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예방, 고스톱 보다 뜨개질이나 외국어 배워라

한설희 교수 '뇌와 양손 쓰는 운동이나 습관이 치매 예방에 효과적' 문선희 기자l승인2022.04.22 07:0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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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국대병원 기억장애·치매클리닉 한설희 교수

건국대병원 한설희 교수(건국대병원 기억장애·치매클리닉)가 지난 2018년 ‘한설희 명의의 치매 걱정 없는 행복한 노후’에 이어 최근 ‘부모님을 위한 두뇌 체조’를 출간했다. 기존 책이 치매 예방을 위한 이론을 담았다면, 이번에는 실전을 위한 책이다. 한설희 교수는 치매 예방을 위해서는 단순 패턴이 반복되는 고스톱 보다는 두뇌와 양 손을 함께 쓸 수 있는 뜨개질이나 외국어 배우기가 효과적이라고 추천한다.

치매 유전 가능성 60%, 그러나 막을 수 있다
“지난번 책은 치매의 발생, 원인, 증상을 비롯해 생활 습관 개선과 본인의 노력으로 치매 속도를 줄일 수 있다는 내용이 주제였다면, 이번 책은 익숙한 그림을 통해 손과 머리를 함께 써서 스티커를 맞추며 치매 예방을 돕는 책자로 만들었습니다.”

한 교수에 따르면 50대 이후 장년·노년층에 가장 두려운 병이 무엇이냐고 물어보면 암이 아닌 치매라고 대답한다. 치매는 갑자기 발생하는 병이 아니라 40대 초반부터 서서히 병리적 과정 시작돼서 20~30년 쯤 축적되어 대부분 60대 후반이나 노년기에 발생하는 질환이다. 기존에는 치매가 발현되기 전까지 잘 모르다가 진단을 받은 후에야 알았지만, 지금은 뇌 진단 검사의 획기적인 발전으로 치매 시작 20년 전 쯤부터 알 수 있게 됐다. 한 교수는 “치매는 누구나 생길 가능성이 있지만 특정인에게 더 잘 생긴다는 인구학적 특징이 있어서 유전자가 중요하다”며 “가족 중 치매가 있으면 치매 가능성이 60%가량 올라간다. 그러나 이를 미리 알고 2~30년 동안 노력하면 치매를 충분히 막을 수 있다”고 말한다.

즉, 매우 나쁜 유전자를 갖고 태어나도 관리를 잘하면 나쁜 유전병의 발병 가능성이 낮아지며, 현재 의학계에서는 이러한 개념의 후생유전학이 유전자보다 더 중요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것. 특히 ‘란셋’의 종설에서도 ‘17년과 ’20년 ‘막을 수 있는 치매’가 35%라고 보고했으며, 5% 가량은 초미세 먼지가 뇌에 염증을 일으켜서 치매를 유발하는 중요 인자로 주목되고 있다. 특히 중년기 난청도 치매를 일으키는 원인이기 때문에 난청이 있으면 보청기 착용도 중요하다.

기존 책자에 이같은 치매에 대한 정보를 자세히 담았다면, 이번에 발행한 책자에는 실제 치매 예방을 위한 두뇌와 손을 함께 쓰는 실전을 담았다.

“어르신들에게 익숙한 화투놀이 그림을 조각내서 조각그림 맞추기를 시도하도록 제작했다”며 “실제 과학적으로 퀼트, 조각 맞추기, 서예, 뜨개질 등은 양 손과 머리 함께 쓰는 행동이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과학적 연구는 많이 나와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이번 책자는 광진구 치매지원센터에 의뢰하여 경증, 중증 치매환자들에게 먼저 시행해보고 피드백을 받아서 개발했다”면서 “앞으로 지방 치매안심센터, 보건소 등에서 활용하면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추후에는 화투 이외에 증기기관차, 물레방아 등 레트로 감성을 자극하는 그림을 토대로 한 스티커북 제작도 계획하고 있다.

 

기억장애, 치매 혼동 많아…심층 진료 통해 진단

한설희 교수는 건국대병원의 특수 클리닉인 기억장애·치매클리닉 운영을 맡고 있다.

“요즘에는 치매나 인지장애가 진행된 환자보다는 일상생활을 하다가 사람 이름이 생각 안 난다거나 운전을 하다가 길을 잃는 등의 초기 단계의 인지장애 환자들이 많다”며 “클리닉에서는 이러한 초기에는 노화에 의한 건망증인지 치매 초기인지 구분이 매우 힘들기 때문에 시간을 갖고 정확히 진단해보기 위해 한 시간 정도를 소요해 정확히 검사를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특히 위에서 언급했듯이 치매 위험 유전자만 알아도 미리 예방이 가능하므로, 유전자 검사를 통해 결과를 알려주고, 그 밖에 치매를 촉진시킬 수 있는 고혈압, 당뇨, 두부 손상, 외상 등의 요인들에 대해서도 관리하도록 안내하는 한편, 뇌에 좋은 균형식과 일상생활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준다.

“최근 알츠하이머의 원인을 치료할 수 있는 약물이 많이 개발되고 있어서 희망적”이라며 “클리닉에서는 최근 FDA에서 허가받은 신약 아두카누맙 임상실험에 참여하여 많은 분들이 도움을 받고 있다”면서 “이 밖에도 3개의 새로운 치료제들에 대해 임상시험에 참여하는 등 임상연구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현재 코로나19로 환자들이 데이케어 센터에 나가지 못하거나 병원 진료를 꺼려하면서 치매가 악화 되는 경우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또한 코로나 후유증으로 인한 치매나 인지장애 환자들도 늘어날 것도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환자들 중 신경염증으로 치매가 악화된 경우가 보고 되고 있다는 것. 이에 대해 “코로나바이러스는 염증 반응을 일으켜 혈류를 타고 전신순환을 하면서 뇌에도 염증을 일으킬 수 있다”며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염증성 사이토카인이 혈뇌장벽을 망가뜨려서 브레인 포그 현상이 오는 것”이라며 “코로나 상황 종식 후에 치매 환자가 늘어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고 전했다.

 

뇌 자극하는 두뇌체조, 오늘부터라도 시작하라

한 교수는 외국의 다양한 치매 프로그램 중에서도 스웨덴과 일본 프로그램을 우수하게 꼽는다. “일본은 고령사회 진입이 빨라서 노하우가 많다”며 “우리나라는 치매 환자가 생기면 요양시설에 보내려고 하는데, 일본은 치매에 따른 이상행동에 대해 교육을 잘 시켜서 가능하면 요양시설에서 다시 집으로 모셔 편안하게 지낼 수 있도록 하려는 노력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환자와 가족들이 함께 지낼 수 있는 시설을 만들어서 함께 지내면서 치매환자들과 잘 지낼 수 있는 교육을 받는 것도 인상적이었다”며 “이런 교육들을 보험에서도 인정해 주고 있어서 제도 정착이 잘 되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누구든지 치매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그러나 2~30년이라는 긴 잠복기를 가지기 때문에 예방 찬스 시간은 많다. 이에 한 교수는 평소 신체 건강을 유지하되, 마음과 두뇌 건강을 함께 관리할 것을 조언한다. “사람은 태어나 뇌세포의 수십 만분의 일도 안 쓴다”며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르다. 두뇌단련을 할 수 있는 두뇌 체조 같이 뇌를 자극하는 훈련을 당장 오늘부터라도 시작하라”고 강조한다. 특히 뇌는 단순한 것을 싫증 내므로 똑같은 패턴의 고스톱보다는 뇌가 조금 스트레스를 받을 정도의 자극을 줄 수 있는 그림그리기, 뜨개질, 일기쓰기, 나아가 외국어 배우기를 추천한다.  

문선희 기자  kmedinf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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