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적치료연구회가 폐암 표적치료의 연구 및 학술 교류의 다변화를 추진한다.

코로나19로 인해 학술 교류 형식의 변화가 요구되고 있는 가운데, 온-오프라인 투트랙으로 학술 활동 진행을 준비하고 있는 표적치료연구회 류정선 회장(인하대병원 호흡기내과, 폐암센터장). 의료정보는 류 회장을 만나 ‘폐암 치료의 르네상스 시기’를 맞고 있는 폐암 표적치료의 연구 및 발전방향에 대해 들어보았다.

 

학술 교류 및 교육 ‘온-오프라인 투트랙’ 준비

“코로나19로 인해 학술 교류의 형식의 변화가 요구되고 있습니다. 그동안 표적치료에만 집중한 오프라인 심포지움 중심이었다면, 앞으로는 AI, 정보 시스템 등 진단 기술이나 빠른 정보 발전에 발맞춰 협력연구를 할 수 있는 온라인 학술의 장을 마련하고자 합니다.”

폐암은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이렇다 할 치료법이 없어 국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대표적인 난치병으로 알려졌었다. 그러다 2000년대 중반부터 표적치료제가 개발되면서 폐암 환자의 치료효과를 증대시키고 부작용을 감소 시켜 폐암환자의 생존을 연장시키는 연구를 진행하고자 폐암학회 산하 연구회로 2005년 출범했다.

현재 호흡기내과, 병리과, 영상의학과, 기초의학자 등 약 400여 명이 주축이 되어 폐암의 표적치료를 연구하고 있다.

대표적인 연구사업으로는 폐암조기진단연구와 우수연구자 선발 및 지원, 대한병리학회-표적치료연구회 조인트 심포지엄이 있으며, 연례 춘·추계학술대회 등을 진행하고 있다. 단, 올해는 코로나 사태로 춘계학술대회는 취소되고 추계학술대회만 열릴 예정이다.

코로나 시기에 회장 임기를 시작하게 된 류 회장은 기존 학술대회나 학술 교류의 장을 온라인-오프라인 투 채널로 바꾸는 작업에 매진한다는 계획이다. 

“온라인은 소통 채널로도 이용할 수 있으므로 코로나 사태와 상관없이 미래를 준비하는 차원에서 폐암 표적치료 관련 전문가들에 대한 다양한 온라인 교육을 시도하고 있다”며 “회원들을 비롯해 폐암 표적치료에 관심 있는 의사, 과학자들이 최신 치료 동향을 파악할 수 있는 채널을 구축하려고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특히 코로나 사태로 인해 학술활동에 타격이 크다고 우려하는 류 회장. 그동안 활발한 연구활동을 해 왔음에도 학회가 아닌 연구회이다 보니 온라인 학술대회에 대한 지원이 없어서 학술활동이 위축되고 있다는 것. 실제 “2019년부터 진행해오던 학술연구비(개인과제 3000만 원, 다기관과제 5000만 원) 지원도 올해부터 부득이하게 개인과제로만 축소하게 됐다”며 “코로나 시기에  학술활동이 위축되거나 줄어들지 않도록 관련 기관에서 지원을 확대해 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지금은 폐암 치료의 르네상스 시기’

류 회장은 ‘지금은 폐암 치료에 있어서 르네상스 같은 시기’라고 말한다.   

이러한 근본에 대해 “2010년 휴먼게놈 프로젝트 완성에 이어, 2005년부터 38개의 암 DNA지도를 구축하는 TCGA 프로젝트 진행을 통해 암에 대한 중요한 정보와 변이에 대한 빈도 등을 알게 됐다”며 “이는 곧 이러한 변이를 차단하는 약제 개발로 이어져 현재 폐암 치료의 르네상스 같은 시기를 맞고 있다”는 것. 

그렇다면 폐암 표적치료의 발전은 어떻게 이어져 왔을까.

폐암 표적치료제의 첫 시작은 2000년대에 등장한 '아바스틴(베바시주맙)'이다. 이와 같은 신생 혈관생성 억제 표적치료제의 출시로 3세대 항암제, 플라티늄 계열, 그리고 베바시주맙의 조합은 폐암환자의 생존율을 최초로 1년이 넘게 만든 계기가 됐다.

이후 아시아인에서 약 40%로 나타나는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EGFR) 억제제의 비소세포폐암 표적치료제가 국내에 줄이어 출시됐다. 이러한 1세대 EGFR 표적항암제로는 아스트레제네카의 '이레사(게피티닙)'와 로슈의 '타쎄바(엘로티닙)'가 꼽힌다.

이후 2세대 약물인 베링거인겔하임의 '지오트립(아파티닙)'이 등장했으며, 최근에는 3세대 약물로 평가받는 유한양행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가 등장해 주목받고 있다. '렉라자'는 지난 1월 '이전에 EGFR-TKI로 치료받은 적이 있는 EGFR T790M 변이 양성 국소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치료제로 식약처 허가를 받은 상태다.

종전까지 T790M 양성 돌연변이에 허가받은 약제는 ‘타그리소(성분명 오시머티닙)’가 유일했는데 렉라자의 등장으로 국내에서는 한 가지 옵션을 더 갖게 된 것으로, 렉라자는 최근 급여 적정성이 심평원 약제급여평가위원회에서 통과하여, 올해 내 보험 급여를 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류 회장은 “현재 표적치료제로는 렉라자가 가장 큰 이슈”라며 “타그리소는 3상 임상을 거친 약이고 렉라자는 아직 3상 임상 중이라 조금 더 두고 봐야겠지만, 일단 뇌혈관 장벽 투과 능력은 타그리소와 대동소이한 것으로 나타나 뇌전이 환자에게 효과적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렉라자는 현재 타그리소를 임상대조군으로 하는 아미반타맙과의 병용 임상 3상에도 돌입했다. 이에 대해 “아미반타맙은 EGRF과 cMET를 함께 차단할 수 있는 약제로, 렉라자와 같은 EGFR-TKI 사용 후 발생하는 내성에 cMET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두 약제의 병용요법으로 하는 1차 치료가 얼마나 폐암환자의 생존 기간을 연장할 수 있을 지 기대를 갖고 지켜보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렉라자 회사 측에서도 타그리소와 단일 비교나 똑같이 경쟁하는 전략보다 3상 임상 전략처럼 퍼스트라인에 컴비네이션이 환자 생존율을 얼마나 개선할 수 있는지에 대한 입증이 더 중요한 대목이라고 생각 한다”고 전했다.

 

‘진단기술+치료제 콤비네이션’ 발전으로 생존율 높아질 것

“앞으로 진단 측면에서 저선량 CT의 폐암 조기검진, 날숨을 이용한 검진과 혈액을 통한 암 진단 기술들이 폐암 진단에서 발전할 것입니다. 치료제에서는 면역항암제와 표적항암제의 콤비네이션이 생존 기간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며 연구를 진행해 나갈 예정입니다.”

폐암 치료의 발전은 진단 기술의 발전과 함께 치료제의 콤비네이션 방향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예상하는 류 회장.

물론 이러한 치료의 발전이 임상에서 치료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보험급여도 중요한 부분이다. 그는 “ALK 유전자변이 치료제인 젤코리의 임상결과 발표 후 국내 급여까지 3년이 걸렸는데, 그 3년 동안 치료 대상 환자가 3천 여 명이었는데 혜택을 못보고 일부 사망했을 것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다”며 “보험급여에 사회적 합의는 필요하겠지만, 효과가 뚜렷한 약제는 패스트 트랙으로 사용하여 환자들이 더 많은 혜택을 받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폐암 표적치료의 르네상스를 맞아 표적치료연구회의 연구활동이 위축되지 않고 활발히 이어져 폐암 환자들에게 더 큰 희망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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