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이비인후과학회 김세헌 이사장
대한이비인후과학회 김세헌 이사장

대한이비인후과학회가 코로나바이러스를 비롯해 상기도감염의 전문가로서의 행보를 가속화한다.

이비인후과학회는 상기도 바이러스 감염 연구회를 발족한데 이어 지난 21부터 24일까지 열리고 있는 대한이비인후과 국제학술대회 'ICORL 2022'에서 첫 심포지움을 가졌다. ‘상기도 바이러스감염 연구회’ 초대회장은 서울아산병원 장용주 교수가 초대 회장이 맡았다.

학회 중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대한이비인후과학회 김세헌 이사장은 “통계를 보면 코로나19 진료의 52.6%를 이비인후과에서 받았다”며 “그러나 코로나가 한창 유행했을 때 코로나 환자 진료를 봤다는 이유로 일선 이비인후과는 2주 동안 병원 문을 닫아야 했고 환자가 다녀간 병원은 낙인이 찍혀서 피해를 많이 봤다”면서 “앞으로 제2, 3 코로나 팬데믹 상황이 왔을 때 이비인후과가 상기도 감염의 전문과라는 것을 알리고 대정부, 대국민에게 홍보해서 질병치료를 통한 국민 보건 건강증진에 더 기여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 이비인후과에서는 다양한 상기도 바이러스 질환을 다루고 있다. 잘 알려진 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부비동염 이외에, 대상포진 바이러스에 의한 안면신경마비(렘지 헌트 증후군), 엡스타인바 바이러스에 의한 비인두암 및 최근 가파르게 증가하는 인유두종바이러스에 의한 구인두암 등이 해당된다. 그럼에도 최근의 코로나19 오미크론변이는 목통증, 기침, 콧물 등 이비인후과 관련 증상이 많이 나타나는 특징을 보이고, 앞으로도 새로운 상기도 바이러스감염증이 주기적으로 출현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에 전문적인 연구의 필요성에 따라 연구회를 발족하게 됐다.

상기도 감염 연구회 장용주 회장(서울아산병원)은 “상기도 감염의 전문가로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교육”이라며 “연구회에서는 바이러스의 기본을 비롯해 코로나바이러스 이외에도 많은 바이러스의 바이올로지를 교육해 나갈 것”이라면서 “올해 새롭게 발족한 연구회지만 이비인후과 내에서 연구회가 학문적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중요한 되도록 연구회를 이끌겠다”고 전했다.

한편, 학술대회 중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학회 및 의사회 임원진들은 ‘일차의료기관 급성호흡기감염 주무과는 이비인후과’라는 점을 강조했다.

학회에 따르면 심평원 제공 2020년 상반기 급성상기도염증(J00~J06) 진료건수를 살펴보면, 이비인후과 384만건, 내과 199만건, 소아청소년과 146만건으로 이비인후과가 급성 상기도 감염증 진료의 절반 이상을 담당하고 있다.

상기도 감염 바이러스 연구회 장용주 회장
상기도 감염 바이러스 연구회 장용주 회장

또한 코로나19로 인한 호흡기질환 진료를 위한 의원급 호흡기전담클리닉의 경우에도 2022년 3월 20일 기준 총 124곳 중에서 이비인후과가 74곳, 소아청소년과가 19곳, 내과가 6곳, 가정의학과가 2곳으로 급성호흡기질환에 대한 적극적인 진료를 표방하는 의료기관도 이비인후과가 가장 많은 상태다.

학회 측은 “코로나19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를 할 때, 비강 깊숙이 면봉을 넣어서 정확하게 비인두에서 검체를 채취하는 것이 중요한데 제대로 시행을 했을 경우 민감도는 PCR 대비 98%에 달한다”며 “이비인후과의사 만큼이나 비강과 비인두의 해부학적 구조와 생리를 아는 전문가는 없을 것”이라면서 “이 공간에서 기구를 넣고 시술을 하는데 있어서 가장 적합한 인력도 이비인후과의사를 빼놓고는 이야기를 할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제반 사항들을 종합하여 본다면 일차의료기관에서 이비인후과는 급성호흡기감염에 관한한 최고의 전문가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나 이러한 점 때문에 가장 많이 본 곳도 이비인후과다. 코로나19로 인한 방역조치가 한참 진행되던 2021년도 2분기 기준 전국 이비인후과 의원 2,570곳 중 약 75%에 해당되는 이비인후과 의원에서 코로나19 환자가 다녀갔다는 이유로 방역조치를 당한 것.

이비인후과 의사가 KF94 마스크를 착용했더라도 진료 중 환자가 마스크를 벗었다는 이유로 줄줄이 자가격리를 당했고, ‘확진자 방문 병원’이라는 낙인이 찍혀서, 2주 자가격리 기간이 끝난 뒤에도 환자들의 방문이 끊겨 경영상에 큰 타격을 받은 것.

이에 학회 측은 “지금은 이런 방역조치가 다 완화되어 이비인후과 진료실에서 코로나19 환자의 검사를 시행하고 대면치료를 하고 있어 먼 과거의 이야기로 들릴 수 있지만 지난 2년간 이비인후과 의사들은 국민들의 호흡기감염을 온 몸으로 목숨 걸고 막아내며 너무 힘든 시절을 보냈다”며 “정부는 일선 현장에서 직접적으로 환자 진료를 담당하며 가장 많은 경험을 가지고 있는 전문가인 이비인후과 의사들을 감염병을 관리할 수 있는 주요 파트너로 삼아서 현실적인 정책결정의 한 축으로 활용해 주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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