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기 위해 제약주권을 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이를 위해서는 반드시 정부의 지원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원희목 회장은 30일, 임기 마지막 신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제약강국이 되기 위해서는 제약주권을 확립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점을 피력했다. 제약주권 확립은 6년전 원 회장이 협회 첫 수장을 맡았을 임기 초기부터 꾸준히 강조해 온 내용이다. 

원희목 회장은 "우리는 코로나19 팬데믹을 통해 세계 각국의 보건의료체계 붕괴와 필수 의약품 부족사태 등 대혼란을 목도하며 보건안보의 중요성을 절감했다"며 "한 국가가 백신과 필수의약품 등을 자력으로 개발·생산·공급하는 역량을 갖추지 못할 때 국민의 소중한 생명과 건강을 제대로 지킬 수 없다는 뼈저린 교훈을 얻었다"고 전했다. 

그는 "제약주권 확립은 우리가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기필코 달성해야 할 제약강국 도약의 초석"이라며 "원료의약품과 백신 등의 낮은 자급률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에서, 블록버스터와 글로벌 빅파마의 탄생 등 제약강국이 되겠노라 말하는 것은 모래위의 성을 짓겠다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국내 의약품 자급률은 높지 않은 상황이다. 2021년 기준 완제의약품 자급률은 60.1%, 원료의약품은 24.4%에 그쳤다. 필수예방백신 역시 28종 중 14종만 개발 및 생산하고 있다. 

하지만 제약바이오산업에 대한 정부의 지원은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다. 2022년도 보건의료 총 예산은 4조 5천억 원으로 이는 미국국립보건원의 1/12 수준이다. 더욱이 제약바이오 R&D 예산 1조 8천억 원 가운데 제약사에 지원된 금액은 14.6%에 불과했다. 

이에 원 회장은 제약주권 확립을 위한 정부의 강력한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토로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원희목 회장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원희목 회장

원 회장은 "정부 차원의 제약바이오산업 육성방안이 제시되고 있지만, 산업 현장에서 체감이 되지 않고 있는 점을 감안하여 산업계가 제약주권 확립을 위해 탄탄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과감하고 신속한 육성지원 방안이 실행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필수·원료의약품·백신 자급률을 높일 수 있도록 국산 원료를 사용하는 완제의약품에 대한 약가우대 기간 및 조건을 확대해야 하고, ▲상용화 가능성이 높은 임상 2,3상에 투자 비중을 대폭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블록버스터 신약 창출의 재정적 토대인 보험의약품 가격제도를 산업 육성 지원기조에 맞춰 개선하고, ▲'제약바이오혁신위원회'의 조속한 설치와, ▲'메가펀드 지원규모 확대' 계획도 차질없이 진행해 달라고 건의했다. 

원 회장은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킬 수 있는 제약주권의 토대를 탄탄하게 구축하는 것이야말로 대한민국을 넘어 글로벌 무대에서 세계적 제약바이오그룹들과 당당하게 경쟁해 국부를 창출하는 출발점"이라며 "보건안보가 최우선시 되는 현실에서 대한민국과 우리 국민을 지키는 가장 강력한 무기는 제약바이오산업의 압도적 경쟁력"이라고 밝혔다. 

이어 "올 한해 한국제약바이오협회와 267개 회원사들은 제약주권 확립, 제약강국 도약의 지상 과제를 완수하기 위해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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