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토라십, KRAS 변이 치료의 새 지평 열어"

연세암병원 폐암센터 임선민 교수 인터뷰 김태완 기자l승인2021.11.18 01:2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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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AS 돌연변이는 종양 연구 초기에 발견된 유전자로서, 여러 암종에서 가장 빈번하게 확인되는 변이 중 하나다.

이에 다수의 제약사들은 오랜 기간 KRAS 유전자를 표적할 수 있는 치료제 개발에 몰두해 왔지만, KRAS 유전자 구조와 암을 증폭시키는 신호전달체계 특성으로 인해 표적 치료제 개발에 번번히 실패해 왔다.

특히 KRAS 중 비소세포폐암에서 종양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변이인 G12C 유전자 변이는 면역항암제 치료시 반응률이 10%에도 미치지 못할 뿐 아니라, 항암화학요법 치료를 하더라도 예후가 좋지 않아 표적 치료제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던 상황.

반갑게도 최근 암젠이 KRAS G12C 유전자 변이를 표적할 수 있는 '소토라십'이라는 약제 개발에 성공, 지난 5월 미국 FDA 승인을 획득하며 KRAS 변이 치료에 새로운 전기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본지는 연세암병원 폐암센터 임선민 교수를 만나 KRAS 유전자 돌연변이와 치료 환경의 변화에 대해 들어보는 자리를 가졌다.

▲ 연세암병원 폐암센터 임선민 교수

Q: 최근 폐암치료에서 가장 큰 화두 중 하나가 KRAS 표적 치료제의 연구와 등장이다. KRAS 표적 치료 관련 연구가 전 세계 학계의 이목을 끄는 이유는 무엇인가?

A: KRAS 변이 유전자는 비소세포폐암에서 빈번하게 확인되는 종양유전자로, 약 40년 전에 발견됐다. 그렇지만 KRAS 돌연변이를 표적하는 것이 구조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유전학적으로 어렵다보니 그동안 약제 개발이 번번이 실패에 이르렀다. 그런데, 2021년 FDA에 승인받은 약제가 나타나면서 현재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KRAS가 더욱 주목을 받는 이유는 발생빈도와 관련있다. 비소세포폐암 중 대표적인 종양유전자를 꼽자면, 국내에서는 EGFR이지만, 서양에서는 KRAS에 이에 해당한다. 서양에서는 약 25% 정도의 환자에서 변이를 보이고 있는데, 상당히 많은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옵션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게 되기에 더욱 기대가 되고 있다.


Q: KRAS는 발견된 지 40년 가량된 돌연변이다. 특히 다양한 종양유전자(oncogene) 중에서도 가장 빠르게 발견됐는데, 그럼에도 이제서야 연구가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이유는 무엇인가?

A: KRAS는 성장 인자가 수용체에 결합할 때 GTP와 GDP가 스위치되면서 세포 성장에 관여하는 하부분자에 신호를 전달하는 방식으로 세포의 성장을 조절한다. 그런데, KRAS 돌연변이가 발생하면 GTP 결합 상태가 유지되면서 평생 활성화된 상태가 된다. 이렇게 신호 체계가 잘못되면, 암세포가 계속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이 된다. 이를 통해 암세포의 성장과 분화가 일어난다. 유전자 구조를 연구해 보니 해당 부분을 표적하는 것이 상당히 복잡하고 어려웠다. 이로 인해 지난 40여년동안 다양한 약제가 연구됐으나 모두 실패에 그쳤다.

그런데 분자생물학적 측면에서 상당히 고무적인 성과가 발견되면서, 변이 유전자의 단백질 구조 변화를 직접 표적해 해당 신호를 멈추게 하는 약제가 등장했다. 구조적으로 우수한 특성을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실제 임상 에서도 좋은 데이터를 보였기에 상당히 기대가 높다.


Q: KRAS 변이는 폐암뿐만 아니라 대장암 등 여러 암종에서 발견되는 변이 유전자다. 이 중 폐암 KRAS 변이 환자 비율은 어느 정도인가?

A: KRAS 유전자 변이를 보이는 환자는 서양에서 약 25%, 아시아에서는 약 10% 정도 된다. KRAS 유전자 변이는 변이 유형과 위치에 따라 각 특징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 중 KRAS G12C 변이는 KRAS 유전자의 12번 코돈(Codon) 위치에서 글리신(Glycine)이 시스테인(Cysteine)으로 변이가 발생해 활성화되면서 암을 유발한다. KRAS G12C는 모든 KRAS 변이 유전자의 약 44%를 차지하고 있으며, 아시아에서는 G12C뿐만 아니라 G12D, G12V, G12A 등과 같은 세부 돌연변이 형태도 꽤 많이 있다.

폐암 외에 KRAS가 발견되는 또 다른 대표적인 암은 대장암, 췌장암이다. 대장암에서는 약 40%, 췌장암에서는 약 70% 환자에서 KRAS 돌연변이가 발견된다. 현재까지 보고된 바에 따르면 서양에서는 KRAS 돌연변이 환자가 상당히 많은 반면, 우리나라에는 상대적으로 적다.


Q: 현재 개발되고 있는 KRAS 표적 치료제들은 대부분 하위 유형 중 G12C 변이를 타겟하고 있다. G12C에 초점을 맞춘 연구들이 진행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A: G12C 변이는 서양에서는 흔한 변이 유전자 중 하나인데, G12C 변이를 가진 환자들은 대부분 치료 예후가 좋지 않다. KRAS 돌연변이가 없는 환자 대비 생존 기간이 절반 정도에 그치기 때문에 예후를 개선시키기 위한 노력이 필요했다. 또한 G12C 변이 환자들은 약 40%에서 뇌전이를 보인다. 즉, 의학적 미충족 수요가 상당히 존재했다.


Q: KRAS G12C 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특징이 있는가? 또한 폐암에서 빈번하게 보이는 뇌전이가 KRAS G12C 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에서도 높은 비율로 발생하는지 궁금하다.

A: KRAS 변이 유전자를 가진 환자들은 조직학적으로 점액성 선암이 많은데, 병리학적으로 보면 점액성 선암인 환자의 약 60% 정도에서 KRAS 돌연변이가 있다는 연구도 등장한 바 있다.

KRAS G12C 변이 비소세포폐암은 아직 표적 치료제가 존재하지 않아 대부분 항암화학요법을 진행하는데 내성을 갖기 쉽다. 특히 2차, 3차 치료에서 항암화학요법 치료를 받은 비소세포폐암 환자에서 KRAS G12C 변이 환자의 전체 생존율 중앙값은 KRAS 유전자 정상형 환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KRAS G12C 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약 40%에서 뇌전이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뇌전이를 동반한 환자의 경우 전반적인 예후가 불량한 편이다.


Q: 작년부터 KRAS 표적 치료제들의 임상 데이터가 발표되면서 계속 이슈가 되고 있다. 올해 KRAS 치료에서 발표된 새로운 임상 가운데 주목해야 할 연구가 있다면 소개해 달라.

A: 먼저, 가장 개발 속도가 빠른 약은 암젠이 개발 중인 ‘소토라십(Sotorasib)’이다. 2019년에 처음 임상이 발표되면서 큰 주목을 끌었고, 올해 FDA 허가를 통해 KRAS 표적 치료제 중에는 First-in-Class로 등장했다. 대표 임상은 CodeBreak100로, 임상을 통해 유효성과 안전성 모두에서 상당히 의미있는 결과를 보였다.

총 126명의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2상 임상에서, 완전반응(CR)과 부분반응(PR)을 합산한 객관적반응률(ORR)은 37.1%으로 나타났다. 이는 100명 중 37명에서 30% 이상의 종양 축소가 일어난다고 해석할 수 있다. 또한 질병통제율(DCR)은 80.6%이었으며, 반응지속기간(DOR)은 총 11.1개월로 나타났다.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mPFS)은 6.8개월이었으며, 전체생존기간 중앙값(mOS)은 12.5개월이었다. 임상에 참여한 환자들의 대부분이 이전에 항암화학요법과 면역항암제 치료를 모두 받았던 점을 고려할 때, 상당히 고무적인 데이터라 생각한다.

이외에도 KRAS G12C를 표적하는 약제로는 미라티테라퓨틱스가 개발 중인 아다그라십도 있다. 아다그라십은 KRYSTAL 연구를 통해 약 43%의 객관적반응률(ORR)과 80%의 질병통제율(DCR)을 확인했다(2021년 6월 15일 기준 결과). 암젠의 소토라십에 뒤이어 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근 관심있게 보고 있는 부분은 바로 ‘내성(이 나타나기까지의) 기간’이다. 이 부분에서 의학적 미충족 수요가 존재한다. EGFR이나 ALK 표적 치료제들은 치료제를 한 번 사용하기 시작하면 상당히 오랜 기간동안 약제 효과를 확인할 수 있다. 반면 KRAS는 아직 무진행생존기간이 약 7개월 정도에 그친다. 때문에 단독요법 뿐만 아니라 면역항암제와 함께 병용하는 연구들도 진행되고 있다. 이를 통해 약제 반응기간을 지속시켜, 궁극적으로는 오랫동안 환자들이 생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Q: 올해 열린 ASCO와 WCLC에서는 다양한 바이오마커와 임상적 상황을 가진 환자군에서 KRAS G12C 표적 치료제의 효과를 평가한 데이터가 눈에 띈다. 주요 연구 결과와 해당 데이터의 의미는 무엇인가.

A: 올해 ASCO 2021에서 발표된 데이터에 따르면 KRAS 변이 환자 중 더욱 예후가 불량한 것으로 알려진 STK11과 KEAP1, TP53 변이를 동반한 환자에게 소토라십을 사용했더니 상당히 높은 객관적 반응률을 보이는 것으로 확인했다. 정상형 KEAP1과 STK11 변이를 동시에 가진 환자군의 객관적 반응률은 50%로 표적 치료의 효과가 상당히 유의하게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추가적인 변이 없이 KRAS 돌연변이만을 지닌 환자군과의 치료 효과를 비교해봐도,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변이 유전자를 여러 개 보유하고 있다 하더라도 표적 치료의 효과가 동일하게 유지되고 있다고 보여진다.

WCLC에서는 뇌전이에 대한 데이터가 발표가 됐다. KRAS G12C 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 중 이전에 치료 경험이 있고 임상적으로 안정적인 뇌전이를 동반한 환자를 대상으로 KRAS 표적 치료제의 영향을 평가한 사후분석(post-hoc) 연구 결과가 발표됐는데, 뇌전이를 동반하지 않는 환자군과 유사한 수준의 질병 통제율(DCR)을 확인했다.


Q: 현재 미국, 유럽 등 에서는 KRAS 표적 치료제가 이미 허가를 받았다. 이러한 치료제의 등장이 향후 폐암 치료에서 어떠한 성과를 보일 것으로 기대하는가?

A: 먼저, 40여년간 개발되지 못했던 KRAS 표적 치료제가 이제 막 등장한 상태이기 때문에 기대가 매우 크다. 치료 옵션이 없었던 분야에서 새로운 표적 치료제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앞서 말씀드린대로 서양에서는 유병률도 상당히 높은 암종일 뿐만 아니라, KRAS G12C 환자들은 대체로 치료 예후가 좋지 않기 때문에 이러한 미충족 수요를 새로운 표적 치료제가 채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있다.

현재 KRAS 관련한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기존 표적 치료제를 기본으로 다양한 약제와의 병용요법 및 G12A, G12V 등 또 다른 아형까지 표적할 수 있는 pan-KRAS 억제제 등도 개발되고 있다고 알고 있다. 그동안 존재했던 KRAS와 관련된 의학적 미충족 수요를 지속해서 채워가는 연구들이 조만간 등장할 것이라 기대한다.

추가로, 약제가 지속 개발되는 만큼 진단도 상당히 중요해지고 있다. 최근 NGS 검사가 많이 발달하고 있는 만큼 좀 더 적극적으로 진단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야 하고, 이를 통해 각 환자의 특성에 맞는 약제를 처방하거나 임상연구 등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돕는 부분도 필요하다. KRAS 뿐만 아니라 EXON 20 등 최근에 개발되고 있는 표적 치료제에 대한 동반진단의 필요성이 학회 차원에서 지속 검토되고 있다고 알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병리학회 등에서도 함께 참여해서 논의할 때 좀 더 효율적이고 조화로운 진단 및 치료 환경이 구축될 것이라 생각한다.


Q: 최근 KRAS 표적 치료제 단독요법 뿐만 아니라 면역항암제 또는 KRAS 표적 치료제 간 병용요법에 대한 연구도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다양한 약물 중 KRAS 표적치료제와의 병용에서 효과가 기대되는 조합이 있는가?

A: KRAS 변이 유전자는 흡연을 많이 했던 분들에서 대부분 발견되는데, 이론적으로 흡연이 돌연변이를 유발할 수 있는 요소가 많기 때문에 KRAS 뿐만 아니라 다른 변이 유전자도 많이 가지고 있다. 한편으로는 변이 유전자를 많이 가진 환자에서 면역항암제가 좋은 효과를 보일 수 있다. 이론적으로 종양 돌연변이가 만드는 항원들이 상당히 많기 때문에, 면역항암제를 투약했을 때 반응할 수 있는 요소들이 많은 셈이다. 그러다보니, 개인적으로 KRAS 표적 치료제와 면역항암제의 병용요법이 상당히 기대된다. 한가지 우려점은 독성 측면인데, 폐렴은 폐암 환자에서는 치명적인 이상반응 중 하나인데 이러한 점만 없다면 충분히 처방해볼 법하다. 다만, 아직은 명확하게 구체적으로 어떤 치료제가 병합됐을 때 좋은 효과를 보인다는 데이터는 아직 발표된 바 없어서, 임상 데이터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Q: KRAS 표적 치료제가 기존에 사용되던 면역항암제보다 반응률이 상당히 높게 나왔다. 그렇다면, 이제 면역항암제보다 표적치료제가 좀 더 효과적인 옵션으로 자리잡게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A: 표적 항암제와 면역항암제의 치료 순서를 논하려면 새로운 임상 연구가 필요하다. 현재 KRAS 표적 치료제 임상에 참여한 환자들도 대부분 이전에 면역항암제 혹은 항암화학요법 등으로 치료를 받았던 환자들이다. 면역항암제에서도 이에 대한 연구를 진행한 바 있는데(Keynote-189), 해당 임상 결과를 보면, 두드러진 결과를 보이지는 않았다. 때문에 어떤 치료제를 먼저 쓸 것인가 등 치료 시퀀싱 측면에서의 논의는 조금 더 데이터가 축적되야 한다고 생각한다.


Q: 향후 국내 KRAS 변이 비소세포폐암 치료 영역에서 기대하는 변화가 있다면?

A: 국내 KRAS 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들은 아직까지 사용할 수 있는 표적 치료제가 없었다. 그러다보니, 이제 새롭게 등장하는 표적 치료제에 대한 기대가 존재한다. 가장 처음으로 등장할 것이라 기대되는 소토라십을 시작으로, 지속적으로 등장할 여러 약제에 대한 기대가 크다. 궁극적으로 환자들이 얻을 수 있는 치료 혜택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새롭게 등장한 KRAS 표적 치료제를 기반으로 더욱 활발한 연구를 통해 환자들의 삶을 연장할 수 있는 혁신적인 치료제들이 지속 등장하길 희망한다.


Q: 마지막으로 KRAS 유전자 변이 환자나 의료진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A: 아주 오랫동안 의학적 미충족 수요가 존재하던 KRAS 변이 비소세포폐암 치료에서 새로운 옵션이 등장했고, 머지 않아 국내 환자들도 KRAS 표적 치료제를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이 될 것이라 예상한다. 치료제가 등장한 만큼 KRAS 변이를 빠르게 진단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 또한 빠른 진단을 통해 KRAS 등 바이오마커를 확인했다면, 좋은 치료제를 사용하거나 혹은 임상 연구에 참여하는 것도 권하고 싶다. KRAS 치료 환경이 개선된 만큼, 보다 적극적이고 빠른 치료가 이루어지기를 희망한다.

김태완 기자  kmedinf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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