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대한심부전학회가 학술 업그레이드 및 대국민 홍보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친다. 

심부전학회는 올해 최근 데이터를 담은 심부전 백서 발행을 비롯해 진료지침의 전면 개정, 다양한 채널을 통한 대국민 인식 개선 활동을 진행할 예정이다. 대한심부전학회 최동주 회장을 만나 새해 활동계획 및 심부전의 최신 치료 동향에 대해 들어보았다.

 

올해 심부전 백서, 진료지침 전면개정 등 진행

“올해 코로나19 사태로 학술활동에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심부전 백서를 비롯해 만성 심부전 진료지침 개정 등을 적극 진행하고자 합니다. 이 밖에도 전공의 및 전임의 대상 교육을 추가하고, 심부전을 제대로 알리기 위한 대국민 홍보활동도 다양하게 전개할 예정입니다.”

대한심부전학회는 지난 2003년 대한 심장학회 산하 심부전연구회로 시작해 심부전의 학술적인 발전뿐 아니라 표준치료지침 개발과 의료진 교육 등의 성과를 이뤄왔으며, 2018년 3월에는 정식 학회로 새롭게 출범한 바 있다.

학회 신임회장에 이어 2번째 연임한 최동주 회장은 올해 가장 먼저 진행할 사업으로 심부전 백서(Fact sheet) 발표를 꼽았다. “원래는 2021년 초 발표 예정이었으나, 코로나 사태로 인한 데이터 수집의 어려움으로 지연되고 있어서 마무리 되는 대로 곧 발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학회가 집계한 데이터에 의하면 국내 심부전 유병률은 2013년 1.5%에서 현재는 2.5% 정도로 증가했으며, 오는 2040년 국내 심부전 환자 유병률은 인구의 3%가 넘는 172만 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고령 환자에게 급격히 증가하고 있어서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 같은 심부전의 제도적 관리를 위해 학회는 심부전등록사업(KorHF III Registry)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학회 출범 이후에는 참여 기관의 범위를 넓혀 다양한 규모의 기관이 참여하고 있으며, 현재 49개 대학병원이 등록 과정 중에 있다.

이에 대해 최 회장은 “세계적으로도 심부전 환자 등록사업 데이터가 많지 않으며, 국내 환자에 대한 데이터는 특히 적다”며 “2023년 1만례 등록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추후 양질의 데이터를 연구자들에게 제공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또한 학회는 진료지침 업데이트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심부전연구회 당시 국내 최초로 만성 및 급성 심부전 진료지침을 만들었으며, 학회 출범 이후인 2019년 개정을 실시한 바 있다. 치료에 대한 지견이 급속도로 변화함에 따라 올해에도 전면 개정을 위해 최대한 속도를 낼 방침이다.

 

당뇨약 SGLT2, 새 치료제로 주목…가이드라인 반영 예정

심부전은 심장의 좌심방에서 혈액을 받아 이를 전신에 펌프질해 내보내는 좌심실 기능에 이상이 생겨 체내의 모든 기관과 조직에 대한 혈액 공급이 부족해지는 질환이다. 심부전 환자는 심장의 수축이완 능력 감소로 혈액순환이 안 되고 호흡곤란을 겪는다. 심하면 심장마비로 이어질 수 있어 생명에 치명적이다.

심부전의 치료는 예방치료와, 약물치료, 기구 치료 등이 있으며, 약물치료는 주로 초기와 중기에 시행되며, 보통 병원에 방문하는 환자의 중증도 및 증상에 따라 그에 알맞은 약물치료가 이뤄진다.

그동안 심부전 약물 치료에는 ACE 억제제, 안지오텐신II수용체차단제, 베타차단제(β-blocker), 안지오텐신 수용체 네프릴리신 억제제(ARNI), 이바브라딘(ivabradine) 등의 약제들이 사용되어 왔다. 하지만 여전히 치료를 받은 환자의 30~40%는 중증 단계로 병이 진행되면서 보다 강력한 약물치료요법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와중에 최근 제 2형 당뇨병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는 SGLT2 억제제들이 심부전 환자의 사망 또는 입원 위험을 감소시킨다는 연구 결과들이 발표되고 있어서 새 치료법으로 주목되고 있다. 특히 얼마 전 변경된 미국심장학회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당뇨약제인 SGLT2 억제제를 치료약제로 추가했으며, ARNI의 중요성을 더욱 강조하였다.

최 회장은 “SGLT2는 당뇨병 치료제로 시작했지만 심부전 치료에도 확실한 효과를 증명한 것으로 보여 진다”며 “부작용도 거의 없다”고 전했다. 또 하나의 강점으로 혈관 확장 작용과 이뇨 작용을 꼽으며, 특히 이뇨 작용에 있어서 일반 이뇨제와는 다르게 혈관 내 수분과 혈관 외 체액간 균형을 잘 맞추는 것을 장점으로 꼽았다. 

이어 “이제 SGLT2 억제제는 당뇨병 치료제로만 봐서는 안 되고, 심부전 치료제로 봐야한다”며 “심부전 치료의 새로운 옵션인 SGLT2 억제제와 베타차단제, ARNI, 미네랄코르티코이드 수용체 저해제(이하 MRA)등을 주축으로 병합요법을 권고하는 방향으로 가이드라인 개정에 반영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 같은 약물치료에서도 충분한 효과를 보지 못한다면 기구 치료를 진행한다. CRT심장 재동기화 치료기)와 ICD(이식형/삽입형 제세동기)가 있으며, 마지막 치료 단계에서는 심장 이식과 심실 보조 장치(인공 심장과는 별개로, 심장에 펌프를 끼워 심장 기능을 보조하는 장치) 등의 치료가 이뤄진다.

 

‘암보다 위험한 질병’…다양한 채널로 인지도 고취 추진

“심부전은 암보다 위험한 질환임에도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고혈압, 부정맥 같은 질환보다 인지도가 매우 낮은 질병입니다. 이에 인지도 고취를 위해 최신 홍보 채널들을 활용한 대국민 홍보 및 설문 등을 진행할 방침입니다.”

심부전에 대한 인식률은 일반 국민은 물론 의료계와 정부조차 매우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학회는 인지도 고취를 위해 올해 다양한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우선 전파력이 가장 높은 유튜브 영상 제작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고. “근래에는 흥미를 높이기 위해 코미디언 부부와 촬영한 영상을 업로드 했다”며 “이같이 채널을 통해 심부전 관련 양질의 콘테츠를 널리 알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인지도 현황을 명확히 파악하기 위해 올해 심부전에 대한 일반인 의견 조사를 위하여 한국형 설문지 개발도 추진할 예정이다. 

입원과 퇴원, 재입원을 반복하는 악순환을 끊기 위해 수가 개선에도 팔을 걷어붙일 계획이다.

“현재 심부전 치료 수가는 매우 보수적”이라며 “심부전 단독 치료로 질환 코드를 남길 경우, 보험 적용이 어려워 환자들이 치료 및 입원비로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는 것.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질환 치료 약제 및 기기에 대한 폭 넓은 수가 반영을 위해 국가 기관의 자문회의 참여 및 서면의견 회신을 통해 지속적으로 의견을 개진할 것”이라고 전했다. 

심부전에 대한 적극적인 학술 업데이트와 인식 및 치료 환경 개선을 위해 새해 다방면으로 적극적인 행보를 펼치는 심부전학회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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