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난치암으로 꼽히는 췌장암 수술에서 국내 의사가 세계 최고 전문가로 이름을 올렸다는 반가운 소식이 날아왔다.

신촌세브란스병원 연세암병원 췌장담도암센터 간담췌외과 강창무 교수가 최근 미국 의학분야 학술연구 평가기관 ‘엑스퍼트스케이프’가 선정한 '2021년 췌장 절제술 분야 최고 전문가'로 꼽힌 것. 전 세계 관련 분야 전문가 중 상위 0.1%에 포함된 강 교수는 수술을 비롯해 바이오 마커 등 다양한 연구를 통해 췌장암 생존율을 높이는데 최선을 다하겠다는 다짐이다.

 

10여년간 췌장절제술 관련 논문 71개 발표

“지난 10여년 간 췌장암 수술에 대해 연구해온 논문들이 좋은 평가를 받은 것 같습니다. 여기에 안주하지 않고 췌장암의 생존율을 높이기 위한 췌장절제술 및 바이오 마커 연구를 지속해 나가겠습니다.”

미국 의학분야 학술연구 평가기관인 엑스퍼트스케이프는 ‘National Library of Medicine의 MEDLINE database’에 등록된 연구들의 비교 분석을 통해 의학 분야별 최고 전문가를 선정한다. 강창무 교수는 2011년부터 2021년까지 10년 동안 췌장절제술(pancreatectomy)과 관련해 71개 관련 논문들을 발표하여 2만 2천여명의 저자들 중 상위 0.1%의 ‘최고 전문가’로 꼽혔다. 

강 교수는 췌장 절제술을 복강경과 로봇수술로 진행하는 최소 침습 수술 분야 전문가로, 해당 수술의 안정성과 유용성에 대한 연구논문을 국제 학술지에 지속적으로 발표해 왔다. 이 중 많은 연구논문이 SCI(E)에 등록 된 유명한 전문 학술지에 실렸다.

강 교수가 그동안 발표한 주요 논문은, 췌장의 양성 및 저등급 악성 종양, 경계성 종양, 그리고 췌장암에서 개복수술이 아닌 복강경 및 로봇을 이용한 췌장절제술의 가능성과 안전성에 대한 연구들이다.

강 교수는 10여 년 전 췌장 꼬리암에 대해 복강경 수술이 많이 시행되지 않았을 당시, 세브란스에서 개복으로 시행된 수술 경험을 바탕으로 ‘Yonsei criteria’라는 임상조건을 개발하여 효과적이고 안전한 복강경 및 로봇 수술(췌장미부비장절제술)이 가능함을 제시한바 있다. 또한 최근에는 췌장 머리암에서 복강경 및 로봇수술(췌십이지장절제술)은 개복수술과 비교해 수술 중 출혈을 줄이고, 재발률도 줄일 수 있다는 연구를 발표했다. 강 교수는 “향후 췌장암에 있어 복강경, 로봇을 이용한 근치적 췌장절제술에 대한 연구를 계속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수술 기술 발전 및 항암치료 병행 등으로 치료율 높아져

췌장은 우리 몸 깊은 곳에 있고 주변에 큰 혈관들도 많아서 수술하기가 매우 어렵고, 합병증 발생이 많은 고난도 수술 분야다. 이에 과거에는 ‘자르다 보니 췌장이더라’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수술이 어려워 췌장암에 대한 췌장절제술 자체가 금기시 됐었다고.

그러나 “최근에는 췌장에 대한 해부학적 지식이 많아지면서 안전한 췌장절제술을 위해 한 가지 접근 방식이 아닌, 상황에 따라 다양한 접근방법이 해부학적 지식에 기반하여 시행되고 있다”며, “특히, 복강경 및 로봇을 사용한 췌장절제술의 적용범위 역시 양성 및 경계성 종양에서 췌장암을 포함한 팽대부주위암(담도암, 팽대부암, 십이지장암)까지 확대해 나가고 있다”고 강 교수는 설명한다.

또한 “췌장암이 주변 혈관들에 침습이 있는 경우라도 수술전 항암치료 후 효과적이고 안전하게 광범위한 췌장절제수술을 시행하여 치료율을 높이고 있는 것이 최근 추세”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서는 최근 도입된 효과적인 항암제는 강력한 복합항암제로 여러 가지 성분의 항암제를 한꺼번에 같이 투여하여 효과를 높이는 방법과, 췌장암세포에 항암제가 잘 전달될 수 있도록 작은 입자(알부민)에 항암제를 붙여 기존효과적인 항암제와 병용 투여하는 방법이 시도되고 있다는 것. 

특히 “췌장암이 아닌 췌장의 양성이나 저등급 악성종양(경계성 종양)을 가지고 있는 환자들은 수술 후 장기생존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에 수술 결정시, 삶의 질을 고려하는 수술을 선택해야 한다”며 “되도록 췌장조직을 보존하고, 비장을 보존하는 기능-보존 췌장절제술은 개복이 아닌 복강경이나 로봇을 이용한 시도가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더해 “췌장절제술 후 합병증을 치료할 수 있는 다양한 비수술적 방법들인 초음파, 내시경, 및 혈관시술, 영양치료, 항생제개발 등이 개발, 보급되면서 췌장수술의 안전성은 한층 더 높아졌다”고 덧붙였다.

췌장암 치료가 희망적인 이유!

“과거와 달리 현재는 수술할 수 있는 췌장암에 대해서는 안전한 수술방법, 당장 수술할 수 없는 췌장암에 대해서는 효과적인 항암치료방법이, 그리고 비수술적인 증상 완화 방법들이 가능해졌습니다. 절대로 치료를 포기하지 말고 의료진과 함께 췌장암을 이겨 나가기를 바랍니다.”

췌장암은 지난 수십 년 동안 생존율 향상이 거의 없는 소화기암인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강 교수는 췌장암 치료가 희망적인 이유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우선 조기진단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까지 췌장암의 조기진단을 위한 효과적인 방법은 없지만, 많은 연구자들이 조기진단을 위한 활발한 연구들을 하고 있다”며 “또한, 췌장암에 대한 국민 인식들이 높아지고 영상진단기술 발전으로 초기진단의 기회가 확대되고 있다”는 점을 제시했다. 강 교수 역시 현재 췌장암 조기 진단 및 치료효과를 높이기 위해 연세대학교 연세프로테옴연구센터의 백융기 교수팀과 같이 CFB(complement factor B)가 췌장암의 조기진단 바이오마커를 연구 중이다.

이밖에 효과적이고 강력한 항암제의 개발과 수술 전 항암치료의 적용도 췌장암 치료에서 희망적인 부분이다. 이와 관련해 최근 췌장암 대사체 저해 물질을 개발 중인 강 교수는 “실험을 통해 기존의 항암제와 병용 시 항암제 효능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향후 기존 항암제와 병용 투여시 기존 항암제 용량을 줄이고, 독성을 줄여 항암제 순응도를 높여 췌장암 생존률 향상에 기여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수술방법 및 수술 후 관리법의 발전과 췌장암 환자들의 양호한 영양(건강)상태 향상으로 이러한 어려운 치료들을 받을 수 있는 경우들이 많아지는것도 췌장암 생존율 향상에 희망적인 부분이라며, “끝까지 치료를 포기하지 말라”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사형선고나 다름없었던 췌장암의 생존율을 높이기 위해 끊임없이 연구하는 세계 최고의 우리 의료진들이 있어 든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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