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 중 약 80~85%에서 발생하는 비소세포폐암. 이 중 발생 비중이 가장 높은 EGFR(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 유전자 돌연변이는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가파른 치료 성적 향상을 보여왔다. EGFR 유전자 변이의 대부분인 Exon19와 21를 타겟으로 하는 다양한 표적치료제들이 개발됐기 때문.

하지만 비소세포폐암 EGFR 유전자 변이 중 5~12%를 차지하고 있는 Exon20 ins(EGFR Exon20 삽입)돌연변이 환자들은 EGFR 표적치료제에 대한 저항성을 보이는가 하면, 기존의 항암제 치료 반응이 좋지 않고 효과가 입증된 별다른 치료제가 없는 질환으로 꼽혀왔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근 EGFR Exon20 ins 돌연변이를 타겟으로 하는 표적치료제들의 개발 성공 소식에 의료진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에 본지는 연세암병원 폐암센터 종양내과 김혜련 교수를 만나 새롭게 등장할 EGFR Exon20 돌연변이 표적치료제들에 대해 들어보는 자리를 가졌다.

연세암병원 폐암센터 종양내과 김혜련 교수
연세암병원 폐암센터 종양내과 김혜련 교수

신규 약제 등장, 환자 생존율 향상 기대

그간 EGFR Exon20 돌연변이 폐암은 대부분 항암화학요법을 이용해 치료해 왔다. 기존의 EGFR 표적치료제로 치료 효과를 보지 못하는 데다 이 외에 별다른 치료제가 없어, 효과가 낮고 부작용이 심한 항암화학요법을 선택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던 것.

김혜련 교수는 "현재 EGFR Exon20 ins 돌연변이 폐암은 항암화학요법 등의 제한된 치료 옵션만 있었는데, 이 마저도 반응률이 10% 수준에 불과한 수준"이라며 "EGFR Exon19나 21 환자들의 기존 EGFR 억제제 반응률이 70% 가량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현저히 낮은 수치"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EGFR Exon19나 21 환자들의 생존 기간은 3년에 달하지만, 효과적인 표적 치료제가 없는 Exon20 ins 환자들의 생존기간은 16개월 정도에 그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EGFR Exon20 ins를 타겟으로 한 표적치료제에 대한 미충족 수요는 점차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최근 반가운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EGFR Exon20 ins 돌연변이에서 치료 효과와 안전성이 확인된 신규 약제들이 등장하기 시작한 것.

김혜련 교수는 "최근 ASCO나 WCLC 등 국제학술대회에서 아미반타맙과 모보서티닙과 같은 EGFR Exon20 ins 표적치료제들에 대한 연구 결과들이 속속 발표되고 있다"며 "미국에서는 얀센의 아미반타맙이 치료 목적의 승인을 받은데 이어, 다케다의 모보서티닙을 우선심사 약제로 지정된 상태"라고 전했다.

아미반타맙은 EGFR Exon20 ins 돌연변이 2차 치료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진행된 임상에서 ORR(전체반응률) 41%, PFS(무진행생존기간) 8.3개월의 효과를 보였다. 모보서티닙도 1/2상 임상에서 ORR 32%, PFS 7.3개월을 기록했다. DOR(반응지속기간)은 아미반타맙이 11개월, 모보서티닙이 11.2개월이었으며, 안전성에서는 두 약제 모두 1등급과 2등급 수준의 이상반응이 주로 나타났다. 다만 아미반타맙은 2주에 한번 투여하는 주사약제이며, 모보서티닙은 매일 복용하는 경구약제라는 차이가 있다.

김 교수는 "대규모 임상 결과를 기다려 봐야겠지만, 현 시점에서는 두 약제 모두 치료 효과나 환자 생존율 등의 임상적 측면에서는 비슷한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며 "무엇보다 별다른 치료제가 없던 EGFR Exon20 ins 돌연변이 표적치료제들이 등장함으로 환자들의 생존기간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GFR Exon20 ins 돌연변이 발견 위한 적극적인 노력 필요해

이렇듯 EGFR Exon20 ins 돌연변이에 효과를 입증한 새로운 치료제들이 등장한 만큼, 향후 정확한 진단을 통한 환자 발굴도 치료에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김 교수는 "진행성 폐암은 진단시 보통 PCR 검사를 통해 EGFR 돌연변이 검사를 하는데, 이러한 PCR 검사법은 모든 종류의 Exon20 ins를 잡아내지는 못하고 최근 임상에서 이용하고 있는 NGS로 찾아낼 수 있는 EGFR Exon20 ins 중 40% 정도만 찾을 수 있다"며 "즉 나머지 60%의 EGFR Exon20 ins은 놓치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현재 EGFR Exon20 ins에 대한 약제들이 임상 단계에 진입한 만큼, EGFR Exon20 ins 돌연변이 발견에도 힘써야 한다고.

그는 "EGFR Exon20 ins 환자들을 치료할 수 있는 약제가 개발된 현 상황이 환자들을 찾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NGS나 복합 유전자 검사를 한다면 실제 표적치료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환자들은 지금보다 많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EGFR Exon20 ins를 EGFR 돌연변이에 속해 있는 일부가 아니라, 기존 EGFR 돌연변이와는 다른 새로운 그룹이라는 인식을 점을 인정해야 한다"며 "신규 치료 옵션이 등장한 만큼 적극적으로 환자를 찾아 효율적인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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