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4차 대유행으로 수도권과 일부 지역의 거리두기 4단계 조치를 6주 이상 지속했음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환자 발생이 줄어들고 있지 않는 상황이다. 대한의사협회 코로나19대책전문위원회가 4차 대유행의 원인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신속항원검사키트의 오남용에 대한 문제가 확인된 바, 이에 따른 사용을 다음과 같이 권고한다.

(대한의사협회 신속항원검사키트 사용 권고)

1. 신속항원검사키트는 의료기관에서 유증상자를 대상으로 사용할 것을 권고한다.

2. 거동이 불편한 경우, 오지, 교도소 등 특수한 상황에서 사용할 수 있으나, 검체 채취, 검사 시행 및 결과의 해석에 있어 의료진의 지도·감독이 반드시 필요하다.

3. 일반 국민이 개별적으로 신속항원검사키트를 사용하는 것은 권고하지 않으며, 철회되어야 한다.

검체 채취의 문제, 검사방법의 오류, 결과 값 판독 오류, 결과 후 판단과 대처, 검사 오남용으로 잘못된 안도감, 2차 피해 등을 야기하여 방역체계의 허점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권고의 배경 및 현황)

식품의약품안전처는 4월 23일 코로나19 자가검체를 이용한 신속항원검사키트 일부 제품에 대해, 자가검사에 대한 추가 임상적 성능시험 자료 등을 3개월 이내에 제출하는 조건으로 한시적 조건부 승인하였다. 이어 8월 13일 발표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3개 회사 제품이 국내 신속항원검사키트 정확도 허가 기준(민감도 90% 이상, 특이도 99% 이상)을 충족해 정식품목 허가를 취득했다고 밝혔다. 또, ‘신속항원검사키트’ 3개를 포함한 17개 ‘항원진단시약’이 허가되었다고 밝혔다.

 

(국내 및 국제 사용권고)

1. 국내 식약처 권고 : 코로나19 신속항원검사키트는 유증상자에서 진단이 아닌 보조 수단으로만 사용을 권고한다.

2. 해외 권고

미국 감염학회 항원검사 권고

1) 모든 상황에서 항원검사 대신 분자진단검사를 권고하지만, 분자진단검사 결과가 2-3일 이상 지연되는 경우 항원검사를 고려할 수 있으며,

2) 항원 검사를 꼭 사용한다면 증상 발현 7일 이내 조기 사용해야 하며,

3) 감염력 유무를 판단하는 용도로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을 소위원회 논의 결과로 제시함.

 

(권고에 대한 근거자료)

1. 자가 검체의 민감도 문제 및 항원검사 키트의 신뢰도

좋은 검체를 채취하기 위해서는 해부학적 구조의 이해도, 검체 채취의 숙련도가 중요하므로 전문가인 의료진이 실시해야 한다. 외국에서는 검사량 폭증, 의료진 부족, 비용 문제 등으로 개인이 직접 채취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렇게 개인이 채취한 검체의 경우 코로나19 검사의 민감도가 낮아진다는 사실은 이미 알려져 있다.

미국 CDC가 자가 채취한 비강검체로 PCR을 시행한 연구에 따르면, 대상자 730명 중 무증상자 민감도는 50%(6/12), 유증상자 민감도는 87%(46/53)로 나타났으며, 1,076명을 대상으로 한 검사에서는 무증상자와 유증상자 민감도가 각각 44%와 62%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에서도 대한진단검사의학회의 인구집단 추정 민감도는 41%, 서울대 병원 응급실 내원 환자의 민감도 17.5%를 보여, 의료진이 비인두도말 검체를 적절히 채취한다 하더라도 신속항원검사의 낮은 민감도에 대해 여러 차례 우려를 표해왔다.

즉, 자가 검체 채취의 경우 표준 검체인 비인두도말에 비해 민감도가 낮아지며, 신속항원검사의 경우 PCR에 비해 낮은 민감도를 보이므로, 신속항원검사키트를 사용할 경우 코로나19 검출이 심각하게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자가검사의 경우 성능을 평가하는 가장 좋은 연구는, 실제 상황에서 표준검사와 1대1로 성능을 비교하는 전향연구이며, 이러한 전향연구에서 무증상자의 민감도가 낮은 것은 이미 보고되어 있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코로나19 환자가 적은 경우 심각한 민감도 저하가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표 상단의 무증상자 대상 연구에서는, 육안판독 자가항원검사의 민감도가 낮은 경향을 보이는데, 1) 유병률 0.9% 상황의 경우 민감도가 3.2%, 2) 유병률 1.3% 상황에서 민감도가 40%, 3) 유병률 2.6% 상황에서 20%에 불과한 점이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심지어 우리나라의 시점 유병률(point prevalence)은 8월 28일 기준 대략 0.05%로 앞의 상황들보다 매우 낮아, 지금 우리나라의 일반적인 상황에서 예상되는 검출 민감도 저하는 이러한 연구 결과보다도 훨씬 낮은 것으로 예상된다.

자가항원검사의 전향적 연구
자가항원검사의 전향적 연구

2. 자가항원검사의 의미

자가항원검사는 무증상자에게 사용할 경우 민감도가 낮다. 하지만, 시점 유병률이 높아질수록 상승할 수 있고, 유증상자에게도 높아질 수 있으므로, 특정 집단에서 상당수의 사람이 코로나19가 의심되는 특수한 상황에서는 유용할 수도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미 2021년 5월, 6월에 콜센터와 물류센터를 대상으로 신속항원검사키트 시범사업을 실시하여 약 14만 건 중 확진 사례가 3건(전체 양성 반응은 6건으로 위양성 3건 발생)을 보였던 경험도 있다. 그러나 낮은 민감도로 인한 위음성이 얼마인지는 전혀 파악할 수 없었으며, 양성률도 낮아 효율성에 대한 의문이 남는다.

(오남용 사례)

1. 신속항원검사키트의 오류

- 위양성 : 검사 위양성으로 심리적 불안 유발과 과도한 조치 시행 가능성

- 위음성 : 검사 위음성으로 자신도 인지하지 못한 채 감염 전파 우려

2. 신속항원검사키트 오남용

- 자가검사 양성자가 생활치료소에 입소할 경우, 3일 이내의 동선 공개 등을 꺼려하여 2-3일 진단을 지연하고 생활하는 사례가 원인 불명의 감염을 초래한다.

(기타 참고 자료)

1. ‘검사키트’라는 용어로 변경 사용함으로써 실제 현실을 호도할 수 있다.

'신속항원검사키트'는 거의 동일한 검사법이지만 '진단키트'라는 용어 대신 '검사 키트'라는 용어를 사용하여, 국내의 코로나 19 상황이 외국과 같은 비상사태가 아니어도 전문가용 ‘검사키트’를 편의점 등에서 쉽게 구입이 가능하게 했다.

이러한 간이키트는 전문가들이 의료현장에서 감염자를 빠르게 진료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어, 민감도가 낮은 기법임을 감수하고도 진료현장에서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민감도가 낮은 검사법을 국민들이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검사키트’라는 용어를 사용하여, 무증상자를 포함한 다수의 국민을 대상으로 광범위하게 사용하는 데 대한 우려를 표한다.

2. 정상 상태인 임신 진단 키트와 병원성 높은 전염병 진단 키트는 다르다.

국민들에게 익숙한 임신 진단용 간이키트는 전염성 질환이 아닌 임신이라는 정상적인 상태를 반영하는 키트이며, 위음성이 나오더라도 시간이 흐른 뒤에 검사하면 다시 양성으로 나오게 되어 대부분의 경우 그 과정에 문제가 없다. 또한, 검사 후 반드시 의료기관을 찾게 되어 향후 필요한 진료를 받게 되며, 상황이 변화하는 급성 질환이 아니라는 점에서 일반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반면, 코로나19 같이 전염성 질환의 진단을 간이키트를 사용하여 국민 개인에게 진단검사를 하게 하는 것은 결과 판독, 결과를 얻은 뒤의 향후 조치에 대한 책임과 경제적 부담을 개인에게 넘기는 일로 심각한 문제가 따른다. 실제 현실에서 결과의 정확도 저하, 위음성의 경우 잘못된 안도감을 주게 되어 2차 피해 발생 가능성, 양성을 보인 경우 심리적 혼란으로 인한 회피 등이 발생하여 국가 전염성 질환의 방역체계에 큰 혼란을 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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