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와 식도 질환의 진료 및 연구를 주도하고 있는 대한기관식도과학회가 다학제 치료 표준화에 나섰다.

지난 4월 대한기관식도과학회 회장으로 취임한 김진평 회장(창원경상국립대병원 이비인후과)은 기도협착에 대한 진료지침을 마련하고, 각 분야의 질 높은 진료를 위해 증례학술대회를 신설하는 등 학술의 깊이와 표준화에 적극 나서겠다는 다짐이다.    

 

‘기도협착’ 진료지침 마련 및 증례학술대회 8월 첫 개최

“기도협착에 대한 환자 진료가 표준화 될 수 있도록 관련 진료지침을 만들고자 합니다. 또한 인후두·기관·식도를 치료하는 각각의 영역에서 질 높은 진료를 할 수 있도록 증례학술대회도 신설해 조만간 첫 심포지움을 개최할 계획입니다.”

김진평 회장은 임기 중 주력할 사업에 대해 이 같이 밝히며, 이와 함께 2011년 마지막으로 개정된 회칙도 현실에 맞게 수정, 보완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기도협착 진료지침은 기도가 좁아져 있는 정도에 따른 치료방침을 지침을 통해 권고함으로서 치료 성적을 향상시키기 위함이다. 또한 증례학술대회를 신설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경험하기 힘든, 또는 치료가 어려운 인후두, 기관, 식도에 생긴 환자를 치료한 경험 발표를 통해 본인의 경험과 여러 다른 회원들의 경험과 의견을 청취하여 더 나은 치료를 하기 위해 새롭게 준비하는 학술 심포지움”이라고 소개했다. 그 첫 시작으로 오는 8월 28일 제1회 대한기관식도과학회 증례학술대회를 천안 상록리조트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대한기관식도과학회가 다루는 기관 및 식도과학은 이비인후과 뿐만 아니라 여러 진료과가 협력해야 하는 다학제 학술 분야다. 이같이 다학제적이고 독립적인 학술과 임상 연구의 필요성으로 1966년 독립된 학회로 창립되었다.

현재 총 340여명의 회원중 약 60%는 이비인후과이고, 이어 흉부외과, 내과, 외과, 영상의학과, 방사선종양학화, 마취통증의학과 등으로 구성돼 있다.

 

AI·네비게이션·로봇 이용 진단과 치료 비롯 면역치료 이슈

대한기관식도과학회는 매년 춘·추계학술대회를 통해 학술 교류를 진행하고 있다. 춘계학술대회는 매년 4월 단독 개최하고, 추계학술대회는 대한이비인후과 종합학술대회로 통합 진행되고 있다.

코로나19로 상황으로 올해 춘계학술대회는 지난 4월 16일 서울 더케이 호텔에서 온라인으로 개최됐다. 이번 춘계학술대회에서는 자유연제로 여러 대학에서 연구하고 있는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발표하고 토론하는 시간을 가졌다. 또 Special lecture로 전 회장인 김관민 회장이 식도암 수술에 필요한 해부학적 구조에 대해, 김진평 회장이 하인두암의 최신지견에 대해 강의했다. 이외에도 여러 수술에서의 최신기법에 대한 강의와 여러 암에서의 면역치료에 대한 심포지엄이 진행되어 100여 명의 참여 회원들에게 좋은 학술의 장을 제공했다.

 

최근에는 코로나19 시대인 만큼 코로나와 관련된 학술이 이슈가 되고 있다. 이에 지난 2020년 추계종합학술대회에서는 코로나 환자의 기관절개술에 대한 심포지움을 개최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올해 춘계학술대회에서는 진단기술 발전에 따른 다양한 최신 연구 동향이 발표됐다. 특히 진단기술에서의 AI 기술이나 navigation system의 사용, 치료 기술에서 로봇의 사용 등이 주목 받고 있다. 김 회장은 “영상의학적 진단에서 AI의 기술은 두경부암 및 식도암에서의 림프절 전이 여부 예측 등에 큰 도움이 되고 있으며, 이에 대한 연구가 국내외에서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며 “특히 임상 정보 및 유전체 정보를 포함한 빅데이터를 융합하여 보다 정확한 진단 및 치료 예측 모델이 연구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Navigation system 역시 진단을 비롯해 수술 측면에서 활발히 연구되고 있다. “기존 큰 혈관 등의 주요 구조물로 인해 외부에서 접근이 어려운 부위의 조직검사에서 네비게이션으로 기도를 통해 접근하여 조직검사에 도움을 주고 있다”며 ”또한 두경부암 혹은 식도암의 내시경 수술에도 적용하여 수술 전 미리 실제 수술과 같은 상황을 재연해 학습할 수 있는 한편,  본 수술에서의 안전성과 정확도를 높일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밖에도 최근 싱글포트 로봇이 개발되어 접근이 어려운 기관, 식도 부위의 수술을 용이하게 해주는 등 임상적용이 활발하게 진행 중이라고.

두경부암, 식도암 치료에 있어 면역치료도 최근 학술적 이슈이다. 

두경부암에서는 2020년 7월 식약처에서 전이성 또는 수술이 불가능한 재발성 두경부 편평세포암 1차 치료로 면역항암제 단독 요법이 허가가 된 바 있다. 이러한 근거의 대다수는 면역항암제에 대한 3상 임상연구인 KEYNOTE study 및 CHECKMATE study인데, 면역항암제를 기존의 항암화학요법에 병합시켰을 때 종양 크기 억제 및 생존기간이 유의하게 길어지는 결과가 보고되고 있다. 또한, 국내 몇몇 기관을 포함한 국내외 기관에서 수술 치료 시행 전 면역항암제를 시행하는 선항암 치료에 대한 임상치료가 진행 중이다. 식도암에서도 ATTRACTION study, KEYNOTE-181/590 study를 통해 전이성 또는 수술이 불가능한 식도암에 대한 임상 시험이 진행되었고, 수술 전 면역항암제를 사용하는 선항암 치료에 대한 임상시험이 진행되었다. 김 회장은 “두경부암과 마찬가지로 식도암에서도 면역치료제가 전이성 또는 수술이 불가능한 재발성 암에서의 사용이 미국 FDA에서 승인이 되었고 국내에서도 작년에 승인이 되어 사용 중”이라고 전했다. 

 

‘다학제 통해 학문적 사각지대 연구·발전시킬 것’

“다학제 학회로서 각각의 전문학회에서 해결하지 못하는 학문적 사각지대 영역을 발전시키고, 이에 관심 있는 젊은 의사들을 발굴하여 연구를 도울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겠습니다.”

김 회장에 따르면 우리 몸에서 기도는 후두와 기관을 포함하고 있는 경부에서 시작하여 폐에 이르는 흉부까지 연결되어 있고, 마찬가지로 식도는 인두를 포함하고 있는 경부에서 시작하여 흉부의 식도까지 연결되어 있어 하나의 aerodigestive tract(호흡소화관)으로 연결되어 있다. 따라서 “이러한 부위를 다루는 임상과 연구 영역이 겹치는 이비인후과, 흉부외과, 호흡기내과, 방사선종양학과, 그리고 영상의학과 등 기관식도과학 분야의 전문가로 이루어진 학회의 협력이 필요한 다학제 분야”라며 “실제로 종합병원 내에서 이 같은 분과들은 서로 협력하며 진료 및 연구를 하고 있고, 이를 종합적으로 지지하는 학회가 대한기관식도과학회”라고 강조했다.

이 같이 다학제 학술 협력이 필요한 만큼, 학술 교류가 매우 중요한 만큼, 비대면 상황에서 보다 안정적인 학술활동을 위한 확고한 플랫폼을 구축하겠다는 김 회장의 다짐이 든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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