다. 진통제의 구제약물은 triptan이나 DHE (dihydroergotamine)가 되고 triptan이나 ergotamine에 실패한 경우는 신경이완제(neuroleptic)나 ketorolac 주사제, 드물게는 겉질스테로이드(corticosteroid), 아편유사제(opioid)를 사용한다.

편두통 급성기 약물치료 전략으로는 단계치료(step care)와 계층치료(stratified care)가 있다. 단계치료는 단순진통제에서 triptan까지 점차 단계를 올려가면서 치료하는 전략이다. 가령, 처음에는 두통 강도나 장애 정도에 상관없이 모든 환자에게 단순진통제를 처방하고, 효과가 없으면 용량을 증가하거나, 보조약물을 추가하거나, 복합진통제를 사용하고, 그래도 효과가 없으면 triptan 등의 편두통 특이약물을 사용하는 것이다. 이는 고가 약물의 사용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어 국영 의료보험 체계인 영국에서 채택되고 있는 방법이다. 그러나, 증상이 심한 편두통 환자의 경우 적정 약물에 도달하기까지 여러 약물을 테스트해야 하고 여러 차례 병원을 방문하게 되므로 장시간 고생하게 되는 단점이 있다. 반면 계층치료는 처음 방문시의 MIDAS 점수에 의거하여 환자를 장애 정도에 따라 경도, 중등도, 심도의 그룹으로 나누고 경도의 경우는 단계치료와 유사하게 치료하지만 중등도-심도의 경우는 처음부터 편두통 특이 약물인 triptan을 사용한다. 병원 접근이 어렵고 사보험이 발달한 미국에서 많이 사용되는 방법이다. 최근에 두 치료전략을 비교한 무작위이중검맹대조연구에서는 계층치료를 했을 때 환자의 예후가 더 좋았고, 빨리 장애를 없앨 수 있었으며, 장기적으로는 비용절감 면에서도 오히려 더 유리하였다. 그러므로 환자가 내원하면 우선 일상생활의 장애 정도를 평가하고 그 결과에 따라 치료계획을 세워야 한다.

 

▲ 약물 과용의 예방 전략

만약 약물에 대한 반응이 없으면 용량이 충분한지 효과를 저해하는 다른 요소가 없는지 살펴보고 용량제형이나 투여방법을 바꾸거나 보조제를 같이 투여해 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효과가 늦고 불충분한 경우, 재발이 잦은 경우, 효과가 불규칙하거나 부작용이 있는 경우는 약물을 바꾸어야 한다. 보조적으로 비약물적 치료도 어느 정도 도움이 된다. 유발인자를 가급적 피하도록 하고 어둡고 조용한 방에서 쉬도록 하며 어름 마사지를 하거나 얕은관자동맥을 눌러주는 것도 일시적으로 효과가 있다.

약물과용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복용횟수가 주당 2-3회를 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 우리가 따르고 있는 ICHD-II(국제두통분류)의 진단 기준에 따르면 단순진통제 및 복합진통제는 한 달에 15일 이상, 편두통 특이약물인 triptan과 ergot제는 한 달에 10일 이상을 2달 이상 복용하는 경우 약물과용두통(medication overuse headache)으로 정의하고 있다. 그러므로 급성기 치료 약물의 복용 횟수가 기준을 절대로 넘지 않도록 치료 시작 전에 미리 교육해야 하며 두통일기에 복용횟수를 표시하도록 하여 환자 스스로 모니터 할 수 있게 한다. 반대로 약물중독에 대한 과도한 불안감이 있어 아예 약물 복용을 거부하는 환자의 경우에도 이 이하 횟수에서는 그 위험이 적음을 설명하고 안심하고 약물을 복용하도록 교육한다.

 

▲ 편두통 급성기 치료 약물 복용 시점

Triptan은 두통 발생 후 가능한 빨리 투여해야 효과가 좋다. Triptan은 일찍 복용하는 것이 2시간 후 두통 소실률을 높인다는 것이 여러 triptan제 연구에서 일관되게 보고되고 있다. 경험으로 이러한 사실을 알고 있는 환자들은 일찍 복용하지만, 대다수 환자는 ‘쉬면 좋아지겠지, 부작용이 걱정된다, 안 먹어도 될듯한데 쓸데없이 돈을 쓴다’ 등의 이유로 초기에 복용하지 않고 있다. 또한, 발작 중 일단 피부 무해자극통증(allodynia)이 발생하게 되면 triptan을 투여하여도 두통개선률이 현저히 떨어진다. 따라서 두통이 경한 상태이고 중추감작이 일어나지 않은 시기에 triptan을 복용하도록 교육해야 한다. 이러한 연구들을 볼 때 triptan의 초기 투여가 치료효과를 향상시키는 좋은 전략임을 알 수 있다.

 

편두통 급성기 치료 약물

세계적으로 많은 약물이 편두통 급성기 치료에 사용되고 있지만 효과에 대해서 믿을만한 근거를 갖고 있는 약물은 많지 않다. 급성기 치료 약물에 대한 근거중심의 권고사항은 대한신경과학회와 대한두통학회에서 발간한 편두통진료지침에 간략하게 정리되어 있다. 편두통과 관련된 병태생리학적 기전을 좀 더 잘 이해하게 되면서 원하는 부위에 작용하는 편두통 특이 약물들이 임상에서 사용되기 시작하였고 개발 중에 있다. 여기에서는 이미 사용이 권고된 약물 이외에 근거는 아직 부족하나 관심을 가져야 할 약물과, 최근에 개발하여 임상시험 중인 약물, 향후 권고사항이 될 가능성이 있는 약물들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편두통 발작은 다음의 4단계- (1) 전구증상이 있는 전구기(prodrome); (2) 일시적 신경학적 증상이나 징후가 있는 조짐(aura)기; (3) 통증과 동반증상이 있는 두통기; (4) 휴식, 수면과 연관된 회복기-로 나뉜다. 아직까지 전구기나 조짐기에 복용하여 두통을 막을 수 있는 약물은 확실치 않다. Naratriptan, domperidone, DHE 코분무제를 전구기에 투여하면 효과가 있다는 보고도 있었으나 근거가 미약하다. 조짐기에 사용하는 약물로는 10% CO2 흡입, 100% O2 흡입, isoproterenol 흡입, nitroglycerin/amylnitrate 투여 등이 효과적이었다는 보고가 있었지만 편두통의 조짐기에 투여한 sumatriptan 피하주사가 조짐 후의 두통에는 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외에 corticosteroid, magnesium sulfate/furosemide/prochloperazine/ketamine 정주와 verapamil/flunarizine, divalrpoex, lamotrigine, gabapentin, acetazolamide 경구제 등이 효과적이라는 보고도 있었다. 편두통 급성기 치료는 주로 두통기의 통증을 치료함을 말하며 아래에서 자세히 기술하겠다.

 

▲ 편두통 비특이약물

편두통뿐만 아니라 모든 형태의 통증에서 진통효과를 보이는 약물을 비특이약물이라고 하며 비교적 가격이 싸고 아편제 외에는 일반의약품인 경우가 많아서 병원을 정기적으로 내원할 필요가 없어 편두통으로 인한 장애 정도가 적고 발작 빈도가 드문 환자에서 적합한 약물이다. 그러나, 복합진통제의 경우 자가 복용시 과용이나 남용의 우려가 있어 반드시 환자를 교육 후 자가 투여하도록 한다. 편두통 급성기 치료제로 사용할 수 있는 비특이약물로는 aspirin, acetaminophene, NSAID, 복합진통제, 항구토제, 아편제 등이 있다. 비특이약물은 증상이 다소 경하여 장애 정도가 낮은 환자의 일차선택제로 적합하다.

 

1) Aspirin, acetaminophene, NSAID, 복합진통제

NSAID는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처방되는 약물로 항염증, 항발열, 항혈전, 항통증 작용을 다진다. NSAID는 염증반응을 완화시킴으로써 다른 통증과 마찬가지로 편두통도 완화시킨다. 즉, COX1 (cyclooxygenase1)과 COX2 (cyclooxygenase1) 효소를 억제하여 prostaglandin의 합성을 막거나, 5-lipooxygenase를 억제하여 leukotriene의 합성을 저해하거나, 직접 prostaglandin 수용제 대항제로 작용하거나, 호중구의 세포막의 NADPH (nicotinamide adenine dinucleotide phosphate) oxidase나 대식세포 세포막의 phopholipase C를 억제하거나, 세포의 유착분자(adhesion molecule)를 방해하거나, 신경에 직접 항통증 작용을 보이기도 한다. 일부 NSAID (kotoprofen, indomethacin, diclofenac)는 5-lipooxygenase 을 억제하여 leukotrienes의 합성을 저해한다. COX1 억제 작용이 클수록 위독성이 커져서 부작용이 많다.

NSAID로 편두통 치료 효과가 보고된 약물로는 ibuprofen (200-800 mg), naproxen sodium (550-1100 mg), diclofenac-K (50-100 mg), flurbiprofen (100-300 mg), piroxicam SL (40 mg), tofenamic acid (200-400 mg), indomethacin (경구 또는 항문좌약) 등이 있다.(Goadsby 2002) 이 중 ibuprofen, naproxen, diclofenac-K는 충분한 무작위대조시험결과가 있어 일차적으로 권고되는 약물이다. 연구결과가 부족하기는 하나 NSAID간에 효능의 큰 차이는 없어 보인다. 구역/구토 증상이 심해서 약을 먹기 힘든 환자는 근육주사나 정맥주사제로 Ketoloac을 사용할 수 있다.

Aacetaminophene도 증거수준은 다소 낮지만 일부 환자에서는 효과적이다. 위의 진통제에 과민반응이 있거나 위염이나 출혈 경향이 있어 NSAID가 금기인 경우 좋은 차선책이다. 15세 이하 어린이는 aspirin에 의한 Reye 증후군의 우려가 있어 acetaminophene을 선호한다. Acetaminophene은 편두통 관련 구역에는 효과적이지 않으므로 구역이 심한 경우는 복합제가 더 좋다.

복합제도 급성기 편두통의 치료에 많이 사용된다. 국내에서는 환자들의 편두통 자가 치료제로 가장 많이 팔리는 일반의약품은 NSAID와 caffeine의 복합제인 게보린, 펜잘, 암씨롱 등이다. Caffeine과 같이 NSAID를 투여하면 진통효과가 증대되며 caffeine에 의한 각성 효과가 더해져서 효과가 매우 좋다. 그러나 쉽게 구할 수 있어 환자 스스로 복용 횟수를 자제하지 않으면 약물과용두통을 일으키게 된다. 국내에서 약물과용두통의 가장 흔한 원인이 NSAID와 caffeine 복합제이다. 또한, 장기 다량 복용시에 위장장애, 신장손상, 말초혈관이상 등의 부작용이 많으므로 반드시 한 달에 15일 이상 복용하지 않도록 환자를 교육하여야 한다. 이외 단독사용보다 효과적인 복합제로는 acetaminophen, aspirin 및 caffeine의 복합제인 Exedrin(국내 미발매)이 미국에서는 많이 사용되고 있다. Isometheptene mucate, dichloralphenazone 및 acetaminophen의 복합제인 미가펜, 마이드린 등도 편두통 급성기 치료에 효과적인 약물이다.

Aspirin 500 mg을 완충제를 사용하여 중성화한 기포(effervescent) aspirin (eASA)은 위운동을 촉진시켜 부작용은 줄이고 진통효과를 항진시켜 중등도-심도 두통에 효과적이었다. Sumatriptan 50 mg과의 비교연구에서도 효능은 비슷하면서 부작용이 적어서, 편두통의 일차선택약물로 사용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선택적 COX-2 억제제인 celecoxib의 경우 naproxen과 비슷한 편두통치료 효과를 보였다는 보고가 있다.(Loo, Tan et al. 2007) 최근에 중추신경계 통과가 상대적으로 더 용이한 COX-2 억제제인 GW406381가 무작위대조시험에서 naproxen과 비슷한 효과를 보였다.

 

2) 항구토제

편두통 발작시 위정체나 위배출시간의 지연이 흔히 동반되므로 경구 복용시 약물 효과가 반감되며 편두통 치료 약물 자체가 구역을 유발시키기로 하므로 항구토제는 특히 구역/구토가 심한 환자의 경우에 매우 좋은 선택약물이다. 그러나, 경구제의 경우는 단독 사용시는 두통 호전 효과가 없으므로 NSAID나 triptan, ergot제 등의 보조약물로 사용된다. 이들 약물과 동시에 항구토제를 투여하면 구역을 감소시키고 위장관운동을 개선시켜 약물의 흡수를 도와 기존 약물의 효과를 증가시킨다. 구역/구토가 심하거나 진통제 복용 후 오히려 더 구토하는 환자의 경우는 NSAID나 triptan, ergot제 복용 30분 전에 미리 항구토제를 복용하는 방법을 사용하기도 한다. 외국에서는 NSAID와 항구토제의 복합제가 일반의약품으로 많이 시판되고 있으나 국내에는 없어 동시에 처방하여야 한다.

Metoclopramide 정맥주사가 효과가 있다는 보고도 있으므로 구역/구토가 심한 편두통 발작시 응급실 사용 약물로 고려해 볼만 하다. 그러나, 졸림과 진정이 흔하고 간혹 급성 근육긴장이상운동이나 정좌불능증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주의를 요한다. 최근 droperidol 정주제가 응급실에 매우 심한 편두통중첩증이나 난치성 편두통에서 효과적이었다는 보고가 있었으며 비교적 안전하고 저혈압 부작용도 드물다. Droperidol은 도파민 수용체 억제제로 2.75 mg 근주시 1-2시간 내에 유의하게 편두통을 완화시켰다. 하지만 QT 연장의 부작용이 있어 사용시에는 심전도와 혈청 K+, Ca2+을 체크해야 하므로 임상적 활용이 제한된다.

구역이 심한 경우 prochloperazine, chlorpromazine 등의 신경이완제도 구토 억제 및 두통호전에 효과적이다. 이 약물은 경구, 좌약, 근육주사, 정맥주사 등으로 다양하게 사용이 가능하다. 신경이완제는 저혈압과 졸림이 부작용이므로 정맥주사제로 사용시는 환자를 잘 관찰하여야 하고 수액공급을 하면서 몇 시간 동안은 누워있도록 한다.

 

3) 아편유사제

아편제는 매우 드문 빈도이지만 다른 약물에 효과가 없고 심한 장애를 보이는 환자에서 사용을 고려해 볼 수 있다. 또한 임산부, 동반이환질환으로 다른 약물 사용이 어려울 때, 밤중에 발생하는 심한 두통 등에서 고려할 수 있고 다른 약물에 모두 실패했을 때 구제 약물로 사용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아편유사제는 약물의존의 위험이 높으므로 되도록 편두통 치료제로는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 다행히 국내에서는 아편유사제 사용이 아직까지는 큰 문제가 되고 있지는 않으나 최근에 아편유사 진통제인 tramadol과 tramadol을 포함한 복합제인 Ultracet® 등이 여러 통증에 광범위하게 처방되고 있어 주의를 요한다.

 

▲ 편두통 특이약물

편두통의 통증에 특이적으로 효능을 보이는 약물을 편두통 특이약물이라고 한다. 편두통의 병태생리학적 기전에 기초하여 개발된 약물이기 때문에 비교적 가격이 비싸고 과용에 의한 의존이 비교적 빨리 발생하기 때문에 반드시 의사의 처방을 받아야 하는 약물이다. 편두통 특이약물로는 triptan, ergot제가 대표적인 약물이며 Calcitonin gene-related peptide (CGRP) 억제제 등 편두통의 병태생리학적 기전에 근거한 새로운 약물들이 개발되어 판매를 준비 중이다.

1) 선택적 5-HT 수용체 작용제

5-HT (5-hydroxytryptophan, serotonin)는 전신에 분포하고 있는 물질로 90%가 위장관계에 있고, 8%는 혈소판에, 나머지는 뇌에 있다. 뇌에서 5-HT 신경세포는 뇌간의 솔기핵(raphe nucleus)에 위치하며 뇌와 척수의 여러 부위로 투사하고 있다. 5-HT는 L-tryptophan에서 합성되어 시냅스소포에 축적되었다가 신경신호에 의해 시냅스에서 분비되며 분비된 5-HT는 Na+의존성 5-HT 전달체에 의해 다시 시냅스전 말단에 축적된다.

5-HT는 편두통에 중요한 신경전달물질이다. 5-HT 자체를 천천히 정주하면 편두통 발작을 없앨 수는 있으나 신체 여러 부위에 동시에 작용하여 발생하는 부작용으로 인해 실제 임상에서 사용하기는 어렵다. 5-HT 수용체는 7가지 아형이 있으며 편두통 치료 목적을 위해서는 5-HT1 수용체에만 선택적으로 작용하는 약물을 사용한다. 5-HT1 는 A, B, D, E, F의 다섯 가지 아형이 있다. 편두통 특이 약물인 triptan과 ergot alkaloid는 5-HT1B와 5-HT1D 수용체에 강한 친화력을 가지고 있다. 이 중 5-HT1B 수용체는 뇌혈관의 후연접부에 위치하여 뇌혈관을 수축시키며, 아세틸콜린, 노아드레날린, 세로토닌 등의 분비를 억제한다. 5-HT1D 수용체는 중추와 말초 삼차신경말단에 분포하여 신경전달물질인 5-HT 분비를 억제하고 CGRP와 substance P의 분비를 억제하여 통각전달을 기능을 한다. 그러나, 5-HT1B 수용체에 의한 혈관수축 작용이 심장혈관에서도 동시에 발생하므로 약물 부작용의 중요한 원인이 되며 관상동맥질환의 기왕력이 없을 경우에만 처방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5-HT1B와 5-HT1D 수용체는 흑색질과 기저핵에도 광범위하게 분포하여 도파민의 분비를 조절하기도 한다.

(1) Triptan

Triptan은 선택적 5-HT1B/1D 작용제이며 단순하고 일정한 약물역동학을 가지고 있으며, 많은 연구에 의해 임상근거가 확실한 약물이다. Triptan은 현재까지 7개 약물이 시판되고 있으며 모두 편두통 치료에 효과적이며 중등도나 심도의 편두통으로 인해 장애 정도가 심한 환자에서 일차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약물이다. 그러나, triptan은 가격이 기존 ergot제 보다 고가이며, 허혈심장질환, Prinzmetal 협심증, 조절 되지 않는 고혈압, 기저편두통 등에서는 금기인 단점이 있다. 그리고 간에서 MAO-A에 의해 대사되므로 MAO 억제제를 복용 중인 환자에서는 주의를 요한다. .흔한 부작용은 주사부위 통증, 저림, 홍조, 열이 나는 느낌, 어지러움, 목통증 등이 있으나 대개 45분 이내에 사라진다. 이외에 심장에서 나타나는 증상은 아니지만 흉부압박감이 있을 수 있으므로 40세 이상 환자에서는 사용 전에 심전도를 체크해 보아야 한다.

Sumatriptan은 피하주사, 근육주사, 경구제, 코분무제, 좌약 등으로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다. 대개 편두통으로 진단 후 장애가 심한 경우 일차 선택제로 가장 많이 이용된다. 빠른 효과를 위해서는 피하주사나 코분무제가 좋고 서서히 진행하는 편두통 환자는 경구제로 사용한다. 피하주사제가 가장 효과가 뛰어나다고 알려져 있으나 주사제, 코분무제, 좌약은 아직 국내 미출시이며 경구제25 mg와와 50 mg가 현재 사용이 가능하다. 경구제는 약 60-70% 환자에서 두통의 호전을 보인다. 경구제는 aspirin과 metoclopramide의 복합제와 비교할 때 효과가 비슷하거나 조금 더 나았고 ergotamine과 caffeine의 복합제보다는 효과가 더 좋았다. Sumatriptan은 24시간 이내 재발하는 비율이 높다는 것이 가장 큰 단점이다. 재발한 경우 sumatriptan 재투여가 효과적이지만 어떤 경우는 단순/복합진통제에 좋은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Zolmitriptan은 경구 복용시 높은 생체이용률을 보인다. Zolmitriptan 5mg은 sumatriptan 100 mg과 효과가 비슷하다. 흔한 부작용은 무력증, 피로, 구역, 졸림, 어지러움, 저림증 등이다. 국내에는 2.5mg 경구제가 출시되어 있다. MAO 억제제를 복용 중인 환자는 하루에 5 mg을 넘지 않도록 해야 한다. Zolmitriptan 코분무제는 위약보다는 좋으나 적은 용량에서는 경구제 보다는 다소 효과가 떨어지므로 5 mg을 사용한다. 코분무제의 가장 큰 장점은 구역이 심한 환자에서 유용하며 효과가 15-30분 이내에 빨리 나타나는 것이지만 국내미출시상태이다.

Naratriptan은 반감기가 길고 경구제로도 생체이용률이 높으며 지질친화적이다. 용량-반응 상관성이 일관되나 2시간 후 두통 호전률은 다른 triptan들보다 효과가 떨어진다. 또한, 효과가 느리게 나타난다. 그러나 24시간 후 두통 호전률은 sumatriptan과 유사하며 재발률도 낮았으며 부작용은 위약과 비슷할 정도로 적었다. 반감기가 길므로 재발이 잦은 환자에서 효과적이며, 월경편두통의 단기 예방요법으로도 사용된다. 국내에는 2.5 mg 경구제가 출시되어 있다.

Frovatriptan은 sumatriptan에 비해 관상동맥에 대한 작용이 적고 기능적으로 뇌혈관에만 작용하므로 관상동맥질환이 있는 환자에서 사용하여도 흉통이나 혈압, 맥박, 심전도의 변화가 없다. Naratriptan과 유사하게 반감기가 길어서 재발이 잦은 환자에서 고려해 볼 수 있고 월경편두통의 단기 예방요법으로도 사용된다.

Almotriptan은 sumatriptan 100 mg과 효과는 동일하며 부작용이 적다. 국내에는 12.5 mg 경구제가 출시되어 있다.

Eletriptan(국내미출시)은 흡수가 빠르고 생체이용률이 높고, 긴 반감기를 가지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cytochrome p450에 의해 대사되므로 약물상호작용이 심하다. Sumatriptan 경구제와의 비교 연구에서 효과가 더 좋았고 두통의 재발률은 더 낮았다. 부작용은 일시적이고 증상도 미약하다.

Rizatriptan(국내미출시)은 경구 복용시 흡수가 빠르고, 높은 생체이용률을 보이며 효과가 일관되다. 40 mg 용량에서 sumatriptan 100 mg보다 우수한 효과를 보였다. 구역이 심한 환자에서는 물 없이 혀에서 녹여 먹는 제형이 유용하다. Rizatriptan은 propranolol과 약물상호작용이 있어 propranolol 복용 환자에서는 용량을 감량해야 하며, MAO 억제제를 사용 중인 환자는 금기이다.

Triptan은 편두통의 병태생리학적 기전으로 설명이 잘되는 훌륭한 약물이기는 하나 심혈관계 질환자에게 금기증이 있고 약 1/3환자에서는 치료효과가 없고, 재발률이 약 1/3로 비교적 높은 단점이 있다 따라서 triptan의 이러한 단점을 보완해 줄 새로운 약물의 개발이 필요하다.

 

결론

편두통 급성기 치료에 많은 약물들이 시도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어떠한 약물도 편두통의 급성기 치료에 완벽하지는 않다. 그러나 최근 편두통의 병태생리학적 기전에 근거한 편두통 특이 약물들이 계속 개발되고 있으므로 약물의 작용 기전을 이해하고 새로운 약물들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면 각각의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약물을 선택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작권자 © e-의료정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