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령화 사회로의 진입이 가속화됨에 따라 대표적 노화 질환인 치매의 조기 진단 및 치료가 더 중요해지고 있다. 치매는 아직까지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치료제가 없는데다, 비가역적 질환으로 이전의 상태로 되돌리기가 어렵기 때문.

특히 알츠하이머형 치매는 인지기능 뿐만 아니라 일상생활 기능까지 상실하게 되는 만큼 조기 진단과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무엇보다 증상이 나타나기 10~20년 전부터 뇌의 병변이 발생한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다른 퇴행성 뇌질환보다 조기 진단을 통한 치료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실제로 알츠하이머형 치매는 초기 약물치료를 실시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중등도 이상의 치매로 발전한 가능성이 높아지고, 시기도 더 빨라진다는 연구 결과들이 속속 발표되고 있는 상황. 

이러한 가운데, 최근 항 아밀로이드 베타 표적치료제들이 초기 알츠하이머형 치매에서 강력한 증상 개선 효과를 보인다는 임상 연구 결과가 발표되면서 조기 진단과 조기 약물 치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본지는 경기도광역치매센터 이승훈 센터장을 만나 알츠하이머형 치매의 조기 진단 및 치료의 필요성과, 약물치료의 효과에 대해 들어봤다. 

경기도광역치매센터 이승훈 센터장(명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경기도광역치매센터 이승훈 센터장(명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Q: 최근 항 아밀로이드 베타 치료제 등 새로운 치매 약물에 대한 임상이 발표되며 치매 신약 등장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데, 관련 연구에 대해 간단하게 소개해 달라.

A: 치매는 아직까지 완치를 목적으로 하는 치료 약물이 없어 근본적 치료에 대한 미충족 욕구가 높은 편이다. 때문에 치매의 근본적인 치료 방법을 찾기 위한 임상연구는 현재 전세계적으로 활발히 진행되어오고 있다.

특히 현재 상용화에 가장 가까워진 임상 3상 단계에 해당하는 알츠하이머형 치매 치료 약물 후보물질 10개 중 7개(68%)는 원인조절치료제(Disease-modifying therapy, DMT)에 해당한다. 그만큼 치매의 원인을 해결하여 치매를 치료하기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는 뜻이다. 그 중에서도 아밀로이드 베타를 표적으로 하는 알츠하이머형 치매 치료제들을 중심으로 긍정적인 임상 결과가 최근 발표되고 있어, 신약 개발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올해 경도인지장애와 초기 치매에 있어 미국 FDA 승인을 받은 레카네맙의 경우 아두헬름이라는 첫 번째 항 아밀로이드 치료제에 비해 효과와 부작용 측면에서 우수하여 치료제로서 기대가 더 크다.

이러한 치매의 근본적 치료를 위한 전세계적인 노력을 바탕으로 향후 새롭게 등장할 알츠하이머형 치매 치료제들은 증상 조절이나 완화의 개념에서 원인 치료의 개념에 점차 가까워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Q: 치매 원인조절치료제는 어떤 기전으로 치매를 치료하는가.

A: 기본적으로 항 아밀로이드 베타 치료제와 같은 원인조절치료제들은 알츠하이머형 치매의 근본적인 병태생리학적 매커니즘을 억제함으로써 질환의 진행을 막는 것이 목적이다. 때문에 원인조절치료제의 임상적 효과가 나타나기 위해선 질환의 병태생리학적 매커니즘에 대한 이해와 근거가 충분해야 한다.

현재 알츠하이머형 치매의 발병 기전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이나 타우 단백질의 뇌 내 축적 및 연관된 염증반응 등이 주요 원인으로 추정되고 있다. 항 아밀로이드 베타 치료제의 경우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이 뇌 내에 축적되었을 때 유발되는 신경독성이 신경 퇴행을 유발한다는 아밀로이드 연쇄반응 가설(amyloid cascade hypothesis)을 기반으로 개발된 치료제이다. 항 아밀로이드 베타 치료제는 해당 가설을 기반으로 뇌에 축적된 아밀로이드판을 제거하고 감소시켜 치매 진행을 지연시키는 원리로 작용된다.

현재 개발된 항 아밀로이드 베타 치료제는 초기 치매 그리고 치매 전 단계인 경도인지장애 단계에서 질환의 진행을 지연시키고 인지 기능을 개선시키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발표되고 있다. 따라서 치매가 완전히 진행된 이후 상태를 되돌리는 것은 아직 어렵더라도, 치매가 되기 이전이나 초기 단계에서 치매로의 진행을 지연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Q: 치매 완치를 기대하기 어려운 이유는 무엇인가.

A: 치매를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해선 먼저 치매를 발병시키는 위험 인자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치매는 다양한 환경적 요인과 유전적 요인에 영향을 받아 발병된다. 또한 알츠하이머형 치매의 경우 앞서 이야기한 아밀로이드 베타와 타우 단백질의 뇌 내 축적이 주요한 원인으로 알려져 있지만, 뇌 내 염증세포인 미세아교세포(microglia)를 통한 대식활동과 여러 염증반응 등 아직 명확한 발병 기전은 밝혀지지 않았고 다양한 위험 인자들에 의해 발생하는 질환 특성상 근본적인 치료제 개발이 어려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현재 알츠하이머형 치매 치료 신약 개발 분야에서 주류를 이루고 있는 항 아밀로이드 베타 치료제들이 긍정적인 임상 결과를 발표하고 있고, 아밀로이드 베타뿐만 아니라 타우 단백질, 신경보호, 혈관인자 및 신경재생 등 다양한 원인 기전을 타겟으로 하는 원인조절치료제들이 임상 중에 있어 점차 치매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방향으로 나아가고자 노력 중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Q: 향후 치매 치료는 어떠한 변화를 겪게 될 것으로 예상되는가.

A: 최근 임상 3상 결과를 발표하고 있는 항 아밀로이드 베타 치료제의 경우 경도인지장애 및 초기 알츠하이머형 치매 환자를 대상으로 연구가 진행되었다. 이는 새로 등장하게 될 치매 치료제의 효과를 보기 위해선 무엇보다 치매 초기 혹은 그 이전 단계에 해당하는 경도인지장애 단계에서부터 질환을 조기 진단해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치매 치료에 있어 조기 진단과 조기 약물치료는 현재에도 치매의 진행을 지연시키고 환자의 기능을 보존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새로 등장할 약물 역시 경도인지장애 및 초기 알츠하이머형 치매 환자를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향후 치매 치료 트렌드는 이러한 조기 진단과 조기 약물치료가 더욱 강조되는 방향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Q: 현존하는 치매 치료제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가.  

A: 현재 알츠하이머형 치매 증상 완화에 사용 가능한 치료 약물에는 아세틸콜린 분해효소 억제제인 ‘도네페질’, ‘리바스티그민’, ‘갈란타민’, NMDA 수용체 길항제인 ‘메만틴’ 등이 있다. 이 중 도네페질과 같은 아세틸콜린 분해효소 억제제는 현재 임상에서 알츠하이머형 치매의 인지기능 개선을 위한 약물요법의 표준으로 인정받고 있다. 특히 아세틸콜린 분해효소 억제제 중 가장 흔히 사용되고 있는 ‘도네페질’은 여러 임상 연구를 통해 경증부터 중증 치매까지 효과가 있음이 확인되었다. 또한 약의 제형도 알약부터, 구강붕해정, 패치제까지 출시되어 다양한 형태로 투약할 수 있다.

임상 연구 결과에 따르면 대표적으로 도네페질은 경증 및 중등도 알츠하이머형 치매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시험에서 5mg 용량 복용군은 위약군 대비 알츠하이머형 인지 평가 척도(ADAS-cog)를 1.5점 개선시켰으며(p=0.0021), 10mg 복용군은 2.9점을 개선시킨 것으로 나타났다(p<0.0001). 또한 중등도 이상의 알츠하이머형 치매 환자의 경우 10mg 용량보다 23mg 용량을 복용했을 때 인지기능이 유의미하게 개선됨이 확인되었다(p<0.001). 이외에 도네페질을 비롯한 아세틸콜린 분해효소 억제제 및 메만틴은 치매 환자에게서 나타날 수 있는 이상행동 증상을 개선하는 데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Q: 알츠하이머형 치매 환자 뇌 내 축적된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을 제거할 수 있는 근본적인 방법이 아직 없는 상황에서, 도네페질과 같은 치료제가 치매 진행을 어떻게 예방해 줄 수 있는지 궁금하다.

A: 도네페질과 같은 아세틸콜린 분해효소 억제제 유형의 치매 치료제는 항 아밀로이드 베타 치료제와는 다른 기전을 지니고 있다. 아세틸콜린 분해효소 억제제는 알츠하이머형 치매 환자의 뇌에서 감소한다고 알려진 아세틸콜린의 합성과 대사에 영향을 미치는 기전으로 작용한다. 때문에 뇌 내 축적된 아밀로이드 베타를 제거해 줄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아세틸콜린 분해효소를 억제함으로써 아세틸콜린의 양을 증가시켜 환자의 인지기능 개선 및 일상생활 기능 유지 등 환자의 증상 악화를 지연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또한 이러한 약물치료를 통해 결과적으로 치매 증상 악화가 지연되면 환자의 독립성이 연장돼 치매 환자를 돌보는 가족의 부담을 줄여주게 된다. 실제로 치매 치료를 치매 초기부터 꾸준히 실시하면, 치매 치료를 하지 않고 방치한 경우 대비 돌봄 비용은 월 58만 원, 돌봄 시간은 월 2시간 정도가 줄어드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따라서 현재 사용 가능한 치료 약물들이 알츠하이머형 치매 환자를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치료제가 아니라 하더라도, 치매 환자의 병이 진행하는 것을 지연시키고 치매 환자와 가족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치매 초기부터 꾸준히 약물치료를 실시해야 한다.


Q: 치매 약물치료는 조기에 시작해 꾸준히 지속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알고 있는데, 치매 완치를 위한 약제가 아님에도 치료를 시작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A: 알츠하이머형 치매는 점진적으로 악화되어 결과적으로 인지기능뿐만 아니라 일상생활 기능까지 상실하게 되는 질환이기 때문에, 치료 시기를 놓치지 않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특히 치매 증상이 발병되기 10~20년 전부터 뇌의 병변이 나타나기 시작한다는 것이 알려지며, 알츠하이머형 치매는 다른 퇴행성 뇌질환보다 조기 진단을 통한 치료가 더욱 필수적으로 요구되어지고 있다.

더욱이 치매는 초기에 치료를 실시할수록 효과가 더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가장 흔히 사용되고 있는 치매 증상 치료 약물인 아세틸콜린 분해효소 억제제는 경도 및 중증도 환자의 증상 호전에 보다 효과적인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러한 치매 약물치료를 초기에 하지 않고 방치하면 중증 치매 환자가 되는 시기가 빨라지게 되기 때문에, 조기 진단을 통해 가장 효과가 좋은 초기부터 적절한 약물치료를 시작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비가역적 질환인 치매의 특성상 마지막 3~5년 정도는 심각한 장애 상태에 이르게 되는데, 치료를 꾸준히 지속하면 이러한 중증 장애 기간을 단축시킬 수 있다. 그 뿐만 아니라 아세틸콜린 분해효소 억제제는 장기간 사용할 경우 뇌신경세포를 보호하는 작용을 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도 보고되고 있다.

아울러 현재 항 아밀로이드 베타 계열의 치매 치료제들이 초기 치매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이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새로운 치매 치료제를 사용할 수 있게 되었을 때 좀 더 많은 치료 혜택을 누리기 위해서라도 꾸준한 치료를 통해 치매 환자의 진행 경과를 최대한 늦춰 환자의 기능을 유지시켜 두는 것이 중요하다.


Q: 새로운 치매 약제의 등장으로 치료 환경이 어떻게 변화할 것으로 보는가.

A: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현재 치매 치료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겨지는 것은 조기 진단과 조기 약물치료이다. 특히 치매 치료에 있어 약물치료는 치매 환자의 인지기능을 개선하고 문제행동 증상을 완화하기 위해 가장 기본이 되는 치료 방법이다. 현재 치매 치료는 이러한 인지기능을 개선하고 행동 증상을 완화하는 데에 효과가 있는 약물을 아직 증상이 경증인 치매 조기에 사용해 환자의 증상 악화를 지연시키는 것이 핵심이다.

새로운 치매 약물로 떠오르고 있는 항 아밀로이드 베타 치료제 역시 초기 치매 환자의 인지기능 저하를 지연시키는 데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치매 약물이 등장하더라도 치매 치료에서 조기 진단과 조기 약물치료가 중요하다는 점은 아직까지는 크게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한다.

또한 비용 및 접근성 문제로 활용이 제한되었던 아밀로이드 PET와 같은 검사가 향후 혈액 바이오마커와 같이 좀 더 접근성이 높은 검사 방법으로 가능해지면서 조기진단도 보다 쉽고 정확해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Q: 마지막으로 환자나 정부, 의료계 등에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A: 치매는 현재 심장병, 암, 뇌졸중과 함께 4대 주요 사인으로 여겨지는 만큼 노년층에게 매우 중요한 질환이다. 60대부터는 가장 두려운 질환이 치매라고 알려져 있을 정도이다. 치매에 대한 인식은 점차 나아지고 있지만, 아직 치매의 사회적 낙인은 크게 다가온다. 이에 치매 중 가장 흔히 발생하는 알츠하이머형 치매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아밀로이드 베타를 활용한 진단 방법과 치료 약물을 개발하고자 하는 노력, 그리고 치매 친화적 사회를 조성하기 위한 노력이 전세계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다양한 요인에 의해 발병되는 치매의 질환 특성상 근본적으로 치료 가능한 질환이 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이러한 치매 치료제 개발을 위한 전세계적인 노력을 통해 치매 역시 고혈압, 당뇨병과 같은 만성질환처럼 치료 및 관리가 가능한 질환이 되는 날이 멀지 않았다.

따라서 치매 환자분들은 치매라는 질환에 좀 더 마음을 열고 치매가 조금이라도 의심되었을 때 최대한 빨리 병원에 방문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의료계나 정부에서는 치매 환자분들이 보다 희망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치료에 임할 수 있는 치매 친화적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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