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뇨의학과의사회 조규선 회장

마땅한 질병 코드가 없어서 비뇨의학과 의원에서 구상권 청구를 받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 대한비뇨의학과의사회는 지난 27일 서울 The-K호텔 서울컨벤션센터에서 추계학술대회 중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 같은 건강보험공단의 구상권 청구 남발의 문제를 지적했다.

의사회 측에 따르면 지난 4월 비뇨의학과의사회 회원이 체외충격파쇄석술 이후 발생한 혈종을 상급의료기관으로 적절하게 전원하여 치료했지만, 건강보험공단에서 공단부담 진료비에 대한 구상권을 청구하여 환수 결정했다는 통보를 받았다는 것.

의사회에 따르면 체외충격파쇄석술 수 혈종 발생은 드물지만 예상 가능한 합병증으로 담당 진료의는 환자에게 적절한 처치와 이송을 한 것으로 추정되나, 전원을 받고 진료한 상급의료기관에서 진단명을 폭행, 외상 등 상해에 준하는 ‘S’코드로 입력, 건강보험공단에서는 확인 절차 없이 체외충격파쇄석술을 시행한 해당 1차의료기관에 상급의료기관의 신주위 혈종에 대한 진료비 구상을 청구했다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민승기 보험부회장은 “체외충격파쇄색술 후 신장 혈종이 생기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경미하면 두고 봐도 되지만 혈종이 크거나 환자가 많이 불편해하면 상급병원에 의뢰하게 된다”며 “이는 정당한 의료행위하고 불가항력적인 합병증 중 하나인데 구상권 청구는 말도 안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전에도 이러한 일이 발생해 건보공단 본원에 문제를 제기해서 없던 일로 해결했는데, 계속 재발되는 것이 문제라는 것. 이에 “이번에도 의사회에서 건보공단에 항의하여 없던 일로 넘어가기로 했지만, 의사 입장에서 한번 당하고 나면 황망하다”며 “더 이상 재발 되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의사회는 ‘S’코드를 넣지 말아 달라고 요청하는 공문을 상급종항병원에 보내기도 했다.

협조 요청문에는 신장 주위 혈종에 맞는 진단코드가 없어서 S354(신장혈관의 손상) 또는 S3700(강내로의 열린 상처가 없는 신장의 손상) 코드를 자연스럽게 입력하게 되는데, 위와 같은 합병증의 경우에는 N288(신장 및 요관의 기타 명시된 장애) 또는 N200(신장결석) 코드 등 S코드 이외의 진단명 입력해 줄 것을 요청했다.

특히 의사회 측은 “건강보험공단에서 S코드를 무조건 상해코드라 여겨 구상권 청구를 남발하는 것이 1차적 문제이고, S코드가 아닌 비뇨의학과 관련 N 코드 중 적절한 진단명이 없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질병코드를 단기간 신설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이에 문기혁 학술 부회장은 대안으로 “매독 코드를 넣으면 자동으로 ‘법정감염병’이라고 뜨는 것처럼, 상급병원들에 납품하는 차트 업체들이 ‘S’코드 입력시 팝업으로 ‘상해 코드’임을 띄워주는 것도 방법이 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 비뇨의학과의사회 임원진

한편 대면 학술대회로 열린 이번 추계학술대회에서는 배뇨장애 관련 강의를 비롯해 다양한 최신 학술 지견이 논의됐다.

이 중에서도 ‘마이코박테리움 내성균에 대한 현황과 대처’ 세션에서는 최근 표준치료에 내성을 보이는 M. genitalium의 출현으로 치료가 어려운 사례들이 감지되고 있어 이에 대한 최신 치료 지침에 대해 알렸다. 이에 대해 “세계적인 마이코박테리움 내성균의 증가로 지난해 미국 CDC에서 가이드라인을 바꿨다”며 “현재 우리나라에서도 성매개 감염병 진료지침 개정을 진행하고 있으며, 조만간 치료 방침이 바뀔 것”이라며 “이에 대해 회원 교육 위해 프로그램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인유두종바이러스(HPV) 예방접종의 패러다임의 변화’에 대한 강의도 관심을 끌었다.

“인유두종바이러스는 자궁경부암 예방접종으로 인식되고 있는데, 남성 생식기 암 발병과 연관이 있으므로 남성에서도 당연히 접종해야 한다”며 “이에 최근 남성에서도 국가접종이 시작됐지만, 이미 지나간 사람에게는 접종해주지 않고 있어서, 남성에서의 접종 필요성에 대해 알리려 나가려고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