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창립 40주년, 국제학술대회 개최 10년을 맞는 내분비학회가 학술적인 점프 업에 나선다. 대한내분비학회는 지난 40여 년간 외연 확장과 아시아-오세아니아 대표 학회로 국제적 입지를 다지며 발전을 해 왔다. 유순집 신임 이사장(가톨릭대 부천성모병원 내분비내과 교수)은 코로나19를 계기로 지난 40년을 돌아보고 학술적 맨파워를 강화하여 깊이 있는 학회로 새로운 도약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SICEM’, 10여년간 아시아-오세아니아 선도 학회로 성장

“내년이면 학회 창립 40년, 국제학술대회 개최 10주년을 맞습니다. 그동안 학회는 많은 발전을 이루며 외연을 확장해 왔습니다. 이제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이하여 내분비학과 관련한 여러 학술 분야의 학술적 깊이를 다지는 한편, 내분비 유관학회 및 연구회를 대한내분비학회를 중심으로 통합하는 계기로 삼고자 합니다.”

내분비학회는 2013년부터 서울국제내분비학술대회(SICEM, Seoul-International Congress of Endocrinology and Metabolism)를 시작하여 올해 9회를 맞으며 아시아 대표학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특히 2013년 당시 학술이사로서 첫 국제학술대회를 시작해 감회가 남다르다는 유 이사장. “당시 강무일 이사장님과 내분비학회의 발전을 위해서는 국제화가 절실하다는 고민에서 시작한 국제학술대회가 내년이면 벌써 10회째를 맞게 되니 감개무량하다”며 “SICEM은 그동안 많은 발전을 이루어 이제 세계 40개국에서 1천 여 명이 찾는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을 선도하는 학회로 성장했다”고 전했다. 

대한내분비학회는 지난 40여 년간 당뇨병학회, 갑상선학회, 골대사학회, 비만학회, 지질동맥경화학회, 신경내분비연구회, 부신 연구회, 생식의학회, 소아내분비학회, 노인병 연구회 등 많은 학회와 연구회를 태동하는 밀알이 되었다.

유 이사장은 “그간 학회가 다양한 내분비 관련 학문 영역을 자체적으로 개발하여 계속 외연을 확장해 왔다”며 “코비드-19 이후에는 외연 확장도 중요하지만 내분비 유관학회와 연구회의 골수 멤버들 간의 결집과 통합을 통해 대한내분비학회를 발전시키는 계기로 삼고자 한다”고 학회가 나아갈 청사진을 제시했다.

한편 학회는 국제학술대회가 코비드-19로 인해 학술 행사가 위축되지 않도록 고심하고 있다. 지난 8회 SICEM은 아시아-오세아니아 내분비학술대회를 겸한 학술대회로 온라인으로 학술대회를 개최해 33개국에서 1200여명의 전문가들이 참여한 바 있다. 또한 올해 10월 28~30일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BPEX)에서 열리는 ‘2021년 SICEM’은 하이브리드 형식으로 개최할 예정이다.

이같이 올해 국제학회를 하이브리드 형식으로 준비하고 있지만 아쉬움이 크다는 유 이사장. 학문의 장은 인터렉티브해야 하는데, 불필요한 규제 때문에 피로감이 있다는 것. “학회 참석자들 대부분이 코로나 바이러스 백신을 맞은 의료인들이기 때문에 학술대회에 참석자들 사이에는 집단 면역이 이미 형성되어 있으며, 방역에 매우 익숙한 의료인들이 철저히 방역을 준수한다면 매우 안전한 학술대회 개최가 가능하다“며 “학술대회가 위축되지 않도록 학술대회 개최에 대한 규제가 과감하게 개선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코비드-19 시대에 ‘내분비 질환과 면역’ 춘계학회서 논의

지난 4월 8일~10일 여수에서 열린 춘계학술대회 역시 온-오프라인을 융합한 하이브리드 형식으로 개최됐다. 특히 이번학술대회는 코비드-19 시대에 맞춰 내분비 학문과 면역학의 연관성을 조명하는 ‘Endocrinology Meets Immunology’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이에 대해 유 이사장은 “면역학이라는 주제가 내분비의학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번 코비드-19라는 전대미문의 감염병을 통해 갑상선, 당뇨병 및 비만 등의 질환과 면역계 사이의 밀접한 연관성이 있음을 알게 되어 이를 조명하는 시간을 가졌다”고 소개했다.

이 외에 눈에 띄는 세션으로는 당뇨병 치료에 있어서 최근 새롭게 출시된 패치형 웨어러블 인슐린 펌프에 대한 세션이 마련되어 주목받았다. 당뇨병에서 인슐린 치료가 주사제에서 인슐린펜에서 나아가 국내에서 인슐린 패치까지 발전한 것. 이에 대해 유 이사장은 “새로운 기술을 받아들이는 것에는 망설일 이유가 없다”며 “특히 다회 인슐린 주사요법으로 고통스러워하는 환자들에게 주사로 인한 공포를 조금이라도 덜어줄 수 있는 방법이라면 학회에서도 적극적으로 연구를 같이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이밖에도 당뇨병 치료는 많은 발전을 보이며 합병증까지 예방할 수 있는 약들까지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비만형 당뇨병 환자들을 위한 복합 약제를 비롯해, 현재 급성장하고 있는 GLP-1 유사체에 다른 물질을 결합한 약제들이 활발히 개발 중이다.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SGLT-2억제제 포시가가 심부전 환자의 사망 또는 입원 위험을 감소시킨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는 등 당뇨병에서 심혈관 치료까지 활용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이러한 당뇨병 치료의 발전 과정에 대해 유 이사장은 “인슐린 주사제들이 경구용으로 발전하거나 지속 기간이 길어지고, 혈당 조절에 비만, 신장 보호 등 당뇨병 연관 질환 치료들과 병합 치료로 발전하고 있다”며 “이와 함께 개발이 어려운 당뇨병 합병증 치료제에 대한 연구들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만큼 좋은 약제들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내분비의학 미래 세대 위한 방안 마련에 집중

“내분비의학의 미래 세대인 후학 양성을 위해 관련 학회들과 중지를 모으고 있습니다. 또한 환자들의 치료권 확대를 위하여 불합리한 제도 개선에도 나서 환자를 보듬고 힘을 주는 역할까지 세심하게 신경 써 나가겠습니다.”

현재 젊은 세대에서는 학문보다 미래에 관심이 더 많다보니 내분비의학에 대한 관심이 떨어지고 있는 것이 사실. 이에 후학들에게 더 좋은 미래를 만들어 주기 위해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 워크샵을 마련하는 등 내분비 관련 학회들과 머리를 모아 고민하겠다는 유 이사장.

또한 내분비 관련 희귀질환 팩트시트 발간도 진행 중이다. “내분비 질환 중에는 말단비대증, 쿠싱증후군, 갈색세포종 등 드문 질환이 많다”며 “이러한 질환으로 치료나 보험에 어려움을 겪는 환자들이 진단과 치료를 잘 받을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주는 것도 우리의 할 일”이라는 것.

이 밖에도 SICEM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대표적인 내분비학회로서의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해 중동 및 아프리카 지역 국가들과의 교류를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이 일환으로 일본 및 호주 등과 MOU를 맺는 등 국제화를 계속 추진할 계획이다.

코로나19 시기를 맞아 내적 충전과 성숙하는 시간을 통해 학술적 깊이를 추구하는 내분비학회의 노력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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