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뇨의학과가 10년 만에 처음 신규전공의 지원율 100%를 달성하며 재도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러한 이면에는 최근 우수비뇨내시경실 인증제 시작을 비롯해 역량중심과 실무위주의 전공의 수련교육과정 개편 등 다양한 사업을 펼치며 비뇨의학과 살리기에 집중해 온 대한비뇨의학회의 노력이 있었다. 2022년 12월 임기를 마무리하는 이상돈 회장(양산부산대병원)을 만나 그동안 추진해 온 사업 및 비뇨의학과의 비전에 대해 들어보았다.

우수비뇨내시경실 인증제 시작, 개인의원까지 확대 예정

“최근 학회는 우수비뇨내시경실 인증제를 시작했습니다. 인증제 도입으로 전국 병원이나 의원에 설치되어 있는 비뇨내시경실 운영 표준화와 질 높은 정도관리를 통해 감염관리 및 환자의 안전을 도모하고자 합니다.”

학회는 최근 추계학술대회에서 ‘우수비뇨내시경실 인증제’ 선포식을 갖고 2022년 하반기부터 80개 수련병원을 대상으로 시범사업을 시작, 79.3%의 수련병원이 인증을 받았다. 이에 대해 이 회장은 “인증제 시작이 다소 늦은 감은 있지만 2023년에는 일차적으로 모든 수련병원이 통과되고 정착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목표”라며 “이후에는 2차 중소병원과 최종적으로 개인의원까지 확대해 나갈 예정이며, 3년마다 재인증을 통해 표준화 및 질관리 유지를 도모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이 회장은 이 밖에도 그동안 바쁘게 달려오며 이뤄낸 성과로 ▲대한비뇨의학회 정기학술대회를 명실상부한 국내 개최 국제학술대회로 전환 ▲국가 배뇨감염관리센터 구축사업 추진 ▲역량중심‧실무중심의 수련교과과정 개편 및 수련교육 내실화 ▲적정 전문의 수요공급 추계 용역연구사업 ▲대한비뇨의학회 캐릭터 사업 ▲젊은 비뇨의학자 육성사업 ▲필수의료협의체 참여 등을 꼽았다.

이같은 학회의 노력으로 지난 10여년 동안 신규 전공의 지원율이 평균 50% 이하였다가, 2022년 올해 처음 신규전공의 지원율 100%를 채웠다. 학회는 이러한 여세가 이어질 수 있도록 역량중심과 실무위주로 전공의 수련교육과정 개편을 대대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기존 전공의 수련교과 과정이 정량적 과정이었다면, 개편되는 수련과정은 전문의로서 갖추어야 할 기본역량과 독자적으로 비뇨의학의 대표적 수술이나 시술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역량중심, 그리고 술기 중심 수련교과과정으로 개편하고 있다. 올해 대한의학회로부터 전공의 연차별 수련교과과정 체계화 구축사업에도 선정되어 내년까지 진행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전문의 자격시험도 기존 이론 자격시험과 함께 OSCE 자격시험을 함께 도입하여 전문의로서의 기본 실무평가도 함께 평가하기 위해 현재 준비 중”이라며 “2023년이나 2024년 시험부터는 적용이 가능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한편, 비뇨의학회는 지난해부터 보건복지부 필수의료협의체에 참여하며 현재까지 4차례 모임을 가진 바 있다. 이에 대해서는 “협의체를 통해 특단의 대책이 실효성 있게 시행되어 이미 시작된 비뇨의학 진료체계의 붕괴를 막고 초고령화 사회를 준비하는 안정적 발판이 마련되도록 학회가 지속적으로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초고령사회 대비 ‘국가노인배뇨감염관리센터’ 구축 추진

우리나라는 고령화 사회를 넘어 초고령사회로 빠르게 진입하면서 비뇨기계 암이 남자 10대 암 중 3개(전립선암 4위, 신장암 7위, 방광암 7위)가 차지할 정도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또한 고령화 사회와 함께 요양병원 입원 환자에서의 배뇨 문제 역시 50% 이상의 환자에서 관찰될 정도로 급속하게 증가하고 있는 상태다. “역학조사에 의하면 고령으로 진행할수록 남성에서는 전립선비대증으로 인한 배뇨장애 환자가, 여성에서는 요실금 환자가 60대 60%, 70대 70%, 80대는 80% 이상으로 급격히 늘고 있다”며 “아울러 소아 선천성 질환이나 요로결석 등 내비뇨 질환도 꾸준하게 늘고 있다”는 것.  

그러나 국내 요양시설에서의 어르신들의 배뇨 및 배뇨감염 관리시스템이 제대로 마련되어 있지 않다고 지적하는 이 회장. 이로 인해 요로감염, 패혈증 등 배뇨장애 합병증과 이로 인한 사회적 비용 증가 등 많은 문제들을 야기하고 있다는 문제를 학회가 여러 차례 보고한 바 있다.  

이 같이 학회에서는 어르신들의 국가 차원의 노인배뇨감염관리시스템이 절실하다는 판단에 작년부터 ‘국가노인배뇨감염관리센터 구축’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배뇨감염관리센터가 전국적으로 구축되면 예방, 관리, 처방, 돌봄 등 전반적인 배뇨감염 관리시스템 수립이 가능하다”며 “이를 통해 의료비 및 요양비 부담 완화와 체계적 배뇨감염관리를 통한 합병증 예방으로 어르신들의 건강관리 및 삶의 질이 향상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를 위해 학회는 올해 부산시의회와 공동 공청회 및 관련 심포지움을 개최했으며, 최근 광주시 및 광주시의원와 함께 공동 공청회 개최에 이어 조만간 대구 및 충청도에서도 공청회 개최를 추진하고 있다. 이같이 “부산, 광주, 대전, 충청 등 권역별로 노인배뇨감염관리센터를 구축한 이후 전국적으로 국가 차원의 노인배뇨감염관리센터를 구축하는 것이 학회의 목표”라고 밝혔다.

여성 환자 문턱 낮춘다…국내1호 전문병원 현실화 노력

“아직도 국민 대부분이 비뇨의학과가 남성 환자만 본다고 잘 못 알고 있습니다. 이러한 잘못된 인식을 바로 잡고 여성 환자들의 문턱을 낮추기 위해 홍보활동을 더욱 강화해 나갈 예정입니다. 또한 비뇨기질환 전문병화 도입 현실화를 위한 활동도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그동안 학회는 비뇨의학 질환들을 제대로 알리기 위하여 전립선질환을 홍보하는 다양한 캠페인을 펼쳐 왔다. 그럼에도 최근 한국갤럽에서 조사한 국민 인식 결과 국민 70.7%는 ‘비뇨의학과는 남성 환자만 본다’고 잘못 알고 있었다. 이에 학회는 일반 국민들에게 친근한 이미지로 다가가기 위해 신장, 방광, 전립선, 고환, 음경의 5개 인체기관을 형상화한 캐릭터를 제작, 지난 10월 개최된 대한비뇨의학회 국제학술대회에서 공식캐릭터 선포식을 가졌다. 앞으로 이를 홈페이지, 관련 출판물에 이용하는 것은 물론 다양한 형태의 굿즈 제작과 의원, 병원에서 환자용 안내책자에도 사용하여 친숙한 비뇨의학과의 이미지를 부각시켜 나가는 등 국민에게 더욱 가까이 가기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펼쳐간다는 계획이다.

또한 학회는 2021년부터 보건복지부 지정 비뇨기질환 전문병원 도입을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대한비뇨의학회, 대한병원협회 및 연구전문가로 구성된 전문가 자문위원회를 통해 비뇨기질환 전문병원 제도, 지정 기준안 및 의료질 평가지표안을 수립, 작년 6월 예비 평가를 위한 평가 설명회를 완료한 바 있다. “앞으로 기준안의 적정성 검토와 기준 확정 절차를 통해 국내 1호 비뇨기질환 전문병원 도입 현실화가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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