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호지킨 림프종의 한 유형으로 전체 환자의 6~8%정도에서 발병하는 희귀 혈액암 '외투세포림프종'. 주로 60세 이상의 고령층에서 발생하며, 진단 당시 림프절 외 침범이 빈번하여 예후가 좋지 않은 질환이다.

외투세포림프종은 조기 치료 시 약제 반응률은 높지만, 완전 관해가 되더라도 대부분 2년 이내에 재발해 평균 생존기간은 4~5년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다수의 의료진들은 조기 치료 외에도 2차 치료가 환자 생존기간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이러한 상황에서 등장한 임브루비카(성분명 이브루티닙)는 치료 효과와 더불어 독성이 적고, 경구제라는 복용 편의성까지 더해져 궁극적으로 환자 삶의 질을 개선시키는 약물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19년 6월 조석구·전영우 교수팀이 발표한 국내 불응성/재발성 외투세포림프종 환자의 리얼월드 연구 결과도 임브루비카 조기 치료반응군은 관해 상태를 유지하면서 장기간 생존을 유지하는 것으로 확인된 바 있다. 또 완전관해 혹은 부분관해를 보인 조기 치료반응군의 전체 반응률(ORR)은 82%로 나타나 실제 진료 현장에서도 RCT에 버금가는 치료 효과가 확인되기도 했다.

이 때문일까. 지난 2016년 외투세포림프종 2차 치료제로 보험 급여를 획득한 임브루비카는 급여 출시 5년 만에 약 7배에 달하는 연 매출 약 100억 원의 블록버스터 제품으로 자리매김하며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는 상황.

이에 본지는 서울성모병원 혈액내과 조석구 교수를 만나 외투세포림프종의 치료 전략과 임브루비카의 효용성에 대해 들어보는 자리를 가졌다.

서울성모병원 혈액내과 조석구 교수
서울성모병원 혈액내과 조석구 교수

Q: 외투세포림프종(mantle cell lymphoma, MCL) 치료는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가?

A: 림프종은 국내 기준으로 1년 약 4,500명 정도의 환자가 발생한다. 인구 10만명당 8.7명 정도에 발생하기 때문에 림프종 전체로 본다면 희귀질환이 아니지만 세부 유형별로 들어가면 각각은 발병 빈도가 낮다. 

외투세포림프종이 전체 림프종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1% 내외로 낮다. 많아야 1년에 100명 남짓의 신규 환자가 발생하는 희귀질환이기 때문에 그 동안 치료제 발전이 많이 더디었다.

외투세포림프종 치료는 주로 R-CHOP(rituximab+cyclophosphamide+doxorubicin+ vincristine+prednisolone)이 표준요법으로 급여가 적용되고 있으며, 외국도 마찬가지다.

그 이후로 등장한 벤다무스틴-리툭시맙 병용요법(BR요법)은 R-CHOP요법보다 연구자 주도 연구결과에서 치료성적이 조금 더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R-CHOP요법은 보험급여가 적용되나 BR요법은 보험급여가 적용되지 않아 R-CHOP요법에 대한 성적이 많이 보고되어 있다.

보통 R-CHOP요법 치료를 시작 후 2년 정도 경과하면 10명 중 7명의 환자에서 질환이 재발한다. 재발률이 굉장히 높으며 재발 후에는 예후가 매우 좋지 않다. 그 다음으로는 통상적인 항암제를 사용하는데 반응이 좋지 않으니 성적 역시 나쁘다.

그동안에는 R-CHOP요법을 사용하거나, 표적 항체 치료제 리툭시맙과 고용량 사이타라빈을 포함하는 요법을 사용하게 된다. 이 요법을 사용하면 관해율을 높일 수 있으며, 자가조혈모이식이 가능한 환자의 경우 바로 이어서 자가조혈모이식을 진행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이렇게 하면 장기생존율을 높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림프종은 60세 이상에서 주로 발생하고 실제 환자들도 60대 중반이 많아 조혈모이식까지 연결되는 경우가 많지 않다.
또한 국내에서 보험급여가 적용되는 요법 중 R-hyper CVAD요법이 있지만 이 경우 독성이 심하여 치료 관련 사망률이 5~10%에 달한다.

정리해보면 외투세포림프종의 현재 치료전략은 진단 당시에 환자가 젊을 경우 R-hyper CVAD 요법 진행 후 바로 자가조혈모세포 이식까지 진행하고, 그렇지 않을 경우 R-CHOP요법을 진행 후 경과를 지켜본다.


Q: 외투세포림프종의 사망률과 예후는 어떠한가?

A: 림프종의 종류가 60여가지 있는데, 종류별로 사망률에 차이가 있다. 여러가지 치료 약제들이 개발 중이며, 대체로 백혈병보다는 생존율이 좋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앞서 언급했듯이 R-CHOP요법 진행 후 2년이 경과했을 때 70%의 재발률을 보이는데 한 번 재발하면 대개 1년 이내에 사망한다.

희귀질환이기 때문에 자연경과에 대한 연구도 많이 진행되지 않은 편이다. 표본이 적기 때문에 재발한 외투세포림프종 환자의 생존율에 대한 자료는 없다. 임상적으로 봤을 때 임브루비카 같은 약제가 없다고 생각하면, 치료에 반응을 보이더라도 생존기간이 6개월에서 1년 정도이다. 또 재발한 이후에는 자가조혈모이식의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Q: 오는 6월이면 외투세포림프종 치료에 임브루비카가 국내 보험급여가 적용 5주년을 맞이하게 된다. 실제 진료 현장에서 환자를 직접 치료할때 체감하는 변화는 어떠한가?

A: 임브루비카라는 약제가 가지는 의미는 상당히 중요하다. 임브루비카는 전체 림프종 영역에서 경구용으로 출시된 최초의 표적항암제다. 이 약이 외투세포림프종(MCL), 만성림프구성백혈병(CLL), 발덴스트롬 마크로글로불린혈증(WM), 만성이식편대 숙주질환(cGVHD)에서 패스트트랙으로 미국 FDA 승인을 받은 약이다. 림프종 치료의 역사에서 굉장히 획기적인 약이다.

임브루비카 제3상 임상연구 결과 유럽권에서 인정받은 치료제와 비교했을 때 괄목할 만한 효과를 입증한 것이 임상 도입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임브루비카 출시 이후 외투세포림프종이 재발했을 때 치료가 편해졌다. 재발 환자에서 바로 임브루비카를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표적치료제라고 해서 전혀 부작용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충분히 관리할 수 있기 때문에 굉장히 편리하다. 경구용이라 입원하지 않아도 되며, 생존률 및 무진행생존기간(PFS) 연장을 입증했다. 


Q: 외투세포림프종 치료에 있어 장기적인 치료 전략도 중요한 요소인 것 같다. 장기간의 외투세포림프종 치료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무엇인가?

A: 외투세포림프종의 치료는 초기 치료를 강화하는 전략 또는 재발 후 치료를 잘 하는 것 두 가지로 나눠서 생각해볼 수 있다.

초기 표준치료는 상당히 위험한 요소가 있어 재발 치료가 더욱 중요하다. 이러한 부분에서 임브루비카의 역할이 크다. 또한, 임브루비카의 전반적인 부작용은 시간이 지날수록 줄어든다. 순응도가 높은 약제이며 6개월에서 1년정도 복용 시, 부작용이 대부분 없어지기 때문에 이 기간만 잘 관리한다면 장기간 복용할 수 있다.

진료하는 환자 들 중 만 7년 이상 복용하고 있는 환자들이 다수 있다. 만 7년이면 굉장히 긴 기간이며, 이 환자들은 글로벌 임상연구 진행했을 때부터 복용한 케이스다.

외투세포림프종에서는 임브루비카를 잘 쓰는 것이 중요하다. 임브루비카에 내성이 생긴 이후에는 치료가 복잡해진다. 표준치료에서는 항암제를 사용해야 하는데 의료보험이 적용되는 범위 안에서는 사용할 만한 약제가 거의 없다.


Q: 임브루비카의 특장점은 무엇인가? 또 급여 출시 이후 환자들의 삶의 질에도 변화가 있었는지 궁금하다.

A: 임브루비카의 특징적인 내용을 정리해보면 하루에 1번 경구형으로 복용하고, 질환이 다시 PD(progressed disease) 될 때까지 계속 사용할 수 있다. 또한 의료진은 환자가 약을 잘 복용하도록 교육해야 하며 환자와 의료진 모두 부작용에 대해 잘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치료 효과가 좋고 부작용이 적으며 복용 편의성이 높아 순응도도 높은 약제다.

환자 삶의 질은 중요한 부분이다. 임브루비카는 식사 여부에 관계없이 하루 한번 복용하는 경구제다. 종양의 부하가 많아도 종양 용해 증후군이 발생하지 않는 것도 중요한 장점이다. 또한 신독성이 없고 간독성이 적어 간부전이 심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장기 기능저하로 인한 용량 감량 필요성이 없다는 점도 장점이다.

먹는 약으로 복용하기 때문에 삶의 질이 크게 향상되며 6개월에서 1년이면 약의 부작용도 거의 소멸된다. 만성림프구성백혈병이 외투세포림프종과 여러가지 면에서 비슷한 질환인데, B세포 림프종이 BTK 시그널을 과발현 시킨다. 임브루비카는 이러한 과발현을 억제하는 약제로써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향후 제2, 제3의 임브루비카가 출시된다면 환자들에게는 더 좋을 것이다.


Q: 교수님이 2019년도에 발표한 RWE연구결과를 보면 임브루비카 조기 치료반응군에서 재발 방지 및 장기 생존을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기 치료반응군은 어떤 환자군인가?

A: 두 가지로 해석할 수 있다. R-CHOP 요법을 쓰고 다른 치료하지 않고 임브루비카 치료 바로 시작하는 경우와 재발을 조기에 진단하여 종양부담이 크지 않은 경우 두 가지를 모두 포함한다. 임브루비카 사용 시 2차 혹은 3차 치료군을 봤을 때 2차에서 쓰는 경우가 치료효과가 가장 좋았다. 때문에 2차 이상에서 보험급여가 적용되고 있으며, 3차 보다는 2차에서 복용을 하는 편이 오랫동안 복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Q: RWE 연구 결과가 발표된 이후 2년여 시간이 흘렀는데, 해당 연구에 참여했던 환자들의 예후는 어떠한가.

A: 환자들의 예후 및 만족도가 높다. 질환이 재발하여 여기저기 종괴가 발생한 환자들도 상태가 좋아졌다. 고혈압처럼 한 가지 항암제를 7년 이상 먹는다는 것은 엄청난 것이다. 단점이 존재한다면 복용중단을 뜻하는 End of treatment가 없다는 것이다. 내성이 생기기 전까지는 계속 복용하는 것이다.


Q: 고령의 재발/불응성 외투세포림프종에서 이전 치료경험이나 재발 경험에 따라 2차 임브루비카 치료 예후는 어느 정도 달라지는가?

A: 이전 치료경험 차수에 따라 무진행생존기간(PFS) 차이가 제법 난다. RAY 임상연구 3년 데이터에 따르면 임브루비카를 2차에 사용하는 경우 PFS 중앙값이 25.4개월, 3차 이상에서 사용하는 경우 12.1개월로 큰 차이를 보였다.


Q: 외투세포림프종은 고령환자가 많은데 이러한 특성이 치료환경에서 고려되고 있는가?

A: 림프종은 대체로 65세 이상에서 많이 발생하는데 고령 환자일수록 고강도의 치료를 견디기 어렵고 합병증이 발생하기 쉽다. 때문에 순응도가 좋은 치료제가 필요하며, 또한 완치도 중요하지만 장기간 치료를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Q: 코로나19 환경상 주사제보다 경구제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화됐다. 이에 경구제인 임브루비카는 치료에 대한 환자들의 부담이 적을 것 같다

A: 치료에 급격한 변화가 없다는 것은 좋은 점이다. 다만 임브루비카는 2군 항암제로 분류되어 국가에서 매우 엄격하게 관리되고 있어, 임브루비카 치료를 위해서는 3개월 간격으로 CT촬영을 해야 한다. 

코로나19 환경에서 경구제여서 편리한 점도 있지만, 장기간 치료받는 경우 재발이 의심될 때에만 CT검사를 진행하도록 의료진 재량으로 진료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Q: 마지막으로 외투세포림프종 환자 및 의료진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A: 일반적으로 임브루비카를 2차에 사용하는데, 이 약을 잘 복용하느냐가 외투세포림프종 환자의 장기 생존을 결정한다. 임브루비카 경우 부작용이 초기에 나타나는데, 혈액수치 변화, 설사, 삭신이 쑤시는 증상 등이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초기 부작용을 잘 극복하면 오래 복용할수록 부작용이 감퇴하기 때문에 환자도 의사에게 이러한 부분에 대해 듣고 인식한 상태에서 약을 잘 복용해야 한다. 그리고 복용량을 줄여서는 안 된다. 복용량을 줄일 시 포화도를 낮추기 때문에 약효를 떨어뜨린다. 약을 열심히 복용할 경우, 순풍에 돛 단 듯이 갈 수 있다. 짧게는 6개월 길게는 1년 정도만 잘 관리하면 된다. 이렇게 하면 환자와 의료진이 모두 편해지는데 이것이 핵심이다.

의료진 입장에서 경구제일 경우 부작용이 적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관리를 간과하기 쉬운데, 약제 투여 초반에는 가급적 환자를 자주 만나고 유대관계(rapport)를 형성하여 면밀하게 경과를 관찰해야 한다. 환자가 약제 복용에 의문을 느껴 초기에 약을 등한시하면 추후 내성의 원인이 되기도 하며 결국 장기생존이 어려워진다.

흔하지는 않지만 출혈과 부정맥은 조심해야 하는데 의료진과 환자 모두 약에 대한 이해도를 가지고 관리해야 한다. 예를 들어 임브루비카를 복용하고 있는 상태에서 교통사고를 당해 수술을 할 경우, 복용사실을 의료진에게 알리지 않으면 출혈이 멈추지 않을 수 있는 것이다. 때문에 중요한 수술에 들어갈 경우 1주일, 큰 수술이 아닐 경우 3일 정도는 임브루비카 복용을 중단해야 한다. 출혈, 부정맥 이외에 중대 부작용은 없다. 혈소판응고억제제, 아스피린 등과 함께 복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정도는 같이 복용해도 상관없다. 하지만 와파린, 쿠마린 등을 복용중인 환자의 경우 임브루비카를 복용하면 안 된다. 이러한 측면에서 의료진들이 경구제라고 가볍게 보지 말고 면밀하게 환자 상태를 살펴야 한다.

마지막으로 환자들에게는 굉장한 보험 혜택을 받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약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복용하고 진료에 적극적으로 임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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