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간학회 홍보위원 이한아 교수
대한간학회 홍보위원 이한아 교수

만성B형간염의 효과적인 치료제에 대한 뚜렷한 결론이 도출되지 못한 가운데, 인공지능을 통한 최적의 약제 선택에 관한 연구결과가 발표되어 주목된다.

대한간학회와 한국간담췌외과학회, 대한간암학회, 대한간이식연구학회가 공동주최하는 국제학술대회 ‘The Liver Week 2023’가 18일부터 20일까지 3일간 인천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개최되고 있다.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특히 인공지능과 정밀의학 등 미래 지향적인 의학 연구들도 다수 발표된 가운데, 그 중에서 만성B형 간염 치료제 선택에 있어서 인공지능을 활용한 연구결과가 발표되어 주목받았다. 이화여대 이한아 교수(대한간학회 홍보위원)은 19일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은 연구결과에 대해 소개했다.

이에 따르면, 현재 만성B형간염 바이러스를 억제하는 데 있어, 가장 효과적인 약제로는 테노포비어와 엔테카비어가 있다. 두 약제는 뛰어난 효능과 극히 드문 내성 발생, 그리고 매우 적은 부작용으로 B형간염 치료에 있어 새로운 장을 마련한 항바이러스제이다. 하지만 약제의 특성상 B형간염을 완치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으며, 상당수 환자에서 평생 복용해야 하는 단점이 있어, 약제를 선택할 때 장기간 복용해야 한다는 점을 감안하여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

테노포비어와 엔테카비어 두 약제 모두 만성B형간염 환자에게 치료하여 간암 발생을 일정 비율 줄이는데 매우 효과적이지만, 간암 발생을 완전히 억제할 수 없다는 점에서 약제를 복용하더라도 간암에 대한 감시검사를 정기적으로 시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2019년부터 간암 발생을 예방하는 데 있어서 두 약제 중 어느 약제가 더 우수한지에 대한 학술적 이슈가 지속적으로 제기되었다.

이 교수는 “국내에서도 많은 연구가 보고 되었고, 대부분의 연구가 철저한 학술적 검증을 거쳤음에도 불구하고 정립된 결론을 도출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라며 “일부 연구에는 간암 발생을 예방하는데 테노포비어가 더 우수하다는 연구 결과가 있는 반면, 일부 연구에서는 테노포비어와 엔테카비어가 간암 발생을 예방하는데 동등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서울의대 이정훈 교수팀은 이번 연구에서 인공지능을 학습시킨 머신 러닝 모델을 통해 각 환자의 특성에 맞추어 환자별 최적의 항바이러스제를 선택할 수 있는 있는지에 대해 코호트 연구를 진행했다. 주로 우리나라와 대만 환자 등을 대상으로 진행한 이번 다국적 연구는 13,970명을 대상으로 진행되었고, 6,790명은 파생 코호트군, 7,180명은 검증 코호트군으로 각각 진행했다. 파생 코호트군을 대상으로 환자의 나이, 성별, 간경변증 유무, 혈소판수치, ALT, 빌리루빈 등 혈액검사, 바이러스량, 간암의 가족력, 흡입력, 음주력 등 각 환자의 개별적인 습성과 특성을 반영할 수 있는 인공지능 모델을 개발했다.

분석해본 결과 “테노포비어가 더 효과적일 수 있는 환자군에서는 남성과 간경변증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점을 확인했다”며 “또한 머신러닝을 활용한 PLAN-S 모델이 간암 발생을 예방할 수 있는 최적의 항바이러스제 선택에 효과적인 도구라는 점을 코호트 분석을 통해 검증한 것”이라고 소개했다.

이 교수는 결론적으로 “인공지능 모델을 학습시킨 PLAN-S은 B형간염 환자에서 각 환자의 개별적인 특성을 반영하여 가장 효과적인 항바이러스제를 선택할 수 있는 모델”이라며 “항바이러스 약제의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간암을 억제하는데 최적의 약제를 선택할 수 있는 머신러닝을 활용한 맞춤형 정밀의학 연구임이 입증되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에 대해 임상현장 활용에 대해 이 교수는 “현재 웹 베이스로 프로그램 사용이 가능하다”며 ”아직까지 학회 차원의 권고 사항까지는 아니지만, 임상상황을 입력하면 최적화된 항바이러스제 선택이 가능하게 돼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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