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의료기기 강국을 향한 의료기기산업계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지난 2월말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 신임회장으로 선출된 에이치케이티(주) 황휘 대표는, 국내 제조사들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해 외투기업들과 1대1 매칭프로그램을 마련해 상생의 길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 또한 다양한 루트를 통해 각국 의료기기단체와 MOU를 맺고 식약처와 협력해 해외수출의 물꼬를 트는 등 안팎으로 의료기기산업 발전의 행보에 가속화를 붙이고 있다.

 

외투기업-국내 제조사 1대1 매칭으로 ‘상생’ 추구

“임기 동안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업은 외투 기업과 국내 제조사와의 상생입니다. 이 일환으로 국내 제조사와들과 외투기업들의 1:1 매칭을 통해 지적재산권 침해가 없는 한에서 기술 등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노하우 전수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황 회장은 지난 3월 임기를 시작하자마자 ‘상생프로젝트’ 추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올해 연말 외투법인을 대상으로 앙케이트를 통해 본격적으로 국내 제조사들과 1:1 매칭을 추진하겠다는 것.

황 회장은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기대되고 있는 국내 의료기기 시장이 5조에서 50조 시장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국내 토종업체들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글로벌 외투기업들의 원포인트 레슨을 통해 기술력과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전했다. 국내 제조사는 아직 세계시장에서 납득할 만한 제조·재무·유통 관리시스템 수준이 미약한 편이라, 글로벌 기업과의 협업 기회를 가지면서 기술력과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선순환적인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돕겠다는 것.

물론 이는 외투기업 입장에서 보면 반갑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황 회장은 “외투기업들이 한국 의료기기산업 발전을 위해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기업 브랜드 가치는 몇 배 이상 올라갈 것”이라며 “아직 반응은 반반이지만 앞으로 계속 설득해 나갈 것”이라고 강한 의지를 보였다.

이 밖에도 협회를 중심으로 제조사, 수입사, 외투사 모두의 산업 발전에 있어 불필요하고, 불평등한, 불합리한 주제가 있다면 결집된 목소리, 힘으로 해결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국제적 ‘상호인증’ 등 수출 활성화에 박차

이 밖에도 황 회장은 국제 교류 활성화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해외 전시회에 참가하는 업체의 부담을 덜기 위해 국고지원사업의 수행기관으로 참여해 업체들을 지원하고 있는 것. 금년 3월 ‘터키 이스탄불 의료기기 전시회’를 시작으로 12월에는 ‘러시아 모스크바 의료기기 전시회’, 내년 4월 ‘터키 이스탄불 의료기기 전시회’와 ‘일본 베어리어 프리’ 전시회를 KOTRA와 함께 공동 수행기관으로 참여해 업체를 지원할 계획이다.

특히 의료기기 업체들이 해외 진출에 있어 힘들어 하는 것이 각 나라별 인허가 문제이다.

“업체들에게 중요한 것은 인허가의 기간과 경비를 줄이는 것”이라며 “협회 차원에서는 전시회 때마다 해당국 인허가 담당자와 접촉하는 것은 물론이고, 외국에 나가는 회원사들을 특사로 활용해 방문나라에서의 시장진입 물꼬를 터놓도록 독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최근 유럽에서 CE 인증이 강화됨에 따라, 유럽 인허가 지원 컨설팅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경험이 부족한 국내 제조사가 스스로 인증받기가 어려우므로 전문 상담사를 명예 상담사로 위촉해 업체 의뢰시 스스로 인증을 받을 수 있도록 가이드를 해주고 있다.

특히 해외 진출에 있어서 좋은 기회가 생기기도 했다. 지난해 식약처가 아시아의료기기조화기구(AHWP) 의장국으로 선출되면서 한국의 위상이 크게 신장되는 계기가 된 것. 이에 대해 황 회장은 “수출시 애로사항 해결 등 의제 발굴을 위한 민관 국제협력팀으로서 파트너로 적극 참여할 것”이라며 또한 “식약처와 함께 아시아의료기기조화기구, 국제의료기기규제당국자포럼(IMDRF) 등 국제회의와 각 워킹그룹에 회원사 참여를 적극 독려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2020년 의료기기 강국’ 위해 작지만 강한 기업 도와야

“현재 의료기기 외투법인과 국내제조사는 국내 약 5천여 개인데 협회에 가입한 업체는 850개 밖에 안 됩니다. 전체 업체 중 20인 이하의 영세한 업체가 약 84%를 차지하고 있는 현실이죠. 이들이 협회에 참여해 각자의 경쟁력을 높이고 정책마련에도 힘을 실어주기를 고대합니다.”

황 회장은 세계 유수의 안과 의료 장비를 도입하고 서비스 해 온 에이치케이티(주)의 대표로 30여 년 동안 의료기기 업체를 운영해 왔다. 특히 절반이 넘는 임직원이 엔지니어로써 완벽한 유지와 보수 시스템을 갖춰 건실한 발전을 이뤄냈다.

이렇듯 국내 의료기기 업계의 현실을 잘 아는 만큼 영세한 의료기기 업체들을 도와 상생프로젝트 등을 통해 상생할 수 있는 길에 열정을 쏟고 있는 것. 또 정책 마련에도 힘을 합쳐 의료기기 산업이 건강한 산업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협회 문을 활짝 열어놓고 있다. 이를 위해 협회 내 법규, 보험 등 9개 위원회에 모든 회원사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운영하고 있다고.

황 회장은 이같이 영세한 기업을 위해 범정부 차원의 지원정책도 주문했다. “의료기기의 낮은 보험수가는 기업 생존에 크게 영향을 준다”며 “불균형적인 제조 품목을 탈피하고 기술력 확보를 위해서는 작지만 강한 기업이 출현할 수 있는 토양을 만들어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런 면에서 ‘신의료기술평가에 관한 규칙 개정안’은 국내 제조사에게는 개선이 아닌 개악인 수준이라고 비판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임상시험을 거쳐 식약처 허가를 받은 의료기기가 곧바로 시장에 출시되는 것이 아니라, 기존기술과의 ‘비교임상 문헌’을 첨부해야 하고, 또 대상 질환 또는 적응증을 포함한 사용목적이 특정되는 두 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해야만 신의료기술평가를 최대 1년 유예를 받을 수 있기 때문.

이에 협회는 지난 6일 복지부에 개정안 검토의견서를 제출한 상태다. 의견서에서는 임상문헌이 검토된 경우 신의료기술평가 절차 대상에서 제외해 신의료기기의 조기시장 진입을 허용할 것과 신의료기술평가 대상의 기존 기술여부의 회신 기간을 명확히 하고 불필요하거나 중복된 평가 요건은 면제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황 회장은 “여러 어려움 속에서도 의료기기 산업을 신성장동력산업이라고 치켜세울 만큼 각광받는 이유는 근 10여년 전 장기적인 정부 투자가 선행됐기 때문”이라며 “정부의 목표인 ‘2020년 7대 의료기기 강국’ 진입을 위해서는 좀 더 세심한 정책과 투자 계획이 이뤄져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전체 의료기기 산업의 발전을 위해 안으로는 외투기업과 국내 제조사간의 오랜 간극을 좁혀나가는 한편, 밖으로는 해외시장 진출의 길을 넓히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는 노력이 의료기기 강국이라는 목표를 현실로 이끄는 기폭제가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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