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치료의 문이 넓어진 건선에 대해 건선학회가 올바른 치료 알리기에 나선다.  

다른 질환에 비해 엄격했던 건선 질환의 산정특례 요건이 올해부터 일부 완화되면서 치료가 좀 더 수월해졌다. 대한건선학회 최용범 회장은 이를 이어 환자들에게 올바른 치료를 알려 남용을 방지하고, 의사들에게는 국내 현실과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첫 권고안을 만들어 최신치료 학술을 제공할 방침이다.  

올해 산정특례 조건 완화…국내 첫 건선치료 권고안 마련 중

“그동안 다른 질환에 비해 불합리했던 건선질환의 산정특례 조건이 올해부터 완화되어 치료의 문이 넓어졌습니다. 이제는 이제는 국내 환경에 맞는 진료 지침을 개발할 시기가 되어 국내 첫 권고안을 마련하려고 합니다.”

건선은 최근 효과가 좋은 생물학적 제제들이 등장하면서 치료가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그러나 류마티즘 질환 등 다른 자가면역질환이나 건선보다 늦게 산정특례 혜택을 받게 된 아토피피부염에 비해서도 산정특례 진입 조건이 까다로와 건선환자들이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받는다는 비판이 지속되어 왔다.

그동안 건선의 산정특례 등록은 MTX·사이클로스포린 치료 3개월과 광화학요법인 광선치료를 3개월간 받고 모두 실패해야 적용됐다. 또한 산정특례 재 등록시에는 기존 생물학적 제제를 중단하고 앞서 실패했던 MTX나 사이클로스포린 등 약물요법과 광선치료 등을 3개월 이상 받아 체표면적 5%이상, PASI 점수 5점 이상 임상소견 보이는 경우에만 재등록이 가능했던 것.  

이에 대해 최 회장은 “광선치료를 받기 위해서는 병원에 1주일에 2-3회씩 3개월을 다녀야 하는데 지리적으로 불가능한 경우가 많았다”며 또한 “산정특례 연장을 위해 기존 약을 끊고 악화된 후에야 다시 재등록이 되는 것도 불합리한 조항이었다”면서 “이러한 조건들이 의사의 판단 하에 연장이 가능해지면서 많이 개선됐다”고 덧붙였다.

이같이 큰 산 하나는 넘었으므로 앞으로는 환자 및 의사들에게 기본적인 치료 부분을 알리기위해 노력해 나갈 예정이다. 실제 “환자들은 처음부터 생물학적 제제를 원하는 경우가 많은데, 적응증이 안 맞는 경우 남용이 될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해 제대로 알려나갈 것”이라고.  이와 함께 건선 치료의 가이드라인 역할을 할 권고사항도 준비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미국, 유럽의 권고사항을 따랐고 국내 치료지침은 따로 없었다. “이는 의료진마다 의견이 다를 수 있고 학회에서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제한하는 것 자체가 학문의 발전을 저해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며 “한국에서도 현재 생물학적제제 사용이 6천 명이 넘어서면서 경험이 많이 쌓이고 컨센서스가 형성된 만큼 우리나라의 실정에 맞는 권고사항을 만들고자 한다”고 전했다.

이 같이 국내에서 처음 만들어지는 건선질환의 권고사항에는 건선환자가 어떤 상황에서 어떤 치료제를 선택하고, 언제 중단해야 하는지를 비롯해 임신, 소아, 코로나19 같은 특수한 상황에서 어떤 치료를 해야하는지 등 상황에 따른 치료를 종합적으로 다룰 예정이며, 올해 9월 건선학회에서 발표를 목표로 하고 있다.  

건선 치료 급발전…‘조절’에서 ‘완치’로 변화 중

건선은 ‘Th17 면역 반응’이 과도하게 발현해 생기는 자가면역질환으로, 두꺼워진 피부에 붉어지는 홍반과 하얀 각질이 일어나는 인설이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건선 환자 10명 중 1명은 피부뿐 아니라 관절에도 Th17 과다 반응이 나타나 건선 관절염이 생길 수 있다. 혈관에 염증을 유발해 심혈관계 질환의 원인이 되기도 하고, 비만, 당뇨 등 대사증후군에도 영향을 준다.

이 같이 건선에 대한 원인 밝혀지면서 사이클로스포린, MTX 등 면역조절제를 비롯해 생물학적 제제가 등장해 치료 개념 역시 ‘조절’에서 ‘완치’에 가깝게 변화하고 있다.  

최 회장은 “건선은 면역학적 반응 이상 이상으로 일어나는 것이기 때문에 만약 이상면역 반응이 관절에 가면 건선 관절염이 생기는 것”라며 “건선 관절염은 류마티스 관절염과 비슷한 증상을 보이지만 혈액 속에 류마티스 인자가 없고 건선 증상과 함께 손발톱 변화가 동반되기 때문에 쉽게 구분이 되며, 생물학적 제제로 비교적 조절이 잘 되는 특징이 있다”고 전했다.

한편, 건선의 치료는 바르는 약부터 광선치료, 면역조절제, 그 다음 생물학적 제제 사용으로 이어지는 단계적 요법이 원칙이지만, 기존에 간이나 신장기능 이상이 있거나 장기간 치료로 인한 약물 부작용이 우려되면 단계를 뛰어 넘어 치료하기도 한다.  

현재 다양한 생물학적 제제들이 나오면서 획기적으로 치료가 발전하고 있는 상황. 현재까지 나온 생물학적 제제로는 ▲인터루킨-17A 억제제(세쿠키누맙, 익세키주맙) ▲인터루킨-23 억제제(구셀쿠맙, 리산키주맙) ▲인터루킨-12/23 억제제(우스테키누맙) 등이다.

이에 대해 “효과가 뛰어난 여러 생물학적 제제가 나왔지만 아직 어떤 사람들에게 잘 듣는지 약물유전학적으로 밝혀내진 못했다”며 “인터루킨-17는 효과가 빠르고 인터루킨-23은 지속시간이 긴 특징이 있으며, 동반질환과 환자의 상태에 따라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치료제를 선택한다”면서 “가장 좋은 생물학제제가 정해져 있는 게 아니라 환자 개인마다 적합한 생물학제제가 따로 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주의해야 할 점도 당부하는 최 회장. “새로운 제제가 등장하면 새로운 약으로 바꿔달라는 환자들의 요청이 간혹 있는데 치료 중 새로운 약으로 바꾸거나 중단하면 중화 항체가 생겨서 효과가 떨어진다”며 “처음 선택한 제제를 효과가 있는 한 계속 사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개원의 교육 및 아시아 건선학회 활동 확대  

“올해 학회 창립 26주년이 되면서 규모도 커지고, 학술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습니다. 이에 최근 시작한 개원의 교육을 확대하고, 코로나19로 주춤했던 아시아 건선학회 할동에도 적극 참여할 예정입니다.”

그동안 건선은 개원의들에게는 관심이 적은 분야였지만, 표적치료제, 생물학적 제제들이 나오면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방역 완화가 되면 지역별 개원의 교육을 확대할 방침이다.

또한 아시아 건선학회가 한·중·일 중심으로 창립됐지만 코로나 상황으로 중단된 학술대회가 올해 연말 일본에서 다시 열릴 예정인 만큼, 아시아인 중심의 건선 질환에 대한 집중적인 학술교류의 장으로서 적극 이끌어 갈 예정이다.

이 밖에도 방역이 완화되면 매년 진행해온 10월 29일 건선의 날 행사도 오프라인 행사로 개최할 계획이다. 특히 “이제는 오프라인 뿐 아니라 IT기기를 접목한 메타버스 등 온라인으로도 병행하여 다양한 방법으로 알려나가기 위한 방법도 기획 중”이라고 밝혔다.

건선 질환의 치료 확대 및 학술 발전을 위해 적극 나서며 환자들에게 난치에서 완치로의 희망을 열어주는 학회의 행보에 박수를 보낸다.

저작권자 © e-의료정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