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승범 보험위원장
한승범 보험위원장

정형외과의 전공의 지원율은 높지만, 수술 수가가 낮아 수술 기피 현상이 심해지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대한정형외과학회는 30일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은 문제를 지적하며 정형외과 수술 수가 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형외과학회 한승범 보험위원장에 따르면 정형외과 수술은 실제 수술 행위와 재료 비용이 충분히 인정되지 않는 비현실적 급여 기준으로 인해 수술을 할수록 적자가 발생하는 모순적인 구조에 놓여있다. 이로 인해 정형외과 전문의들의 ‘수술 포기’ 현상이 심화되고 병원에서도 신규 장비 및 교수 충원 등을 위한 투자를 이어가기 어려운 실정이 가속화 되고 있다는 것.

한 위원장은 “국내 정형외과는 급여 부분의 열악한 원가보상율 때문에 근골격계 치료의 주류가 비급여 위주로 이동하고 있다”며 “또한 현재 질병 분류 체계에서 근골격계 질환 및 외상은 낮은 수가와 중증도로 분류돼 있고, 상급 종합병원에서 저조한 투자로 인한 신규 장비 및 교수 충원 부분에서 문제가 발생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수술 시간 당 행위 수익의 경우 환자당 수술 시간에는 큰 차이가 없음에도, 환자 당 수익은 정형외과가 외과의 0.4~0.8배 밖에 되지 않는다. 또한 정형외과 상위 10대 수술 수가는 평균 –40%에 머물러 있다. 뿐만아니라 정형외과 관련 근골격계의 다양성에도 불구하고 수술 시행 시 동시 수술로 분류되어 수술 수가가 종합병원급 이상은 70%, 이외는 50%만 인정되고 있다.

이에 학회에서는 2020년 120개 급여 기준 개선 검토 사항을 제출하는 등 지속적인 개선 의견을 제시해 왔다. 그러나 “심평원은 69개 항목에 대해 급여 기준 개선이 아닌 현행 유지로 판정했으며, 51개는 검토예정으로 분류돼 의료현실을 직시하지 못하는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상황이 이러하다 보니 정형외과 전공의 지원율이 높은 편이지만, 펠로우는 줄어드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실제 2023년 전공의 모집결과 정형외과는 189명 모집에 290명이 지원해 153.4%의 높은 지원율을 보였다. 그러나 최근 3년간 펠로우 수는 70%로 감소하고 있다는 것. “전문의 이후 수술적 공부를 하기 위해 펠로우 과정을 하는 것인데, 수술 수가를 적절하게 받지 못하다 보니 전문의 이후 과정을 기피하는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는 것.

대한정형외과학회 정홍근 이사장
대한정형외과학회 정홍근 이사장

정형근 이사장은 “믿기 어렵겠지만, 정형외과 수술 수가는 미국의 10분의 1 정도 밖에 안 된다”며 “그래도 기존 의사들은 열심히 해왔지만, 지금은 터무니없는 수술 수가로 병원에서 적자 상황이 지속되다 보니 젊은 세대들은 수술을 하지 않고 비급여 진료를 선택하게 되는 것”이라고. 이어 “수가 개선이 되지 않으면 정형외과 전문의들의 수술 포기는 더욱 심해지고, 정말 좋은 수술을 받을 수 없는 의료 퇴보 현상이 지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현재의 상대가치 총량 보전이 원칙인 상황에서는 수가 개선이 불가능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한승범 위원장은 “워낙 수가가 낮은 상태라 상대가치로는 해결할 수 없다”며 “이러한 상대가치 원칙을 깨고 가산 수가를 마련한 과가 흉부외과나 외과”라면서 “이같이 상대가치 수가 안에서 개선이 아닌 필수의료에 들어가는 정책수가 같이 재정 투입을 통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상황을 종합하여 학회는 정책제안으로 ▲(응급대기가 필요한) 정형외과 수술 수가 및 급여 기준의 현실화 ▲ 산정 불가 치료재료에 대한 실가격 보상 전환 ▲80대 이상 내과적 질환 동반 환자 수술의 경우 전문 진료질병군으로 지정해 줄 것을 복지부에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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