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수의료’ 돌파구로 두경부외과 살리기에 매진

대한두경부외과학회 권순영 회장 문선희 기자l승인2022.10.25 00:0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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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난이도 암을 다루는 두경부외과를 살리기 위한 노력이 다방면으로 진행되고 있다.

대한두경부외과학회는 최근 한국, 일본, 대만 3개국 첫 학술심포지움을 국내에서 개최하며 아시아의 학술적 발전을 이끌고 있다. 그러나 이비인후과 세부분과인 두경부외과 지원 감소로 위기를 겪고 있는 것도 현실. ‘필수의료’ 등의 돌파구로 두경부외과 살리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권순영 회장(고대안산병원)을 만나 두경부외과의 현실을 들어보았다. 

 

3개국 학술대회 첫 개최…‘진행된 갑상선암 진료지침’ 발간도 앞둬

“동아시아 국가들 중 최근 20년 간 두경부외과 발전이 뛰어난 한국, 일본, 대만이 첫 학술모임을 가졌습니다. 앞으로 미국 트렌드를 따라가지 않고 동아시아인들의 특성을 감안한 최신 학술 교류를 위해 정기적인 학술 모임으로 정착시켜 나갈 예정입니다.”

지난 9월 한국, 일본, 대만 두경부외과학회의 첫 조인트 심포지움인 제1회 3개국 두경부외과학회 공동 학술대회가 개최됐다. 학회가 몇 년전부터 공들여 준비한 학술모임이지만, 코로나19 상황으로 미뤄지다 올해 드디어 개최하게 된 것.  

이번 첫 조인트 학술대회 개최 이유에 대해 권 회장은 “동아시아인들은 서양과 아시아와는 다른 또 다른 특성과 유사성이 있기 때문에 더 이상 미국 트렌드를 쫓아가지 않고, 동아시아에서 가장 학술적 발전이 뛰어난 3개국이 모여 학술적 시너지를 만들기 위해 조직한 것”이라며 “조인트 심포지움은 앞으로 2년마다 3개국에서 돌아가면서 개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또한 학회는 진행된 갑상선암에 대한 수술적 치료에 대한 진료지침도 발간할 예정이다. 그동안 갑상선암에 대한 책자를 꾸준히 발행해 온 학회는, 올해 3월에 ‘갑상선암의 모든 것’ 개정판 3판을 발간한 바 있다. 이는 갑상선암 책자 중 유일하게 개인이 아닌 학회 회원들이 모여 출판한 학회 베이스의 책자로 주목받기도 했다.

이를 이어 ‘진행된 갑상선암에서의 수술적 진료치침’을 발행해 올 추계학술대회에서 공개할 예정이다. “기존 책자가 일반인을 위한 것이었다면, 이번 지침은 기관 침범, 식도 침범 등 진행된 갑상선암에 대한 수술 가이드라인”이라며 “초기 갑상선암 수술은 비교적 쉽고 생존율도 높지만, 기도를 침범하면 수술이 매우 어려워진다”는 것. “심지어 경부에 전이가 있으면 고난이도의 청소술을 병행해야 하는데, 두경부외과에서는 기본적으로 하는 수술”이라며 “이렇듯 귀, 코, 목과 관련된 고난이도의 수술을 할 수 있는 것이 이비인후과 출신의 두경부외과와 일반외과와의 차이점”이라고 강조했다.

 

구인두암 세계적 증가 추세, 로봇수술 한국이 선도

두경부암이란 눈, 뇌, 귀, 식도를 제외한 두부와 경부에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암을 말한다.

현재 두경부암 분야의 국제적 이슈는 로봇수술과, 세계적으로 늘어나는 구인두암에 대한 치료 부분이다. 특히 “국제적으로도 금연 열풍에 따라 구강암, 후두암은 줄어들고 있지만, 인두유종바이러스로 인한 구인두암은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며 “성적으로 자유로운 서구를 중심으로 구강 성교로 인한 바이러스 전파로 인해 늘어나고 있다”는 것.  

이러한 구인두암에 대한 진단과 최신 치료가 이번 3개국 조인 심포지움에서도 중요하게 다뤄졌다. “기존에는 구인두암이 하나로 진단됐지만, 2017년 AJCC 8판에서 인두유종바이러스로 인한 암과 그렇지 않은 구인두암으로 40년 만에 분리가 됐다”며 “특히 두 가지 경우 예후가 매우 달라서 치료 전략도 확연히 달라진다”고. 예를 들면 바이러스로 인한 구인두암은 비교적 예후가 좋아서 전 절제 수술보다 편도 절제만 국한하여 기능을 살리는 등 치료 전반에서 다른 전략을 취하는 것이 국제적인 최신지견이라는 것. “이 같은 바이러스 유무 뿐 아니라 술, 담배를 하던 환자 등 세부적으로 구분해 치료를 결정하는 것이 세계적 이슈”라며 “동양인과 서양인의 양상도 다르기 때문에 동양인 위주의 연구와 치료 전략도 중요하다”고 전했다.  

이같이 두경부암 부위는 다른 내장 기관과는 다르게 겉으로 보이는 부분이 많고, 해부학적으로 매우 복잡한 부위라, 수술 부위를 1~2센치 줄이는 것만으로도 후유증에서 큰 차이가 난다. 이같이 어떻게 하면 환자 생존율을 유지하면서 수술 범위를 좁혀 후유증을 줄일 수 있는지가 국제적인 관심 분야이다보니, 로봇수술과 내시경 수술에 대한 연구도 발전할 수밖에 없다. “로봇수술은 특히 동아시아쪽에서 관심이 많으며 다른 나라에서 우리나라에 많이 배우러 온다”며 “작은 부위인 입으로 들어가는 로봇수술 개발에도 한국이 많은 경험을 통해 도움을 주고 있다”고 소개했다.

 

암, 응급기관술 다루는 고난이도 분야, ‘필수의료’ 지원 절실

“두경부외과는 암과 기관절개술 같은 긴급을 요하는 분야를 맡고 있지만, 저수가와 전문과 지원 부족으로 위기가 심각합니다. 생명과 직결된 과인만큼 ‘필수의료’ 지원 등으로 돌파구를 찾기 위해 이비인후과 학회와 함께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현재 두경부외과 의사는 전국에서 154명이 전부다. 또한 15년 내 30%가 정년퇴임할 예정이지만, 90년대 전공의 지원은 거의 전무한 상태이다. 두경부외과는 이비인후과 세부 전문과목 중에서도 수련과정이 어렵고 업무강도가 높지만, 저수가로 수익에 도움을 주는 진료과가 아니다보니 기피과로 밀려나고 있는 것.

이에 이비인후과학회에서도 심각성을 인식하고, 직접 두경부외과의 필수의료 지원 촉구에 나서는 등 두경부외과 살리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두 가지 개선으로 해결될 문제는 아니지만,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들부터 개선해 나가기 위해 필수의료 지원을 절실히 촉구하고 있는 것.  

일례로 두경부암 중 가장 많은 갑상선암 수술의 경우 외과에서 시행하면 두경부외과보다 20% 가산이 더해지다 보니, 병원 입장에서는 외과에서 수술받은 것이 유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 외에도 고난이도 수술에 비해 수가가 낮게 책정된 부분이 많아 두경부외과 의사들의 사기를 떨어뜨리고 있다는 것. 이에 대해 “병원에서 응급 의료진을 짤 때도 기관절술을 가장 잘하는 두경부외과 의료진을 넣는다”면서 “이같이 두경부외과는 중증도와 응급 의료를 다루는 데도 이비인후과의 세부과이다 보니 수가에서 다른 이비인후과 파트와 같은 취급을 받는다”고 토로했다. “이러한 상황이다 보니 최근 5년간 지원한 전공의가 4명 뿐”이라며 “교수들의 기쁨이 제자를 키우는 것인데, 매우 안타까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후배들이 ‘왜 어려운 두경부외과를 택했냐’고 물으면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한 말인 ‘인생은 무거운 짐을 지고 가는 나그네와 같다’라는 답을 한다는 권 회장. ‘짐이 무거울수록 마지막에 남는 것도 많다’는 그의 말 속에 담긴 묵직하고 숙연하기도 한 메시지가 위기의 두경부외과를 이끄는 등불이 되리라 기대한다.  

문선희 기자  kmedinf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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