췌장암 치료제 '오니바이드(성분명 나노리포좀 이리노테칸)'의 담도암 치료 유효성에 대한 의료계의 관심이 뜨겁다. 

현재 담도암의 2차 표준 치료로 사용되고 있는 5-FU(플루오로우라실) 기반 치료법 대비 오니바이드의 치료 효과가 우월하다는 결과가 지난 2021년 말 국내 연구진에 의해 발표됐지만, 곧이어 22년 9월에 발표된 독일에서의 연구 결과는 사뭇 달랐다. 5-FU 대비 오니바이드의 치료 효과 차이가 통계학적 유의성이 없다는 결과가 나왔기 때문. 

이처럼 서로 다른 결과를 보인 오니바이드에 대해 의료계의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담도암 치료에 있어 5-FU 기반 약제 치료 효과보다 우월한 치료 약물을 기다리고 있는 니즈가 상당하기 때문일터. 

이런 와중에 추가적인 독립적영상평가로 이뤄진 NIFTY 연구의 1.3년 추적 관찰 결과가 최근 발표됐다. 그 결과 오니바이드 투여군의 무진행생존기간(PFS) 중앙값은 4.2개월, 위험비율(hazard ratio, HR)은 0.61로, NIFTY 임상에서 연구자검토 결과 값과 유사한 수치를 보이는가 하면, 반응률(ORR) 측면에서도 오니바이드군(12.5%)이 대조군(3.5%) 대비 3배 이상 높았다. 전체생존율(OS) 중앙값 역시 오니바이드군(8.6개월)이 대조군(5.3개월) 대비 높게 나타났다. 

독일에서 진행된 연구에서 치료 효과를 입증하지 못했음에도 불구, 오니바이드는 현재 미국종합암네트워크(NCCN) 가이드라인에서 담도암 2차 치료제로 등재됐다. 이에 더해 추적 관찰 연구가 업데이트 된 NIFTY 연구 논문이 올 3월 '자마 온콜로지(JAMA oncology)'에 게재되는 등, 미국 및 유럽에서 한국에서 진행된 오니바이드 연구에 더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상황.

이에 본지는 NIFTY 연구의 책임 연구자인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유창훈 교수를 만나 NIFTY 연구와 독일에서 진행된 NALIRICC 연구와 차이, 이번 JAMA oncology에 발표된 NIFTY 장기 추적 관찰 연구 결과에 대해 들어봤다.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유창훈 교수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유창훈 교수

Q: 최근 젬시타빈+시스플라틴 치료를 받은 국내 담도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오니바이드와 5-FU를 비교한 NIFTY 연구의 추적 관찰 연구가 발표됐다. 이번에 업데이트된 추적 관찰 연구 배경에 대해 설명해 달라.

A: 지난번 발표된 NIFTY 연구 논문 발표의 주요 지표는 PFS(무진행생존기간)이었다. 그러나 암 환자에서는 전체생존기간 개선이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이번 업데이트를 통해 기존 항암제 효과 지표에 더해, 생존기간이 유의미하고 지속적으로 향상되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첫번째 목적이었다. 

두번째 목적은 독립적 영상의학자 평가의 재시행이었다. 항암제의 효과는 주로 CT를 통한 종양크기 변화를 측정하는 것으로 표시하는데, NIFTY 연구는 연구 결과의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서 항암제 효과를 종양내과 의료진이 직접 평가한 결과와, 독립적으로 초빙된 영상의학과 의료진을 통한 평가 두가지 측면으로 분석했다. 독립적 영상평가를 담당하는 영상의학과 의료진은 환자에 대한 정보를 하나도 가지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CT 사진만으로 반응을 평가하는데, 이전 분석에서는 종양내과 의료진이 평가한 결과 값과 약 30% 정도의 차이를 보였다. 이는 통계학적으로 과장된 결과 해석을 불러올 수 있어, 재 분석을 해보고자 했다. 이전 분석에서는 췌담도 진단 영상의 전문가를 초빙했다면, 이번 업데이트 분석에서는 소화기암 임상 연구 경험이 많은 영상의학과 의료진 3명을 추가로 초빙해 독립적 영상평가를 재진행했다. 

결론적으로 이번 추적 관찰 연구를 통해 오니바이드 투여가 생존기간 연장을 가져온다는 점을 검증했 검증했다. 또한 이번 독립적 영상검사 분석에서는 무진행생존기간이 4.2개월로 나타나, 기존 연구자검토(4개월) 결과 값과 유사하게 나왔다. 이로써 조금 더 정확하고 신뢰도 높은 결과를 전세계 의료진들과 환자들에게 전달할 수 있게 되었다. 그 임상적 의미를 인정 받아 JAMA oncology라는 훌륭한 저널에 본 추적관찰 연구 결과를 출간할 수 있게 되었다. 


Q: 기존 NIFTY 연구 논문과 이번 추적 관찰 논문의 독립적 영상 결과 값이 다르게 나왔는데, 그 이유는 무엇인가.

A: 독립적영상평가는 익명화를 하는 것이다. 나이, 성별, 치료 약제 등과 관련된 임상정보를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CR 영상만을 3명의 영상의학과 의료진이 종양 반응 및 진행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다. 임상의사가 판단하는 종양 반응은 치료 약제가 공개되어 있기 때문에, 연구를 하고자 하는 약제에 유리하게 효과를 판정할 수 있어 익명화를 통한 객관성을 보장하고자 한 것이다. 다만 담도암은 다른암과는 달리 황달이나 다른 증상들이 나타나 여러 오류가 생길 수 있다. 이러한 점으로 인해 임상의사는 알 수 부분을 영상의학과 의료진들은 모를 수 밖에 없기 때문에 담도암은 독립적으로 영상만 보고 종양 진행여부를 판단하는게 쉽지 않다는 연구 결과들이 최근 나오고 있다. 이번 추적 관찰 연구에 참여한 영상의학과 의료진들은 임상 연구에 대해 경험이 많으신 분들이어서 이런 부분을 잘 감안하여 평가를 하셨다고 생각되며, 종양내과 의료진이 판단한 결과와 10%를 넘는 정도의 차이만 보여주었다. 결국 오니바이드의 치료 효과가 떨어졌다고 보기 보다는, 원래 성적을 찾아간 것이라고 생각한다. 데이터가 무조건 좋게만 나온다고 그 연구가 좋은 것은 아니다. 결국 실제 환자를 치료하는 의료진이 써보면 치료 효과를 알게 되기 때문에 신뢰도가 높은 결과가 더 중요하다. . 


Q: NIFTY 연구 논문이 발표된지 1년이 넘게 지났다. 논문 발표 이후 국내외 가이드라인이나 치료 현장에서 어떤 점들이 바뀌었는가. 

A: 일단 현재 NCCN가이드라인에 오니바이드가 2차 약제로 등재가 됐다. 표적항암제 대상이 되지 않는 환자들의 2차 약제로 등재됐다. 다만 미국 가이드라인이기 때문에 한국에서만 연구가 진행됐다는 제한점을 추가로 설명해놨다. 미국인이 아닌 한국인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지만, 근거수준이 높기 때문에 가이드라인에 등재됐다고 설명이 되어있다. 이러한 점은 상당히 고무적이다. 진료 현장의 변화는 우선 미국 현지의 진료 현장에서 담도암 환자들 치료에 오니바이드가 사용되고 있다고 알고 있다. 국내에서는 사전신청요법으로 오니바이드를 허가 받은 병원에서는 비급여로 처방할 수 있다. 회사에서 일부 약제를 지원하고 있어서 환자들의 부담을 줄이고 있다. 향후 국내외에서 담도암 환자에서의 오니바이드 리얼월드 데이터논문이 나오는 것도 기대하고 있다. 


Q: 지난해 독일에서도 오니바이드와 5-FU를 비교한 NALIRICC 2상 연구 결과도 발표됐다. 해당 연구 결과도 소개해 달라. 

A: NALIRICC 연구는 비교적 적은 수의 환자인 총 100명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진행이 됐다. NIFTY 연구와 마찬가지로 5-fu와 오니바이드+5-fu 병용요법을 비교한 연구다. 다만 차이점은 NIFTY 연구는 국내 5개 기관에서 174명 환자를 2년안에 등록해 진행한 반면, 서양은 담도암 환자들이 적다 보니 NALIRICC 연구는 독일 19개의 기관에서 4년이 넘는 기간 동안 등록해 진행을 했다. 연구 결과를 보니 오니바이드 추가 했을때 NALIRICC 연구에서도 반응률은 NIFTY 연구와 유사하게 10%이상 향상시켰지만, 무진행생존기간과 전체 생존기간에서 통계학적인 향상을 보이지 못했다. 

NALIRICC 연구에 대해서는 학회에서 일부 데이터만 발표가 되었기 때문에 정확한 해석이 쉽지 않지만, 같은 디자인에 같은 약제를 사용했음에도 동양과 서양에서 차이를 보인 점에 대해서는 몇가지 설명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 첫번째로 오니바이드는 세포독성항암제로 환자 선택 및 독성 관리가 중요하다. 문제는 표적항암제나 면역항암제와 달리, 효과를 예측할 수 있는 특정 지표가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약제를 사용하는 임상의사의 경험이 매우 중요하다. 부작용 관리를 잘못하여 약제를 조기에 중단할 경우 초기에 보인 효과가 생존기간 향상까지 이어지기 어렵다.

우리나라는 췌장암 치료에서 오니바이드가 비교적 일찍 도입이 되어 의료진들의 경험이 상당히 많이 축적이 되어 있었다. 국내 연구진들은 NIFTY 연구 시점에 오니바이드에 대한 경험이 많이 쌓인 상태였기 때문에, 부작용 관리로 인한 어려움이 적었다. 반면, 독일은 우리보다 3~4년 가량 연구를 먼저 시작했는데, 그 때에는 독일에서 오니바이드가 사용되기 전이었고, 수 년 동안 한 병원에서 5~6명의 환자만 등록이 될 정도로 그 경험이 제한되다 보니 오니바이드 독성 관리에 어려움을 겪었을 가능성이 높았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두번째로는 동양인과 서양인에서 오니바이드의 대사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글로벌 췌장암 3상 임상연구 결과를 보면, 오니바이드는 동양인에서 서양인에 비해 효과가 더 좋고, 설사와 같은 환자의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부작용은 적게 나타났다. 이는 약물 대사 효소의 차이로 인한 것일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런 면에서 약제 자체가 동양인에게 유리하고, 서양인들에게는 불리하게 적용되었을 가능성이 있따고 생각한다. 다만 이는 아직 가설 정도의 의견일 뿐 증명이 된 사항은 아니다. 

마지막으로 환자 수가 적다는 것이다. 명확한 약제 타겟이 있는 표적항암제가 아니라면, 100명의 환자 수로 통계학적으로 유의미한 결과를 보여주기는 매우 어렵다. 따라서 현재 독일 NALIRICC 임상 책임 연구자의 요청으로 NIFTY 연구와 NALIRICC 연구를 통합해 분석하는 메타 분석을 계획하고 있다. 이를 통해 두 연구에서 결과가 왜 차이를 보이는지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내년 초에는 두 연구를 합친 전체 글로벌 데이터에 대해 발표할 수 있을 것 같다. 

Q: 담도암의 경우 아시아인 발병 비중이 높은 암종인 만큼, 인종적인 차이도 결과값에 영향을 미쳤을 수도 있을 것 같다. 또 종양 발병 부위에 따라 결과값의 차이가 나타날 수 있다고 생각된다.

A: 그럴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공동 연구를 통해 그런 부분에 대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보여진다. 오니바이드가 담낭암에서 효과가 좋은지, 아니면 간내담도암이나 간외담도암에서 효과가 좋은지에 대해서는 170명이 등록된 NIFTY 연구에서도 파악하기가 쉽지 않았다. 더군다나 전반적으로 효과를 보였지만, 세부적으로 보면 환자 그룹이 하위로 나뉘어지기 때문에 통계학적인 의미가 떨어지게 된다. 이번에 공동 연구를 통해 독일 환자까지 포함해서 분석하면 환자 수가 300명 정도되는 만큼 하위분석도 제대로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Q: 비슷한 두 연구의 결과 값이 상반되게 나온 만큼, 현장에 있는 의료진들의 평가도 궁금하다. 

A: JAMA oncology에 논문을 제출할 때에도 서양의사들의 평가에 대한 걱정이 많았다. 아무래도 JAMA라는 저널이 미국의학회 대표 저널이라, 미국의사들의 관심사를 우선적으로 고려하여 출판을 결정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연구 결과는 한국에서만 좋게 나오고 서양에서는 크게 차이가 없게 나왔기 때문이다. 한국 데이터에 대해서 회의적으로 볼 수도 있지 않을까 라는 걱정을 했는데 생각보다 그런 의견은 없었다. 우리 연구가 독립적영상평가를 두 번 진행했다는 점이나, 객관성을 얻으려 노력을 하고, 신뢰도가 높은 데이터를 제공했다는 점에 대해서 상당히 좋은 평가를 내렸다. 그렇기 때문에 독일 뿐 아니라 미국 등 서양의 연구자들도 NIFTY 연구를 기반으로 한 공동 연구 제안들이 속속 들어오고 있다. 오니바이드가 제약사 주도로 연구가 된 것이 아니라, 연구자 주도로 연구가 되었기 때문에 담도암에서 이 약제의 포지셔닝을 더 명확하게 하고자 하는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는 단계로 보면 될 것 같다.


Q: 향후 오니바이드가 담도암 1차 약제로서의 가능성도 있다고 보는가.

A: 현재 젬시타빈+시스플라틴에 면역항암제를 병합하는 3제 요법이 표준치료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기 때문에 쉽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다만 그 가능성이 아예 없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췌장암에서도 최근에 1차 요법으로 오니바이드를 포함한 3제 요법인 NALIRIFOX가 들어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추후 담도암에서도 오니바이드를 이용한 1차 치료 연구가 진행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Q: 마지막으로 NIFTY 연구의 책임 연구자로서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A: 제가 간암, 췌장암, 담도암 환자들을 치료하고 있는데 이 중에서 담도암은 포지션이 애매한 질환이라는 생각이 든다. 췌장암, 간암보다 허가나 급여가 되는 약제가 적다 보니 환자들 입장에서는 상당히 절망감을 가지게 되는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인터넷이나 유튜브를 통해서 접하는 근거가 부족한 이야기에 관심을 가지시는 것도 이해가 간다. 서양과 비교해서 우리나라는 담도암 발생비율이 높은 편이다. 발병률이 10위 안에 들어가는 암 종인 만큼 국가에서도 담도암 환자들에 대한 지원을 타 암종에 비해 뒤떨어지지 않도록 신경을 써줬으면 좋겠다. 아무래도 서양에서 많이 발생하는 암종의 경우 서양에서 연구가 되어 한국에 적용되는 경우가 많은데, 담도암은 국내 연구자들의 노력으로 좋은 데이터가 많이 나오고 있다. 식약처의 공식적인 허가는 글로벌 3상 연구를 통해 이루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국내에서 진행된 연구라 하더라도 그 연구의 디자인이나 수행이 훌륭하게 되었다면, 사전신청요법이 아니라 공식 허가 절차도 밟을 수 있도록 지원을 해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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