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D의 키트루다(좌)와 에자이의 렌비마(우)
MSD의 키트루다(좌)와 에자이의 렌비마(우)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와 렌비마(성분명 렌바티닙) 병용요법이 간세포암 1차 치료 임상에 실패했다. 

MSD는 3일(현지시각), 키트루다+렌비마 병용요법과 렌비마 단독요법간 헤드투헤드로 진행된 간세포암 3상 임상인 LEAP-002 연구에서 1차 평가변수를 달성하지 못했다고 발표했다. 

발표된 내용에 따르면, 키트루다+렌비마 병용요법은 대조군인 렌비마 단독요법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한 전체생존기간(OS)과 무진행 생존기간(PFS) 개선을 보이지 못했다. 

그간 LEAP-002 연구는 임상이 종료된 지 약 1년여에 가까운 시간이 지났음에도 결과가 발표되지 않아, 의료계에서는 사실상 실패했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실제로 반전은 없었고, 키트루다는 단독요법에 이어 병용요법에서도 간암 적응증의 벽을 넘지 못했다. 

키트루다+렌비마 병용요법의 임상 실패 요인은 렌비마 단독요법 투여군의 치료 효과가 우수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MSD는 "LEAP-002 연구에서 렌비마 단독요법의 OS 중앙값이 기존 렌비마의 임상 연구에서 관찰된 값보다 더 길었다"며 "키트루다+렌비마 병용요법 역시 OS와 PFS의 개선을 보였지만, 렌비마 단독요법 대비 통계적 유의성을 충족시키지 못했다"고 전했다. 

MSD Research Laboratories의 글로벌 임상 개발 부사장 Gregory Lubiniecki 박사는 "키트루다+렌비마 병용요법에 대한 임상 연구는 간암과 같은 어려운 유형의 암에 대한 미충족 요구를 해결하기 위해 고안됐다"며 "지금까지 나온 데이터들을 기반으로 키트루다+렌비마 병용요법의 조합의 잠재력에 확신을 가지고 있으며 여러 암종에서 임상을 계속 이어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에자이 종양학 임상 연구 수석 부사장 Corina Dutcus 박사는 "절제 불가능한 간암 환자의 치료를 개선하기 위해 LEAP-002 연구의 대조군을 렌비마 단독요법으로 선택했다"며 "임상 결과는 우리가 기대했던 바와 다르지만 LEAP-002 임상 결과를 토대로 간암에 대한 연구를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LEAP-002 연구가 실패로 끝나면서 간암 치료제 시장은 1차 임상에 성공한 티쎈트릭+아바스틴 병용요법의 독주 체제가 이어질 전망이다. 

국내 한 대학병원 종양내과 A 교수는 "데이터가 모두 공개되어 봐야 정확하게 알겠지만, LEAP-002 연구는 2차, 3차 치료에 사용할 수 있는 약제들이 많이 나와 있는 상태에서 진행이 됐다. 그러다 보니 렌비마 단독투여군의 OS가 길게 나올 수 밖에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회사측에서 너무 안일하게 연구를 디자인한 것으로 생각된다"며 "키트루다+렌비마 병용 임상의 실패로 인해 당분간은 현재 보험 급여까지 적용되고 있는 티쎈트릭+아바스틴 병용요법이 간암 시장에서 독주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저작권자 © e-의료정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