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이과학회 임원진
대한이과학회 임원진

우리 국민 중 16%가 중증 난청 환자이지만 이 중에서 보청기를 사용하는 경우는 20%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일 백범기념관에서 열린 대한이과학회 학술대회 기자간담회에서는 올해 2월 ‘2021 국민건강통계’에서 발표된 이과 질환에 대해 공개했다.

공보위원회 서명환 교수(서울대) 발표에 의하면 올해 2월 ‘2021 국민건강통계’ 이비인후과 조사 부분에서는 귀코목에 관련된 설문 조사 외에도, 만40세 이상을 대상으로 난청, 평형이상(어지럼증), 중이염 등에 대한 검진이 이루어졌다.

이 중 순음청력검사에서 일측 또는 양측성으로 청력 역치가 41데시벨(dB HL)이상인 경우에 해당하는 중증 난청 유병율은 2019-2020년 15.9%이었으며, 2021년은 15.8%였다.

남성에서 유병율이 17.7%로 여성 14.0%에 비하여 높았다(2021년 기준). 이는 “2009년-2013년 사이 자료에 의하면 중등도 이상 난청의 유병율이 14.7% 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2019년부터 2021년 사이 난청의 유병률이 소폭 상승했거나 비슷한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현재 우리나라 국민 중 약 16%가 중등도 이상의 난청 환자에 해당한다”고 전했다.

또한 위 환자들 중 보청기 또는 인공와우와 같은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한 양측성 난청의 유병

률은 2019-2020년 8.2%이었으며, 2021년 7.5%였다. 양측 중등도 이상 난청 유병자의 청각보조기기 사용률은 2019-2020년 25.9%이었으며, 2021년 26.7%이었다.

이에 "즉 양측 중등도 이상 난청 환자들은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많은 경우 치료가 간과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보청기의 가격이 고가라는 점을 감안하면, 소득수준에 따라 청각보조기기 사용률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2021년 통계에 따르면 소득수준이 하 또는 중하인 표본에서 청각보조기기 사용률이 25.1-35.9%이며, 소득수준이 상 또는 중상인 표본에서 청각보조기기 사용률은 17.9-24.6%로 나타났다.

중증도 난청 환자들이 보청기를 사용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이식형 청각기기연구회 정연훈 회장은 “선진국은 보청기 사용율이 30~40% 가량되지만, 우리나라는 기존 10%대에서 급여가 되면서 2배 이상 늘기는 했다”며 “또한 다양한 형식의 보청기가 나오면서 기존보다 거부감이 줄어들긴 했지만, 아직 서구에 비해 심미적인 거부감이 큰 것 같다”면서 “안경은 괜찮은데 보청기를 끼면 장애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에 대한 인식 변화가 이뤄진다면 많은 환자들이 혜택을 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국민건강통계에서는 평형기관의 기능을 평가하기 위하여 40세 이상 성인에서 비디오두부충동검사도 시행됐다.

학회 측은 “지금까지 국가단위로 평형기관이상의 유병율을 조사한 역학조사 사업이 전세계적으로 없었다는 점에서 이는 매우 의미 있는 조사”라며 “기존에도 간접적인 방법(롬버그검사)를 통해 평형기관이상 존재 여부를 조사하기는 했으나, 양측 귀 평형기관의 기능을 정량적으로 측정한 국가 단위 역학조사는 세계 최초”라고 밝혔다.

이번 조사에서 연령, 성별, 주소 및 소득 측면에서 대한민국 일반 인구를 대표하는 2,237 명의 대상자에서 비디오두부충동검사를 수행했다.

그 결과 평형기관이상의 유병률은 22.5%였다. 일측이 14.3%, 양측이 8.2%으로 일측 평형기관이상이 더 많았다. 또한 평형기관이상의 유병률은 연령과 선형의 상관관계를 보였다. 즉 나이가 많을수록 평형기관이상 유병률이 높았는데, 40 대에서 15.2%, 50대에서 20.7%, 60 대에서 27.8%, 그리고 70 대 이상에서는 42.5%의 대상자가 평형기관이상으로 판명되었다.

남성(22.8%)과 여성(22.2%) 사이의 유병률은 큰 차이가 없었다. 거주지역과 소득수준도 평형기관이상의 유병률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학회 측은 “귀가 노화되는 경우 노화성 난청이 발생하는 것과 유사하게, 평형기관은 노화성 전정병증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이번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는 기존에 병원 단위 소규모 조사에서 추정한 국민건강 현황을 국가 단위 역학 조사를 통해 정확히 증명한 소중한 결과”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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