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 치료에 있어 저용량 복합제가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잡고 있다. 환자들이 치료 초기 단계에서 겪는 복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저함량 SPC(단일제형 복합제)를 선호하는 흐름이 강화되면서 국내 제약사들도 관련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는 상황. 이러한 가운데 종근당이 텔미사르탄과 S-암로디핀을 절반 용량으로 조합한 신규 제품 ‘텔미누보 20/1.25mg’을 출시하며 초기 고혈압 시장 공략에 나섰다.
■ 저용량 복합제가 주도하는 초기 치료 전략
종근당은 21일 서울 조선팰리스에서 텔미누보 20/1.25mg 출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번 신제품이 “고혈압 치료 패러다임 변화의 신호탄”이라고 소개했다. 텔미누보는 기존 텔미사르탄 제제의 인습성 문제를 보완하고, 부작용 발생률이 낮은 S-암로디핀을 적용한 개량 신약으로 평가된다. 약 4만여 명 규모의 국내 리얼월드 데이터(RWD)에서 안전성과 유효성을 확보한 유일한 텔미사르탄·S-암로디핀 복합제라는 점도 강조됐다.
좌장을 맡은 신진호 한양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국내 고혈압 조절률이 높아진 것처럼 보이지만, 국제 가이드라인에서 권고하는 130/80mmHg 미만 목표와는 여전히 격차가 있다”며 “단일요법만으로는 이 간극을 줄이기 어렵고, 저용량 복합제가 현실적인 대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복약 순응도 개선 위한 ‘싱글필’ 전략 부각
국내외 연구는 약물 개수가 늘어날수록 복약 순응도가 떨어진다는 점을 반복적으로 입증해 왔다.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김대희 교수는 “3~5제 병용 시 순응도가 76%까지 감소한다”며 “약제 수를 줄이는 싱글필(single-pill combination) 전략이 초기 치료 성패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또한 SPRINT, BP-LOAD 등 대규모 연구에서 130/80mmHg 미만 집중 조절 시 심혈관 사건과 사망률을 의미 있게 감소시킨 결과가 확인된 점을 언급하며, “2024 ESC 가이드라인이 단일요법을 제한하고 초기부터 저용량 2제 복합요법을 권고한 것도 이러한 근거에 기반한다”고 밝혔다. 텔미사르탄의 24시간 지속 효과와 S-암로디핀의 빠른 작용 속도는 초기 혈압 강하에 유리한 조합이라는 평가도 덧붙였다.
■ 6개 용량 라인업 구축… “초기부터 고위험군까지 대응”
텔미누보는 최근 도입된 20/2.5mg과 20/1.25mg을 포함해 총 6개 용량을 확보하며 세밀한 단계별 용량 조절이 가능해졌다. 이는 초기 환자의 급격한 혈압 하강 위험을 낮추고 고위험군에게는 점진적 증량을 통한 안정적인 조절을 돕는다는 설명이다.
임상시험에서도 텔미누보 20/1.25mg은 암로디핀 5mg 대비 비열등성을 확인했으며, 단일제 대비 우월한 혈압 강하 효과를 보였다. 특히 칼슘채널차단제(CCB)의 대표적 부작용인 말초부종이 한 건도 보고되지 않아 안전성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결과가 제시됐다.
종근당은 내년 클로르탈리돈을 더한 3제 복합제 ‘텔미누보 플러스’를 출시해 ARB 기반 포트폴리오를 완성하고, 이상지질혈증 동반 환자군을 위한 텔미로젯·누보로젯 등과 함께 복합질환 영역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회사는 “텔미누보 20/1.25mg을 통해 초기 고혈압 치료 시장에서 저용량 복합제의 표준을 정립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