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자궁내막암의 경우 젊은 환자들은 임신 가능성을 최대한 보존하기 위해 수술로 자궁을 적출하지 않고 약물 치료를 먼저 시행하는 경우가 있는데, 약물 치료를 오래 해도 안전하게 임신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왼쪽부터 서울아산병원 산부인과 김대연, 박정열, 이신화 교수
왼쪽부터 서울아산병원 산부인과 김대연, 박정열, 이신화 교수

서울아산병원 산부인과 김대연‧박정열‧이신화 교수팀(부인암팀)은 1년 동안 프로게스틴 성분의 약물로 자궁 보존 치료를 받았지만 암이 남아 있던 51명의 초기 자궁내막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평균 약 5개월 동안 약물 치료를 추가로 실시한 결과, 70%가 넘는 환자들이 임신이 가능할 정도로 암이 완전히 없어졌다고 최근 밝혔다.

수술 대신 약물 치료를 지속하는 동안 암이 진행된 환자는 단 한 명밖에 없었는데, 주기적인 검사를 통해 발견돼 안전하게 자궁 적출 수술을 받았다.

여성의 황체 호르몬을 조절하는 약물인 프로게스틴 성분 약물은 배란을 억제해 경구 피임약으로 사용돼 왔는데, 자궁내막 조직을 안정시켜 암 세포를 억제하는 역할도 해 자궁 보존을 원하는 초기 자궁내막암 환자들에게 사용돼 왔다.

그 동안 1년 이상 프로게스틴 성분 약물로 치료를 해도 암이 없어지지 않는다면 더 이상 치료 효과를 보기 힘들고 암이 더 진행될 수 있어, 장기간 치료는 위험하다고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보통 50~60대 환자가 많은 자궁내막암에서 최근 젊은 환자들이 증가하면서 자궁 적출 수술 대신 최대한 약물 치료로 자궁을 보존하기를 원하는 환자들이 점점 늘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1년 간 약물 치료를 했는데도 암이 없어지지 않는다면 환자가 원하는 경우에 한해 면밀하게 암 진행 여부를 검사하면서 약물로 자궁 보존 치료를 더 시행해 오기도 했지만, 실질적인 효과와 안전성에 대한 분석 연구는 없었다.

서울아산병원 산부인과 김대연‧박정열‧이신화 교수팀은 2008년부터 2016년까지 자궁을 보존해 가임력을 유지하기 위해 1년간 프로게스틴 성분 약물로 치료를 받았지만 암이 남아있는 초기 자궁내막암 환자 51명을 추가로 약물 치료한 결과를 분석했다.

총 약물 치료 기간은 평균 약 17개월이었다. 51명 중 37명(약 73%)은 1년 약물 치료 후 추가 약물 치료 결과 암이 완전히 없어졌고, 13명(약 25%)은 일부분 없어졌다. 1명(약 2%)의 환자에게서만 암이 진행됐다.

암이 없어진 환자들 중 제일 오랫동안 약물 치료를 받은 환자의 치료 기간은 약 92개월이었다.

또한 추가 약물 치료로 암이 없어져 실제로 임신을 시도했던 23명의 환자 중에서 9명이 임신에 성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암이 완전히 없어진 37명 중 12명에서 암이 재발했는데, 그 중 8명은 약물 치료를 더 지속했더니 다시 암이 없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책임 연구자인 김대연 서울아산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원래 임신을 계획하고 있다가 자궁내막암으로 진단된 환자들의 경우 임신과 출산을 위한 가임력 보존은 환자들의 삶의 질에 크게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면서, 다행히 초기에 발견된 자궁내막암은 수술 없이 프로게스틴 성분 약물로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데, 효과가 없거나 재발 위험도 있기 때문에 전문의와 꾸준히 면밀하게 상담하며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부인암 분야의 저명한 국제 학술지인 ‘미국부인종양학회지(Gynecologic Oncology, IF=4.623)’에 최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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