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대사 수술이 대한 비만 이외 여러 동반질환들의 치료에도 적용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비만한 환자에게 동반된 제2형당뇨병의 수술적 치료 대상 확대를 위해 연구 및 정책 개선을 추진하고 있는 대한비만대사외과학회 안수민 회장은, 아직도 일부에서는 비만대사수술을 단지 체중 감량을 통한 미용 개선 정도로 생각하는 잘못된 인식을 개선을 위해서도 적극 나서고 있다.

 
당뇨환자 수술 치료 보험급여 확대 노력…추가 연구와 경제성 연구 진행

“비만대사수술은 단지 살을 빼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동반질환들을 함께 치료하고 개선한다는 사실이 이미 검증이 되어 있습니다. 이에 학회는 비만의 대표적 동반질환인 제2형당뇨병의 수술적 치료 활성화와 치료 대상 확대를 위한 연구를 지속해 나가고자 합니다.”

현재 국내 ‘비만대사수술’은 환자의 체질량지수(BMI)가 35kg/㎡이상이거나, 체질량지수가 30kg/㎡ 이상이면서 제2형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 비알콜성지방간, 관절병증, 역류성식도염, 천식, 저환기증, 다낭성난소증후군 등의 동반질환들 중 한 가지 이상을 동반하는 경우 국민건강보험 급여 대상이 된다.

단, 제2형당뇨병 치료를 목적으로 비만대사수술을 시행하는 경우에 한해서, 체질량지수가 27.5kg/㎡ 이상이면서 혈당조절이 되지 않는 제2형 당뇨환자에게까지 그 대상이 일부 확대되어 있다. 하지만, 체질량지수가 30kg/㎡ 미만(27.5-30 kg/㎡)인 당뇨병 환자들의 경우는 치료비의 80%를 환자가 부답하는 선택 급여 대상으로 묶여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비만하지 않은 제2형당뇨 환자가 많은 특징이 있다고 지적하는 안 회장. “우리나라는 당뇨병 환자는 체질량 지수 25~30kg/㎡ 사이가 전체 당뇨 환자의 40%를 차지한다”면서 “비만대사수술의 보험급여 대상이 되는 체질량 지수의 경계에 있거나 미달하는 많은 환자들이 수술을 통해 당뇨를 치료하고 싶어도 경제적 문제에 봉착 한다“면서 “최소한 당뇨 치료를 위해서는 체질량지수 27.5kg/㎡ 선까지 일차적으로 전면 급여화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회장은 체질량 상관없이 당뇨환자에게 수술 효과가 동등하다는 연구결과들이 얼마든지 나와 있는데도, 비만대사 수술을 ‘비만’ 환자들을 대상으로 시작했기 때문에 체질량 지수 기준이 꼬리표처럼 붙어 있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무조건적이 급여화를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비만하지 않은 국내의 제2형당뇨병 환자에서 비만대사수술의 실질적 효과에 대한 확고한 연구결과를 더 축적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전통적으로 당뇨병 환자 치료에 중심이 되던 내분비내과 전문가들과 적극적으로 연구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안 회장 역시 한국보건의료연구원(NECA)과 함께 ‘상대적으로 낮은 비만도의 제2형당뇨병 환자에서 대사수술과 비수술적 치료의 비교’ 연구과제를 수행 중에 있다.

 

비만대사수술, 내분비 구조와 기능 바꿔 동시에 많은 질환 개선

비만대사수술은 비만으로 인해 대사 과정에 문제가 생긴 환자의 위를 절제하거나 우회하는 방식으로 대사 기능을 회복시키는 수술법이다.

이 같이 수술 과정에서 그동안 알지 못했던 많은 동반 질환 치료의 메커니즘들이 각각 밝혀지면서, 대표적으로 제2형당뇨병 및 다른 주요 질환들에 대한 포괄적인 치료법으로 확대되는 한편, 이와 관련된 약제 개발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비만대사 수술의 효과는 전통적으로 섭취제한과 흡수제한 두 가지 개념으로 설명되는데, 이를 통해 제2형당뇨병, 고혈압. 심근병증 등의 심혈관질환, 천식, 저환기증 등의 호흡기질환, 비알콜성지방간, 다낭성난소증후군, 통풍, 관절병증, 역류성 식도염, 우울증 등 동반질환들이 치료되는 효과들이 나타나고 있다”며 “이는 부분적으로는 체중감소로 인한 효과이기도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소화관의 해부학적 변화가 내분비 기능의 변화를 일으켜 여러 질환의 개선이 동시에 이뤄지는 퍼즐이 맞춰지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삭센다’ 같은 최신 비만치료제가 대표적이다. “이전에는 대표적으로 향정신성 약물로 비만을 치료했는데 부작용이 많아 주기적으로 퇴출됐다”며 “삭센다는 소장 회장부에 분포하는 호르몬인 글루카곤양펩타이드(GLP-1)이 금방 포만감을 느끼게 한다는 것에 착안해 만든 비만치료제이며, 최근 미국서 판매허가를 받은 ‘위고비’도 이러한 약제를 고용량화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러한 약제가 인위적으로 대사에 관여하는 한 가지 호르몬의 기능을 증폭시켜 체중을 감소시키는 것이라면, 수술은 비만대사질환에 관여하는 잘못된 호르몬 시스템 전체를 수정하는 것이므로 대상 질환을 범위와 효과 및 부작용 측면에서 비교 불가한 장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타 학회 및 산업계 협력 등 통해 대국민 인식개선

“비만대사 수술을 질병 치료가 아닌 미용적 개념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아직도 많습니다. 학회에서는 여러 방법을 통해 대국민 인식을 개선해 나가고자 합니다.”

아직도 수술로 단순히 '살을 빼 달라'는 환자들이 적지 않다며, 비만과 동반질환의 연관성 자체를 잘 모르고, 심지어 의료진들도 보험기준이나 수술 기전에 대한 이해가 깊은 경우가 드물다는 것.

이에 학회는 최근 의료진 대상으로 인식도 조사를 진행했으며, 이어 일반국민 인식도 조사를 진행하여 및 보건정책 데이터로 제공할 방침이다. 이밖에도 비만학회와 협업하여 유튜브 컨텐츠를 업로드하고, 학회원들이 직접 답변해주는 라이브 Q&A를 학회 홈페이지에서 운영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펼치고 있다.

또한 사회인식 개선 사업 및 술기 향상을 위해 산업계와도 적극 협력하고 있다.

지난 3월 메드트로닉과 ‘고도비만 및 비만형 당뇨 질환 인식 개선 캠페인’ 업무협약을 맺고 협업 중이며, 최근에는 국내외 의료인의 술기 향상 및 의학 발전을 위한 상호업무협약을 체결, ‘메드트로닉 이노베이션 센터’를 비만대사외과 전문교육시설로 지정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안 회장은 “사회인식 개선 사업이나 트레이닝이 학회 자체의 역량으로는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산업계의 노하우를 이용하고, 학회는 술기 현장에서 아이디를 구현해 주는 등의 협력으로 의학 발전의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학회는 수술의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비만대사수술 인증의 제도를 2018년부터 시행하고 있다. 현재는 21개 병원 86명이 등록 학회 인증의를 받았으며, 지난해부터는 코디네이터 인증도 시작하여 20명 가량이 인증자격증을 받았다.

비만에서 나아가 여러 동반질환 치료 연구와 보험급여 개선 노력을 통해 치료의 문을 넓히고 잘못된 대국민 인식 개선에 나서고 있는 학회의 다양한 노력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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