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암센터 서홍관 원장
국립암센터 서홍관 원장

“지난 20여 년간 암 생존율이 30% 가량 늘어난 원동력은 암치료의 근거가 되는 통계에 있었기 때문입니다.”

국립암센터 주최로 15일 개최된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국제심포지엄’ 자리에서 만난 서홍관 원장의 말이다. 코로나19 상황으로 미뤄왔던 국제심포지움이 온-오프라인으로 개최되자 1,500여 명이 등록하며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그만큼 암 치료에 있어 빅데이터와 AI에 관심이 높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라는 평가다.

그는 “올해 국립암센터가 설립된지 21년이 됐다. 20년 전에는 암 통계 자료가 없었던 것을 암센터가 설립되며 암 통계를 시작했다”며 “암 통계가 시작되면서 확실한 암 퇴치를 할 수 있는 근거를 갖게 되면서 적을 알고 전쟁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라면서 암 통계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실제 국립암센터는 지난해 9월 국가암데이터센터로 지정받은 것을 기점으로 공공과 민간에서 독자적으로 수집·활용하는 데이터를 상호연계하여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데이터를 기반으로 암 질환을 극복에 나서고 있다.

또한 올해 국가암데이터센터는 복지부가 주관하여 15개 의료기관이 참여하는 K-CURE 사업에 참여해 암 임상데이터 활용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암단백유전체연구 등에서 멀티 오믹스 데이터를 임상데이터와 함께 수집, 공개할 계획을 수립 중이기도 하다. K-CURE 사업은 10개 암종의 165만 명 임상데이터를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편, 국립암센터 빅데이터센터는 그동안 암 통계 구축 경험을 기반으로 우리나라 10개 암병원이 참여하는 플랫폼 과제를 3년 동안 과기부 사업으로 진행해 10개 암종을 대상으로 47만명 의 암환자 데이터의 표준화를 진행했다. 연구자들이 해당 플랫폼에서 데이터를 신청하면 심의위원회를 거쳐 연구자가 연구에 활용할 수 있다.

한편, 서 원장은 지난 1년 반 임기 동안 중점적으로 추진해온 사항에 대해서도 알렸다.

가장 중점을 둔 것은 ‘암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한다’는 국립암센터의 미션에 따른 암 예방 사업이다. “이렇듯 암 예방을 위해서는 원인을 알아야 한다”는 서 원장은 “암 원인 중 담배가 30%, 음식이 30%, 감염이 20%이며, 5%는 알코올”이라며 “금연과 건강한 식사, 헬리코박터, 인두유종 바이러스, 간염 바이러스 등 감염예방의 중요성은 어느 정도 알고 있지만, 알코올이 발암 물질 자체라는 것은 국민들 뿐 아니라 의사들도 잘 모르는 경우가 많아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에 “국민들이 가장 많이 섭취하는 1군 발암물질은 알콜올이라는 것을 알리는 것이 현재 가장 중요한 철학으로 삼고 있다”고 전했다.

예방 다음으로 국민들이 원하는 것은 조기진단하여 암을 완치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국가 암검진 프로그램을 암센터에서 만들어서 건보공단이 집행하고 있지만, 검진율이 50~60% 밖에 되지 않는다. 이에 검진율 제고에 노력하겠다는 것.

그러나 불필요한 암 검사를 너무 많이 하는 것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대표적인 것이 갑상선암이다. “5년 생존율은 암 완치를 가정하는 것인데, 놀랍게도 갑상선암은 5년 생존율이 100.0%”라며 “암에 걸리지 않은 사람들과 생존율이 같은 것”이라며 “갑상선암으로 1년에 350명 정도가 사망하지만 이 때문에 무조건 검진을 하는 것이 이득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갑상선암의 90% 이상은 찾지 않아도 생존율에 지장이 없지만 오히려 찾아내어 수술하면 더 해로울 수 있다는 것. “이에 미국 보건복지부에서도 이득보다 해로움이 크다는 의미의 D 등급을 내렸다”며 “전세계에서 무증상인 사람에게 스크리닝을 하는 국가는 하나도 없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강조하는 것은 암 연구의 중요성이다.

암 연구는 예방뿐 아니라, 조기검진, 치료, 호스피스 등 다방면의 영역에서 연구가 필요하다는 것. 이에 “미국 바이든 대통령도 대규모 암 연구를 추진 중인 것처럼 우리 새 정부에서도 암 연구에 대한 관심을 더 기울여 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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