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신약 개발 기업으로의 비상을 위한 대웅제약의 도약이 시작됐다. 수년에 걸쳐 연구해 온 자체 신약 ‘펙수클루'와 ‘엔블로’의 개발 성공과 더불어, First-In-Class 신약 파이프라인에서의 개발 성과도 가시화되고 있는 것.

이에 본지는 대웅제약 신약 R&D를 5년째 이끌어 가고 있는 신약센터 박준석 센터장을 만나 대웅제약의 신약 파이프라인들의 개발 현황과 향후 목표에 대해 들어봤다. 

대웅제약 박준석 신약센터장
대웅제약 박준석 신약센터장

4개 질환군, 15개 파이프라인 개발에 주력

2000년대 초부터 신약개발 R&D 투자 비중을 늘려 온 대웅제약은 지난 2017년부터 매년 1,000억 원대의 금액을 신약 개발에 투자해 왔다. 그 결과 2021년 국산신약 34호 펙수클루를 허가 받았고, 이듬해인 2022년에는 국산신약 36호 엔블로의 허가를 획득했다. 

대웅제약은 이에 그치지 않고 지난해에는 2,000억 원이 넘는 R&D 비용을 투자, 현재 4개의 질환군에서 15개의 신약 파이프라인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박준석 센터장은 "전체 직원의 25%에 달하는 440여명의 인력이 연구개발을 담당하고 있다"며 "이미 개발에 성공한 2개의 신약 외에도 상업 가능성이 높은 15종의 신약 후보물질들을 발굴, 이들을 중점적으로 현재 임상 연구를 진행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대웅제약의 신약 파이프라인은 대사, 섬유증, 자가면역, 항암 등 4개 질환군에 집중되어 있다. 이들 가운데 가장 주목하고 있는 파이프라인은 특발성폐섬유증 치료제 '베르시포로신'이다. 베르시포로신은 대웅제약이 자체 개발 중인 세계 최초(First-in-class) PRS 저해 항섬유화제 신약으로, Prolyl-tRNA synthetase 라는 새로운 타겟을 억제해 콜라겐 생성을 억제하여 섬유증을 개선시키는 신규 기전의 경구용 항섬유화 약물이다. 현재 전임상, 임상 1상을 마치고 지난해부터 미국 및 한국에서 다국가 2상 임상을 승인받아 연구가 진행 중이다. 더욱이 베르시포로신은 미국 FDA 패스트 트랙 개발 품목으로 지정 및 국내 국가신약개발사업단의 국가신약개발사업 지원 과제로 선정되는가 하면, 영국의 씨에스파마슈티컬스와 중화권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한 상태.

박 센터장은 "베르시포로신은 펙수클루와 엔블로의 뒤를 이을 대웅제약의 대표 신약 파이프라인"이라며 "앞서 개발한 두 신약과 달리 베르시포로신은 First-in-class 약물로, 글로벌 블록버스터 치료제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평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JP모건 등에서 글로벌 다국적사들로부터 러브콜을 받은 상태로, 이제는 대웅제약이 파트너사를 선택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박 센터장은 "베르시포로신은 독특한 기전의 약물로 치료 효과를 확인했고, 타 기전의 약물과 병용요법에서도 치료 효과를 보였다"며 "아직 임상 2상이 진행 중이지만, 2상에서 성공한다면 단일 품목으로 억 단위가 아닌 조 단위의 글로벌 매출을 이뤄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와 함께 한올바이오파마와 공동으로 연구·개발하고 있는 안구건조증 치료제 'HL036 점안액(성분명: 탄파너셉트)'은 현재 미국에서 두번째 임상 3상을 진행 중인 상태다. 이르면 상반기 내에 3상 임상 종료, 3분기 경에 최종 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SGLT-2억제제를 기반으로 한 대사 및 비만치료제 'DWP306001'과 항암제 피부부작용을 개선시키는 약물 'DWP708', 궤양성대장염 치료제 'DWP305401' 등도 임상 2상을 진행 중인 상태다. 

First-in-class 신약 후보물질이자 ITK/BTK 저해 자가면역 치료제 ‘DWP213388'도 지난해부터 FDA 승인을 받고 임상 1상을 진행 중에 있으며, 세포 내 염증성 신호전달 체계 내의 JAK3와 BTK kinase를 선택적으로 억제하는 이중 억제 기전의 경구용 아토피피부염 치료제 'DWP212525’도 전임상을 종료하고 올 하반기에 임상 1상을 시작할 계획이다. 

이 외에도 지속형 인슐린 'DWP457', 면역항암제 'HL187', 연골재생 치료제 'DWP714', 중증급성췌장염 치료제 'DWP715' 등도 후보물질 도출 완료 후 전임상의 마무리 단계에 와 있다. 

박 센터장은 "대웅제약은 펙수클루와 엔블로와 같은 Best-in-class 신약 개발을 통해 확보한 신약개발 역량을 바탕으로 First-in-class 신약 개발로 확대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2030년까지 글로벌 TOP 수준의 연구 역량 갖출 것

이렇듯 2건의 신약 성공 경험과 다양한 신약 파이프라인의 순조로운 개발 과정을 통해 대웅제약은 '글로벌 R&D 기업'이라는 궁극적인 목표에 가까워지고 있다. 

박준석 센터장은 "솔직히 현재의 상황에서 단숨에 글로벌 기업이 된다는 것은 쉽지 않은 목표"라며 "하지만 대웅제약의 신약 개발 경험과 노하우, 연구진들이 노력한다면 멀지 않은 미래에 글로벌 블록버스터 약물 출시와 대규모 기술 수출이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2030년까지 R&D 핵심분야인 자가면역, 암, 대사∙섬유증 질환 분야에서 글로벌 수준의 연구 역량을 갖출 것"이라며 "이를 위해 국내·외 바이오텍 및 병원, 학교를 아우르는 오픈 콜라보레이션을 추진, 최고의 R&D 생태계를 구축하고 이를 통해 환자에게 최고의 신약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대웅제약은 ▲현지화와 기술 기반의 제휴 ▲공동 R&D 모델 ▲ 전략적 투자를 통한 상호 성장 ▲스핀아웃·VRDO(가상신약개발연구, Virtual Research Development Only) 모델 등 4가지의 오픈콜라보레이션 전략을 수립한 상태다. 이에 따라 ▲한올바이오파마 인수, ▲조인트벤처 아피셀테라퓨틱스에 시리즈A 투자를 통해 새로운 세포치료제 공동 개발, ▲아이엔테라퓨틱스 설립, ▲영국 Avacta사와 아피셀 테라퓨틱스 설립, ▲미국 바이오기업 크리스탈파이 및 A2A 파마와 항암 신약 공동 연구 개발 ▲5곳의 AI 신약개발 기업과의 협업 등을 추진하고 있다.

박준석 센터장은 취임 5주년 소회와 함께 동료 연구진, 경영진들에 대한 감사의 뜻도 밝혔다.

그는 "취임 첫 해에 2023년까지 신약 2개를 발매하겠다는 목표를 설정했는데 다행히 그 말을 지킬 수 있었다"며 "이러한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 준 동료 연구진들과 우리를 믿고 지지해 준 경영진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센터장 부임 당시 설정한 단기 목표를 이룬 만큼 이제는 '2025년부터 매년 기술 수출 및 신약 발매 1건 이상'이라는 중장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주력할 것"이라며 "더불어 '2030년 글로벌 Top 20 안에 들어가는 R&D센터'가 되겠다는 개인적인 목표도 이뤄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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