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호복 화투간호사들, 용신봉사상을 수상하고 있다.
방호복 화투간호사들, 용신봉사상을 수상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입원 중이던 90대 치매 할머니를 위해 방호복을 입은 채 화투 놀이를 한 간호사들이 지난 9일 오후 서울 코엑스 3층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한국여성단체협의회(회장 허 명)의 제56회 전국여성대회에서 ‘용신봉사상’을 수상했다.

용신봉사상은 소설 ‘상록수’의 실제 모델이자 여성농촌운동가인 최용신(崔容信, 1909.8.12.∼1935.1.23) 여사의 뜻을 이어 여협이 1964년 제정한 상으로 희생과 사랑의 정신으로 국가와 지역사회, 여성발전에 힘쓴 모범적인 여성에게 매년 주고 있다.

이날 용신봉사상을 수상한 서울삼육병원의 이수련(29), 양소연(33), 국보영(32), 홍예지(27) 등 4명의 간호사는 코로나 확진자가 급증하는 국가적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격리음압병동에서 일한 간호사들이다.

이들은 당시 음압병동에 입원, 홀로 격리된 93세 된 치매 코로나 확진 할머니를 위해 방호복을 입은 채 화투로 그림 맞추기를 하는 단 한 장의 사진으로 전국민을 감동시켰다. 누구도 생각지 못한 인간의 얼굴을 한 간호 그 자체였다.

당시 코로나에 확진된 할머니는 고열로 기운이 뚝 떨어진 중등도 치매 상태였다. 간호사들은 할머니가 낙상 위험이 있어 병실 바닥에 매트리스를 제공했다.

할머니의 가방 속에 있던 화투를 보는 순간, 재활치료 간호 경험이 있던 한 간호사가 화투를 이용한 꽃그림 맞추기와 색연필로 색칠하는 치매환자용 그림 치료를 제안했다. 앉으면 졸기만 하는 할머니를 깨우고 기운을 차리게 하기 위한 조치였다.

교대제로 할머니 격리병실에 들어간 간호사들은 그림 치료를 멈추지 않았고, 적적해 하는 할머니를 위해 가족들과 영상통화를 주선했다. 그 결과 할머니는 코로나 중등도에서 경증으로 바뀌면서 ‘음성’ 판정을 받고 보름 만에 퇴원했다.

20, 30대 젊은 간호사들이 자신의 할머니처럼 성심으로 모신 방호복 화투 사진은 대한간호협회가 주최한 코로나19 현장스토리 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들 간호사들을 수상자로 추천한 신경림 대한간호협회 회장은 “간호사들의 헌신은 코로나 2년 기간 동안 불안해하는 국민들과 함께 한 위대한 동행이었다”며 “용신봉사상 수상은 ‘대한민국을 간호하겠습니다’라는 코로나 영웅 간호사들의 위상을 국민들에게 보여준 쾌거였다”고 말했다.

한편, 제56회 전국여성대회는 대한민국의 지속적인 성장과 양성평등 실현을 위해 각 분야의 여성의제 재정립 및 이를 해결하기 위해 60개 회원단체, 17개 시·도 여성단체협의회 등 전국 여성 지도자가 참가한 가운데 온·오프라인으로 동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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