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로봇수술의 수준이 세계적으로 인정 받으며 글로벌 리더 역할을 하고 있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이 전 세계 의료기관 중 가장 처음으로 로봇수술 3만례를 달성한 것. 이와 더불어 세브란스병원 로봇내시경수술센터 소장 민병소 교수(대장항문외과)는 최근 외과의 로봇수술 등 최소침습 수술영상을 평가하는 C-SATS에 아·태지역 최초 전문가평가단에도 참여하게 되어 한국의 로봇수술 위상을 더욱 높이고 있다. 

로봇수술 세계적 선도, ‘새 분야 도전과 글로벌 교육이 주효’
 
“과거에는 미국, 일본 등에서 수술을 배워왔지만, 이제는 우리나라로 로봇수술을 배우러 옵니다. 로봇 술기 발전을 글로벌 교육으로 잇는 선순환 구조를 위해 교육, 학술 프로그램을 개선, 강화해 나가고자 합니다.” 
 
세브란스병원은 2005년 국내 최초로 수술용 로봇을 이용한 외과적 수술에 성공한 데 이어, 지난 6월 단일 의료기관 세계 최초로 로봇수술 3만례를 달성했다.

이렇게 세브란스가 로봇수술에서 선도적인 위치를 차지하게 된 원동력은 무엇일까. 세브란스는 2005년 새 병원 본관 건물을 오픈하면서 혁신적인 진료분야 발굴 차원에서 수술로봇을 국내 최초로 도입했다. “당시 로봇수술은 미국에서도 전립선 수술에서만 활발히 사용되는 정도라 우려가 컸다”며 “그러나 도입 후 여러 과 교수님들이 로봇수술에 관심을 갖고 수술법을 자체 개발하고 적응증을 늘려 나가는 노력을 해 왔다”며 “이 수술법들이 세계 표준으로 받아들여지면서 세계에서 인정받게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로봇수술에 대한 노력은 비단 임상에서만 그친 것이 아니다. 민 교수는 “수술은 매우 보수적인 분야라, 세계적 우위를 위해서는 다양한 노력이 필요하다”며 “수술을 잘 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이를 여러 국가의 외과 의사들이 자국에서 표준화 할 수 있도록 교육훈련을 지속해 나간 것도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즉, 세브란스는 양질의 로봇수술 외과의사들의 배출이 중요하다는 판단에서 2008년 국내 최초로 로봇수술 트레이닝 센터를 개소한 이래 국내 및 세계 38개국 2200여 명의 참가자들이 훈련을 받아 임상에서 활용하고 있다. 

특히 세브란스 트레이닝센터에서 교육훈련을 받고 돌아간 외국 의료진들이 최근 미국, 일본, 유럽 등에서 1인자로 활약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이렇듯 세계적인 로봇수술 발전의 선순환을 위해 세브란스는 로봇수술 교육과 학술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 해 나갈 방침이다. 이에 대해 민 교수는 “초심자부터 전문가까지 참여할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을 세분화하고, 후속세대를 교육하고 연구결과를 쉐어하는 국제학술대회 IRSL(International Robotic Surgery Live)을 지속 발전 시켜나가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세계 외과의사들의 최소침습수술 평가…한국인 첫 참여

복강경, 로봇수술 같은 최소침습수술은 현재 첨단 장비, 시스템의 발전과 맞물려 세계적으로 주목 받으며 발전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민 교수는 최근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는 처음으로 전 세계 외과의사들의 수술영상을 평가·관리해 주는 온라인서비스 'C-SATS'의 전문가 평가단으로 참가하게 되면서 한국의 최소침습수술 위상을 실감케 했다. 

존슨앤드존슨 사업부문 중 하나인 C-SATS는 클라우드 기반의 수술데이터 관리시스템으로 최소침습수술 영상의 캡처, 저장 및 검토를 통해 의사의 술기 향상을 위한 분석 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이다. 외과의사를 위해 구축된 커뮤니티로서 외과의사가 수술 비디오를 원활하게 캡처, 저장하고, 벤치마킹하고, 전문 지식을 공유할 수 있는 디지털 플랫폼이다.

이에 대해 민 교수는 “수 시간에서 수 십시간까지 녹화된 수술 동영상을 올리면, 중요한 장면을 3, 4개로 편집하여 AI가 객관화된 평가툴을 통해 점수를 매기고, 평가단은 점수화 된 이외의 부분을 디테일하게 평가하여 피드백 해 준다”면서 “개인 차원에서는 자신의 수술 평가를 받을 수 있고 기관 차원에서는 수술 질 관리 감독 툴로 활용할 수 있다”고 전했다.

현재 미국의 듀크대학, 워싱턴대학, 미시간 대학, AventHealth 등 유수의 기관이 C-SATS를 도입했으며, 이 서비스를 이용하는 외과의사만 4천여 명 이상이다.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는 민 교수가 유일하게 평가단으로 참가하게 된 것으로, 가까운 시일 내에 국내 및 아시아에도 서비스가 런칭 될 예정이다. 

“과거에는 긴 수술 비디오 전체를 봐야 하는 번거러움과, 주변에서 평가를 하다 보니 객관성에서도 한계가 있었다”며 “그러나 클라우드와 인공지능 같은 4차 산업 기술 발전으로 영상 저장과 서머라이즈, 평가 툴을 통한 AI 기반의 평가가 가능해져서 간단한 전송으로 세계 전문가들에게 객관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게 됐다”면서 “미래에는 이러한 서비스가 보편화 되어 외과의사들의 술기 향상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로봇수술, 다양한 기술들과 접목해 미래 수술 이끌 것

“최근 4차 산업혁명은 의학, 수술분야에도 많은 발전을 가져오고 있습니다. 세브란스는 단순히 임상, 수술로봇 개발에서 나아가 평가와 교육, 훈련 등 다방면에 걸쳐 광범위한 산학연 협업을 통해 미래 로봇수술 의학자 양성과 산업 성장을 선도해 나가겠습니다.”

세브란스병원 로봇내시경수술센터는 로봇수술의 임상 뿐 아니라 인튜이티브, 존슨앤드존슨사, 미래컴퍼니 등과 업무협약을 통해 수술용 로봇 개발 연구, 안전성과 임상 유효성 평가를 위한 임상시험, 교육 프로그램 개발에도 많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지난 3월에는 전 세계에서 처음으로 SP 로봇수술 에피센터로 지정되어 첨단 로봇수술의 트레이닝을 진행하고 있다. SP 에피센터는 가장 진보한 로봇수술기인 SP(단일공, Single Port) 로봇수술을 전문으로 글로벌 트레이닝을 진행한다. 이에 대해 민 교수는 “단일공은 1개의 구멍을 뚫어 수술하는 최소침습수술의 가장 발전된 개념”이라며 “장비의 자르고 당기는 힘은 유지하면서 더 작고 얇아지는 기술적 발전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라며 “종국에는 구멍을 뚫지 않는 자연공 수술로 발전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밖에도 로봇수술은 다양한 기술들과 접목해 더욱 발전해 나갈 것이라는 전망이다. “수술 중 영상을 인공지능으로 실시간 분석해주고, 네비게이션을 통해 숨어있는 혈관을 미리 알려주어 출혈을 방지하거나 더 나은 수술 방향을 피드백 해주며, 나아가 수술 예정 환자를 수술 전 미리 시뮬레이션으로 집도해 봄으로써 수술의 결과를 향상 시킬 수 있는 기술 등으로 발전할 것”이라며, “이미 일부 기술들은 초기 서비스가 시작된 것들도 있다”면서, 앞으로 로봇수술의 무한한 발전 가능성을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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