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어지럼증 진료가 늘어나면서 평형기능검사실 정도관리를 위해 학회가 나선다.

대한평형의학회는 어지럼증의 정확한 진료와 질을 높이기 위해 개원의를 비롯해 평형사 교육을 진행해오는 가운데, 내년부터는 평형기능검사실 인증도 진행할 예정이다. 최근 제12대 회장으로 취임한 김규성 회장(인하대병원 이비인후과)은 이와 함께 짧은 기간에 빠르게 성장한 학회의 국제화를 위해 다기관 연구 플랫폼도 마련할 계획이다. 
 
 

평형사 교육 진행 및 평형기능검사실 인증 준비…정도관리 틀 마련

“학회는 어지럼증 진료 의사 및 검사실의 수준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평형사 교육을 3년 째 진행해오고 있는 가운데, 내년에는 평형기능검사실 인증을 진행해 인력 뿐 아니라 검사실의 정도관리 및 표준화에 적극 나설 예정입니다.” 

김 회장에 따르면 어지럼 진료를 하는 병원에는 평형기능검사실이 마련돼 있지만 별도의 관리 기관이 없다보니 병원별로 인력, 장비 등에서 질의 차이가 나는 게 현실이다. 또한 인력배출 구조도 없어서 청각사, 또는 간호사를 적당히 교육해서 검사실을 운영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

“어지럼증은 범위가 매우 넓어서 여러 검사를 통해 종합적으로 결론을 내야하므로 평형사 인력과 평형기능검사실의 질 관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김 회장. 

이에 학회는 개원의 중심으로 베이직부터 프렉티컬까지 1년에 2번 교육 강좌를 실시하고 있다. 또한 청력 검사에 청각사 자격이 있듯이 3년 전부터 평형사 교육제도를 만들어 평형사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이에 대해 “청각사의 경우 대한이비인후과학회에서 배출하고 있지만, 평형의학은 이비인후과 뿐 아니라 신경과, 내과 등 여러 과에서 진료하다보니 다학제 학회인 평형의학회에서 나서서 교육을 맡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학회는 평형기능검사실 인증도 준비하고 있다.

이는 학회가 몇 해 전부터 준비해오던 사업이지만, 코로나19로 미뤄졌다. 그러나 최근 이비인후과, 신경과 의원에서 만성감염성 질환 진료는 줄어들어든 반면, 어지럼증 같이 감각 신경계 질환 진료는 늘어나면서 검사실의 정도관리 필요성이 시급해졌다. 이에 학회는 내년쯤 인증제를 시행하기 위해 정도관리 지표를 만드는 등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인증은 개인의원에서부터 준종합병원, 대학병원까지 어느 병원이나 받을 수 있다.

김 회장은 “평형기능검사실 인증은 어지럼증 검사와 진료의 수준을 높이기 위한 학회의 사회공헌 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며 “이비인후과에 국한돼 있지 않고 여러 과가 참여하는 다학제 학회로서 여러 분야가 힘을 합칠 수 있는 장점을 살려 어지럼 진료의 질 향상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어지럼 범위 매우 넓어 정확한 진단 중요

어지럼증의 범위는 매우 넓다. 주로 귓속 균형감각인 전정기능 장애로 발생하는 질환만 해도 수 십가지에 달하고, 뇌 균형감각 관여하는 어지럼, 어지러움에 의해 발견되는 빈혈, 기타 심인성 병변까지 다양한 카테고리로 나눠서 진료가 이뤄지고 있다. 또한 고령화에 따른 당뇨, 고혈압을 비롯해 뇌출혈에 따른 어지럼증도 늘어나고 있다. 이 뿐만 아니라 어지럼으로 인해 발생되는 보행, 자세 불균형, 보행장애도 다뤄야 하므로 재활의학과와 같이 진료, 연구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특히 어지럼증에서 가장 흔한 질환은 이석증이다.

“이석증의 주요 증상이 어지럼이기 때문에 병원에 가면 뇌 문제, 빈혈 등 엉뚱한 진단과 약을 먹거나 심지어 입원을 하기도 한다”며 “우리나라는 어지럼증에 대한 관심이 적어 평형의학이 비교적 늦게 발전했기 때문에 제대로 교육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이러한 어지럼의 진단과 감별을 위해 개원의를 비롯해 및 청각사 교육에 학회가 집중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한편, 어지럼증은 주관적인 경우도 많아서 진단이 쉽지 않다. 예를 들어 포항 지진때 어지럼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많아서 지난 추계학회때 이에 대한 연구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이 같이 “지진 등 재난 상황에서도 어지럼증이 늘어나는데, 이 때문에 일본에서 이런 연구가 많이 진행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면서 “이에 올해 12월 2일 열리는 추계학회 때는 코로나19와 어지럼증의 연관성에 대해서도 고찰해 보려고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국제진단 기준 참여 위해 다기관 연구 플랫폼 추진

“평형의학은 다소 늦게 시작한 학회지만 지난 20년 동안 압축성장을 해 왔습니다. 앞으로 40년을 바라보며 국제화, 사회공조 등의 컨센서스를 만들어 가고자 합니다.”

대한평형의학회는 1999년 어지럼 및 평형의학 분야의 임상과 기초의학을 연구하고자 창립된 학회로, 이비인후과와 신경과 등 다양한 분야의 의료진이 모여 연구를 진행하는 다학제 학회다. 어지럼 진료에 대한 개원의 진료역량 향상을 위한 교육활동을 비롯해, 평형기능검사의 정도 관리, 평형사 자격관리, 각종 검사의 신의료기술 적용, 어지럼 극복을 위한 맞춤 전정운동 보급 등 학술발전과 의료 질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또한 한글교과서인 ‘임상평형의학’을 발간 및 개정하여 발전시키는 등 짧은 기간 안에 빠른 도약을 해 왔다.

특히 2016년 평형의학의 최고권이 국제학술대회인 바라니(Barany)학회를 유치하여 역대 최고흥행으로 성공시킨 바 있다. 바라니학회는 1914년 노벨생리의학상을 받은 전정기능 선각자 로베르트 바라니(Robert Barany) 박사의 이름을 딴 국제학술대회다.

김 회장은 앞으로 바라니학회 같은 국제학회에서 국내 전문가들이 리더로 활약할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포부다. “2016년 바라니학회 유치 당시에는 유럽 위주로 돌아가는 국제학회에 끼어든 것만으로도 기뻐했지만, 이제는 국제 학회에 적극 참여하는 리더십을 기르기 위해 다양한 준비를 할 것”이라며 “이와 함께 바라니학회를 10년 안에 재유치하기 위해서도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젊은 연구자들이 학술적 도약과 국제 진단 기준에 아시아인의 특성을 반영시키기 위한 다기관 연구 플랫폼을 만들 예정이다. 유럽 중심의 국제 전정질환 분류 위원회의 진단기준에는 아직 아시아인의 특성이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 회장은 “학회가 짧은 시간에 발전을 이룬데 이어 국제적 도약을 위해서는 K팝 같이 우리나라만의 데이터가 있어야 한다”며 “임기 중에 다기관 연구 플랫폼을 갖추기 위해 연구이사직을 신설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소 늦게 시작됐지만 다학제라는 무기로 빠른 학문적 발전을 이루며 국제적 도약과 아시아인들의 특성을 반영한 국제적 진단기준 마련을 위해 뛰는 학회의 노력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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