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진료 표준화’ 위한 암진료가이드라인 사업 성과는?

암진료가이드라인사업단 성과보고회 개최…5년간의 성과 및 제2기 사업 방향 발표

2025-11-25     문선희 기자
대한암학회 라선영 이사장

암진료 표준화를 위한 암진료가이드라인 제1기 사업 성과를 발표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국립암센터 암진료가이드라인사업단은  25일 서울 중구 플라자 한국 프레스센터점에서 ‘국가암진료가이드라인사업단 제1기 사업 성과보고회’를 개최했다.

이번 성과보고회에서는 2021년 출범 이후 5년간 추진된 제1기 사업의 주요 성과를 공유하고, 다가오는 제2기 사업 계획을 소개했다.

이날 행사에는 국립암센터, 국가암진료가이드라인사업단,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대한암학회, 대한의학회를 비롯해 상급종합병원의 암병원 관계자와 15개 전문학회 대표, 방법론 전문가, 기자단 등 약 60여 명이 참석했다.

행사는 국립암센터 양한광 원장의 인사말,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강중구 원장, 대한암학회 라선영 이사장, 국립암센터 서홍관 전임 원장의 축사로 시작했다.

먼저 사업단의 곽호신 사무국장은 제1기 사업 개요와 활용방안, 그리고 제2기 사업 계획을 발표하며 향후 국가 암진료 표준화를 위한 발전 방향을 제시했다.

암진료가이드라인사업단 곽호신 사무국장

국립암센터가 주관하는 이번 사업은 암 진료의 표준화를 통해 지역·기관 간 진료 격차를 줄이고, 근거 중심의 암 진료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진행돼 왔다.

1기 사업은 2021년 9월부터 2025년 12월까지 5년간 진행 중이며, 암종별 전문학회가 참여하는 대규모 네트워크를 통해 표준화된 진료 권고안을 개발해 왔다. 사업단은 다학제로 구성된 암종별 전문위원회와 자문위원회를 조직하고, 대한의학회의 임상진료지침 기준에 적합한 형태로 각 암종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개정했다. 총 15개 학회가 참여해 18개 암종에 대해 약 171개의 핵심질문(KQ)에 기반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했으며, 개발된 자료는 국가 암진료가이드라인 전용 홈페이지(ko-amguide.com)를 통해 공개됐다.

가이드라인 개발 과정에서는 방법론 교육, 리뷰 회의, 1·2차 검독 등 체계적인 절차가 적용됐다. 사업단은 방법론의 일관성을 위해 워크숍과 온라인 교육을 병행하며 개발자 역량을 강화했고, 외부 전문가의 검독을 통해 가이드라인의 객관성과 완성도를 높였다. 또한 사무국은 결과물의 포맷과 필수요소를 통일해 사용자 친화적인 구조를 마련했다.

1기 사업의 핵심 성과로는 활용도 모니터링과 제정과정 설문조사가 제시됐다. 위암과 갑상선암 가이드라인을 중심으로 진행된 활용도 조사는 응답자 100명 이상을 대상으로 실시됐으며, 전반적인 신뢰도와 활용도가 높게 나타났다. 특히 일부 권고안에서는 실제 임상 의사결정 변화가 20% 내외로 나타났고, 권고문을 따른 진료 일치율도 평균 20~30%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고령·취약 환자와 재발·전이성 질환 등 새로운 영역에 대한 구체적 가이드 강화, living guideline 형태의 신속 업데이트, 정책 연계성 강화 등의 과제가 함께 제기됐다.

한편 2026년부터 추진되는 2기 사업은 가이드라인 개발 암종의 대폭 확대와 기존 가이드라인의 지속적 유지·보수, 실용적 흐름도(flow chart) 방식 개발, 순응도·지지도 모니터링 강화, 환자용 인포그래픽 제작 등으로 구체화됐다. 모든 암종을 포괄하는 진료 권고안을 개발하고, 미참여 학회의 참여를 유도하며, 사용자가 실제 임상에서 쉽게 이해하고 적용할 수 있는 구조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특히 환자용 가이드라인 개발을 통해 암 환자와 일반인 대상의 정보 접근성을 높이고, 유관 학회 및 전문가 의견을 반영해 실효성과 준수율을 강화할 계획이다.

사업단은 표준화된 암 진단·병기 기준과 병기별 최적 치료법을 제시하는 체계를 확립해 진료의 일관성을 높이고, 지역·계층 간 격차를 극복할 수 있는 국가 기반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정기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현장의 문제점을 분석하고, 근거 기반의 지속적인 개정을 통해 암 치료의 최적화를 도모할 예정이다. 사업단은 “국가 차원의 표준 암진료지침 구축은 모든 국민이 동일한 수준의 최적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만드는 핵심 기반”이라며 지속적인 사업 추진 의지를 밝혔다.

이어 대한의학회 용환석 정책이사는 ‘근거기반 가이드라인의 개발’에 대해 대한의학회의 관점에서 발표하며 국내 가이드라인 개발 체계의 중요성과 향후 발전 과제를 강조하였다.

용환석 교수는 발표에서 “임상진료지침이 의료의 질 향상과 의사결정 지원의 핵심 도구”라며, “체계적 근거 기반 개발과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임상진료지침은 의사와 환자가 특정 진료 상황에서 최선의 치료법을 선택하도록 돕는 과학적 권고안으로, 진료의 일관성과 의료서비스 질 향상을 위한 중요한 기제다.

대한의학회는 2012년 이후 지침 평가제도를 단계적으로 정착시켰다. 2016년 ‘임상진료지침 평가에 관한 시행규칙’ 제정으로 공식화된 평가체계는 AGREE II 도구와 자체 평가기준을 함께 적용해 개발의 엄격성, 표현의 명확성, 적용성, 이해관계 독립성 등 여섯 개 영역을 다각도로 검토한다. 대한의학회는 평가의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전문성 기준을 명확히 하고 평가위원 보수교육과 자격 유지 체계도 운영하고 있다.

학회는 양질의 임상진료지침 개발을 뒷받침하기 위해 개발자를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있다. 임상진료지침 개발·평가 워크숍, 진단검사 분야 지침 교육, 평가위원 양성교육 및 토론형 보수교육, GRADE 방법론 국제 워크숍 등을 통해 개발자가 투명한 절차를 갖춘 지침을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한다. 또한 한국 GRADE 네트워크 및 NECA GRADE 센터와 협력하여 근거수준 평가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용환석 교수는 “근거기반 개발과 공정한 평가를 통해 신뢰받는 지침을 마련하는 것이 의료현장의 질적 향상으로 이어진다”며 “대한의학회는 앞으로도 교육·평가·보급 체계를 더욱 고도화해 임상진료지침의 수준을 높여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