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10년 사이 새로운 약제들과 치료법이 등장하면서 담도암 치료가 탄력을 받고 있다. 기존 약물들을 활용한 치료법과 함께 한국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국내 연구진들의 의미있는 연구 결과들이 속속 발표되고 있기 떄문.

다만 아직까지 이러한 치료법들이 표준화 되지는 않고 있다. 더욱이 각 국가별 표준치료법들도 서로 상이한 상황에서 다양한 임상 결과들이 등장하다 보니 치료 방법은 더욱 달라질 수 밖에 없을 터.

그렇다면 현 시점에서 담도암 병기별 가장 적합한 치료법은 무엇일까.

본지는 담도암 치료에 대한 연구와 학술활동을 활발하게 진행 중인 종양내과 전문의 3인과 함께 '병기별 담도암 치료 전략과 전망'이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나눠봤다.

< 참석자 >

분당차병원 종양내과 전홍재 교수(이하 전)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유창훈 교수(이하 유)
연세암병원 종양내과 이충근 교수(이하 이)
의료정보 김태완 기자(이하 김)

김: 최근 사이 담도암에 대한 다양한 치료 전략들이 발표되면서 치료 성적도 점차 향상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각 국가별로도 명확한 표준치료가 없는 만큼 국내의 병원이나 의료진들도 선호하는 치료 전략에는 차이가 있는 것 같다. 이에 진료 현장에서 담도암 환자들을 치료하고 있는 교수님들이 생각하는 최선의 치료 전략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보겠다.

① 절제 가능성 및 국소 진행성 담도암
② 전이성 담도암
③ 향후 담도암 치료 패러다임은?

좌측부터 분당차병원 종양내과 전홍재 교수,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유창훈 교수, 연세암병원 종양내과 이충근 교수
좌측부터 분당차병원 종양내과 전홍재 교수,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유창훈 교수, 연세암병원 종양내과 이충근 교수

김: 전이성 담도암의 1차 치료에는 주로 어떠한 약물 치료를 선호하는가. 원발부위에 따라 치료제 선택이 달라지는지도 궁금하다.

유: 경제적인 상황을 제외한다면 면역항암제 3제요법을 선호한다. SWOG 그룹에서 시행한 3상 연구 결과가 실패로 발표된 만큼, 전이성 담도암에서 아브락산 치료는 중단하는 편이다. 젬시타빈+시스플라틴+아브락산 3제요법이 전이성 담도암에서 실패한 이유에 대한 이야기가 많다. 우선 처음에 예상했던 것처럼 40%에 육박하는 반응률이 나오지 않았고, 반응률이 10% 가량 높은 점은 사실이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젬시타빈+시스플라틴+아브락산 3제요법이 독성 등으로 인한 문제들로 치료를 지속하기 어려운 경우들이 있어 생존기간 연장 효과가 떨어졌던 것이라고 판단된다. 3상 연구에서 실패했다는 것은 그 효과가 일부 환자에 제한적으로 적용된다는 것으로, 이를 일반적으로 적용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다만 후향적 연구나 의료진들 체감상 국소 진행성 담도암에서 젬시타빈+시스플라틴+아브락산 3제요법이 좋은 효과를 보인다는 느낌을 충분히 주었고, 이번 3상 연구의 하위 분석에서도 비슷한 결과를 보여주었다. 다만 이 국소 진행성 담도암에서도, 현재 더발루맙 3제요법 임상이 성공한 상황에서 아브락산을 포함한 3제요법을 경제적인 부분을 제외하고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것이 환자에게 최선이라고 이야기하기에는 쉽지 않다. 결론적으로 국소 진행성 담도암 환자들에게는 경제적인 부분까지 모두 고려하여 아브락산 3제요법을 권유하기도 하는데, 전이성 담도암은 오래 생존하는 것이 치료 목표이기 때문에 우리 기관에서는 면역항암제 3제요법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고 있다. 그 외의 경우에는 젬시타빈+시스플라틴 2제요법으로 치료를 하고 있다. 다만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면역항암제 3제요법은 경제적인 부담이 상당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모든 환자들에게 적용하기 어려운 상황이어서 의료진으로서 치료비용을 언급할 때 어려운 부분이 많다.  

이: 환자가 경제적인 여유가 된다면 면역항암제 3제요법을 권하고 있다. 또 하위 분석에서 유의미하게 나온 국소 진행성 환자나 담낭암 환자에서는 아브락산 3제요법도 같이 권하는 경우도 있다. 그 외에는 표적을 찾아서 1차 치료부터 표적치료를 사용하려는 노력이 있을 수 있다. 대표적인 것이 HER2인데, 특히 담낭암 환자는 HER2 발현율이 높은 만큼 초기부터 HER2 면역 염색을 실시, 양성인 환자들은 임상 연구에 참여하게 하여 HER2 약제를 추가해 치료하려고 한다. 

전: 저도 비슷한 의견이다. 젬시티만+시스플라틴+면역항암제 병용요법이 표준치료이기 때문에 경제적 여력이 있다면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치료법이라 생각한다. 특히 면역항암치료에 반응이 좋을 것으로 판단되는 바이오마커를 가지고 있는 환자들에게는 좀 더 강력하게 면역항암제 3제요법을 권유하고 있다. 

이: 저도 PD-L1 발현율이 높거나 MSI-H가 있는 환자에게는 면역항암제 3제요법으로 치료를 하려고 한다. 특히 고령이거나 체력적인 부분이 걱정되는 환자들 중에는 면역항암제를 쓰면서 세포독성 항암제로는 젬시타빈 단독만으로 효과를 본 경험도 있었다. 담도암 환자들은 평균 연령이 70대가 넘기 때문에 면역항암제가 아브락산에 비해 독성이 심하지 않다는 점이 장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전: 담도암은 고령의 환자들이 많아서 치료제를 일괄적으로 적용하기가 어렵다. 앞서 유창훈 선생님이 중요한 이야기를 했다. 수술을 통한 완치를 고려해 볼 수 있는 담도암의 경우와 완치를 기대하기 힘든 전이성 담도암은 치료 전략이 완전히 다르다. 전이성 담도암 환자들의 경우 삶의질을 유지하면서 생존기간을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 물론 이러한 의료진의 의견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강력한 치료를 요청하는 환자들도 있다. 이러한 분들은 치료 근거를 설명드리고 치료 방향에 대해 잘 설명드리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 실제 환자들 중에는 젬시타빈+시스플라틴+아브락산 3제요법을 원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먼저 아브락산 3제요법으로 치료해 달라고 요구하는 환자들도 있다.

유: 우리 병원에서 아브락산과 비슷한 국내 개량 신약을 이용한 3제요법과 젬시타빈+시스플라틴 2제요법간에 비교 임상을 진행하였고, 현재 연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무작위 배정 임상인데, 2상 연구 이후 환자들에게 3제요법군이 효과가 좋다는 소문이 많이 돌았다. 이에 환자들은 임상에 참여하는 대신 아브락산을 사용하는 3제요법을 비급여로 사용하고 싶다는 경우가 많아 환자 등록이 제대로 안됐다. 결국 환자 등록을 계획한 대로 마치지 못하고 임상 연구가 중단이 됐는데, 중단하고 나니 미국의 3상 연구에서 효과가 크지 않다는 결과가 나와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아무래도 서양의 담도암 환자와 국내 담도암 환자의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는 긍정적인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해당 연구 결과가 발표된다면 한국 환자에게 파클리탁셀을 포함한 3제요법이 도움을 줄 수 있는지에 대한 보다 명확한 답이 나오게 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전: 제약회사에서 임상 연구 등을 진행하면 우리나라에서도 다양한 시도를 해볼 수 있겠지만, 아브락산의 경우 특허가 만료되면서 제약회사가 더 이상 임상 연구를 진행하지 않으려고 하고 있다. 제네릭이라도 있다면 연구자들이 임상을 진행해 볼 수 있을 텐데 아브락산은 특성상 제네릭을 만들기도 쉽지 않아 특허가 만료된 현재까지도 제네릭 제품이 없다. 미국에서 진행한 아브락산 3제요법 연구에서는 연구에 참여한 아시아인이 5%에 불과했기 때문에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담도암 환자에서의 치료 효과를 정확히 이야기하기 힘든 부분도 있다. 또 담낭암 환자가 16%, 간외담도암이 16%로 담도암에서 중요한 포션의 환자들이 적게 등록됐다. 간내담도암에서 아브락산 3제요법의 효과가 부족하다는 점은 알 수 있었지만, 나머지 종류의 담도암에서의 치료 데이터를 더 확인해 보고 싶은 욕심은 있다. 

유: 담도암은 대부분의 임상 연구에 참여한 환자의 절반이 간내담도암 환자들이다. 한국에서 시행한 임상 연구도 마찬가지다. 담낭암은 조기진단이 어려워 진단 후 항암치료를 받기 어려운 전신상태를 가지는 경우가 있다. 간외담도암은 황달로 인해 임상 참여 기준에 맞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간외담도암 환자들만 포함해서 추가로 임상 연구를 진행하기에는 여러모로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생각된다. 면역항암제 기반 3제요법이 표준치료가 되기도 했고, 조만간 가격적인 측면에서도 환자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정도로 낮아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김: 최근 젬시타빈+시스플라틴+임핀지 3제요법이 임상에서 성공했다. 다만 임핀지의 경우 의료진들의 평가가 갈리고 있는 상황이다. 젬시스 대비 유효성을 입증했고 장기적으로 본다면 환자 생존율을 향상에도 효과가 있다는 의견이 있는 반면, 생존기간 측면에서 1개월 정도의 개선 효과만 보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비용효과성 측면에서 젬시타빈+시스플라틴 보다 긍정적이라고 평가하기는 어렵다는 의견도 존재하는 것 같다. 

전: 결국 경제적인 부분에서 의견이 갈리게 될 것 같다. 최근 NCCN 가이드라인에서도 젬시타빈+시스플라틴+임핀지 3제요법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라는 내용으로 업데이트가 된 만큼 현시점에서 임핀지 임상 결과에 대해 이의제기를 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물론 환자들에게 임핀지 3제요법을 보편적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급여가 적용되어야 하는데, 급여를 위해서는 경제성평가를 진행해야 한다. 경제성평가를 할 때에는 평균적인 수치를 가지고 비교할 수 밖에 없다. 결국 임핀지의 치료 효과와 약가간의 효용성에 대해서는 심도 깊은 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 임핀지를 추가하는 TOPAZ-1 임상시험에서 생존기간 중앙값이 1.3개월 연장됐지만, 1년, 2년의 생존기간을 봤을 때에는 대조군과의 차이가 점점 더 커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생존기간 1.3개월 증가라는 부분은 평균적인 수치일 뿐, 수개월의 생존기간 연장 효과를 보는 환자들도 존재한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치료 효과가 더 좋았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을 수 있지만 치료 효과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TOPAZ-1 임상시험은 담도암에서 ABC-02 연구 이후 최초로 성공한 3상 연구인 만큼, 환자 치료에 있어서 문제가 될 소지는 없다고 본다. 앞으로 급여라는 장벽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유: 우리나라에서는 사전신청요법을 통해 면역항암제를 2차 치료로 많이 쓰고 있다. 담도암에서 면역항암제를 많이 쓰는 국가는 우리나라 밖에 없었다. 면역항암제를 단독으로 썻을 때의 효과는 5~10%정도의 반응률이 나오고, 의료진들도 실질적으로 그 정도 수준의 반응률을 기대하면서 면역항암제 치료를 시작한다. 면역항암제 단독 치료에서 생존기간 중앙값은 1개월 정도다. 임핀지 연구 결과는 면역항암제에 젬시타빈+시스플라틴을 추가했을 때 예상할 수 있는 범위의 데이터였다. 또 면역항암제는 소화기암에서 초기부터 생존기간 격차가 벌어지지 않는다. 위암이나 다른 암종에서도 대부분 장기생존에서의 효과가 두드러진다. 면역항암제의 목적은 초기에 약물 반응을 빨리 얻기 위해 치료하는 것은 아니라, 장기생존을 기대하는 것이다. 물론 젬시타빈+시스플라틴과 면역항암제가 시너지 효과를 보이면서 투약 초기부터 좋은 결과가 나타났다면 더할 나위 없었겠지만, 그러지 못했다는 점은 아쉽다. 생존기간 1.3개월 증가는 중앙값일 뿐, 치료가 진행될수록 생존기간 차이를 보였다는 점은 면역항암제가 임상적으로 치료에 도움을 주는 약물이라는 의미다. 문제는 임핀지의 약가다. 단독요법으로 사용해 온 옵디보나 키트루다와 같은 타 면역항암제 대비 2~3배 가량 비싼 치료제라서 임상의로서 고민이 될 수 밖에 없다. 약가가 비싸다고 해서 임핀지 임상 연구 데이터에 대한 임상적 의미를 폄하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이 연구는 담도암에서 치료 효과를 입증한 연구고, 국내 환자들도 많이 포함된 임상인 만큼 국내 환자들에게 이 약제를 적용해도 비슷한 치료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비용효과성은 상대적인 부분이다. 

이: 임핀지 임상에서 1개월의 생존기간 중앙값에 집착할 것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생존기간 차이가 벌어진다는 점에 대해 긍정적으로 해석해야 한다. 2년 시점에서 환자들의 생존율 격차가 2배 가량 향상됐다. 또 독성이 적고 국내 환자들이 많이 포함된 연구라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된다. 쉽지 않겠지만 저는 임핀지 3제요법에 대해 보험 급여가 하루 빨리 적용되기를 기대한다. 


김- 담도암 2차 치료에 대해서도 여쭤보겠다. 우선 2차 치료 약제로 선호하는 약물이 무엇인가. 

유: 2차 치료를 시작할 시기가 되면 환자들의 유전자 데이터가 나온다. 현재 담도암에서는 NGS검사를 대부분 진행하고 있어서 어떠한 유전자 변이가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유전자 변이에 따라 사용할 수 있는 표적치료제 임상 연구가 있다면 이를 통해 치료하려고 한다. FGFR이나 IDH-1은 국내에서는 아직 허가 받은 약물이 거의 없지만 미국이나 유럽에서 허가된 치료제들이 있고, 진행 중인 임상 연구도 있어서 이를 활용하고 있다. MSI-H처럼 면역항암제 치료 효과가 좋을 것으로 예상되는 환자들은 사전신청요법을 통해 면역항암제 치료를 하고 있다. 환자 중에서는 전신 상태가 좋지 않은 경우도 있는데, 이런 환자 중 1차 치료에서 면역항암제 치료를 받지 않은 경우라면 면역항암제를 우선 권유한다. 간혹 이런 환자들에서 면역항암제 치료 반응이 아주 좋은 경우가 있어서 환자가 치료 의지가 있다면 면역항암제를 적용하고 있다. 1차 치료 실패한 이후에도 환자의 전신 상태가 나쁘지 않고 세포독성항암제를 추가로 써보면 좋겠다고 판단되면 오니바이드와 폴폭스를 고려할 수 있다. 폴폭스는 글로벌 2차 표준치료제이지만 문제는 서양, 특히 폴폭스 요법의 연구였던 ABC-06 연구가 진행된 영구에서는 1차 치료에서 시스플라틴을 한국이나 미국처럼 장기간 쓰는 경우가 많지 않다는 점이다. 따라서 2차 치료에서 시스플라틴과 비슷한 옥살리플라틴을 포함한 폴폭스 치료를 시도할 경우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생각을 한다. 이에 저는 주로 오니바이드를 환자들에게 권하고 있다. 물론 오니바이드가 독성 측면에서 쉽지 않은 약물이라 비교적 전신 상태가 좋은 환자들에게 권하고 있다. 약제를 시작하기 전에 오니바이드는 14% 정도의 반응률을 보이는 약물이라는 점을 환자들에게 강조한다. 5-fu 단독요법이나 폴폭스 보다는 오니바이드가 효과적일 것이라 생각하지만, 그렇다고 30~40%대의 반응률을 보이는 것도 아니고 독성 관리도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은 체크해야 할 부분이다. 환자의 전신 상태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오니바이드나 폴폭스로 치료를 할 경우 환자의 상태가 악화되는 경우들이 있다. 2차 치료제를 고를 때에는 유전자 돌연변이 여부와 환자의 전신 상태에 따른 기대효과를 환자와 함께 설정해서 항암제 선택하는 편이다. 다만 표적치료제 임상에 해당되는 유전자 변이를 보유한 환자들은 전체의 10% 정도에 불과하기 때문에 모든 환자들이 임상 연구를 통해 치료를 받을 수는 없어서, 현실적인 선택을 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유창훈 교수
유창훈 교수

이: 현재 우리나라에서 쓰이고 있는 담도암 2차 치료제들은 모두 비급여라고 생각해야 한다. 이는 그만큼 충분한 근거를 보유한 치료제가 없는 상황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폴폭스(FOLFOX, 5-FU+Oxaliplatin)는 3상 연구를 진행했지만 반응률이 5%에 불과하고 효과도 크지 않아 모든 환자에게 최우선적인 표준 2차치료로 권하기 힘든 약제라 생각한다. 때문에 저는 방사선치료를 활용하면서 최대한 1차 치료를 오래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또한 ESMO 가이드라인에서 담도암에 대해 NGS 검사를 추천하고 있는 만큼, 유창훈 선생님처럼 1차 치료를 시작하는 시점에 NGS 검사를 시행한다. 이후 2차 치료 시에 이를 기반으로 해당 유전자 변이에 맞는 표적치료제를 활용하는 방안을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있다. 저와 전홍재, 유창훈 선생님이 함께 2차 치료로 키트루다를 사용한 환자 300여 명에 대한 후향적 분석을 한 적이 있다. 해당 연구에서 키트루다의 반응률이 11%에 달했고, 혈액학적인 수치가 좋거나 간전이 및 복막전이가 없는 환자들에게서 치료 효과가 좋다는 하위 분석 결과가 나왔다. 담도암에서는 간전이가 많은데, 수술 후 재발 시 간전이가 아닌 폐나 림프절 전이가 있는 환자들은 면역항암제로 효과를 보는 좋은 케이스들이 많다. 특히 방사선 치료를 같이 병행하면 시너지 효과를 보이는 환자들도 많아서 이런 환자들에게는 면역항암제로 2차 치료를 하려고 하는 편이다. NGS검사에서 TMB-high나 MSI-high 및 PD-L1발현율이 높아 면역항암제 치료 효과가 좋을 것으로 예상되는 환자들과, 1차 치료에서 면역항암제 치료를 받지 않은 환자들에게는 2차 또는 후속 치료로 면역항암제를 고려하고 있다고 보면 될 것 같다. 이 외의 환자들에게는 세포독성 항암제 중 근거가 가장 탄탄하다고 생각되는 오니바이드를 권하고 있다. 

전: 보편적으로 본다면 현재 담도암 2차 글로벌 표준치료는 폴폭스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실제 폴폭스로 치료를 해보면 충분히 효과적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게다가 폴폭스를 구성하는 약제들이 모두 비급여인 만큼 저도 최근에는 오니바이드를 많이 쓰고 있다. 오니바이드가 아주 많은 환자들에게 효과가 있다고 이야기하기는 조심스럽지만 저의 경험으로는 효과가 있는 환자들에서 상당히 오랫동안 치료효과가 유지되고 경우가 많았다. 세포독성항암제라서 부작용의 리스크는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충분히 효과를 볼 수 있는 치료제라 생각한다. 더욱이 오니바이드 임상 연구에는 국내 환자들이 많이 포함됐고, 충분한 애비던스를 보유한 약물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현재처럼 2차 치료 약제가 모두 비급여인 상황에서는 오니바이드를 많이 권유하게 된다. 


김- 담도암 1차 2차 치료를 모두 포함하여 가장 이상적인 치료 시퀀스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전: 이상적인 치료 시퀀스를 꼽으라면 1차 치료는 젬시타빈+시스플라틴+임핀지 3제요법이 될 것 같다. 특별한 유전자 변이가 있는 상황이 아니라면 폴폭스가 2차에서 글로벌 표준치료임에도 한국 환자들이 많이 포함된 연구 데이터를 보유한 오니바이드도 중요한 치료 옵션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유: 개인적으로는 모든 환자에 있어 치료를 시작할 때 대략적인 시퀀스를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중간 치료 경과 등에 따라서 많이 바뀌기도 한다. 따라서 담도암은 이상적인 시퀀스에 대해 이야기하기가 어렵다. 그 이유는 현재 담도암 치료에 사용되는 약제들이 비슷비슷한 수준에서 장단점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현 상황에서는 1차 치료는 젬시타빈+시스플라틴+임핀지, 그리고 최근 3상 연구에서 효과가 증명된 젬시타빈+시스플라틴+키트루다 3제요법이다. 2차 치료는 유전자 변이가 있는 환자라면 표적치료제를 사용하거나, 해당되는 약제를 이용한 임상연구를 고려하고 있다.  

이: 담도암에서는 아직까지 이상적인 치료 시퀀스가 정립이 안된 상황이다. 그 정도로 치료할 수 있는 약제가 충분하지 않고, 더 연구가 필요한 암이라고 생각한다. 이상적인 2차 치료 약제는 더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유: 현재 분당서울대 김진원 교수님이 다기관으로 진행하였던 폴피리와 폴폭스를 비교한 연구 데이터와 오니바이드 임상연구인 NIFTY 연구 데이터를 합쳐서 메타분석을 하고 있는 중이다. 그 데이터가 발표된다면 한국 환자들을 대상으로 각 치료제별 효용성을 따져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현 상황에서 담도암 3상 연구를 또 진행하기가 쉽지 않아서, 이렇게라도 약제들 간의 효과를 비교하여 의료진이나 환자에게 치료 선택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1차 치료에서도 면역항암제 3상 연구가 시행된 후로 다른 2상 혹은 3상 연구가 없다. 2차 치료에서는 표적치료제 연구는 있지만, 일반적인 환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임상 연구가 없다. 유전자 변이가 있는 환자들은 표적치료제를 쓰면 되지만, 유전자 변이가 없는 90%의 환자들은 결국 현재 사용하고 있는 약제 중에서 골라야 한다. 비슷한 효과를 보이는 약제 중에서 비교해 선택할 수 밖에 없는 어려운 상황이다. 더군다나 2차 치료에 해당되는 약제들이 급여도 적용이 안되는 상황인데다, 각각의 약제들이 보유한 장단점이 서로 달라서 선택하기가 쉽지 않아 고민이 많이 된다.

전: 그간 2차 치료에 면역항암제라는 선택지가 있었는데, 이제는 면역항암제가 1차 치료로 들어오면서 2차 치료에서 면역항암제라는 선택지도 줄고 있다. 그러다 보니 그동안 활발하게 연구되었던 다양한 면역항암치료 임상 연구들도 최근에는 많이 사라지고 있는 상황이다. 


김- 담도암은 담도염 등과 같이 암과 관련된 합병증이 많아 항암 요법 시행이 쉽지 않다. 이에 대한 유의사항에 대해 한마디 부탁드리겠다.

유: 담도암 환자들 중에서는 담도염이 발생한다는 것을 모르는 분들이 많다. 담도암에서 항암치료의 발전이 쉽지 않은 이유는 담도염으로 폐혈증, 간농양이 생겨 치료가 중단되는 것이 빈번하기 때문이다. 환자분들이 유의해야 하는 부분은 열이 난다거나 황달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충분히 인지해야 한다는 점이다. 소변색이 콜라처럼 진해지거나 황달이나 열이 있다면 무시하지 말고 빠르게 병원을 방문하라고 권하고 싶다. 환자들 중에는 '어차피 다음주에 병원을 가게 될텐데 기다리면 되겠지'라는 생각으로 치료의 기회를 놓치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담도염은 항생제를 최대한 빨리 투약하는 것이 중요하고, 황달도 담즙 시술을 통해 빠르게 치료하고 조절해야 이후의 항암치료를 잘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알았으면 좋겠다. 담도염은 1,2시간 차이로도 상태가 악화될 수 있어서 빠르게 병원 방문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저도 비슷한데, 심지어 본인이 황달이 생긴지 모르는 환자들도 너무 많다. 환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단순히 '컨디션이 안 좋은 것 같다'고 판단하고 있었다. 황달이나 담도염 증상이 있으면 바로 응급실을 가거나, 진료 예약일을 기다리지 말고 바로 외래 진료를 받으러 오라고 하고 있다. 이러한 환자들은 소화기내과 내시경 또는 영상의학과 인터벤션 시술을 서둘러 받는 것이 중요하다. 환자들도 이러한 부분을 최대한 이해하고 빠르게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첫 진단 시 폐쇄성 황달이 있는 환자도 있는데, 이런 환자들은 고빌리루빈 수치가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항암치료를 하면 위험한 상황이 발생하게 된다. 젬시타빈과 시스플라틴은 독성이 강한 약물이어서 최대한 황달을 해결한 이후에 치료하고 있다. 항암 치료가 너무 늦어질 것 같은 경우에는 방사선 치료를 병행해서라도 황달을 해결한 이후에 치료를 하려고 하고 있다. 

전: 담도암은 암 중에서도 고려해야 할 부분이 많은 질환이다. 단순히 종양내과에서 항암치료만 열심히 한다고 해결되는 암이 아니다. 암에 의해 담도가 막히고 담즙의 정체가 일어나게 되면 소화기내과나 영상의학과의 도움을 받아 이를 배출시켜주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담도암은 다학제적인 접근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여러 분과의 지원이 있어야지만 담도암 치료를 온전히 이어갈 수 있기 때문에 다른 암보다 항암치료도 어렵고 의료진들의 노력도 많이 필요한 암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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