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측부터 안성귀 교수, 지정환 교수(우)
좌측부터 안성귀 교수, 지정환 교수(우)

유방암 내분비요법 성패를 예측할 수 있는 요인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새롭게 발견돼, 내분비요법을 필수적으로 받아야 하는 유방암 환자 치료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유방외과 안성귀 교수, 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 외과 지정환 교수 연구팀은 ‘TP3 유전자’의 돌연변이를 가진 유방암 환자의 온코타입 Dx 점수가 높고, 유방암의 내분비치료 저항성이 크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TP53 유전자는 종양 증식을 억제하는 항암 단백질이다. TP53 유전자에 변이가 생기면 암 발생 가능성이 커진다. 연구팀은 TP53 돌연변이가 ‘에스트로겐 수용체(ER) 양성-HER2 음성 유방암(이하 ER양성/HER2음성 유방암)’의 내분비치료 효과를 저해한다는 선행연구에 주목했다.

연구팀은 2011년부터 2020년까지 강남세브란스 병원에서 수술한 유방암 환자 중 온코타입 검사와 TP53 유전자 검사를 시행한 환자 141명과 미국 국립보건원의 암유전체지도(TCGA) 데이터를 통해 얻은 ER양성/HER2음성 유방암 환자 356명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그 결과, 전체 141명의 유방암 환자 중 18명(12.8%)에서 TP53 돌연변이가 확인됐다. TP53 연변이가 없는 환자(16.41)보다 변이가 있는 환자(30.00)의 평균 온코타입 Dx 점수가 확연히 높았다.

TP53 돌연변이 여부에 따라 온코타입 Dx 점수를 비교한 결과, 변이가 있는 환자군에서 평균 온코타입 Dx 점수가 더 높게 나타났다(30 vs 16.41).
TP53 돌연변이 여부에 따라 온코타입 Dx 점수를 비교한 결과, 변이가 있는 환자군에서 평균 온코타입 Dx 점수가 더 높게 나타났다(30 vs 16.41).

온코타입 Dx검사는 ER양성/HER2음성 유방암 환자의 예후를 예측하고 항암치료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널리 사용하는 다중유전자 검사법이다. 일반적으로 온코타입 점수가 높을 경우 내분비치료 실패율이 높다고 보는데, 지금까지 TP53 돌연변이와 온코타입 점수의 연관성은 연구되지 않았다.

TP53 돌연변이와 온코타입 Dx 점수는 조직등급이 낮거나, ki-67 지표에서 암세포의 증식 능력이 낮은 저위험 환자군에서도 유의미한 상관관계를 보였다. 환자의 예후가 좋더라도 TP53 유전자의 돌연변이 여부를 확인하면 내분비요법 저항성을 예측할 수 있어 유방암 치료 계획 수립을 돕고 치료 효과를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를 주도한 안성귀 교수는 “전체 유방암의 70%를 차지하는 ER양성 유방암은 수용체와 에스트로겐이 결합해 발생한다”며 “이 경우 에스트로겐을 차단하는 내분비요법이 필수인데, 이번 연구로 내분비요법의 치료 효과를 쉽게 예측할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그 밖에도 TP53 돌연변이를 지닌 환자군에서 노화, 세포주기와 연관된 유전자의 발현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에는 온코타입 Dx 검사에 사용되는 유전자도 포함되어 있어, 향후 TP53 돌연변이를 중심으로 한 분자생물학적 추가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한편, 이번 연구 성과는 네이처(Nature)의 파트너 저널인 npj Breast Cancer(IF 6.923)에 ‘Association between TP53 mutation and high 21-gene recurrence score in estrogen receptor-positive/HER2-negative breast cancer (ER양성/HER2음성 유방암에서 TP53 돌연변이와 높은 온코타입 Dx 점수와의 연관성)’라는 제목으로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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