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99년 국내 출시를 시작으로 20여 년이 넘는 기간 동안 이상지질혈증 및 심혈관질환 예방 치료제로 각광받아 온 스타틴 제제 '리피토(성분명 아토르바스타틴)'. 

리피토는 다양한 스타틴 제제들의 등장과 2008년 특허 만료로 인한 제네릭 제품들 출시에도 불구, 의료진과 환자들로부터 꾸준한 사랑을 받아 온 장수 블록버스터 제품이다. 리피토는 특허 만료로 약가가 인하됐음에도, 연간 약 2,000억 원대 처방 실적을 기록하며 국내 처방약 시장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다수의 스타틴 단일제 및 복합제 제품들이 출시되었음에도 오랜기간 리피토가 시장에서 독보적인 우위를 점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많은 의료진들은 리피토의 20년 이상 축적된 국내외 임상 연구와 이상지질혈증, 고TG혈증 관리 효과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무엇보다 시작단계부터 발병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는 심혈관질환의 특성상 1차 의료기관을 통한 조기 관리가 중요하기 때문에, 장기간 치료 효과와 안전성에 대한 데이터를 축적해 온 리피토에 높은 선호도를 보일 수 밖에 없을 터.

이에 본지는 대한임상순환기학회 회장을 역임한 분당21세기의원 김한수 원장을 만나 1차 의료기관에서의 심혈관질환 예방 전략과 리피토의 효용성에 대해 들어보는 자리를 가졌다. 

대한임상순환기학회 김한수 고문(분당21세기의원 원장)
대한임상순환기학회 김한수 고문(분당21세기의원 원장)

Q: 최근 정부에서는 국내 의료전달체계에서 1차 의료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오랜 시간에 걸쳐 나타나는 심혈관질환의 1차 예방에 있어, 1차 의원인 개원가의 역할이 특히 중요할 듯하다. 실제 임상 현장에서는 어떻게 예방 및 치료관리가 이뤄지고 있는가?

A: 심혈관질환의 가장 큰 특징은 타 질환들과 달리 병의 시작부터 증상의 발현까지 시간이 굉장히 많이 소요된다는 것이다. 혈관의 경우 동맥경화증이 시작되고 50%까지 좁아지는 데 10년~15년이 소요되고, 7~80% 이상 좁아지기까지 5년~10년이 더 걸린다. 당장 체감하는 증세가 없기 때문에 치료에 대한 당위성을 느끼지 못하고, 관리할 시기를 놓치게 된다.

그러나, 질환이 진행된 후 관리를 시작하게 되면 비용도 훨씬 많이 소요될 뿐만 아니라, 원래 상태로 회복되기가 어렵다. 따라서, 처음 검진을 하는 1차 의료기관의 역할이 굉장히 중요하다. 심혈관질환 관리에 있어 1차 의료기관의 역할은 증세가 심하지는 않지만 위험이 있는 환자들을 사전에 관리하는 것이다. 정부에서도 치료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1차 의료기관을 중심으로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 시범사업’을 운영해오고 있다.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의 평소 다니는 접근성이 좋은 의원에서 체계적인 관리를 받을 수 있도록 한 것으로 상당히 의미있는 행보라고 생각된다.


Q: 최근 미국 질병예방서비스 테스크포스(USPSTF)가 1차 심혈관질환 예방을 위해 스타틴과 함께 1차 약제로 권고해 온 아스피린을 비권고하며 스타틴의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 이렇듯 다수 치료요법이 나와있음에도 스타틴이 오랜 기간 공고한 위치를 지키고 있어 흥미로운데, 이에 대한 배경이 궁금하다.

A: 최근 미국 질병예방서비스 테스크포스(USPSTF)에서 '성인에서 심혈관질환 1차 예방 위한 스타틴 사용'에 대한 성명을 발표하고 심혈관질환 1차 예방 약제로 스타틴의 지위를 유지했다. 또한, 하나 이상의 심혈관질환 위험요인이 있는 40~75세 성인에서 스타틴이 심혈관 질환 위험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고 결론 내렸다. 특히 저강도가 아닌 중강도 스타틴을 처음부터 사용할 것을 강조했다. 중강도 스타틴이 대다수 성인의 심혈관질환 1차 예방 요법으로 적절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40-50년 전, 콜레스테롤이 동맥경화증의 중요한 원인이라는 것이 알려지고 콜레스테롤 조절 및 심혈관질환 예방의 연관성에 대한 후속 연구들이 이뤄졌다. 그 시기에 여러 가지 약물들이 나왔고, 그 중에서 가장 효과가 있었던 약물이 스타틴이다.

현존하는 스타틴 계열 약물로는 아토바스타틴, 로수바스타틴, 심바스타틴 등이 있다. 이 약들은 콜레스테롤 조절 외에도 Pleiotropic effect(다면발현효과)를 갖는데, 그 중에서도 스타틴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Anti-inflammatory effect(항염증 반응)이다. 또한, 스타틴은 플라크(plaque)를 감소시키는 효과도 있다. 혈전 예방용으로 쓰이는 아스피린의 경우, 위장 장애나 출혈 문제가 있는데, 스타틴은 그러한 부작용이 없다.


Q: 리피토 같은 경우에는 단일제임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높은 매출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리피토가 여전히 스타틴 시장에서 최대 장점이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A: 리피토는 굉장히 획기적인 약이다. 출시 이후 20년 이상 사용되며 많은 연구가 있었고, 부작용이 거의 없다는 것이 입증되어 심혈관질환 예방에 있어 독보적인 위치에 자리잡고 있다. 특히 한국인에 특화된 임상 데이터(AT-GOAL: The Atorvastatin Goal Achievement Across Risk Levels, 2010년)를 보유하고 있는 점도 국내 이상지질혈증 시장 내 대표 제품으로 자리매김하는데 기여했을 것으로 본다.

1차 의료단계에서는 여러 요인들을 고려해 처방을 하고 있는데, 앞서 언급한 리피토의 장점들을 바탕으로 형성되어온 리피토의 높은 인지도에 따라 선택하는 경우도 많다. 리피토가 현재 많이 쓰이고 있는데, 앞으로도 기본적인 심혈관질환 1차 예방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


Q: 당뇨병 환자에서도 이상지질혈증, LDL-C뿐 아니라 TG(중성지방) 관리를 통한 심혈관질환 예방이 중요하다고 알고 있다. 리피토의 이상지질혈증 및 고TG혈증 관리에 대한 임상연구와 실제 사례가 있다면 소개해 달라.

A: 우리나라 당뇨병 환자 대부분은 이상지질혈증을 함께 동반하고 있다. 2020년 대한당뇨병학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당뇨병 환자 10명 중 7명이 이상지질혈증 중 하나인 고콜레스테롤혈증을 동반했다.

혈액검사에서 이상지질혈증을 판단하는 지표로는 총 콜레스테롤, 중성지방(TG), HDL 콜레스테롤, LDL 콜레스테롤이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식습관과 유전적 요인 때문에 중성지방이 높은 편으로 알려져 있어, 고TG혈증 관리가 중요하다. 미국, 유럽의 주요 가이드라인에서도 심혈관질환 예방을 위해 TG를 관리토록 권고한다.

고TG혈증 관리 시 기본적으로 처방하는 약물은 역시 스타틴이다. 스타틴의 혈관질환 개선에 대한 이점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일례로 리피토(아토르바스타틴) 역시 고TG혈증 관리에 대한 임상적 근거를 가지고 있고, 유의하게 중성지방을 낮추는 것이 확인됐다. 스타틴 복용 이후에도 TG 조절이 되지 않으면 그때 다른 약제를 추가하는 방향으로 관리하고 있다.

Q: 심혈관질환 예방을 위해 스타틴 단일제나 스타틴+에제티미브 복합제 등이 사용되고 있는데, 개원가에서의 처방 패턴이 궁금하다.

A: 국내 주요 사망원인으로 꼽히는 심혈관질환은 이상지질혈증 관리가 핵심이다. 이상지질혈증 치료제인 스타틴은 심혈관질환 위험을 줄이는데 효과적인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심혈관질환 위험 부담이 적거나 스타틴만 사용해도 괜찮은 사람의 경우 저용량의 리피토만으로 충분히 관리가 가능하다. 스타틴만으로 충분한 치료가 되지 않을 경우에는 에제티미브를 추가한 복합제를 사용하고 있다.

1차 의료기관 역시 관련 주요 가이드라인을 참고한다. 스타틴은 이상지질혈증 약물 치료에 있어 2018년 미국심장협회/심장학회(ACC/AHA)의 1차 치료제로 권고되고 있고, 4년만에 개정된 2022년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 이상지질혈증 진료지침 제5판에서도 1차 치료제로서의 지위를 유지했다. 이러한 가이드라인을 기반으로 1차 의료기관으로서 일선에서 진료를 하게 되는 환자들의 상태와 그동안 축적해온 경험을 입체적으로 고려해 처방을 하게 된다.


Q: 스타틴 제제를 복용하는 경우 성분에 따라 신장에 무리가 가서 신장애 환자들에게 투여 시 주의가 요구될 듯하다. 

A: 일부 스타틴 제제의 경우, 신장 관련 이상반응 위험이 있는 만큼 약제 선택 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그러나 아토르바스타틴은 신장이 아닌 간으로 배설되는 작용 기전을 갖춘 치료제로 신장 질환 여부로부터 혈장 농도나 LDL-C 저하 효과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따라서 해당 환자들에게 투여 시 용량을 조절할 필요 없이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실제로 2020년 발표된 미국내분비학회의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만성신장질환 환자에게 스타틴을 쓸 때에는 용량 조절이 필요하지만 아토르바스타틴과 플루바스타틴은 예외라고 명시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여러 스타틴 제제 가운데에서도 리피토는 부작용이 가장 적고 신장애 환자들에서 치료 결과가 좋았기 때문에 많이 쓰이고 있다.


Q: 국내 가이드라인이 개정되면서 목표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더 낮췄는데, 이것이 예방적인 측면으로 비춰질 수도 있다. 그렇다면 기존에 치료를 받지 않던 사람들도 저용량의 스타틴을 통해 빨리 관리를 하는 것이 필요한가.

A: 기존에 치료를 받지 않던 사람들도 저용량 스타틴으로 조기에 관리를 하는 것이 유리하다. 혈관 질환은 다양한 인자와 연관되어 있다. 대표적으로 나이와 가족력은 조절할 수 없는 인자이지만, 콜레스테롤, 고혈압, 당뇨, 담배, 비만 등은 조절이 가능하다.

여러 가지 위험인자들 중에서도 각 질환에 적용하는 가중치가 있는데, 특히 심혈관질환은 LDL 콜레스테롤과 가장 큰 연관이 있고, 낮을수록 안전하다는 것이 입증됐다. 그 다음으로 중요한 인자가 혈압이다.


Q: 콜레스테롤을 강력하게 조절해야 한다면 PCSK9 억제제 처방 시기를 앞당기는 것이 더 효율적이지 않겠는가.

A: 우선 첫 번째로 PCSK9은 주사제이기 때문에 환자들에게 주사 제형에 따른 부담감이 있다. 두번째로, 심혈관질환 예방 목적으로 그렇게까지 세게 조절할 필요가 있느냐는 문제가 있다. 콜레스테롤 수치가 적을수록 좋기는 하겠지만, 누구나 반드시 그렇게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어떤 사람은 리피토 10mg으로도 반응하고, 어떤 사람은 복합제를 써야 하는 등 환자의 상태마다 내려야 하는 처방이 다양하다. 모든 사람을 처음부터 강력하게 관리할 필요가 있는지는 조금 더 결과를 봐야할 것이다. 콜레스테롤 치료제 시장이 크다 보니, 다양한 회사들의 연구가 이어지고 있다. 예를 들어 HDL 콜레스테롤을 올리려 하는 등 아직까지 유의미한 성과를 나타내진 못했지만 그동안 다양한 연구가 있었다. 

이에 리피토가 수십 년 동안 확고하게 1위로서 자리를 유지한 것은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리피토가 우리나라의 평균 수명을 연장하는 데 조금은 기여했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생각한다.


Q: 이상지질혈증 치료 및 심혈관질환 예방에 대해 1차 의료기관에서 특별히 고려해야 할 사항이 있다면.

A: 혈압과 중성지방, LDL 콜레스테롤을 개별적으로 볼 것이 아니라 전체적으로 보는 시각이 중요하다고 전하고 싶다. 혈압이 높을 경우 고혈압만 추적하거나, 콜레스테롤이 높으면 콜레스테롤 관리만 하게 되는데, 사실 그러한 수치들은 ‘현상’이다. 실질적인 치료의 목적은 수치를 치료하는 것이 아닌 환자가 건강한 삶을 영위하도록 하는 것이기 때문에, 현상 이면을 볼 수 있는 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질병에 대해서 계속 깊이 있게 탐구하는 분석적인 접근과, 전체적으로 볼 수 있는 통합적인 시선이 필요하다. 3차 의료기관은 분석적인 시선이 중요하며, 1차 의료기관에서는 그것들을 통합하여 전체적으로 볼 수 있는 시선이 더욱 중요하다.

1차 의료기관은 심혈관질환에 예방에 있어 중요한 위치에 있다. 3차 의료기관에서는 병이 진행된 환자들을 대상으로 연구하고, 심장, 신장, 당뇨 각각에 대한 개별적인 치료를 진행한다. 그렇기 때문에 1차 의료 단계에서 보다 다학제적이고 통합적인 관점으로 환자를 관리하고 연구를 해나갈 필요성을 느끼게 됐고, 대한임상순환기학회를 만들게 됐다. 앞으로는 1차 의료를 다루는 대한임상순환기학회 및 심부전학회가 큰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저작권자 © e-의료정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