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비뇨의학회 이상돈 회장
대한비뇨의학회 이상돈 회장

10여 년 넘게 지속된 비뇨의학과의 전공의 미달 사태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지속되고 있다.

대한비뇨의학회는 지난 4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추계학술대회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은 현실에 대해 알리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학회 임원진에 따르면, 지난 2011년 전공의 지원 미달 사태가 발생한 이후 10연 년간 지속된 미달 현상으로 대형병원에는 전임의가 없어 중증 수술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비뇨의학과는 2011년부터 전공의 수가 미달이 시작되어 2014년 26.1%, 2016년 29.3% 등 심각하게 낮은 충원율을 보였다. 이에 학회는 자발적으로 2017년 정원 감축정책(총정원제 50명)을 시행해 최근 수도권 충원율은 조금씩 호전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으나, 비수도권은 개선이 없어 총 전공의가 아예 없거나 한 명이 고작인 수련병원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현실 때문에 서울 대형병원들이 수도권, 지방대학병원에서 교수요원을 스카우트해 가는 현상까지 일어나 수도권 및 지방대학병원들은 2중고를 겪고 있다는 것.

학회 측은 “현재도 비뇨의학과 진료를 위해 필요한 인원보다 150명 이상 부족한 상태”라며 “전공의 지원 기피 현상이 이대로 계속 지속되면 앞으로 비뇨의학과 전문의 부족 사태가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고 호소했다.

비뇨의학과는 흉부외과, 외과와 달리 전문의 수술료 가산이 없으며, 비뇨의학과 전공의에게 보조금도 지급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렇듯 전공의 급여가 흉부외과나 외과와 상대적으로 차이가 나기 때문에 전공의 모집이 더욱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

이에 학회 측은 “수당 보조금 및 전문의 가산 촉구 등 정부 차원의 지원책 마련이 시급하다”며 “비상식적인 비뇨의학과 수가 수준을 최소 외과 수준으로 개선하고 외과나 산부인과, 흉부외과 등과 같은 지원금이나 그에 상응하는 외부적 지원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 뿐만 아니라 최근 전립선암과 신장암에 대한 선별적 로봇수술급여화 추진과 전립선암 수술의 적정성 평가 추진이 비뇨의학과를 더욱 위기로 몰고 있다는 설명이다.

임원진은 “이번 로봇수술 급여화 추진은 현실수가를 반영하지 못해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의 고난이도 종양수술에 대한 수익감소로 이어져, 비뇨의학과의 위기가 심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전립선암은 병기에 따라 치료 경과에 대한 스펙트럼이 매우 다양해서 적정성 평가 대상으로 부적절하다는 것. 요실금, 발기부전은 전립선암 수술 후 발생하는 대표적인 합병증들이다. 전립선암의 병기와 침윤 정도에 따라 일부러 발기와 관련된 신경혈관총을 희생시키는 경우가 많이 있고, 연령뿐만이 아니라 환자의 건강상태에 따라 배뇨습관 및 발기 능력이 다양하기 때문에 수술 후 합병증 정도가 다양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고 이들을 적정성 지표로 정하면 노년층 환자에 대한 수술을 기피하게 되고, 요실금과 발기부전 합병증을 줄이려다가, 종양의 완전한 제거가 되지 않아서 재발률이 높아질 우려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같이 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부적절한 적정성 평가가 이뤄지는 것은 비뇨의학과 존립 위기를 심화시키는 것"이라며 "비뇨의학과 전공의, 교수요원 수급 안정화를 위한 대책으로 비뇨의학과 전공의, 수련병원 지도전문의 및 교수요원에 수당 보조금 지원이나, 비뇨의학과 전문의 행위 30% 가산, 경요도 내시경수술수가의 100%, 요양노인 관련 처치수가의 200% 상향 조정 등 특단의 대책”을 촉구했다.

한편, 학술대회 중 열린 차기 회장 선거에서는 제21대 대한비뇨의학회 회장으로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홍준혁 교수가 당선됐다. 임기는 2023년 1월-2024년 12월까지 2년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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