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연구에 따르면 노화성 난청이 치매 발생율을 2~5배까지 높이는 것으로 나타나 치매 정책에 청력 검사와 교육이 포함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대한이과학회 기자간담회
대한이과학회 기자간담회

대한이과학회는 지난 4월 2일~3일 열린 대한이과학회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은 내용을 밝혔다.

가톨릭대 이현진 교수는 미국의 Johns Hopkins 의대와 국립노화연구소에서 노인성 난청과 치매와의 연관성을 보고한 내용을 소개했다. 이에 따르면 639명을 대상으로 청력 검사와 인지기능검사를 실시하며 평균 12년 동안 관찰한 결과 청력이 정상인 경우에 비해 경도 난청(26~40dB)의 경우에는 치매발생률이 평균 1.89배, 중등도 난청(41~70dB)의 경우에는 3배, 71dB이상의 고도 난청의 경우에는 4.94배 높게 치매가 발생하여 치매가 발생 하는 빈도는 난청이 심할수록 더욱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국내 연구에서 이 같은 내용이 밝혀진 바 있다. 2021년에 대한민국 국민건강영양 조사를 기반으로 한 난청과 인지기능의 연관성에 대한 보고에서 66세의 생애 전환기를 맞은 노인들을 대상으로 간이 청력 검사 및 인지 기능 저하 여부를 스크리닝한 결과, 약 180만명의 대상자 중 양측 청력 저하 대상자는 3.4%, 일측 청력 저하는 5.84%, 인기 기능 저하 고위험군은 13% 이상이었다. “결과적으로 양측 난청이 진행된 경우 일측 난청이 있는 대상자들에 비해 인지 기능 저하의 위험도가 높아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는 것.

또 다른 연구 결과도 소개했다.

최근 2021년 Scientific Report에서 Cuoco S. 등이 보고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난청을 지닌 환자에서 보청기를 통한 청각 재활이 인지기능 저하의 지연을 유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연구에서는 6개월간 보청기를 착용한 환자군이 미착용 환자군에 비해 장기 공간 기억 능력이 더 높음을 검증함으로써 보청기를 통한 청각 재활이 인지기능 저하에 기여함을 보여주었다”고 전했다.

인공와우를 통한 청각재활 역시 난청 환자의 인지기능 저하를 방지 하고 심지어 경도 인기지능저하 환자의 인지 기능을 정상으로 회복시킬 수 있다는 내용도 보고 된 바 있다. 2018년 Mosnier 등의 JAGS 2018:66:1553-61 연구 결과는 70명 고도 난청 환자의 인공와우이식술 이후 약 7년간 추적관찰 한 결과 인공와우 이식술을 시행받은 65세 이상 환자 중 경도인지기능 저하 환자들 38명 중 10명이 정상 인지기능으로 회복 되었다는 것.

이 교수는 “이 같은 연구 결과를 종합해 보면 난청은 인지 기능저하와 치매 발생의 독립적인 인자로 인정받고 있으며, 보청기나 인공와우이식술을 적절히 받아 청각재활을 할 경우 인지기능저하 속도를 감소시키거나 호전시킬 수 있음이 최근 관련 연구결과”라고 강조했다.

이어 “노인성 난청의 가장 대표적인 재활 치료법은 보청기를 사용하는 것”이라며 “보청기 착용은 청력을 개선하고 인지기능을 높여 치매 등을 예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인지 기능에 이상 소견이 없더라도 조금이라도 난청 증상이 있으면 이비인후과를 방문하여 정확한 검사와 상담을 받는 것이 좋다”며 “정상 범위에 가까운 경도 난청이라면 바로 보청기가 필요하지 않을 수 있지만, 객관적인 청력에 대한 정확한 상태를 스스로 확인하고 악화되지 않도록 관리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한편 이 교수는 이에 따른 정책적인 제안도 했다. “보건복지부에서 제시한 ‘2020년 치매 정책 사업안내’ 따르면 국내의 치매 관련 전문 인력의 교육 과정에 직접적인 청각 관련 교육은 포함되어 있지 않다”며 “이러한 연구 결과들을 감안해 앞으로 청력 저하 여부까지 확인할 수 있는 교육 및 검사가 추가되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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