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특집> 알츠하이머 치매의 치료, 어디까지 왔나

알츠하이머 치료제의 현재와 미래 전망 편집국l승인2021.11.11 10: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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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 한양대병원 신경과 김희진 교수

치매 원인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알츠하이머병의 경우에는 질병의 경과 자체를 차단하거나 원래의 상태로 회복시킬 수 있는 치료제를 유수한 회사들이 개발하고 있고, 일부는 FDA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지금까지의 치료법은 완치는 힘들다고 하더라도 증상을 개선시킬 수 있는 각종 약물치료, 운동, 정서적 지지, 환경 조절 및 행동적 접근, 가족 교육 등의 비약물적 치료 등을 통해 치매를 앓고 있는 환자나 간병하는 가족의 고통과 부담을 상당 부분 덜어주는 것이 가능하다.

치매를 초기부터 적극적으로 치료 개입을 하면 치매 초기에 약물치료를 받으면 혼자 독립적으로 생활이 가능한 상태를 더 오래 유지할 수 있다. 알츠하이머병 환자는 자연 경과 상 사망 전 마지막 3-5 년은 심각한 장애상태가 유지가 되는데, 약물 치료와 비약물 치료를 통해서 이런 심각한 장애가 지속되는 기간을 1년 이내로 줄일 수 있다. 중앙치매센터에 따르면 치매 초기단계부터 약물치료를 받을 경우 5년 후 요양기관 입소율이 55% 줄어든다는 분석결과도 있다.

 

1. 치매의 증상치료

현재 치매 치료에 사용되는 약물의 종류는 원인을 치료하는 약물이라기보다는 인지기능을 개선시켜주는 ‘인지기능 항진제’로서 현재까지 허가된 약물의 종류로는 ① 치매 전문치료제: 인지기능의 중요한 작용을 하는 신경전달 물질인 ‘아세틸콜린’을 증강시켜 인지기능을 향상시켜주는 ‘아세틸콜린분해효소 억제제’와 ‘NMDA 수용체 길항제’ 두 종류가 있다.

(1) 아세틸콜린분해효소 억제제

콜린 분해효소 억제제(choline esterase inhibitor) 계통의 약물들은 알츠하이머병으로 저하된 시냅스 간극(synaptic cleft)의 콜린 농도를 증가시켜 환자의 인지기능을 향상시킬 수 있다. 이 계통의 약물들은 병의 진행을 막을 수는 없으나 그 경과를 약6개월에서2년 정도 늦출 수 있으며 효과는 병의 초기와 중기에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FDA가 알츠하이머병의 치료제로 인정한 약물로는Donepezil (Aricept), Rivastigmine (Exelon), Galantamine (Reminyl) 등은 간독성, 심한 천식 등 심각한 부작용이 드물어 비교적 안심하고 쓸 수 있으며 이들간의 인지기능 개선효과는 대체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이다. 특히 제형상의 약간의 차이가 있는데, Donepezil은 입에서녹는 구강붕해정이 있어 물 없이도 복용이 가능하고, 패취형태의 제재도 곧 상용화가 가능하다.

Galantamine은 크게 캡슐제로 개발되었는데, 서방제형은8, 16, 24 mg으로 출시되었고 속알갱이 바깥쪽에는 즉시 방출되는 제형이 있고 안쪽에는 서서히 분비가 되는 제형으로 이루어져 있다. 타미린 (현대약품) 의 경우는 정제로 되어 있어 복용의 편이성을 높였다. Rivastigmine 은 캡슐과 패취 두 형태로 출시되고 주로 패취 형태 제재가 많이 쓰인다. 최근에는 이들 콜린성 제재는 초기 혹은 중기 알츠하이머병 뿐만 아니라 중증 알츠하이머병 및 혈관성 치매에도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2) NMDA 수용체 길항제(NMDA receptor antagonist)

글루타메이트(glutamate)가 작용하는NMDA 수용체가 알츠하이머병에서 비정상적으로 활성화되는 것을 막아 뇌의 학습 및 기억능력을 증진하고 병의 진행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런 종류의 약으로는 현재Memantine(Ebixa)이 유럽과 미국 연구에서 중증 알츠하이머병환자에게 효과가 있는 것으로 입증되었다. 이 약물은 국내에서도 2004년부터 사용하고 있다. 특히 행동장애가 심한 치매 환자들에게 공격성향이나, 불안감 해소, 야간행동을 조절하는데 탁월한 효과가 있다.

 

2. 치매의 미래 약물 치료

근본적인 치매 치료를 위해서는 치매의 원인이 되는 물질들의 생성을 억제 시키고 이미 만들어진 이들 물질을 신경계에서 제거하는 방법이 필요하다. 이들 방법들에는 알츠하이머 백신 주사, 아밀로이드 단백에 대한 항체 주사가 있다. 알츠하이머 백신은 아밀로이드 단백의 일부를 합성하여 주사를 하는 것으로 뇌에 침착되는 아밀로이드단백의 양을 줄이고 이미 만들어진 것도 제거 하는 효과가 있음이 밝혀졌다.

하지만 백신을 맞은 환자의 6% 에서 자가면역 반응으로 발생한 수막뇌염을 보여 연구를 중단하였다. 오랜 기다림 끝에 2021년 aducadumab (아두카뉴맙)이 임상승인을 받으면서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그러나 아듀카듀맙도 1회 투여제가 상당히 고가이고, 진행한 두 개의 임상 중 한 개에서만 효과를 보였기 때문에 4상 추가 임상을 필수적으로 수행한 후 10년 후 재평가하는 조건부 승인 상태이다. 아래는 현재 개발되고 있는 disease modyfing drug에 대해 소개하도록 하겠다.

 

(1) 당뇨 치료제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의 뇌 내 당대사에 변화가 있다는 점으로 인해 당뇨 치료제를 치매 약제로 개발하려는 움직임이 있었다. 경도인지장애 환자에게 비강 점막 스프레이를 통해

인슐린을 주입하여 치매 진행을 막을 수 있는지를 보는 임상연구에서 인지기능과 일상생활기능 저하를 억제하는 효과가 관찰되어 이를 기반으로 장기적인 임상연구가 진행 중이다. 로지글리타존(rosiglitazone) 같은 약제는 지방세포의 핵에 존재하는 peroxisome proliferator activated receptor γ(이하PPAR-γ) 수용체를 활성화시켜 혈당을 낮추며 지방 대사에도 관여하는데, 임상시험 결과 인지기능 증진에는 효과가 없는 것으로 판명되었다.

비록 로지글리타존 같은 약제는 심혈관계 부작용으로 인해 더 이상 당뇨약으로 처방되지는 않지만 이외에도 몇 가지 PPAR-γ 수용체 항진 약물들이 정상인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AD 예방 임상시험에 진입해 있으므로 그 결과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

 

(2) 아밀로이드 가설에 근거한 약물 개발

1) 분비효소 억제제

알츠하이머 치매에서 가장 기본적인 병태생리로 추정되는 현상은 아밀로이드의 뇌 축적과 그에 따른 신경세포 시냅스의 소실이다. 아밀로이드 전구단백질 (amyloid precursor protein, 이하 APP) 은 신경세포의 세포막에 걸쳐있는 단백질인데, 이 중 일부 토막이 분비효소(secretase)와 아밀로이드 전구단백에서 아밀로이드단백이 생성되기 위해서는 다양한 효소(secretase)에 의해 절단이 되어야한다.

이들 효소를 조절하면 아밀로이드단백이 과잉 생성되는 것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각종 secretase 억제제들을 개발하여 연구 중에 있다. 하지만 높은 농도에서는 Notch같은 중요 단백질의 기능도 같이 떨어 뜨려 위장관, 흉선, 비장에 중대한 부작용을 일으킬 가능성도 있어 주의를 요한다.

아밀로이드 가설에 의하면 신경반의 구성 물질인 아밀로이드 베타(Aβ)가 AD의 핵심 병리로 추정된다고 한다. 알츠하이머 병리 현상은 실제 임상 증상이 생기기 10~20년 전부터 발생하므로 항아밀로이드 치료제 개발의 초점은 일찌감치 Aβ의 생산을 막거나, 응집을 억제하거나, 제거를 촉진하는 방향에 맞추어져 왔다. Aβ 단백은 APP 전구단백질로부터 베타 분비효소 (β secretase)와 감마 분비효소(γ secretase)의 작용으로 잘라져 나오는 토막이므로 베타 분비효소나 감마 분비효소의 억제가 잠재적 치료제 개발의 표적이 될 수 있다.

감마 분비효소 억제제로 개발된 세마가세스타트(semagacestat)는 대규모 임상연구에서 체중감소와 피부암 등의 발현으로 중단되었으며 아바가세스타트(avagacestat) 역시 효능부족과 부작용으로 임상시험을 통과하지 못하였다. 따라서 최근에는 β-site APP cleaving enzyme(이하 BACE) 이라고 불리우는 베타 분비효소 억제제, 즉, BACE 억제제가 잠재적인 치료제 개발의 목표로 몇몇 약제가 2상 및 3상 임상시험을 하였으나, 유효한 효과를 보이지 않아 현재는 추가 임상이 중단 상태이다.

 

2) Aβ 단백 응집 억제제

용해성(soluble)인 Aβ 단백은 점차 올리고머(oligomer)를 형성하면서 비용해성인 섬유질로 뭉치고 대뇌에 침착된다. 아밀로이드는 비용해성인 신경반보다는 오히려 용해성 상태 에서 신경 독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응집 억제를 위해 tramiprosate, scylloinositol 등 약제들이 시도되었으나 인지증상 개선이나 일상생활 기능 면에서 별다른 효능을 보이지 못하였다.

 

3) 면역 치료제

면역 치료제는 이미 생성된 Aβ 단백을 제거하여 신경 독성 을 줄이고자 하는 전략으로 개발되었다. 항원을 주입함으로써 신체의 항체반응을 유도하는 능동면역 (actrive immunization)은 이론적으로는 몇 번의 항원 주입만으로 평생 지속 되는 항체 반응을 유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고령의 노인에서는 충분한 항체 반응이 유도되지 않는 경우가 많으며, 항체로 인해 부작용이 생긴다면, 항체가 체내에 남아 있는 한 부작용이 지속될 수도 있다는 단점이 있다. 항체를 반복적으로 주입하는 수동면역 (passive immunization) 방법은 반복투여의 번거로움과 비용의 문제가 있지만 항체가 제거되면 서 부작용도 사라지므로 안전성 면에서는 더 나을 수도 있다.

능동면역 방법으로 가장 먼저 시도된 AN1792 백신은 경도에서 중등도 AD 환자 372명에게 주입되었는데, 6%의 환자에서 면역반응으로 인한 무균성 뇌수막염이 발생하여 임상시험이 중단되었다. 백신을 맞은 사람 중 20%에서만 충분한 항체 반응을 보인 점도 문제였다. 충분한 항체 반응을 나타낸 사람에서조차 인지기능의 개선 등 임상 효과를 보이진 못했지만, 사후 부검에서 백신을 맞은 사람의 아밀로이드 신경반이 감소됨을 확인하여 생물학적 기전이 추정대로 작동하고 있음을 입증하였다.

백신을 맞은 사람들에서 오히려 뇌의 위축이 더 심했는데 이것 역시 Aβ 단백이 제거함으로써 나타난 현상으로 이해되었다. AN1792 이후 격렬한 항원 항체 반응을 보이지 않도록 디자인된 몇 개의 능동면역 약제가 일부가 FDA 승인을 올해 받거나 진행 중이고 일부는 임상시험 진행 중이다.

수동면역 치료 방법에서는 단일 클론 항체(monoclonal antibody)를 외부에서 주입하므로 피험자는 자신의 면역 시스템을 가동할 필요가 없다. 대뇌피질에 아밀로이드 베타( Amyloid-β) 단백질이 쌓이지 않도록 작용하는 '단일 클론 항체(monoclonal antibody)' 치료제가 많이 개발되고 있다. 단일 클론 항체는 동일한 면역세포에서 생성되는 하나의 항원에만 특이적으로 결합하는 항체다. 솔라네주맙 (일라이릴리)ㆍ간테네루맙(로슈), 아두카누맙ㆍBAN2401 (바이오젠ㆍ에자이) 등이 대표적이다.

이중 안타깝게도 솔라네주맙과 크레네주맙 (로슈)은 아직 효과가 입증하지 못했다. 2021년은 아밀로이드 베타 응집체(플라크)에 선택적으로 붙어 이를 제거하는 항체 치료제인 아두카누맙이 임상 3상 연구에서 인지 기능 및 일상생활 수행 능력 악화를 의미 있게 줄여 미국식품의약국 (FDA)으로부터 치료제 승인을 받아 국내에도 곧 들어올 것으로 보인다. 다만 문제는 2개의 3상 임상시험(ENGAGE, EMERGE) 중 한 임상시험에서는 목표를 충족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따라서 10년간 조건부 승인으로 추가 효과를 입증하기 위해 4상 임상 시험이 진행 중이다.

 

(3) 타우 가설을 기반으로 하는 약물 개발

타우 병변인 신경섬유총(neurofibrillary tangle)은 아밀로이드 신경반보다 치매의 임상 양상과 더 잘 부합함에도 불구하고최근까지의 AD 치료제 개발은 주로 아밀로이드 가설에 근거하여 이루어졌다. 하지만 아밀로이드 기반 치료제의 잇단 실패로 최근에는 타우 기반 치료제 개발이 주목받고있다. 신경세포 내에 존재하는 타우 단백질이 과잉으로 인산화가 진행되면서 세포 내 미세 골격 구조가 손상되고, 세포형태 유지나 대사물 이동 등의 생체기능을 유지하지 못하게 되어 결국 신경세포 사멸로 이어지게 된다. 타우 단백을 타깃으로 하는 치료제 개발 역시 면역 치료(ACI-35, AADvac-1등), 타우 응집 억제제(methylene blue), 미세 골격 구조 안정화 물질(BMS 241027, AL-208) 등이 전임상, 혹은 임상 단계의 시험을 거치고 있지만, 타우를 기반으로 하는 신약 개발은 아밀로이드 기반 약제 개발에 비하여 아직 초기 단계인 상황이다.

 

(4) 줄기세포를 이용한 알츠하이머병 임상시험 진행 상황

현재 알츠하이머병을 대상으로 하는 줄기세포치료 임상시험은 한국에서 당사와 삼성서울병원이 수행한 제대혈 유래 중간엽 줄기세포를 이용한 임상1상(NCT01297218)이 2011년 12월에 완료되었고 2012년에 3월부터 중국에서 탯줄에서 유래한 중간엽 줄기세포(um bilical cord-derived MSC)를 이용한 임상1/2상 연구(NCT01547689)가 시작되었다.

알츠하이머병의 경우 뇌의 특정 부위가 아닌 전체적 손상이 일어나므로 치료 목표가 뇌의 재생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닌 주변 분비작용을 통한 알츠하이머병의 진행 저해를 시험해보고 있다. 9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해마와 우측쐐기소엽에 신경외과 수술을 통하여 제대혈 유래 중간 엽 줄기세포를 직접 이식하였고, 중국의 임상연구에서는 정맥투여로 반복 주입을 계획하고 있다. 두 임상시험 모두 1차 평가변수로 안전성 확인과 ADAS-Cog을 지정하고 있으며 임상연구의 경우 2차 평가변수로 Pittsburgh compound B-Positron emission tomography (PIB-PET), fluorodeoxyglucose–PET (FDG-PET), cerebrospinal fluid (CSF) 검사 등을 실시하여 탐색적 효능을 시험하고 있다.

그 외, 국내에서는 젬백스의 'GV1001'이 중증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인지 기능 감소를 억제한다는 임상 2상 연구 결과가 나왔다. 65세 이상 사람 혈장과 노화 동물 모델 혈장·뇌 조직에서 알츠하이머병으로 인해 비정상적으로 늘어난 산성 스핑고마이엘리네이즈(ASM) 효소가 혈액 뇌 장벽 투과성을 늘려 신경세포 사멸 및 기억력 손상을 유도한다는 메커니즘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밝혀져 임상시험이 준비 중이다. 치매를 치료할 날도 그리 머지않은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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