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이 불가능한 국소 재발성 또는 전이성 분화갑상선암의 표준 치료는 방사성요오드 치료이다. 그러나 일부 진행성 분화갑상선암 환자들은 방사성요오드 치료에도 불응한다. 이 환자들을 위한 방법으로 렌바티닙, 소라페닙과 같은 키나아제 억제제(이하 TKI)를 사용하는 경구 항암치료가 있다.

TKI 항암제 치료 효과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환자의 50~60%에서 최대 2년 간 부분 반응률과 병변안정성면에서 임상적 이점이 있고, 치료제에 따라 무진행 생존기간(PFS)을 위약군 대비 약 5~15개월까지 연장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원격 전이가 동반된 갑상선암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TKI치료를 받은 환자의 중앙 생존기간이 22.2년으로, 치료를 받지 않은 환자군의 5.7년에 비해 약 4~5배 높았다. 

이 같은 기존 TKI 임상 연구는 주로 유럽 및 북미 지역 환자의 참여 비중이 높았다는 한계가 있었는데, 최근 아시아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도 발표되었다. 중국인 환자 대상 ‘렌바티닙(제품명 렌비마)’ 표준 용량 24mg으로 진행된 임상연구다. 이 연구에 따르면 렌바티닙의 무진행 생존기간(PFS)은 23.9개월로 위약군의 3.7개월 대비 6배 이상 길었으며, 객관적 반응률(ORR)은 70%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유럽, 북미지역 환자가 절반 이상의 비중을 차지했던 렌바티닙의 3상 임상인 ‘SELECT 연구’와 유사한 결과다. 방사성요오드 치료에 불응한 진행성 분화갑상선암의 1차 치료에 사용되는 TKI 중 렌바티닙이 다양한 지역, 다양한 인종의 환자들에게도 일관성 있고 안정적인 효과를 나타냈다고 볼 수 있다.

2018년 국내 국가암등록통계 발표에 따르면 갑상선암은 남녀 전체에서 두번째로 많이 발생한 암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여러 갑상선암 종류 중 하나인 갑상선유두암을 일컬어 ‘착한암’, ‘거북이암’ 등으로 부르는데, 이 때문에 일부 갑상선암 치료 경험이 없는 사람들이 ‘갑상선암은 치료가 필요 없다’는 비상식적인 주장으로 환자들의 혼란과 불신을 초래하고 있다. 국내 갑상선암의 97%를 차지하는 갑상선유두암은 예후가 좋고 완치율이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갑상선유두암을 포함하는 분화갑상선암 중 방사성요오드 치료에 불응한 환자 일부는 3-5년 내에 사망에 이를 정도로 예후가 좋지않다. 그러므로 모든 갑상선암에 대해 지켜보기만 하는 ‘적극 감시(Active Surveillance)’전략을 획일적으로 적용해서는 안된다. 방사성요오드 치료에 불응한 진행성분화갑상선암 환자에게 TKI 치료를 우선 권고한다고 2021년 미국 NCCN 가이드라인에서도 명시하고 있다.

갑상선암 치료에 대한 잘못된 인식으로 적절한 치료 시기와 기회를 놓치는 환자들을 볼 때면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나의 갑상선암 상태를 잘 아는 전문의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고, 재발 및 전이 등 여러 가능성을 고려해 추적 관찰하고, 각각 알맞은 치료 전략을 수립하여 안전하게 관리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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