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암 치료에 있어 티쎈트릭+아바스틴 병용요법(아테졸리주맙+베바시주맙, 이하 티쎈+아바)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3상 임상인 IMbrave150 연구에서 넥사바 대비 전체 생존기간의 우월성을 입증하며 전이성 간세포암 1차 표준치료제로 자리매김한데 이어, 최근에는 간세포암 수술 후 보조요법으로 무재발 생존율을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개선시킨다는 연구 결과도 발표된 것.

이에 본지는 IMbrave050 연구에 참여한 분당차병원 종양내과 전홍재 교수를 만나 간암 치료에서 티쎈+아바의 효용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분당차병원 종양내과 전홍재 교수
분당차병원 종양내과 전홍재 교수

IMbrave050, 간암에서 수술 후 유지요법 효과 입증한 첫 3상 연구

로슈는 지난 4월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드에서 열린 ‘미국암연구학회(American Association for Cancer Research, AACR) 2023’에서 티쎈+아바의 수술 후 유지요법(adjuvant)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진행된 IMbrave050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IMbrave050 연구는 간세포암으로 진단 받은 환자 중 외과적 절제술 또는 고주파 열치료(RFA)를 받은 후 재발 위험이 높은 하이리스크 환자 668명을 대상으로 한 다기관, 오픈라벨, 무작위 배정 3상 임상 연구다. 연구는 티쎈+아바 투여군 334명과 적극적 관찰군 334명으로 나눠 무재발 생존기간(Recurrence Free Suvival, RFS)의 차이를 확인하기 위해 진행됐다. 

전홍재 교수는 "간암의 경우 수술 후 재발률의 위험성이 높은 그룹과 낮은 그룹으로 나눌 수 있는데, IMbrave050는 수술 후 재발의 위험성이 높을 것으로 생각되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다. 재발의 위험이 높을 것으로 생각되는 종양 크기가 5cm 이상이거나, 종양의 갯수가 4개 이상인 환자, 암의 혈관 침범이 있었던 환자 등이 이번 연구의 등록 대상이었다"며 "수술 후 4~12주 내의 환자들을 각 군에 배정하여 1년간 치료를 진행했고, 1차 평가변수는 무재발 생존기간(RFS)이었다. 다만 1차 평가변수가 환자들의 전체 생존기간(overall survival, OS)이 아닌, 무재발 생존기간을 확인하기 위해 진행된 만큼 적극적 관찰군에서 재발한 환자의 경우 티쎈트릭+아바스틴의 교차 치료를 허용하여 진행됐다"고 연구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IMbrave050 연구 결과, 12개월 시점에서의 티쎈+아바군의 독립적 검토 시설 평가 무재발 생존율(IRF-RFS)은 78%로, 대조군(65%)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나타났다. 또한 12개월 재발률은 티쎈+아바 투여군의 재발률은 20%로 대조군(34%) 대비 33%의 재발 감소 효과를 보였다. 

전 교수는 "특히 티쎈+아바군은 독립적 검토 시설 평가 무재발 생존율에서 HR 0.72의 이점을 보였고, 종양의 크기가 5cm 이상으로 큰 재발 고위험군 환자에서 더 우월한 재발 감소효과를 나타냈다"며 "무엇보다 IMbrave050은 그동안 입증된 보조항암치료가 없었던 간암에서 수술 후 유지요법 효과를 입증한 최초의 글로벌 3상 연구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생존율, 안전성, 한국인에서의 효과 등에 대한 추가 연구 결과 중요

이번 IMbrave050 연구 결과로 티쎈+아바가 간세포암 수술 후 보조항암치료 영역까지 치료 효용성을 더욱 넓혀 나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전 교수는 "티쎈+아바는 수술이 불가능한 간암에 이어, 수술 후 유지요법에서의 치료 패러다임도 바꾸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아직까지 좀더 면밀하게 검토해야 하는 연구 데이터들도 존재하고 있다"고 전했다. 임상에 참여한 환자들의 생존율과 사망 위험, 한국 환자들에서의 효과 등이 바로 그 것.

전 교수는 "임상 결과가 발표된 시점에서 2차 평가변수인 환자들의 생존율(OS) 데이터는 아직 중앙값에 미치지 못했다"며 "IMbrave050에서 생존율 데이터를 확인해야 하는 이유는 현 시점에서 티쎈+아바 투여군의 생존율이 대조군에 비해 조금 떨어지는 형태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어 "이상반응 측면에서도 전체적인 부작용은 기존에 알려진 약물 부작용과 큰 차이는 없었지만, 문제는 치료 중 사망을 의미하는 그레이드(Grade)5 부작용"이라며 "치료와 관련된 Grade5 이상 반응이 티쎈+아바 투여군에서 0.6%(2명), 대조군에서 0%(0명)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원인은 각각 허혈성 뇌졸중(ischemic stroke)과 식도정맥류 출혈(esophageal varices hemorrhage)이었다. 수술 후 보조요법에서 사망 케이스가 발생했다는 점은 이번 연구에서 상당히 아쉬운 부분이고, 추가적인 장기 데이터를 통해 이러한 부분들에 대한 원인을 파악하는 것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조언했다. 

이 외에도 한국인에 대한 재발 감소 데이터도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고.

그는 "IMbrave050에 참여한 환자 중 80% 이상이 아시아인이고, 한국 환자들도 포함이 되어 있다"며 "그러나 향후 하위 분석 등을 통해 한국 환자들에 대한 데이터를 추가로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는 아시아인 가운데 한국인 뿐만 아니라 중국 환자들도 상당수 포함되어 있기 때문. 한국을 비롯한 서양 환자들의 경우 수술 후 다른 보조요법을 시행하지 않은 상태에서 임상에 참여했지만, 중국 환자들의 경우 수술 후 색전술을 허용한 상태에서 임상에 포함이 됐다는 이유에서다.

전 교수는 "하위 분석에서 수술 후 색전술을 시행하고 보조항암치료를 할 경우 재발 감소효과가 다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추가적으로 수술 후 별다른 치료를 받지 않은 한국 환자들에 대한 별도의 데이터를 확인한다면 향후 국내 환자 치료에 도움이 되는 데이터들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전홍재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로 간암 치료의 전체 패러다임이 바뀔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확실한 간암 치료 가이드라인 정립은 IMbrave050 장기 데이터가 발표된 이후 논의를 통해 정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며 "분명한 것은 티쎈+아바로 인해 수술 후 재발 위험이 높은 환자들의 보조항암치료의 패러다임이 바뀌게 될 것이라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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