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각신경망막, 막망색소상피층과 같은 시세포의 파괴로 인해 시력에 악영향을 미치는 황반변성. 특히 습성 황반변성은 진행속도가 빠르고 실명을 초래하기도 하는 만큼 적극적인 치료가 중요하다.

과거 황반변성은 증상 악화를 늦춰주는 치료가 전부였지만, 항혈관내피성장인자(anti-VEGF) 주사가 등장하면서 시력을 유지할 수 있는 일반적인 의미의 치료가 가능해졌다.

하지만 높은 약가와 잦은 병원 방문 등의 이유로 효율적인 항-VEGF 치료 전략의 필요성이 커졌고, 재발 여부와 관계없이 환자의 상태에 따라 투약 주기를 조절할 수 있는 Treat-and-Extend(T&E) 요법이 각광 받기 시작했다.

국내에서도 지난 2018년 말 항-VEGF 치료제의 T&E 요법이 허가를 획득했다. 2건의 RCT 임상을 통해 T&E 요법의 유효성을 입증한 항-VEGF 치료제 '아일리아(성분명 애플리버셉트)’가 조명받기 시작한 것도 이때부터다.

아일리아는 T&E 요법 허가의 근간이 된 ALTAIR 연구에서 총 96주 간의 연구 기간 동안 아일리아를 투여 받은 전체 환자의 약 60% 환자가 12주 이상의 주사 간격, 40%가 넘는 환자가 16주 주사 간격을 유지했다. 처음 16주의 주사 간격으로 주사를 맞은 환자의 최대 96.3%가 96주까지 16주의 주사 간격을 유지했다. 또한 최대교정시력 변화와 해부학적 변화 모두 기존의 아일리아 고정주기 요법과 유사한 결과를 보였으며 안전성 프로파일 또한 기존에 보고된 아일리아 연구 결과와 일관성을 유지했다.

또한 지난 3월 발표된 ARIES 연구를 통해 치료 경험이 없는 wAMD 환자를 대상으로 첫 3개월 간 매달 아일리아 투여 후 16주차부터 T&E 요법을 시작한 환자군과 48주차 이후(1년 간 고정주기 요법으로 치료) T&E 요법을 시작한 환자군 두 그룹으로 나눠 총 104주 동안 관찰했다. 1차 평가 변수는 16주차부터 104주 시점까지 최대교정시력(BCVA) 평균 변화였으며 두 환자군 모두 시력 개선 효과와 안전성에서 일관된 결과를 나타내 아일리아 T&E 요법의 유효성이 다시 한번 입증됐다. 104주 시점에 환자의 절반 이상이 주사 간격을 12주 혹은 그 이상으로 연장했으며, 1/3가량의 환자는 16주로 연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환자의 경우 치료 2년 차에 단 3회의 주사 치료만이 필요했다.

이 외에도 아일리아 T&E 요법은 영국, 스웨덴 등에서 실시한 실제 임상 환경에서의 연구(RWE)에서도 적절한 시력 개선 및 유지 효과와 더불어 개선된 해부학적 결과를 나타내며 대표적인 황반변성 치료 방법으로 자리매김 중이다.

이처럼 경쟁 제품 대비 우수한 안전성과, 환자 개개인의 상태에 따른 유기적인 투약 스케줄 조절이 가능한 아일리아에 대한 의료진들의 높은 관심은 당연한 수순일 터.

이에 본지는 건양의대 김안과병원 김재휘 교수를 만나 아일리아 T&E 요법의 강점과 효용성에 대해 들어보는 자리를 가졌다.

건양의대 김안과병원 김재휘 교수
건양의대 김안과병원 김재휘 교수

Q: 습성 연령관련 황반변성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치료 목표는 무엇이며, 항-VEGF 치료제 등장 이후 치료 환경은 어떻게 변화하였는가?

A: 습성 연령관련 황반변성(이하 황반변성)은 30년 전만 하더라도 실명하는 병이었다. 이렇게 심각한 질환이기 때문에 (항-VEGF와 같은) 새로운 치료 방법들이 계속 개발됐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실명 할 수 있는 눈을 실명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황반변성 치료의 가장 중요한 목표다. 더 나아가 가능하다면, 환자가 일상 생활에 큰 불편을 느끼지 않는 수준의 시력을 장기간 유지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다.

항-VEGF 치료제가 나오기 전에도 다른 치료 방법이 있었다. 약 20년 전에는 광역학 치료라는 특수한 레이저 치료를 주로 사용했다. 그러나 이 레이저 치료는 단점이 있었다. 먼저, 치료 효과가 좋지 않았다. 그래서 (치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실명하는 사람이 많았다. 또한 레이저를 사용하므로 치료를 할 때마다 손상이 누적됐다. 그래서 당시 황반변성의 치료는 일반적인 치료 개념보다는 실명으로 가는 속도를 줄여주는 개념의 치료였다. 그런데 항-VEGF 치료제가 도입되면서 드디어 황반변성에서도 일반적인 의미의 치료가 가능해졌다. 예를 들어, 의료진 입장에서 황반변성 환자를 진단하면서 이 환자가 5년 후에도 어느정도 시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을 가질 수 있게 된 것이 바로 항-VEGF 치료제 등장 이후다. 미국의학협회 안과학회지 (JAMA Ophthalmology)에서도 이러한 치료 기술의 발달이 환자의 실명을 막는데 얼마나 영향을 끼쳤는지 연구한 논문이 있을 정도다. 항-VEGF 치료제는 최고의 혁명이라고 생각한다.


Q: 황반변성은 치료 옵션에 따라 투여 전략도 달라지는 것 같다. 현재 황반변성 치료 패러다임이 어떻게 바뀌고 있는가?

A: 황반변성 치료의 패러다임이 변화한 계기는 질환이나 약제의 특성보다는 약 가격의 영향이 컸다. 첫 항-VEGF 치료제인 루센티스(라니비주맙)가 도입됐을 때 약 250만원 이상이었다. 굉장히 비싼 가격이었다. 그런데 3상 임상에서 2년 동안 매달 맞는 용법으로 도입이 됐다. 치료 효과는 좋지만 한번에 250만원씩 드는 약을 매달 맞아야 되는게 부담이었고, 치료 패러다임이 바뀌게 되었다. 항-VEGF 치료제가 좋은 약이라는 점은 인정하지만 너무 비싸니까 어떻게 하면 약을 조금 쓰면서 효율적으로 쓸 수 있을까 고민하게 된 것이다. 그래서 나온 방식이 ‘As needed‘라는 방법이다. 이 방법은 첫 세 달간은 매달 주사를 하고 그 뒤로는 증상이 재발하지 않으면 주사를 하지 않고, 재발하면 주사를 한다. 다만 재발을 너무 늦게 발견하지 않도록 경과 관찰은 매달 해야 한다. 처음에는 전 세계 많은 의사들이 이 방법을 사용했다. 아시다시피 우리나라도 처음에는 항-VEGF 치료 보험에 횟수 제한이 있었기 때문에 이 방법을 많이 선택 했다. 그런데 장기간 사용하다 보니 치료 성적이 임상 연구 결과보다 훨씬 안 좋게 나왔다. 이 방법을 쓰려면 매달 병원에 와서 검사를 받아야하는데, 매달 병원에 온다는 것이 환자에게는 매우 고역인 것이다. 환자가 2~3개월만에 한번 정도 병원에 방문하게 되고, 적합한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았다. 설사 환자가 매달 방문한다고 하더라도 재발이 일어날 때마다 손상이 누적 되고, 황반변성 질환 자체가 진행성이기 때문에 장기간으로 갈수록 결국 시력 손상이 커졌다.

대략 2010년 중반부터 이러한 As needed 방식의 문제에 대해 전 세계적으로 컨센서스가 이뤄졌다. 그래서 치료제를 덜 사용하면서도 장기간 시력 유지를 해서 병원에 매달 오는 수고를 덜 수 없을지 논의가 시작됐다. 사실 이 논의가 처음 시작 된 것은 2000년대 말이다. 많은 사람들이 As needed 방법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을 때, 미국 황반변성 치료의 대가 스페이드 교수(Dr. Richard F. Spaide)가 As needed 보다 나은 방식이라고 주장한 방법이 바로 Treat and extend(T&E)다. 가장 큰 차이는 T&E 요법은 재발 여부와 관계없이 병원에 방문하면 무조건 주사를 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어떤 환자가 2개월 전에 주사를 맞았는데 이번에 왔을 때 재발 소견이 없으면 이 환자는 2개월 이상 버틸 수 있다고 판단한다. 그래서 우선 주사를 하고 그 다음 방문은 2개월 반정도로 잡는 식으로 점진적으로 주기를 연장해 나가는 것이다. 그러다 보면 어떤 환자는 2개월 반 이상은 연장을 못하기도 하고 어떤 환자는 4개월까지도 연장한다. 다시 말해, T&E 요법은 환자의 상태에 따라 약제를 효율적으로 사용하면서 병원 방문 횟수를 줄이고 동시에 치료 결과도 임상 결과만큼 잘 나올 수 있는 방법이다. 현재는 전세계적으로 70~80% 의사들이 가장 선호하는 방법이다. 국내에서는 4~5년 전만 해도 쓰는 의사가 별로 없었다. 당시에 T&E 요법에 대한 공식 허가가 없었기 때문이고 현재는 허가가 돼서 많이 사용하고 있다.


Q: T&E 요법을 시도하는 환자 기준은 무엇인가?

A: T&E 요법은 프로토콜이 정해져 있다. 그런데 실제로는 의사의 판단에 따라 변형을 해서 쓰는 경우가 많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리고 T&E 요법 사용 비율은 의사마다 다르다. 80% 사용하시는 분도 있고 10% 사용하시는 분도 있다. 비록 보험이 적용되고 있지만 환자들의 사회경제적 상황에 따라 논의해서 결정하는 편이다. 개원의보다는 대학병원에서 T&E 요법 사용 비율이 더 높은 편이다.

또한 T&E 요법을 적용하는 환자 기준도 의사마다 다르다. 간혹 초반에 치료를 하고 나서 치료 성적이 매우 좋고 앞으로 주사를 덜 맞더라도 재발 확률이 거의 없을 것 같은 환자들이 있다. 그런 경우에는 여러 경험과 연구를 기반으로 As needed 방식을 사용할 수 있다. 그런데 주사 치료를 적극적으로 하지않으면 재발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판단되는 환자는 T&E 요법을 적용하고 있다. 무엇보다 환자가 치료 방법에 동의를 해야 한다. As needed 방법의 경우, 재발 여부에 따라 주사를 한다는 개념에 대해 환자의 동의가 쉽게 되는데, T&E 요법은 재발하지 않아도 우선 주사를 맞는 상황에 대해 의문을 가지는 환자들이 간혹 있다. 환자들의 동의 여부도 주사 치료 방법을 결정하는데 영향을 미친다.


Q: 치료 비용에 대한 부담이 없다면 T&E 요법을 사용하는 환자 비율이 늘어날 것이라는 의미인가?

A: 많이 늘어날 것이다. 환자를 치료하다 보면 10명 중에 1,2명 정도는 아무리 주사를 해도 부종이 잘 안 빠지는 경우가 있다. 그러면 최소 간격으로 주사 치료가 필요하고 이렇게 되면 주사 횟수가 많아지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 어느정도 환자와 타협이 되어야 한다. 그런데 만약에 비용적인 측면에서 문제가 없다면 그런 환자들에게 초반에 부담없이 치료를 해서 환자에게 적합한 주기를 찾아 나갈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황반변성 환자에 한해서) T&E 요법 사용이 지금보다 최소한 30% 정도는 증가할 것이다.


Q: 아일리아 T&E 요법은 항-VEGF 치료제 중 유일하게 최대 16주까지 투여 주기 연장을 허가 받았다. 이러한 점이 순응도에 영향을 주는지 궁금하다.

A: 상당히 의미가 있다. 직접 설문조사를 한 것은 아니지만 개인적인 경험에 근거해서 말씀드리면 (16주 간격으로) 1년에 3번을 맞을 때 힘들어서 못 맞겠다고 하는 환자는 단 한 명도 없었다. 분기별로 한 번이라고 하면 환자들의 거부감이 덜하다. 그런데 분기를 넘어서 1년에 3번 맞는다고 하면 굉장히 좋아하신다. 그래서 최대 16주까지 주기를 연장할 수 있다는 부분은 상당히 의미가 있다. 여러 T&E 연구 결과를 보면 12주 이상 혹은 16주 이상 연장한 환자의 비율이 매우 의미 있게 해석된다. 실제로 환자를 진료할 때도 상당히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Q: 치료 경과가 좋더라도 재발을 고려했을 때 치료 간격을 연장하는 것은 의료진과 환자 모두 고민되는 부분일 것 같은데, 치료 간격을 연장하는 기준은 무엇인가?

A: 원래 T&E 요법은 2주 간격으로 점진적으로 주기를 연장하는 것이 정식인데, 4주 간격연장하는 방법으로도 임상 연구가 나온 이유 중에 하나가 반드시 2주 간격으로 연장하지 않아도 될 것 같은 환자들이 있기 때문이다. 사실 4주 간격으로 주기를 연장하면 환자에 비가역적으로 시력에 큰 손상을 끼치지 않을까 하는 것이 가장 큰 걱정인데, 4주 간격으로 과감히 연장해서 만약 재발 하더라도 그 시점에 다시 주사를 하면 괜찮을 것 같다고 생각되는 환자들이 있다. 이것이 의학적 의사결정에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정해진 기준이 있는 것은 아니고 황반변성을 진료하는 전문의는 대부분 자기만의 기준이 있다.

그리고 환자마다 개인 사정이 있다. 병원 방문이 어려운 환자 분들 중, 4주 간격으로 주기를 연장하면 손상 위험이 있다고 말씀드려도 이를 감수하겠다는 분들이 있다. 의사 입장에서는 과학적 근거가 필요한데 아일리아의 ALTAIR 연구를 비롯한 다양한 연구들이 그 근거를 제공을 해주고 있다.


Q: 환자마다 투여 주기가 다름에도 불구하고 T&E 요법의 이점이 있다면?

A: 우선 T&E 요법은 시력 결과가 아주 좋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왜냐하면 T&E 요법 자체가 재발이 되지 않도록 하는 치료 전략이기 때문이다. 재발이 반복되면 시력 손상이 누적된다. 두 번째 장점은 이렇게 치료 결과가 좋으면서도 상당히 많은 환자에서 주사 횟수를 줄여준다는 점이다. 개인적으로는 항-VEGF 치료제가 존재하는 한 T&E 요법의 컨셉은 10년이 지나도 바뀌지 않을 것 같다.


Q: 황반변성 T&E 요법 치료에서 투여 주기의 ‘유연성’은 어떤 의미인가?

A: 고정 주기 요법과 비교해서 설명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감기에 걸려서 내과에 갔다. 항생제를 처방 받았는데 의사가 이번에 한 알 먹어보고 다음 번 방문 시에 다시 보자고 하지는 않는다. 항생제를 ‘하루에 3번 일주일 동안 복용하는 것’이 그 약의 용법인 것이다. 원래 항-VEGF 치료제는 아일리아 기준으로 두 달 간격으로 계속 맞아야 한다. 이러한 고정 주기 요법은 ‘유연성’이 없는 치료법이라고 말할 수 있다. 항생제를 하루에 세 번 일주일 동안 계속 먹어야 하는 것과 같은 의미다. 그런데, 잦은 병원 방문 등으로 인해 환자의 고통이 크다 보니 치료 주기 조절에 유연성을 준 것이 바로 T&E 요법이다. 즉, 환자의 치료 반응에 따라서 치료 간격이 달라지는 것이다. 만약 3개월 반까지 투여 주기를 확 늘였는데 (망막에) 물이 많이 차면 그 때는 주사를 맞고 다음 투여 주기는 3개월 반보다 줄이는 것이다. 그 대신, 두 달 간격으로 계속 주사를 맞아야 하는 상황은 피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Q: T&E 요법의 투여 주기를 변경하는 환자 비율은 어느 정도인가?

A: 대부분 지속적으로 주기를 연장할 수 있는 환자의 비율이 더 높다. 제가 치료하는 환자의 60% 정도가 3개월까지 투여 주기를 연장하는 것 같다. 그런데 대부분의 환자에게 T&E 요법을 사용하시는 의사의 경우, 3개월까지 투여 주기를 연장하는 환자의 비율이 더 높을 것이다. 저 같은 경우에는 T&E 요법이 잘 될 것 같은 환자들만 선택적으로 써서 비교적 비율이 적어 보일 수 있다. 또한 경험에 기반했을 때, 4개월까지 연장하는 환자의 비율은 3개월 간격으로 연장한 환자의 50% 정도 되는 것 같다.  반대로 나머지 40% 정도는 3개월로 투여 주기를 연장했을 때 (망막에) 물이 차서 2개월 반 정도로 축소한다. 이런 식으로 연장과 축소를 반복하면서 환자에게 적합한 투여 주기를 찾는다.

Q: 아일리아는 최근 2년간의 T&E 요법 효과를 확인한 ARIES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해당 연구 결과가 어떠한 의미인지 궁금하다.

A: AREIS 연구에서 습성 연령관련 황반변성 환자를 대상으로 첫 3개월 간 매달 투여 후 T&E 요법을 바로 적용한 군과 1년 동안 고정 주기를 적용한 후에 T&E 요법을 적용한 군을 비교했는데 일관된 치료 결과를 보였다. 처음부터 굳이 고정 주기 요법을 적용하지 않고 T&E 요법을 바로 적용해도 충분히 효과를 발휘한다는 점을 보여준 연구다. 또한 ARIES 연구 디자인을 살펴보면 약간의 부종이 남아있는 상태를 용인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치료 결과가 좋았다. 그래서 T&E 요법으로 이렇게 투여 주기를 연장해도 될지 우려하던 의사들에게 T&E 요법이 생각보다 안전하다는 근거를 보여줬다. 지금까지 후향적 연구는 16주 간격으로 연장한 환자에 대한 데이터가 많이 나와있는데 엄격한 연구 디자인을 바탕으로 16주까지 치료 간격을 연장한 전향적 연구는 많지 않았다. 다시 말해, 환자에게 T&E 요법을 통해 투여 주기를 16주까지 연장할 수 있다는 점을 설명하려면 과학적 근거가 중요한데 그 근거가 되어 주는 연구다.


Q: ARIES 연구는 치료 연장을 결정하는 기준에서 IRF와 달리 SRF는 50μm까지 잔존을 허용했다. 망막 유체의 위치에 따라 시력에 주는 영향이 다른가?

A: IRF(망막 내 유체, Intra-retinal fluid)는 망막 내에 물이 차있는 것이고, SRF(망막 하 유체, Sub-retinal fluid)는 망막 아래에 차있는 물이다. IRF는 나쁜 부종인데, SRF는 나쁜 영향을 주기도 하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의견이 요즘 많이 제기되고 있다. 정확한 결론은 나지 않았지만 IRF 보다는 SRF가 나쁜 시력과의 연관성이 크지 않더라는 것이다. SRF가 좋은 부종이라는 의미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그런데 IRF가 있는 환자는 연구를 해보면 시력이 좋지 않다. 정확한 관련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연관 관계가 있다는 점은 잘 알려져 있다. 실제 진료 현장에서도 SRF가 남아있는 경우에는 투여 간격을 과감하게 연장하는 시도를 하기도 한다. 엄밀히 말하면 망막 유체가 시력에 미치는 영향보다는 나쁜 시력과의 연관성을 이야기해야 한다.


Q: 아일리아 등장 전과 후로 나눴을 때, 치료 순응도 측면에서 어떤 변화가 생겼나?

A: 연구를 통해 입증된 바와 같이 아일리아는 비교적 눈 속에서 오래 지속이 되기 때문에 충분히 주기 연장이 가능하다. 그리고 투여 주기가 연장이 되면 치료 순응도가 확 올라 간다. 분기별로 투여하게 되면 환자가 어떠한 사회경제적 상황에 있더라도 병원에 방문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 수 있다.


Q: 최근 황반변성 치료제들의 부작용에 대한 이슈가 커지고 있다. 아일리아의 안전성은 어떠한가?

A: 모든 약제는 부작용이 있다. 그러나 중요하게 보는 것은 부작용의 빈도와 강도다. 부작용이 세게 나타나느냐 혹은 어느 정도 컨트롤 가능한지를 본다. 사실 항-VEGF 치료제들은 거의 공통된 부작용을 공유하고 있다. 예를 들어, 주사할 때 피가 나는 정도의 부작용은 자주 있지만 눈에 해악을 미치지 않는다. 의사 입장에서 가장 우려하는 부작용은 안내염이다. 환자 눈에 염증이 발생하면 의사가 가장 곤란하기 때문에 부작용 부분은 의사들이 알아서 매우 조심하고 있다. 안내염이 생기면 치료가 굉장히 곤란해지고 환자의 시력이 급격하게 저하된다. 안내염 빈도를 봤을 때, 아일리아는 굉장히 안전한 약이라고 할 수 있다. 몇 천명 중에 한 명이 되지 않는다. 아일리아 때문에 생긴 부작용이라고 말하기 어려운 정도의 빈도다. 눈에 투여하는 주사는 다른 부위와 다르게 완전한 무균 환경을 만들 수가 없다. 눈은 피부처럼 닦지 못하고 아주 약한 소독을 한다. 그래서 100% 무균이라는 전제 없이 주사하기 때문에 균이 증식하는 경우가 있다. 만약 약제의 이상으로 인한 부작용이라면 훨씬 빈도가 높았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아일리아는 오랜 기간 동안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안전성 이슈는 제기된 적이 없었으므로 안전한 약제라고 생각한다.


Q: 최근 새로운 anti-VEGF 치료제 비오뷰가 등장했다. 아일리아와 비오뷰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A: 굳이 비교를 하자면, 아일리아는 검증이 끝난 약제다. 처음 항-VEGF 치료제가 나왔을 때는 여전히 광역학 치료에 대한 주제가 이슈가 될 만큼 커버가 안되는 환자들이 있었다. 그런데 아일리아가 등장하고 나서는 커버가 안되는 환자가 확 줄었고 광역학 치료를 쓸 일이 거의 없어졌다. 환자들을 만나다 보면 치료 과정에서 환자가 견딜 수 있는 스트레스의 역치가 있는데 아일리아를 사용하면 그 역치를 넘기지 않고 치료를 지속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모든 약제가 제한적인 환자 수를 대상으로 효과와 안전성을 관찰하는 임상 연구 결과를 기반으로 허가를 받는다. 그렇기 때문에 실제 현장(Real world)에서 약제를 사용하다 보면 임상 연구 결과보다 효과가 덜한 경우가 있고 안전성이 임상결과에 못 미치는 경우도 있다. 아일리아는 검증이 끝났고 실제 진료 환경에서 아일리아만 쓰더라도 대부분의 환자를 무리없이 치료 가능하다는 것이 충분한 기간을 거쳐 증명이 되어있다. 그 과정에서 나타나는 치료 효과도 상당히 좋다. 부작용 비율도 굉장히 낮다.


Q: 황반변성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치료 측면에서 개선이 되었으면 하는 부분이 있다면?

A: 황반변성 환자는 안과 영역에서 과거에는 없던 환자다. 예전에 황반변성은 진단 후에 치료를 받다가 결국 실명해서 끝나는 병이었다. 예를 들어, 백내장은 수술이 잘되면 끝난다. 그런데 황반변성은 거의 완치가 어려워서 장기간 치료가 필요하다. 병원에 와서 검사하고 주사를 맞는 과정을 오랜 시간 반복을 해야 한다. 처음 1~2년은 환자가 잘 따라 오다가 3년이 지나면 지친다. 특히 80세 이상 고령일 경우 보호자가 사회 활동을 하는 나이라 모시고 오기 힘든 상황이 생긴다. 그래서 황반변성의 완치법이 나오기 전에는 가급적 주사 횟수와 병원 방문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하다.

또한 가능한 환자의 경제적 부담을 제도적으로 줄여줘야 한다. 이미 우리나라는 산정특례 제도를 통해 치료 비용의 90%를 지원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다행히 많은 환자들이 치료 혜택을 받고 있다고 생각한다.

덧붙여 황반변성을 오래 앓은 환자에서 우울증도 많이 생긴다. 최근 암 환자의 삶의 질을 관리하는 개념이 등장한 것처럼, 황반변성도 환자가 급속하게 증가함에 따라 우울증을 앓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따라서 황반변성 환자의 정신적인 측면, 삶의 질을 관리해줄 수 있는 제도적인 뒷받침이 있다면 상당히 도움이 될 것 같다.


Q: 마지막으로 황반변성 환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A: 과거에 레이저 치료를 하던 시기에는 치료가 굉장히 힘들어서 포기하시는 분들이 꽤 있었다. 그런데 그 때 치료를 포기한 환자들은 결국 황반 신경이 완전히 손상돼서 항-VEGF 치료제가 나왔을 때 혜택을 받지 못했다. 항-VEGF 치료제도 똑같다. 3~4년 장기간 치료하다 보면 효과가 떨어지거나 상태가 악화되는 경우도 있는데 이때 치료를 포기하겠다고 말씀하시는 환자들이 종종 있다. 하지만 치료를 완전히 포기해버리면 언젠가 더 좋은 치료법이 나온다 하더라도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기회조차 잃게 된다. 생각보다 치료 과정이 힘들더라도, 의학이 계속 발전하고 있기 때문에 포기하지 말고 꾸준히 치료를 받아 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저작권자 © e-의료정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