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계가 국회에서 국민의힘 당사까지, 다시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국회까지 ‘간호법 국회 통과 촉구’를 위한 가두행진을 이어가며 시민들에게 국민 모두를 위한 간호법의 필요성 알렸다.

전국 62만 간호인과 간호법제정추진범국민운동본부(이하 간호법범국본)는 국회에 간호법 통과를 촉구하기 위해 지난 4월 3일부터 매일 ‘간호법 국회 통과 촉구 문화마당’을 국회 앞과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개최해 오고 있다.

또 매주 수요일에는 전국 각지에서 2만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간호법 국회 통과 촉구 수요한마당’을 열고 간호법범국본에 참여한 단체의 지지와 간호현장의 목소리를 듣는 시간이 마련하고 있다.

24일 국회 정문 1문과 2문 사이 그리고 현대캐피탈빌딩과 금산빌딩 앞에서 진행된 ‘간호법 국회 통과 촉구 문화마당’에서는 500여 명의 회원이 참가한 가운데 ‘간호법은 부모돌봄법입니다’,‘부모돌봄의 선진국가 간호법으로 시작합니다’, ‘간호법=부모돌봄법, 가족행복법입니다’라는 현수막을 내걸고 간호법 즉각 통과를 국회에 촉구했다.

이날 자유발언에 나선 박수정 간호사는 “대한민국은 고령화를 넘어 초고령화 사회를 앞두고 있다. 노인 인구가 증가함에 따라 의료의 필요성은 더욱 대두되고 있다”면서 “질병으로 인해 병원에 가게 될 일은 우리 가족, 친구, 나 자신에게도 일어날 것이다. 어떤 병원에 우리 가족, 친구, 나 자신을 맡기고 싶나? 환자의 간호에 온 힘을 쏟을 수 있는 간호사가 있는 병원에 가고 싶지 않을까?”라며“간호법은 간호사의 업무를 명확히 규정하고 처우를 개선하기 위한 법이다. 간호법이 제정된다면 간호사는 탈임상이 아닌 병원에서의 정년퇴직을 꿈꾸게 될 것이다. 숙련된 간호사가 많다는 것은 환자가 안전한 환경이 된다는 것”이라고 국회에 간호법 통과를 촉구했다.

자유발언을 이어간 양재욱 간호사 역시 “전임간호사로 병원에서 일한다는 것은 극한 상황에 부딪히는 날의 연속이다. 가끔 어디까지가 내 업무인지 법의 테두리에서 아슬아슬하게 줄타기해야 한다는 게 너무도 두려운 현실이다. 입사 2년 후에는 동기 중 절반이 떠났다”며 “떠나보내는 게 익숙해지고 임상현장에서 경력 간호사가 계속 부족하고, 신규간호사를 절반씩 데리고 근무하는 것도 너무 흔한 일이 됐다. 간호사가 임상현장을 떠나지 않게, 질 높은 간호서비스가 국민에게 제공될 수 있도록 임상현장을 지켜달라”고 주문했다.

이기록 간호사도 “간호법은 간호사를 위한 법이 아니다. 의료기관과 지역사회 환자들, 그리고 국민에게 수준 높은 간호혜택을 제공하기 위해 마련된 법”이라며 “간호법이 제정돼 보다 나은 간호환경을 만들게 된다면 간호인력의 신뢰성을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숙련도 높은 간호사가 환자 곁을 더 오래 지키며 질 높은 간호를 제공할수록 환자의 간호 만족도는 높아질 것이고, 이는 대한민국 보건의료에 대한 신괴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유발언에 나선 송영옥 간호사는 “간호법에서 간호사 업무범위는 현행 의료법과 동일하게 규정했으며, 다른 법률보다 간호법을 우선 적용하도록 하는 조항은 반영하지 않는 등 직역 간 갈등을 모두 해소했다”면서 “간호법은 그야말로 의료현장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생명을 지키는, 환자의 안전을 위한 법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간호법은 간호사를 위한 법이 아니다. 간호사가 환자 곁을 오랫동안 지킬 수 있도록 돕는 법이다. 그래야 간호사가 국민과 환자 곁에서 최선의 간호돌봄을 제공할 수 있다. 간호사가 사명감을 가지고 국민과 환자의 생명을 지킬 수 있도록 도와달라”며 국회에 간호법 통과를 호소했다.

한편, ‘간호법 국회 통과 촉구 문화마당’은 국회 앞에 이어 국민의힘 당사 앞으로 자리를 옮겨 계속 진행됐다.

자유발언에 나선 태선현 간호사는 “신규간호사가 1년이 됐을 때 2/3 이상이 병원을 퇴사한다. 매년 반복되고 있다. 그리고 일이 익숙한 3년차도 많이 그만둔다. 그 인력들 대부분은 미국이나 캐나다 등 해외로 나간다. 대한민국의 간호현장을 개선하지 않으면 지금과 같이 간호사는 계속 떠나게 될 것”이라며 “대한민국 국민에게 더 수준 높은 간호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간호법이 필요하다. 대한민국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해 간호법 제정에 찬성해달라”고 국민의힘에 요구했다.

강류교 보건교사회장은 “학교에 유일한 의료인으로서 근무하고 있는 보건교사의 배치 목적은 학생들의 보건교육과 학생건강관리”라면서 “간호법은 지금 당장 학교에서도 필요한 법이다. 학교에는 중증건강장애 학생들이 많다. 일반학교의 특수학급, 특수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이 그 대상이며 이들은 보건교사와 간호사에 의한 적절한 의료행위가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라며 “학교에서 간호사에 의해 수행되는 의료행위를 받을 수 있다면 수업과 건강권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으며 학생의 삶의 질도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행 의료법상 보건교사인 간호사는 중증 장애 학생에게 하는 간호의료행위가 위법한 상황이 되어 적절한 간호를 제공할 수 없다. 의사가 학교를 방문해 학생을 간호하지도 않는다. 지난 3월 대통령이 학교에 간호사를 배치하라고 했지만, 학교에 간호사는 이미 있다. 다만, 이 학생을 지킬 간호법이 없다. 우리 보건교사인 간호사가 이 학생들을 지키고자 한다”며 “학업과 치료를 병행하는 학생들을 위해서도 간호법은 절실하다. 간호법 제정으로 학교와 지역사회로 간호사가 적절한 간호를 제공하고 학생들이 마음 편히 교육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국민의힘에 촉구했다.

끝으로 이날 간호법범국본은 국회에 반드시 간호법이 통과되길 바라는 간호사의 희망을 전하며 국회 앞에서 국민의힘 당사 앞까지 가두행진을 진행한데 이어 다시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국회 앞까지 가두행진을 하며 간호법 국회 통과의 필요성을 시민들에게 알렸다.

한편, ‘간호법 국회 통과 촉구 문화마당’은 간호법이 ‘부모돌봄법’임을 알리는 민트 프로젝트의 대표색인 민트색 물품이 활용됐다. 또 참가자 모두 민트색 마스크와 스카프를 착용했다. 민트 프로젝트는 간호법이 부모돌봄법임을 알려 국민의 마음인 ‘민심을 튼다’는 의미를 담아 민트색을 대표색으로 지정하고 전국 캠페인을 진행해 오고 있다.

또 이날 참가자들은 시민들과 우리에게 친숙한 곡으로 떼창(다함께 부르는 노래)을 함께 하며 간호법 국회 통과를 촉구하는 어울림의 문화마당을 연출해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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