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법인화 5주년을 맞는 국립중앙의료원의 3대 원장으로 안명옥 전 국회의원이 취임했다.

그동안 서울의대 출신, 남성 원장 중심이었던 인사와는 다르게 연세의대 및 국회의원 출신의 첫 여성원장이라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원지동 이전의 본격적인 진행까지 맡게 돼 더욱 책임이 무거울 수밖에 없는 안 원장은, 아시아 최고로 시작한 병원인 만큼 질과 내용에서 위상에 걸맞은 공공의료체계의 중심 역할과 위상을 확립하겠다는 각오다.

 

‘공적인 자신감, 소통으로 이루겠다’

“무엇보다 대한민국 공공보건의료 체계를 세우고 현대화 하는 시기에 역할을 맡게 돼서 가슴이 떨립니다. 그동안 제 모든 이력들이 이 자리를 위해서 준비한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듭니다. 저에서 끝나지 않고 후계구도까지 잘 만들어 100년을 바라보는 시스템을 만들고 싶습니다.”

안 원장은 의사이면서도 다양한 이력을 갖고 있다. 연세대 의과대학 출신으로 CHA의과학대 보건복지대학원 교수로 재직했으며, 지난 17대 한나라당 비례대표 의원, 한국여성인권진흥원 이사장을 지내는 등 다양한 방면에서 활동해 왔다.

특히 이번 원장 후보 14명 중 유일한 여성이었지만, 다른 어떤 이유보다 그동안 노력한 실력과 열정으로 임명됐음을 자신 있게 말한다.

“이젠 여성적인 가치가 더 빛을 발할 수 있는 시대라 생각 한다”며 “조금 전에도 노조와 협약식이 있었는데 많은 의견을 나누고 소통함으로써 큰 소리 없이 협상이 잘 이뤄졌다”면서 “배려와 공감에 대한 마음이 바탕 된 여성적 가치를 믿는다”고 덧붙였다.

취임시에도 ‘공적인 자신감과 소통, 협동, 협업과 창의성’을 강조한 안 원장은, 국립중앙의료원의 핵심 가치인 ‘공적인’ 부분을 추구하기 위해 방법론적으로 ‘소통’을 제시하며, 여성의 가치를 보여주겠다고 자신한다.

 

국가 공공보건 중심 역할 위한 운영기틀 재정비 등 추진

안 원장은 대한민국 보건의료안전망 마련을 위해 구체적 목표로 크게 다섯 가지를 제시했다.

첫째, 국가 공공보건의료를 담당하는 대표 기관으로서 설립목적에 충실한 운영의 기틀을 새 패러다임으로 재정비하겠다는 것.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의료기관과는 다른 ‘공적 책무성’의 자세로 우리 사회의 힘들고 어려운 이들을 위한 의료서비스에 충실하겠다”며, 또한 “재난과 응급상황, 신종 전염병 대응, 중앙외상센터 운영 등과 같은 차별화되는 의료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쳐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통일을 준비하는 차원에서 탈북자 건강관리와 남북의료 협력도 선제적으로 준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둘째, 국립중앙의료원의 이름이 말해주듯, 대한민국의 국격(國格)에 걸맞은 국가를 대표하는 의료기관으로서의 위상과 역할을 확립하겠다고 것이다. 무엇보다 국민건강권을 최일선에서 지키며 국민 누구나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즉, 국민의 건강을 선도하기 위해 미국의 ‘Surgeon General office’ 역할을 하겠다고 자처했다.

 

셋째, 세계 속의 한국의 위상과 책무에 걸맞은 의료활동 지원도 주도적으로 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최근 에볼라 사태에 의료진을 파견한 것처럼 국경 없는 의료재난에 신속하고 체계적으로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네 번째, 우수 의료진 영입 및 교육을 통해 질 높은 의료서비스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대해 여러 가지 복안을 가지고 있다는 안 원장. “현재 매우 훌륭한 서울대 의료진들이 많이 계시지만, 국립중앙의료원은 전국 모든 의사들이 사랑하고 기회가 열려있는 곳이 돼야 한다”며 “각 병원마다 트레이닝이 다르므로 그러한 장점을 녹이는 기회와 장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한 두 명 정도 외부 의료진을 컨택한 상태라고도 덧붙였다.

국립중앙의료원 설립 및 운영에 관한 법률에 의하면 모든 곳에서 인력 파견이 가능하므로, 이를 적극 활용하겠다는 것. 특히 많은 트레이닝의 기회가 있으므로 꼭 환자를 보지 않아도 함께 의술을 나누는 기회, 교육을 통해 파견하는 형식을 비롯해 해외에 있는 한국계 의사들까지 봉사 및 의술 교류를 할 수 있는 장을 만들겠다는 포부다.

단, 이에 전제 한 가지를 덧붙이는 안 원장. “이 모든 계획도 NMC 가족들의 공감이 먼저”라며 “아무리 훌륭한 선생님도 반대하면 모시지 않을 것이며, 숙의를 거친 후 모셔올 것”이라고 분명히 했다.

마지막 목표는 국립중앙의료원의 중요 현안인 현대화 사업이다. 오랜 시간 지지부진했던 원지동 이전 사업이 지난해 말 서울시와 MOU가 체결됨으로써 올해부터 본격적인 이전 절차가 진행될 예정이다.

“올해부터 이전 작업을 위해 공개용역, 설계도 작성, 지질 조사 등 사전에 해야 할 일들이 많다”며 “원지동 이전 사업을 비롯해 대한민국 공공보건의료 체계 중심의료기관 역할을 하기 위한 현대화 사업 추진을 위해 부임 이후부터 계속 의견 취합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대한민국 공공의료체계 중심 위한 구체적 계획 마련중

국립중앙의료원은 법인화 이후 1, 2대 원장이 노조 반대 및 불미스러운 일로 하차한 것에 대해 침체돼 있는 내부 분위기를 살리는 것도 안 원장의 숙제중 하나이다.

이에 대해 “제가 늘 당부하는 것은 가족 공동체라는 것”이라며 “임직원 1200명 모두가 제가 하는 일에 대해 찬성을 하진 않겠지만, 다른 의견들도 경청하며 같은 목표를 갖고 가는 신나는 일터가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안 원장은 이를 위한 소통 방법을 포함한 내외부 운영, 인사, 사업 계획 등을 다각도로 모색해서 취임 100일이 되는 3월 말 구체적인 세부 계획을 제시하겠다고 약속했다.

공공의료의 중심인 국립·시립 병원, 보건소 등을 선도하며 대한민국 공공의료체계가 물 흐르듯이 흘러가게 하는 중심 역할을 해 나가겠다는 안 원장. 이와 함께 내부의 소통과 화합으로 국민 건강 전체를 책임지는 공동체로 이끌어 가고 싶다는 당찬 포부가, 국민과 한 걸음 떨어져 있던 NMC가 국민 곁으로 가까이 다가오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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