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순전남대학교병원 내분비외과 박민호 교수
화순전남대학교병원 내분비외과 박민호 교수

유방암은 조기에 발견하면 생존율이 높아 예후가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암이 전이될 경우 예후가 나쁘고 완치가 어렵다. 국내 통계 자료에 따르면, 유방암이 처음 발생한 장기를 벗어나지 않은 국한인 경우 98% 이상의 5년 생존율을 보이지만, 암이 멀리 떨어진 다른 부위로 전이된 원격 전이 단계일 경우 5년 생존율이 43%로 절반 이상 낮아진다.

전이성 유방암 환자는 완치도 어렵지만, 반복되는 재발 및 치료로 인해 삶의 질이 저하되기 쉽다. 따라서 전이성 유방암 환자를 치료할 때는 완치가 아니라 ‘생존기간 연장 및 환자 삶의 질 개선’에 목표를 두어야 하며, 치료 전략을 수립할 때도 환자 삶의 질을 주요하게 고려해야 한다.

전이성 유방암은 항호르몬 치료, 표적치료, 항암화학요법 등 여러 치료 방법 중 환자의 상태에 따라 적절한 치료를 시도한다. 내부 장기로 전이가 있거나 항호르몬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환자, 분자 생물학적 표적이 없는 삼중음성 유방암 환자에게는 항암화학요법이 우선 권고된다. 다행히 전이성 유방암은 다른 고형암 대비 항암화학요법에 비교적 반응이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제는 항암화학요법으로 인한 부작용이다. 항암화학요법은 대부분 부작용을 수반하기 때문에 삶의 질을 크게 저하시키고, 이로 인해 환자가 항암치료를 포기하는 경우도 많다. 환자들이 치료를 포기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환자 삶의 질을 지키는 치료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 병용요법 대비 독성이 적고 치료 편의성은 좋은 단일요법을 고려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과거에는 전이성 유방암 치료옵션이 다양하지 않아, 전문의로서 치료 전략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반면, 최근에는 전이성 유방암 환자를 위한 새로운 치료옵션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고, 기존에 효과를 인정받았던 치료제들도 실제 진료 현장에서의 효과를 확인한 RWE(Real World Evidence) 연구 결과가 나오면서 치료 전략 수립이 용이해졌다.

일례로 최근 단일요법 치료제 중 하나인 에리불린(제품명: 할라벤)의 10년 장기 RWE 결과가 발표되었는데, 건강 상태가 좋지 않은 환자가 포함된 조건에서도 기존 임상 연구와 유사한 생존기간 연장 효과를 확인해 치료 전략 계획에 좋은 참고가 되고 있다. 해당 치료제는 필자가 참여한 임상연구(REMARK)를 통해 한국인 환자에서도 기존 연구와 유사한 효과 및 안전성을 확인한 바 있다.

전이성 유방암 치료 환경은 나날이 개선되고 있고 과거 대비 치료 성적도 많이 향상되었다. 환자 삶의 질을 지키는 치료 전략에 대한 의료진의 고민과 치료를 포기하지 않는 환자들의 적극적인 의지를 통해, 앞으로 국내 전이성 유방암 환자들의 치료 결과가 더욱 좋아질 것이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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