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브락산, 담도암 치료의 새 지평 마련"

분당차병원 종양내과 전홍재·천재경 교수 인터뷰 김태완 기자l승인2021.08.31 00:58:24

크게

작게

메일

인쇄

신고

담도암 치료에 있어 탁산 계열 치료제 '아브락산(albumin bound paclitaxel)’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2019년 말 발표된 임상 2상 연구에 이어, 최근 국내 연구진들에 의해 진행된 리얼월드 연구에서도 긍정적인 치료 효과를 입증하며 담도암 치료의 새로운 가능성을 기대케 하고 있는 것.

과거 담도암 치료에는 주로 젬시타빈 단독요법이 사용됐으나, 생존율을 크게 향상시키지는 못 했다. 이후 ABC-02 연구가 발표되면서 현재까지도 젬시타빈+시스플라틴 병용(2제 요법)이 표준치료로 자리매김하고 있지만, 이 역시 무진행 생존기간 중앙값(median PFS) 8개월, 생존기간 중앙값(median OS)은 11.7개월로 젬시타빈 단독 요법에 비해 효과가 크지 않은 상황이다.

이러한 가운데 2019년, 기존 표준치료 요법과 췌장암 치료제로 알려져 있는 아브락산을 추가한 3제 요법(젬시타빈+시스플라틴+아브락산, 이하 '젬시아')의 임상 결과가 발표됐다. 담도암 환자 60명을 대상으로 젬시아 투여 군과 표준치료 요법을 비교한 임상 2상 연구에서 젬시아는 무진행 생존기간 중앙값 11.8개월, 생존기간 중앙값 19.2개월로 2제 요법 대비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더욱이 젬시아 투여군의 부분 반응(PR, Partial Response)은 45%을 기록하며 2제 요법 대비 2배 이상 높은 효과를 보였다.

해당 연구 결과를 담은 논문이 발표된 이후 국내에서도 사전신청을 통해 담도암 치료에 젬시아가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아직 3상 연구 결과가 없을 뿐 아니라 임상 2상이 미국 환자들로만 진행된 연구인 만큼, 아시아 환자들의 치료 효과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어 온 것이 사실이다.  

이같은 상황속에서 최근 국내 연구진들이 국내 담도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젬시아의 치료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진행한 리얼월드 연구 결과가 발표했다.

이에 본지는 국내 젬시아 리얼월드 연구의 교신저자인 분당차병원 전홍재 교수와 제 1저자인 분당차병원 천재경 교수를 만나 이번 연구의 의미에 대해 들어보는 자리를 가졌다.

▲ 분당차병원 종양내과 전홍재 교수와 천재경 교수

젬시아, 반응률·무진행생존기간·질병통제율·생존율 모두 표준요법 대비 우수

이번 리얼월드 연구는 지난 2019년 9월부터 2021년 4월까지 국내 4개 기관(분당차병원, 울산대병원, 연세암병원, 삼성창원병원)에서 젬시아로 치료 받은 178명의 진행성 담도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연구다. 연구에 참여한 환자들은 간내 담도암 78명(43.8%), 간외 담도암 62명(34.8%), 담낭암 38명(21.3%)이었고, 이들 중 117명은 1차 치료로 젬시아를, 61명은 표준치료 후 아브락산을 추가해서 치료를 받았다. 해당 환자들은 젬시아 고용량(젬시타빈 1000mg/㎡, 시스플라틴 25mg/㎡, 아브락산 125mg/㎡)과 저용량(젬시타빈 800mg/㎡, 시스플라틴 25mg/㎡, 아브락산 100mg/㎡)을 투약 받았다.

연구 결과, 전체 환자들의 객관적 반응률(ORR)은 42.1%, 질병통제율(DCR) 84.8%, 무진행생존기간(PFS) 8.5개월, 전체 생존율(OS) 14.6개월이었다. 환자군별로 살펴보면 젬시아를 처음부터 투약한 환자들은 ORR 47.8%, DCR 89.7%, PFS 9.4개월이었고, 결과 발표시점까지 OS 중앙값은 도달하지 못했다. 이는 기존에 알려진 표준치료의 효과(ORR 25%, PFS 8개월, OS 11.7개월)에 비해 향상된 수치다. 표준치료 후 아브락산을 추가한 환자군에서도 ORR 38.9%, DCR 86.1%, PFS 8.5개월, OS 14.6개월로 표준치료 대비 우수했다. 전체 환자 중 48.3%(86명)가 grade 3 이상의 부작용을 경험했고, 이들에게 흔하게 발생한 이상반응으로는 빈혈 23.6%(42명), 호중구감소증 22.5%(40명), 혈소판감소증 9%(16명) 순으로 임상 2상과 유사한 수준이었다.

천재경 교수는 "아시아인을 대상으로 젬시아의 치료 효과를 보기 위해 진행된 최초의 리얼월드 연구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담도암은 항암치료를 열심히 받더라도 기대여명이 11개월에 불과했지만, 이번 리얼월드에서는 연구 종료 시점까지 젬시아 1차 치료군의 생존율 데이터가 나오지 않았다. 이는 환자들의 생존기간이 연구기간 동안 중앙값에 도달하지 않았다는 의미로, 미국에서 진행된 2상 연구 결과에 근접할 정도로 기대여명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점이 고무적"이라고 평했다.

전홍재 교수도 "2상 연구는 미국 환자들만을 대상으로 진행되다 보니 아시아인에서 '젬시아 치료가 과연 적합한가'라는 의문이 있었고 이번 연구가 그에 대한 답을 준 것"이라며 "무엇보다 이미 사전신청요법을 통해 젬시아를 치료 받는 환자들이 늘고 있는 만큼 보다 적극적이고 효율적으로 치료 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전했다.

▲ 분당차병원 종양내과 전홍재 교수

3기 진행성 및 4기 담도암 환자 10% 이상이 수술 가능해져

이번 연구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수술이 불가능했던 환자들 중 일부가 수술이 가능한 상태로 호전이 됐다는 데 있다.

일반적으로 암의 완치를 위해서는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지만, 담도암은 수술이 가능한 환자의 비율이 전체의 30%에 불과할 정도로 매우 낮은 상황. 

반갑게도 리얼월드 연구 결과 환자 20명이 젬시아 치료 후 종양의 크기가 축소되어 수술적 치료를 받았다. 이는 전체 환자(178명)의 11% 가량으로, 수술이 불가능한 9명의 환자 중 1명은 수술을 받을 수 있게 된 셈이다. 또한 이들 중 2명의 환자는 완전관해(Complete Response, CR)에 도달했다.

천재경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수술이 불가능한 환자의 11%가 근치적 수술이 가능한 상태로 바뀌었다는 점"이라며 "젬시아가 종양을 줄이는 비율이 좋아진 것으로, 수술을 통해 완치의 기회를 노려볼 수 있는 환자들이 그만큼 늘어나게 됐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전홍재 교수 역시 "연구 결과 종료 시점에서 20명의 환자들이 수술을 받을 수 있게 됐고, 그 이후부터 지금까지도 수술을 받을 수 있을 정도로 종양의 크기가 줄어든 환자들이 추가로 계속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는 결국 담도암 치료에 있어 다학제의 필요성을 보여주는 결과로, 추후 이러한 환자 케이스만을 대상으로 별도의 연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렇듯 아브락산이 담도암 치료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 것이라는 기대에도, 이를 표준치료로 삼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두 의료진은 입을 모았다.

▲ 분당차병원 종양내과 천재경 교수

천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모든 진행성 담도암 환자들에게 젬시아가 효율적이라는 것이 아니라, 상태에 따라 젬시아 치료를 통해 치료 예후를 더욱 높일 수 있는 환자군들이 존재한다고 받아들여야 한다"며 "담도암에서 또하나의 새로운 치료 가능성을 봤다는 의미로 봐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전 교수도 "이번 연구는 3상 연구 결과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준 것"이라며 "리얼월드 연구가 2상 연구의 결과를 뒷받침해 줄 수 있지만, 표준치료에 대한 결론은 3상 연구를 통해 내야하는 만큼 향후 3상 임상 결과에 따라 젬시아의 효용성이 정해지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태완 기자  kmedinfo@hanmail.net
<저작권자 © 의료정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태완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기기사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한국건강정보센터 / 서울시 서초구 효령로36길 4 (방배동, 약공회관 302호)   |  대표전화 : 02-588-8574~5  |  팩스 : 02-588-8576
제호 : 의료정보  |  등록번호 : 서울다 06677  |  등록일자 : 1997년 11월 19일   |  사업자등록번호 : 106-01-77288
설립일 : 1998년 5월 1일  |  발행일자 : 매월 15, 30일  |  발행인 및 편집인 : 김근종  |  청소년보호 책임자 : 김근종
이메일 : kmedinfo@hanmail.net  |  주사무소 전화번호 02-588-8575~6
Copyright © 2021 e의료정보.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